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안보국 NSA 1
제임스 뱀포드 지음, 곽미경 외 옮김 / 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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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손자병법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고 적은 모르지만 나를 알면 승률이 절반이고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반드시 패한다‘ 일 것이다. 그리고 손자병법의 마지막 단원은 간첩에 관한 것이다. 군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간첩이고, 간첩들에게는 일반 장병들보다 월등히 후한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손무는 말했다. 간첩들이 수집해 온 정보를 바탕으로 작전 계획이 세워지고 그 계획대로 전쟁이 진행되어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흔히 말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가치 있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입수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차이가 생기고, 경쟁력의 차이는 정보화 사회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의 크기를 결정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다음 물음에 대답해 보자. 왜 미국은 항상 이기는가? 우리는 미국이 항상 다른 국가들보다 좀 더 쓸모 있는 질 좋은 정보들을 더 많이 입수하기 때문이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관한 답변도 해 보자. 미국은 어떻게 그 많은 훌륭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아마 우리는 막연하게 ‘간첩 파견, 도청 활동 따위를 통하여‘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대부분 국가들이 자체 정보 기관을 두고 정보 수집을 위해 스파이를 파견하고 중요한 통신을 도청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에도 정보 기관이 있다. 그 정보 기관은 설립이래 끊임없이 진화하여 우리는 지구에 있는 한 그 정보 기관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그 정보기관의 이름은 NSA(National Security Agency-국가안보국)다. 이 기관에 관해 책 소개 내용을 인용하여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952년 트루먼 대통령의 대통령령에 따라 미 국방부 소속 정보 기관으로 발족, 통신감청을 통한 정보 수집, 암호 해독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메릴랜드 주 포트미드에 크립토 시티(Crypto City-비밀의 도시)로 불리는 본부를 두고 있다. 현역군인 및 민간인으로 구성된 3만 8천여명의 조직규모는 CIA의 2배에 달하며 예산과 영향력 면에서도 CIA를 훨씬 능가한다. 연방기구이면서도 대통령 등 극소수만 알고 있었으며 창설 30년 후에야 그 존재가 공개될 만큼 지금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왔다.‘ 



실제로 NSA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NSA(No Such Agency-그런 기관 없음)이며 아는 사람들에게도 NSA(Never Say Anything-아무 것도 말하지 마라)였다. 그래서 NSA가 지금까지 세계사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건들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수많은 사건들에 NSA가 어떻게 개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상당히 짜임새 있다. NSA라는 거대한 기관을 한 인간으로 간주하고 몸의 각 부분의 명칭으로 단원의 제목을 붙이고 관련된 내용을 배치했다. 작가는 수집한 수많은 자료들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필체로 정리하고 중간중간에 작가의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작가가 수집한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읽다 보면 이런 일도 있었는가, 또 우리가 알고 있는 사건 뒤에 이런 내막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에 저절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그리고 객관성이 확보된 엄청난 자료 덕분에 굉장한 힘이 있는 작가의 짤막한 의견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SA는 지금도 전세계를 상대로 최첨단 첩보활동을 벌여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팍스아메리카를 꿈꾸는 미국 정부 관리들의 소망을 살찌게 만들고 있다. NSA가 수집한 정보는 전쟁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 색출, 무역 협상 등 미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현대 로마 제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미국의 두 얼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 증거 조작 가능성에도 NSA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NSA의 감시망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모든 정보를 NSA는 마음만 먹으면 거머쥘 수 있으며 그 정보들을 이용하여 우리를 옭아매고 지배할 수도 있다. 곧 미국이 우리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미국은 항상 이기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제 확실해질 것이다.  

 

http://cyworld.nate.com/Lyubishev -> 더 많은 자료는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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