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은 어떻게 해서 전체를 볼 수 있고, 상황의 내적 동학을 읽어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해서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톰은 어느 것에도 몰입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를 둘 수 있고, 모든 일에 거리를 두기에 전체를 볼 수 있다.
몰입하지 않는 이가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그는 상황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소외된다. 모두 기뻐 날뛸 때 뒤로 물러나 그 장면을 찍어야 하는 촬영기사처럼, 그는 상황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그는 어떤 상황에도 몰입하지 않기 때문에 몰입이 주는 쾌감을 누릴 수 없다. 그는 모든 야단법석에 함께하되 그 일부가 되지 않고늘 거리를 두면서 상황 전체를 생각한다. 게임에 참여하되 게임의룰과 시작과 끝을 생각한다. 그는 행동하는 자라기보다는 생각하는 자다. 그래서일까, 영화 내내 톰은 어떤 우울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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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바우어라는 분석심리학자가 쓴 『알코올중독과 여성이라는 책에서 이와비슷한 분석이 언급된 것을 발견했다. 융 정신분석학의 관점으로여성 중독자를 다룬, 다소 특이한 내용의 책이다. 바우어는 우리 문화에서 남성성의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완벽주의적인여성들이 남성적인 속성을 취하려다 술에 빠지곤 한다고 분석한다.
"여성 알코올중독자들은 특히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아폴로적 기준을 따르는 완벽주의 아니무스의 노예로 살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칼 융의 이론에서 아니무스는 여성의 무의식 속의 남성적요소를 뜻하고 아폴로는 궁극의 남성성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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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 작가들의 소설을 보면 작가가 트라우마의 배경을 머나먼 고국 땅이나 고립된 아시아계 가족 내부로 설정하여, 그들의 아픔이 미국의 제국주의 지정학이나 미국 내 인종주의에 대한 새삼스러운 증거가 아님을 확실히 해두는 작품이 많다.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외부적 요인은?가부장적인 아시아인 아버지, 과거 시대의 백인들?독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도록 충분히 멀찌감치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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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이너 필링스 -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앳(at) 시리즈 1
캐시 박 홍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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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머릿속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모호한 연옥 상태에 놓인다. 백인도 아니고 흑인도 아니며, 흑인에게는 불신당하고 백인에게는 무시당하거나 아니면 흑인을 억압하는 일에 이용당한다. 우리는 서비스 분야의 일개미이며 기업계의 기관원이다. 우리는 리더가 되기에 적절한 "얼굴"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대량으로 숫자를 처리하며 기업의 바퀴가 잘 굴러가도록 기름이나 치는 중간 관리

인종적 자기혐오는 백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고, 이것은 나를 자신의 최악의 적으로 만든다

미국 정부는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고도로 훈련받은 아시아인만 들여보낸 다음 그들의 성공을 두고 자화자찬하기에 바빴다. 이거 봐! 누구나 아메리칸 드림을 누릴 수 있다고! 이미 의사인 사람들이 와서 의사 일을 하는 것을 두고 그렇게 말했다.

인종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수다로 끝날 수가 없다. 그것은 존재론적이다. 그것은 남에게 내가 왜 존재하는지, 내가 왜 아픔을 느끼는지, 나의 현실이 그들의 현실과 왜 별개인지를 설명하는 일이다. 아니, 실상은 그보다도 훨씬 더 까다롭다. 왜냐하면 서구의 역사, 정치, 문학, 대중문화가 죄다 저들의 것이고, 그것들이 내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적 신호를 박탈당해 나의 행동을 타인과의 관계에 비추어 가늠할 수단이 없으니 유령 취급을 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았을지, 무슨 말을 하면 좋았을지 내 생각을 샅샅이 점검한다. 내가 보는 것, 내가 듣는 것을 신뢰하지 못한다. 자아는 자유 낙하하는데 초자아는 무한대로 커져서, 나라는 존재는 부족하다고, 결코 충분치 못하다고 다그친다. 그러므로 더 잘하고, 더 잘되려고 강박적으로 노력하며, 자기 이익이라는 이 나라의 복음성가를 맹목적으로 따라 부르고, 내 순가치를 늘려 내 개인적 가치를 입증해 보이는 짓을 이 세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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