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탐정 동물기
야나기 코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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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파스티슈(Pastishe) 기법을 활용한 문학 장르가 유행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파스티슈 기법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것을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즉, 원작 다시쓰기를 말하는데 이 책의 저자 야나기 코지는 시튼 동물기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토대로 한편의 흥미로운 추리소설을 탄생시켰다.

 

대부분의 추리 소설은 사람과 사람의 심리적인 갈등을 그려내므로써 그 속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항상 동물이 가지고 있다. 7개의 에피소드 안에서 동물에 대한 박식한 지식을 갖고 있는 시튼이 사건 현장을 관찰하며,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추리로 사건을 해결해 간다. 오직 시튼만이 할 수 있는 추리.. 이 점이 작품을 가장 빛나는 하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작품을 읽는 내내 익숙한 소재와 부드러운 문체 덕분에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추리소설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박진감은 조금 부족했지만 동물이라는 소재와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뿐 아니라 폭넓은 연령층의 독자들이 읽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태어난 시튼 탐정 동물기. 어린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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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사랑을 만나다 - 섬 순례자 강제윤의 제주 올레길 여행
강제윤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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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다.
집에서, 일터에서, 마을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하찮은 존재였는가.
마을을, 일터를 떠나오기 전 나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너무 오래 살았다.
그것에 길들여져 나도 내가 하찮은 존재인 줄 알았다.
일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문득문득 깨닫는다. (Page 209 ~ 210)

 

예전에 1박2일이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올레길을 소개해 준 것을 본적이 있다. 인공적인 휴양지가 아닌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그 편안함을 주는 느낌에 제주도의 올레길은 꼭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장소중에 한 곳이었다.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제목만으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작품이었다.
 
작품을 읽는 동안 저자 강제윤씨가 제주도를 각별히 사랑하는 마음을 글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올레 이야기만이 아닌 올레라는 접점을 두고 제주도에서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의 스토리를 저자만의 문장으로 표현해낸 점은 작품에서 제일 돋보였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작품 중간중간마다 등장하는 시도 시인인 저자강제윤의 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올레길에 대한 코스를 사진과 함께 세부적으로 소개하는 책인줄로만 알았지만 제주도에서 지내며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의 스토리텔링, 그리고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올레길의 추천 코스, 춘자싸롱이라는 맛집 소개 등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제주도를 즐길 수 있는 여러가지 즐거움과 노하우를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춘자싸롱이라는 곳에서 저자가 즐겨먹는다는 멸치국수는 제주도에 가면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저마다 상처를 안고 제주도에서 만난 사람들. 올레라는 접점을 두고 그 곳에서 함께 사랑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곳에선 조금 더 느리게 걸어야 한다는 슬로우 라이프를 노래하는 저자의 이 작품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속에서 방황하는 우리들이 한번쯤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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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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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정말로 소중한 것은 내 가슴속에 넣어놓고 열쇠로 꼭꼭 잠가두자.
아무에게도 도둑맞지 않도록
공기에 닿아 색이 바래지 않도록
비바람을 맞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Page. 218)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에 갑자기 찾아든 불행. 수년간 고생해서 모았던 돈과 주방도구 그리고 같이 살던 외국인 남자친구가 한순간에 떠나버리는 일을 맞게되는 주인공 린코(倫子) 생각끝에 그녀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15살의 나이로 집을 떠나 여러 음식점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으로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된 고향에서 주인공은 달팽이 식당을 열게 되고.. 그곳에서 겪게되는 에피소드와 철들 무렵부터 싫어하기만 했던 엄마와의 갈등을 작가는 동화같은 따뜻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평소에 요리에 관심을 두고 있는편은 아니지만,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정성스레 만드는 음식을 조금이나마 맛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그만큼 요리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침을 삼키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팽이 식당에서 주인공의 정성이 담긴 요리를 먹은 손님들은 바라던 소망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있으니.. :)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은 먹는 사람들로 하여금 행복을 가져다준다. 오로지 판매가 목적인 요리가 아닌 사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요리사 린코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그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요리와 어머니라는 두 개의 주제와 작가만의 따뜻한 문체로 자연스럽게 묶어서 만든 달팽이 식당. 동화같은 스토리 덕분에 니시 가나코의 [노란코끼리]와 오버랩(Overlap)되었지만, 전체적 스토리가 주는 훈훈함과 작가만의 따뜻한 문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돋보였던 작품이였다. 더불어, 작가는 앞으로 어떤 장르의 작품을 추구할지 기대를 해보며 오가와 이토의 신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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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이 너무 많다 ㅣ 귀족 탐정 피터 윔지 2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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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와 디자인부터 독자들의 손길을 부르는 증인이 너무 많다. 이 작품은 귀족 탐정 피터 윔지의 두 번째 시리즈이다.
전작은 접해보질 못했지만, 이번 작품을 읽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요즘 출간되는 추리소설과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었다. 20세기 초반의 작품, 완연한 고전적 매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때때로 이러한 고전적인 매력은 현대적 세련미보다 대중들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준다.
 

작품의 스토리는 여동생의 약혼자 캐스카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당 사건을 윔지만의 통찰력과 유쾌함으로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우리들이 자주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본식 추리소설과 비교했을 때 스토리 전개자체에는 박진감과 반전을 등장시키는 문장들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매력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건의 흐름을 편안하면서도 유유히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의 제목처럼 증인이 너무 많아서 초반에 캐릭터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등장인물들이 간간히 내보이는 영국식 유머와 행동들은 작품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고전적인 추리소설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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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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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그 애가 종달새처럼 쫑알쫑알, 청명하게 우짖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 고3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친구들의 이야기,
동생들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다.

너는 알까? 너의 말들은 내 귓속에 들어와 공명되면서 
시시각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바뀐다는 것을.. (385 page) 

 

" 열일곱, 네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너를 사랑했다... " 

 


이 책은 70대의 노인 이적요와 그의 제자인 서지우, 그리고 17살 여고생 한은교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 박범신은 시인 이적요를 통해 70대 노인이 10대 소녀 한은교를 보고,
자신이 살아왔던 70년간의 인생에서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인간의 욕망이라는 감정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70대의 노인이 17살의 소녀를 사랑한다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노인을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될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적요 시인도 세상의 선입견과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자제하며 고뇌한다.
그 모습을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며
소설의 구성 또한 시인의 노트, 변호사의 노트, 서지우의 노트를 번갈아가며 등장시켜
등장인물들간의 관점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점 또한 독자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오랫만에 거침없이 책을 읽어나갔다. 새벽이 되도록 시간 가는줄 몰랐고, 페이지 체크는 책을 잡는 그 순간부터 하지 않았다.
작가 박범신님도 이 작품을 한달 반만에 쓰셨다고 한다. 문장의 꼬리가 꼬리를 물고 거침없이 써 내려간 작품 -

인간의 욕망.. 그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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