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여인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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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아닌 그리고 결국 나도 포함될, 다른 사람으로부터 느껴지는 호오(好惡)의 이질감을 '나'와 리투아니아 해안의 황톳빛 모래색 머리칼을 가진 '리투아니아 여인' 사이의 관계로 창작하였다.작가는 "피와 땅에 바탕하는 정체성의 무의미함, 예술의 보편성, 또는 노마드적 성격에 대한 짧은 성찰 들을 주제로 하는 소품으로 읽어 주길 바란다(272쪽, 작가의 말)."는 바램을 구구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체와 자아의 속성이 '다름'으로 여겨져 관계의 전제조차 거부 당하는 사회의 논리를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 있고 '리투아니아 여인'도 그 중 하나다. '피와 땅에 바탕하는 정체성이 무의미' 해질 정도로 인간 속성의 이질감이 문제되지 않는 조건(사회)은 언제 만족되는 건지 궁금해 진다. 게다가 왜 그 무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다 읽게 하는지도 불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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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닥치고 정치](2011, 김영사)는 시민들로 하여금 무관심을 벗어 버리고 정치에 참여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김용민의 [조국 현상을 말한다](2011,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는 한발 더 나아가 시민들을 위해 차기 대선전략과, 2017 대선 대통령 선택을 위한 간편메뉴를 제시함으로써 참여방법을 구체화한다. 현 정권에 대한 고발과 심판계획이 각각 앞의 책과 뒤의 책에 나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그 고발은 이미 널리 퍼지고 있는 것에 반해 심판의 준비와 계획에 대해선 미흡하단 생각이 들었다. '쫄지 말고', '메뉴에서 골라 투표하는 것' (물론 이것은 당장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 갖게 하고 '최소한' 참여하게 하려는 첫 단계이므로 지금으로서 시의적절하다) 보다는 좀더 계획적이고 투철한 무엇도 제시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그렇다면 계획적이고 투철하게, 보수주의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해소해 준 답안은 다음 두 책에 있었다. 위 두 책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두 책 모두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이며 언어학과 인지과학사에 이정표를 세운 세계적 석학으로 소개되는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쓴 책들로서 사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2006, 삼인)는 [도덕, 정치를 말하다](2010, 김영사)을 읽기 쉽게 쓴 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도덕, ...>은 좀더 이론적이며 학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코끼리는...>은 실제적이며 활용성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도덕, ...>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그 원인을 이해 하려고 했던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그들(진보와 보수 모두)의 정체, 언어, 사고를 명쾌하게 정리해두고 있을뿐만 아니라 지금 미국에서 두 진영의 갈등이 첨예한 정치사안을 예 들어 갈등의 원인을 앞서 정리한 두 진영의 정체와 언어, 사고의 차이로 설명함으로써 이론의 근거와 설득력을 더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코끼리는...>은 설득당한(그래서 글쓴이의 이론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 진보의 진영에 서있는 사람들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그들의 편임을 공고히 하고 '이제 우리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를 전파한다. 

 <코끼리는...>에서는 우선 계속된 패배를 인정하고 자성하는 자세로 진보가 가진 문제점을 진단하는데서부터 시작하여, 보수의 승리이유와 전략을 분석하는 1부 '그것은 이렇게 이루어 진다'와 그들로부터 학습한 승리전략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2부 '이제 어떻게 할것인가'로 '진보집권플랜'을 설명해 나간다. 

 미국의 학자가 미국의 사람과 정치를 관찰하고 연구한 이론이며 결과라 하더라도 우리 실정에 옮겨오는게 큰 무리는 아니겠다 싶은 것은 책의 내용 중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이 똑같이 거기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그렇게 큰 해를 끼치는 부시(=보수)에게 투표할 수 있는 거지요?"란 의문은 대통령의 이름만 바꾸면 우리에게 꼭 알맞는 의문인 것이다. <코끼리는...>의 뒷부분(207-218쪽)에 [진보집권플랜] 지침이 자세히 27가지나 제시되어 있는데 다 옮기는덴 문제가 있고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상대를 존중하라.

프레임을 재구성함으로써 대응하라.

가치의 차원에서 사고하고 발언하라.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하라.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 지음, 2006, 삼인)


나는 가급적 실천하고, 표를 행사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속지 않으며 내 생각이 잘못 전달되지도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마음 먹었다.


덧. 내가 뉴스를 본 이래 30년 동안 석유값은 한 번도 내려간 적이 없었고, 여야는 한 번도 화합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관심 밖의 것들로 치부하곤 했었지만 석유는 유한한 것이라 그렇다쳐도 여야의 갈등은 사람 사이의 일인데 어찌저리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로 시작되어, 이 의문은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학업에 쫒기고 당장 눈 앞의 것 밖으로 주의를 돌릴 여유가 없어 미뤄 두었는데 그때 잠깐의 생각으로 '진보'와 '보수'는 사람 사이의 일이더라도 아예 '종'까지 구분해도 좋을만한 생물학적 차이까지 포함할 수 있겠단 막연한 구상을 기억해 두기로 했었다. 이 단서를 얻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이 조지 레이코프의 [도덕, 정치를 말하다] (2010, 김영사) 이다. 이 '정치 생물학'에 대해 나중에 좀 더 깊이 연구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곧 이 '정치 생물학'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 것이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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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탄생 - 문자라는 기적
노마 히데키 지음, 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 돌베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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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훈민정음]이 밝힌 제자 원리를 확인해 보자. <음>을 나타내는 자모의 게슈탈트는 정말 그 <음>을 발음하는 음성기관의 구조를 본뜬 것이었다. 지독한 고집, 대단한 집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음>을 <형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59쪽)


 SBS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는 온갖 드라마의 재미요소가 다 들어있지만 그 중 내가 제일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훈민정음'의 창제에 따른 당대 사대부들의 반대 사상이었다. 그리고 당신도 미리 인지하고 있었을 세종은 어떤 논리로 이 반대를 물리칠 것인가 또한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미 500년이 지난 지금, 그 과정이야 어쨋든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곧 역사가 진리란 생각도 들지만, 역사의 찰나에 불과한 논란의 미소함이 당시의 인물들에게는 얼마나 거대한 충돌이었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단 마음이 일었다. 

 이 책은 한국어학을 공부한 일본인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가 민족주의적 맥락을 벗어나 한글을 관찰하고 연구한 바를 쓴 것이다. 앞 부분에는 언어학적으로 한국어가 어떤 언어인지가 소개되며, 중간부분부터는 제자의 원리와 한글이 그렇게 된 바를 말하고 있는데  평소 생각치도 못했던 우리말(그리고 주변 나라 말)의 특성을 되새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중간부분부터는 역사에 좀 더 비중을 두고 한글의 운명을 다루고 나머지는 발달과 현대를 설명하며 마무리된다. 

 내 기대와 달리 한글창제를 둘러싼 충돌은, 최만리를 포함한 집단 대 세종 간의 반대와 고수의 입장이 왕권에 의해 한쪽으로 기울어졌단 정사로 서술되고 있다. 하지만 최만리의 상소를 반대파(보수파)의 사대적인 수구의 악덕으로 모함하지 않고 한자문화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지식인의 행동으로 해석하는 부분이있어 이 충돌이 싸움이 아닌 토론의 정체를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세종이 이와 같이 제 재능에 대립할 수 있는 참모들과 함께하고 있었다는게 그의 천재성보다 더욱 부러워해야 할 학자의 환경이다. 

 앞서 말한것처럼 언어학적인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큼지막히 건너 뛰어 읽었는데 그런데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곳곳에 눈에 띈다. 인용한 부분도 책 앞부분에 포함되는데 한글이 그렇게 된 바를 설명하는, 창제의 사상으로서 '<음>을 <형태>로 구현한다'가 원리의 핵심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뜻밖의 감동을 얻은 것은 원칙과 사상을 꾸준하고 치밀하게 따라 결국 완성해 내는 고집하고 집녑하는, 연구하는 인간의 존경심에 대한 것이다. 한톨 소홀함없이 이후로 미루거나 미완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한 결과물로서 바라보는 [훈민정음]은 문명의 모범이다.

 [훈민정음]의 모양과 형태를 미학적으로 취급한 후반부의 한 문단을 아래 인용했는데 '글꼴'에 대한 호기심 등도 몇몇 해소되며 한글의 문자적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또 다른 재미가 되었다.

붓, 종이, 벼루, 먹 등 문방사우로 상징되는, 문자를 문자로서 성립되게 만드는 <쓰기>의 수련 과정이나 기법은 '어리석은 백성'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그 수련 과정과 기법이라는 신체성을 거부한다는 것은 거기에 담겨 있는 정신성까지도 거부하는 일이다. 정음은, 붓을 알지 못하는 백성이 나뭇가지로 땅에 끄적이기에 결코 부적합한 문자가 아니었다. (329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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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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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드 고릴라 한마리 뺴고 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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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의靑年 2011-12-10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an Cox가 나오길래 전혀 기대할게 없었던 영화에서 그의 숨은 역할이 뭘까 궁금해졌다가 실망, John Lithgow는 말할 것도 없고.
 
무한 공간의 왕국 - 머리,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
레이먼드 탤리스 지음, 이은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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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을 자기 몸으로 인식하게 된 생물체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생물체는 수많은 감각을 연이어 느낄 테고, 이것이 나다, 혹은 나는 이것을 느낀다. 이것이 나로 존재하는 느낌이다 등의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접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한데 합쳐져 순간순간 펼쳐지는 자기감이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한데 합쳐져 순간순간 펼쳐지는 자기감이 될 것이다. (427쪽)

 인간에 대한 이해, '마음' 혹은 '자아'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는데 한가지 방법을 더 추가하는 이 책은, 지금의 유행을 거슬러 '뇌'를 빼놓고 "'나'=내 머리인가?"는 의문에 답하고자 한다. 

 어렵다. 산만하고, 길고, 느닷없는 철학이 동원되어 '은퇴하지 않는 노교수'의 가르침으로부터 시달림을 당하는 기분을 내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머리'를 매개로 한 인간에 대한 탐구는 새로운데가 있어 조금이나마 기발함과 낯섬이 주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머리'를 매개로 함에 있어 '귀지'까지 다루는 자세함이 있으니 글쓴이의 고집에 의한 생각의 완성도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 인용된 문장의 전후를 더 알고 싶어지면 재밌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http://aladin.kr/p/9788976040657)]와 더글라스 호프스테터의 [이런, 이게 바로 나야! (http://aladin.kr/p/9788983710734)]가 이미 책장에 함께 있다면 이 책은 그 둘 사이에 꽂아둘 책이다. 

현대신경과학과 뇌과학에 대한 조롱이 아니라고 제목을 붙여 둔 이유는 글쓴이가 유행(요즘 누가 뇌를 빼놓고 인간의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나)을 거슬러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건지 두고 보겠다는 신경과학과 뇌과학 추종자의 선입견을 미리 견제해 줄 필요가 있단 뜻에서다. '마음'과 '자아'를 인지(실험)심리학을 토대로 이해하였고 뇌영상기술을 포함한 최첨단과학을 이용해 이해를 넓히겠단 생각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머리말에서부터 적대감과 아니꼬움으로 독서를 시작할 것이 눈 앞에 선하므로 미리 변론을 해주고 싶었다. 일단 이 책의 내용은 그들에게 공격적이 아닐뿐만 아니라 위협적이지도 않으므로  여유롭게 오히려 여유롭게 읽는 것이 책을 읽는 시간을 그나마 즐겁고 아깝지 않게 해줄 것이다.  (나는 위의 아니꼬움과 적대감을 갖고 독서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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