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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 세계문화예술기행 1
박완서 지음 / 학고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박완서”의 말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여행기 읽는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마치 일요일 낮에 엎어져 있다가 TV에서 하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다 본 후에 영화를 보면 영화의 맛을 떨구게 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모독”을 집어 들은 건 남들이 말하는 “간접경험” 때문이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선택 한것이다.
“라싸” - 정확한 위치는 어딘지 모르겠는데, 꽤 익숙하다. 아마도 강석경의 소설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 때문 인 것 같다. 여행기를 읽으며 그 나라 위치를 확인 해 보지 않는 건 예의 가 아닐 듯 싶어서 지도를 펼쳤으나 대충 어디쯤일 꺼라는 짐작과는 달리 찾기 쉽지 않았다. “그래, 여자는 지도를 못 읽는다잖아“스스로 위로하며 덮으려는 순간 영어로 씌어진 LHASA가 눈에 들어온다. 칼라 지도에서 중국과 같은 색깔로 표시되어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식민지 경험이 있는 작가로서는 이런 역사적 배경이 남들 얘기같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한족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구걸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정을 느꼈나보다.
역사나 지식위주의 여행기가 아니라 처음 티베트를 보는 작가 박완서가 그녀의 언어로 풀어 썼으며, 낯설은 듯 낯설지 않은 풍경은 민병일이 사진으로 채웠다. 한면은 여행기, 한면은 그림으로 되어있어 다른 여행기 보다 더 쉽게 잘 읽힌다
책을 읽는 내내 감기기운으로 목이 아프고, 열에 들뜨고, 기침으로 숨이 가쁜데, 난 이런 상태를 스스로 작가가 느꼈던 “고산병”으로 간주하며 마치 내가 점점 힘겹게 고산지대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었다. 이렇게 남의 여행기에 깊이 몰입을 하게되다니, 스스로도 놀라웠다. 별이 지역마다 다르게 보인다는 '박완서' 의 말을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친구집에서 올려다본 별… 그리고, 호주 사막에서 바라본 별 – 정말 별이 쏟아졌다.
세상에 모든 별이 라사에 뜬다는 강석경의 말처럼 팅그리의 밤하늘처럼 신비하게 별이 빛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박완서의 말처럼 그 별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그들의 순결한 땅에 모독이 안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