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엌으로 하루키가 걸어들어왔다 1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지음, 김난주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만 보고 고른책 - 그런데, 막상 책을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이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도 아니고, 소설은 커녕, 수필도 아니고, 말그대로 Recipe 였다. 책상 한쪽 구석에 밀어두고 있다가 심심할때 두고 두고 보는데, 그 맛이란, 볼수록 감칠 맛이 난다. 이 책은 이렇게 한번 읽고 던져두는 책이 아니라, 두고 두고 볼수있는 책인것 같다. 요리라는게 엄마가 삼시 세끼 자식과 남편을 위해 의무적으로 챙겨주어야하는 그런 고역스러운 노동이 아니라 아주 멋진, 나 혼자 만을 위해서도 멋진 작업(?)이 될수있고, 혼자서 밥 먹는게 그리 우울한 일이 아닐거라는걸 느끼게 해준게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서 부터 였던것 같다.

몇년전 동경 여행 중 어느 역사내의 우동집에서 늦은 아침을 해결하며 우동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아저씨를 보며,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에서 끝없이 등장했던 맥주를 생각하며 피식 혼자 웃었던 기억이난다. - 일본 사람을 만나면 일본에서는 맥주를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처럼 그렇게 즐겨마시고, 그렇게 좋아하고, 그렇게 자주 마시냐고 물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만났던 일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다들 좋아하기는 했던 것같다.

이책은 무라카미를 좋아하고 무라카미 소설을 통해 요리의 즐거움을 느낀 사람들에겐 더할나위없는 선물이 될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책이 아닌데도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무라카미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들어올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에 또 다시 일본을 여행할 계기가 있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음식이 있는 풍경'의 코스 대로 밟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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