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사용 - 소설가 함정임의 프랑스 파리 산책
함정임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똑 같은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 천차만별이듯. 같은 도시를 여행하고도 그 느낌은 많이 다를 수가 있다. 언젠가 내가 좋은 기억으로 떠나온 도시를 옆 좌석의 아줌마는 더러운 도시며, 내 평생 저렇게 더러운 나라는 본적이 없다고 혹평을 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듯 이 책은 “파리”라는 도시를 작가 “함정임” 나름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일년의 한 달을 파리에서 지낼 수 있음에 한없이 배아픈 시샘의 눈길로 책을 접했다. 내가 어딘가 한 달을 여행한다면 그건 나의 많은 부분을 혹은 일부를 포기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건 학생이나 선생님처럼 한달 이상의 휴가를 가질 수 있는 특수한(?) 직업을 빼고 보통의 다른 사람들에겐 모두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한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간을 내어 간 유럽 여행 중 파리에 도착한다면 우린 이곳 저곳 도장을 찍어야 할 곳이 너무 많다. 남들 다 가보는 에펠 탑이 사진에 제일 잘 나온다는 샤이오 궁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고, 샹제리제 거리도 걸어 봐야 하고, 몽마르뜨에 정말 거리의 화가들이 있는지 확인도 해야 하고, 퐁네프 다리가 어떤지도 확인해야 하고. 루브르의 피라미드 모양 입구를 지나 모나리자도 만나야 하고….. 한정된 시간엔 우리는 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책에선 이런 분주함은 없다. 심지어 이런 것들 이외의 작은 공원의 아름다움 까지 있다 작가의 여유로운 시선이 읽는 이에게도 전이되는 느낌이 든다. 대분의 여행기가 사회상이나 역사 위주인 반면 이 책은 문학과 예술 위주라 이쪽으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지루한 책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분들에게 이책을 권하고 싶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 파리를 어떤 식으로 바라 봐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라.
파리를 늘 동경해 왔다면 - 골목길의 아름다움까지 담겨있어서 다녀온 사람보다 더 아름답게 머리에 남을 것이다.
당신이 프랑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 문학과 예술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이 묻어있다.
파리에서 박물관에 갈 거라면 - 박물관은 너무 커서 돌아다니기도 다리가 아픈데, 아는 그림이 모나리자 하나 뿐이라면 그 안을 헤매는 것 조차 고통일 것이다.
배낭여행에서 막 돌아왔다면 -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 자신이 보고 돌아온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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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패키지식에 명소니 함 가봐야겠다는 강박 관념을 가진 여행은 싫더군요. 파리에 갈 땐 첫 여행 이후론 호텔도 쁘띠 호텔이나 고급호텔 섞어서 숙박하고 뒷골목이며 거리의 풍경 공원 산책에 시간을 낸답니다. 아...! 가고 싶네요. 대리 만족으로 이 책 함 읽어 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