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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미카 ㅣ 어른을 위한 동화 13
안도현 글, 최성환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2월
평점 :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안도현 님의 작품이다. 아직 그 유명한 연어도 읽어 보질 못했으니, 한국 문학에 대한 나의 단절심은 알 만 했다. 하지만 나는 서양문학에 많이 진절머리가 나 있는 상태에서 접한 [증기 기관차 미카]는 내게 있어 새로운 문학이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곧 나는 이 문학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글씨도 큼직큼직한데다가 왠지 모르게 동화같이 예쁜 이야기와, 그에 아주 잘 걸맞는 아름다운 삽화.
하지만 이 작품이 그저 예쁘라고 있는 것 만은 아닌 것 같았다. 현대 사회에서 무조건적으로 바쁘게 생활 하다보니 이제는 볼 수 있는 것도 우리는 바라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즉, 이제는 걸음을 늦출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주위를 한 번쯤 돌아다 보면, 우리는 그 전보다 훨씬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리라. 우리가 빠르게 걸음을 재촉하면 할수록 시간은 얻게 될지는 몰라도, 저 하늘의 아름다운 구름과 별은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신형 기관차에 밀려서 좀 더 느릿하게 어떤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된 미카는 증기 기관차로서 우리에게 커다란 무언가를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미카가 그랬듯이 우리도 걸음을 멈추고서야 알게 될 것이다. 세상을 이렇게 넓고 부지런하고 아름다웠다는 사실을.. 그리고 작은 나사못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미카를 보면서도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된다. 아무리 작고 소박해서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그 무엇이라도, 세상에서는 모두가 다 소중한 존재요,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나사못이 없으면 그 큰 기관차가 제 구실을 할 수 없듯이, 우리 세상도 그 소박한 벌레 하나라도 없다면 생태계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제목과 같이, 어른을 위해 지어진 동화인 것 같다. 겉모습만 보기에는 그저 한 편의 잘 꾸며진 동화 같지만, 그 속에는 많은 뜻과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그리고 꼭 어른만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나 같은 청소년들도 꼭 한 번이라도 읽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