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40
오동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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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식가들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이 책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얼마나 더 특별한 맛을 추구하는지에 관한 기묘한 상상력의 소설일 거라고 예상했다. 맛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계급적이고 슬픈 일인지를 묻는 소설이다.


주인공 소민은 화재 사고 이후 전신 의체에 의지해 살아간다. 여전히 ‘나’이지만 예전의 몸을 잃어버린 존재다. 책 속에서 “저 분홍 덩어리가 나다. 아니, 나의 일부다”라는 문장을 마주했을 때 오래 멈췄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정신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기억하는 것이 ‘나’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내가 만지는 감촉, 음식을 씹는 턱의 움직임, 배고픔이 밀려오는 시간,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따뜻함까지 잃어버린다면, 나는 온전한 나일까.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괴물이 나와서가 아니다. 너무 현실적이라 무섭다. 미식가들의 세계에서는 감각이 거래된다. 그로톤인들은 직접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미각을 빌린다. 인간은 자신의 감각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다. 처음에는 낯선 SF 설정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을 팔고 누군가는 표정을 팔고 누군가는 감정을 팔고 누군가는 몸의 건강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이동을 팔고 상담 노동자는 공감을 팔고 콘텐츠 노동자는 자기 사유의 일부를 판다. 미각 공유자는 정말 미래의 직업일까. 이미 현재의 은유일까.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먹는 일의 존엄’이었다. 먹는 일을 너무 쉽게 말한다. 맛집, 다이어트, 식단, 폭식, 미식, 칼로리. 먹는다는 것은 취향이 아니다. 먹는다는 것은 내가 아직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내가 음식을 먹는 순간 세상은 내 안으로 들어온다. 쌀 한 톨, 기름 한 방울, 닭고기 한 조각, 채소의 섬유질까지 내 몸의 일부가 된다. 먹는 일은 가장 원초적인 철학이다. 인간은 생각하기 전에 먹고 사랑하기 전에 먹고 꿈꾸기 전에 먹는다.


“먹는 건 숭고한 일이다”라는 문장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심장처럼 느껴졌다. 종종 고상한 삶을 말하면서 먹는 일을 낮게 본다. 인간은 아무리 위대한 사상을 가져도 굶으면 무너진다. 아무리 아름다운 꿈을 꾸어도 몸이 버티지 못하면 끝난다. 몸은 영혼이 세상에 닿기 위해 빌려 쓰는 유일한 문이라고.




미식가들은 묻는다. 인간은 어디까지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가. 나는 이 질문을 조금 바꾸고 싶다. 무엇을 잃고 나서야 그것이 ‘나’였음을 알게 되는가. 건강을 잃고 나서야 몸이 나였음을 알고 친구를 잃고 나서야 관계가 나였음을 알고 감각을 잃고 나서야 일상이 축복이었음을 안다. 가장 잔인한 지점은 잃어버린 뒤에야 선명해지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오늘 먹는 한 끼를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아직 내가 세계의 일부라는 확인이다. 맛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음의 증거다. 책을 읽고 내가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것은 거창하지 않다. 하루 한 끼만큼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먹기. 음식을 씹는 동안 내 몸이 어떤 감각을 느끼는지 관찰하기. 내가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지 정직하게 적어보기. 타인의 노동을 볼 때 팔고 있는 것이 몸과 감각과 생의 일부일 수 있음을 기억하기.


미식가들은 독특한 SF소설이지만 내게는 오늘의 노동 보고서처럼 읽혔다. 모두 조금씩 미각 공유자다. 누군가의 욕망을 대신 느끼고 누군가의 기대를 대신 삼키고 누군가의 만족을 위해 내 감각을 조정하며 산다. 좋은 책은 원래 조금 불편해야 한다. 편안한 책은 나를 위로하지만 불편한 책은 나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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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어라 - 헤르만 헤세 청춘소설 3부작,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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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스스로 깨어라>를 덮고 난 뒤 제게 남은 감정은 아주 정직하게 말해 들킨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은 스타북스가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를 한 권에 묶어낸 판본인데 더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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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의 붕괴, 싱클레어의 균열, 싯다르타의 떠남이 따로 놀지 않고 한 사람의 생애처럼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헤세 자신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엄격한 경건주의 교육 속에서 개성이 꺾이는 경험을 통과한 인물이었기에 이 세 작품은 체온을 가진 고백처럼 읽힙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 가장 오래 붙들린 것은 너무 현실적이라 더 잔인한 질문들이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공부해야 했는가.

왜 토끼를 빼앗았는가.

왜 놀지 못하게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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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대목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을 망가뜨리는 시스템은 처음부터 폭력을 쓰지 않습니다.

먼저 그 사람 안의 쓸모없어 보이는 아름다움부터 없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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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놀 시간, 멍하니 있을 자유, 쓸데없어 보이는 애정, 성과와 무관한 취향.

사회는 늘 그것부터 정리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말하죠.

“왜 이렇게 지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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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수레바퀴 아래서>는 감수성이 효율에 의해 압수당하는 과정에 대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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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으로 넘어가면 통증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상처는 외부의 압박만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두 개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서 옵니다.

바른 세계와 금지된 세계, 칭찬받는 나와 진짜 나, 부모가 안심하는 나와 내가 끝내 포기할 수 없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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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버둥거린다”는 문장은 이제 너무 유명한 문장이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르게 읽혔습니다.

제게 알은 칭찬받아 온 나의 껍질이었습니다.

남들이 좋아해 준 나,

사회적으로 설명 가능한 나,

이력서에 적기 좋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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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남은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그 껍질을 부수며 타인의 번역본으로 살던 나를 원문으로 되돌리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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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에서 저는 이 책의 마지막 대답을 봤습니다.

깨달음은 대단한 정답을 얻는 일이 아니라 결국 남의 진리를 외우는 사람에서 자기 삶을 살아 본 사람으로 바뀌는 일이라는 것.

 

부처조차도 존경하지만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는 장면은 정말 중요했습니다.

이 대목은 저를 꽤 아프게 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문장, 훌륭한 사상, 뛰어난 롤모델을 사랑하지만 정작 자기 삶은 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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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알수록 더 자기답게 살 줄 알았는데 더 교양 있게 남을 모방할 때도 있습니다.

<싯다르타>는 그 지점을 정면으로 찌릅니다.

지식은 빌릴 수 있어도 깨달음은 대리 수행이 불가능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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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스스로 깨어라>는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자기계발이 “더 나아져라”라고 말할 때 헤세는 먼저 “지금 네가 정말 너로 살고 있느냐”를 묻습니다.

그 질문은 성장보다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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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지 못한 사람보다 잘 자랐는데 자기 자신이 아닌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가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겉으로는 성실하고 멀쩡한데 마음 한구석에서 오래전부터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던 사람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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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실제로 해보면 좋겠다고 느낀 행동도 남았습니다.

첫째, 하루에 20분이라도 아무 성과도 남기지 않는 시간을 확보해 보는 것.

둘째, 지금 내가 붙들고 있는 목표 중에서 정말 내 욕망인지, 칭찬받기 위한 욕망인지 구분해 보는 것.

셋째, 오랫동안 미뤄둔 취향 하나를 다시 시작하는 것. 헤세의 문장은 늘 말합니다. 인간은 거창한 결심보다, 자기 내면을 배반하지 않는 작은 행동으로 먼저 깨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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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떠올랐습니다.

문학으로는 <이방인>, 내면과 상징을 더 깊게 보고 싶다면 <인간과 상징>,

고독과 자기 응시의 결을 확장하고 싶다면 <불안의 서>,

삶을 단순하게 다시 세우고 싶다면 <월든>이 잘 어울립니다.

<스스로 깨어라>가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책이라면 이 책들은 그 질문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더 오래 끌고 가게 해주는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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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오래 방치해 둔 ‘진짜 나’를 더 이상 미루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책이었습니다.

편한 책이 아니라 오래 남는 책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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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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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의 AI 강의 2026 - 인공지능 진화의 가속화부터 AI 기본사회와 일자리의 미래까지 멈추지 않고 인간 세계를 압도하는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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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자리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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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 책을 읽을 때 보통 기능과 도구를 먼저 보는데 이 책은 그 순서를 뒤집었다.

“무엇이 가능한가”보다 “그래서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더 집요하게 묻는다.

그래서 이 책은 기술 앞에서 인간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묻는 시대 진단서처럼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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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핵심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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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AI를 신기한 기능 묶음으로 다루지 않고

운영체제·인터페이스·에이전트·에너지·노동·국가 경쟁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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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I가 운영체제가 된다”는 관점은 앞으로 우리가 맥락을 건네고

결과를 받는 방식으로 일상 전체가 재편될 수 있다는 감각을 줍니다.

“이제는 기계가 사람의 문맥을 먹는 시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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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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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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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기술 혁신은 인간의 노동을 보조했지만 지금의 AI는

인간의 판단 과정에 먼저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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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두려운 것은 “일을 뺏긴다”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생각했다고 믿는 순간조차 이미 기계가 구조를 설계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인거죠.

이 책을 읽으며 AI를 도구보다 새로운 질서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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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쟁은 모델 성능보다 누가 더 많은 맥락과

데이터와 전력을 장악하느냐의 싸움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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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불편했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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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목적이라는 대목은 매우 차갑지만

그래서 더 정직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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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AI를 “편리함”의 언어로 소비하지만 저자는 그 편리함 뒤에 있는 비용,

즉 노동의 축소와 권력 집중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특히 슈퍼 엘리트, 피터 틸, 팔란티어, 기술 애국주의 같은 논의는

AI를 단지 혁신 산업으로만 보는 시선을 무너뜨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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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연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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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강점은 결국 한국 이야기까지 내려온다는 점입니다.

돈, 사람, 데이터가 동시에 부족한 상황에서

AI 전환은 구호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꽤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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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은 “AI를 배워야 한다”는 지역 금융, 인재 생태계,

데이터 공유, 제도 개편이 함께 가지 않으면 산업 AX는 공허해진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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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실제로 바꿔볼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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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 AI를 생각 보조 장치로 써보겠다.

- 답만 묻지 않고, 문제를 더 잘 정의하는 연습을 하겠다.

- 업무에서는 반복노동을 줄이는 실험을 직접 해보겠다.

- 기술 뉴스는 모델 성능보다 전력, 데이터, 반도체, 규제를 같이 보겠다.

- 무엇보다 AI를 두려워하거나 숭배하지 않고,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의 질문을 놓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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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박태웅의 AI 강의 2026은 AI 이후에도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 묻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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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잘 어울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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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읽기 좋은 축은 네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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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미래 시나리오를 보고 싶다면 AI 2041,

플랫폼 권력의 구조를 보고 싶다면 감시 자본주의 시대,

AI 인프라와 지정학을 이해하고 싶다면 칩 워,

빅테크 권력을 더 비판적으로 보고 싶다면 테크노퓨달리즘이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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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의AI강의2026 #박태웅 #IT현자 #인공지능 #한빛비즈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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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부 : 삼체문제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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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다시 <삼체>를 봐야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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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읽는 순간 충격을 주고 끝납니다.

어떤 책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무서워집니다.

저에게 삼체는 후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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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 저는 거대한 SF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개의 태양, 예측할 수 없는 문명, 우주를 향해 송신되는 신호, “대답하지 마라”라는 경고. 설정만 놓고 보면 분명히 우주의 소설입니다. 다시 보니 인간 내부의 붕괴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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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텅 비고 한 세계가 죽었다는 감각이 밀려오는 장면은 단지 기묘한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그 대목에서 요즘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봤습니다. 정보는 넘치는데 확신은 사라지고 기술은 발전하는데 세계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는 상태 말이죠. 우리는 더 많이 연결됐지만 더 쉽게 무의미해집니다. <삼체>는 그 공포를 시각화하고 있어요. 세계가 끝나는 순간은 폭발음과 함께 오지 않습니다. 의미가 증발하는 정적으로 옵니다.

사진에 새겨진 카운트다운은 너무 현대적입니다.

외계인의 위협이기 전에 제가 보기엔 문명을 갉아먹는 심리적 타이머입니다. 지금 우리도 그렇습니다. 생산성, 마감, 성장, 생존, 경쟁, 노출, 알고리즘. 다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카운트다운을 하나씩 달고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은 초 단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삼체>는 묻습니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정말 외부의 침략인가 이미 내부에서 시작된 붕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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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제라는 인물을 다시 보게 되는 이유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배신자로 읽지만 저는 세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인간의 최종 형태로 읽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파괴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이 얼마나 거대한 우주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존재 말입니다. 저는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문명은 기술 때문에 먼저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개는 사람이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못할 때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제 인생을 돌아봐도 정말 힘들었던 시기는 능력이 부족했던 때보다 세상과 사람의 질서를 믿을 수 없었던 때였습니다. 예원제는 신뢰를 잃은 시대의 초상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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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우리가 지금 <삼체>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과학을 통해 인간의 오만을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삼체 문제는 세 물체의 상호작용을 일반식으로 완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고전 난제로 알려져 있고 혼돈 이론의 출발점 중 하나로 다뤄져 왔습니다. 소설 속 “세 개의 태양”은 세상은 애초에 완전히 통제될 수 없다는 선언처럼 읽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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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묘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투자도 커리어도 건강도 관계도 그렇습니다. 인생의 많은 순간은 삼체 문제에 가깝습니다. 변수는 수십 개고 몇 개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완벽한 예측보다 중요한건 혼돈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태도입니다. 삼체가 지금 더 절실한 이유는 인거죠. AI가 답을 빠르게 내놓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 쉽게 “모든 것이 계산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인데요. <삼체>는 반대로 말합니다.

아니다. 계산되지 않는 것이 세계의 본질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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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문장.

“너희는 벌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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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무서운 이유는 모욕이라서가 아닙니다.

저는 말을 읽을 때마다 거대한 존재가 인간을 깔본 장면보다 인간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왔다는 사실이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는 벌레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벌레는 약하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작고 하찮아 보여도 끈질기게 살아남습니다. 패배 선언이 아닌 인간에 대한 역설적 테스트처럼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너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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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를 읽고 행동으로 옮기면 좋은 것을 생각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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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세상을 너무 단순한 원인-결과로 해석하는 습관을 버려보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문제를 하나의 변수로만 설명하려는 태도는 늘 오판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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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신뢰가 무너질 때 내 판단이 얼마나 극단으로 가는지 기록해보면 좋겠습니다.

예원제는 비현실적인 인물이라기보다 절망이 논리가 된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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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매일 10분이라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그때 판단은 더 단단해질 수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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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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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2 암흑의 숲>

삼체 1권의 충격이 “문이 열리는 순간”이라면 그 문 너머의 냉혹한 우주 질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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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문명이 어떻게 상상과 질서 위에 세워졌는지, 질서가 얼마나 취약한지 함께 생각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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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세계가 무너지는 방식이 총성보다 인식의 붕괴에 가깝다는 점에서 묘하게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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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과학과 인간의 책임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삼체>와 나란히 읽으면 깊이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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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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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는 우주를 빌려 인간의 오만과 절망을 해부하는 책입니다.

지금 이 책을 다시 읽는 일이 이 시대의 인간을 다시 읽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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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최전선 - AGI 미래를 읽는 사람들
애덤 브로트먼.앤디 색 지음, 윤종은 옮김 / 윌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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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책은 참 많습니다.

많은 책이 “이 툴을 써라”, “이제 자동화의 시대다” 정도에서 멈춥니다.

<AI 최전선>은 툴의 목록보다 먼저 사람의 태도와 조직의 문화를 겨냥합니다.

신기하게도 기술서를 읽는 느낌보다 시대의 노동 윤리와 생존 방식을 다시 배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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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하게 다가온 문장은 AI를 동료로 바라보라는 시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한 수사처럼 보였습니다. 곱씹을수록 무서웠습니다.

도구는 내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면 됩니다. 동료는 다릅니다.

동료가 되면 내 일의 방식, 책임의 경계, 성과의 기준, 심지어 자존심까지 바뀝니다.

AI를 동료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기능 하나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나는 어떤 방식으로 가치 있는 인간이 될 것인가’를 다시 정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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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데이터를 더 많이 보면 더 정확한 근거를 확보하면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보가 힘이 아니라 피로가 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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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는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강한 시대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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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의 재정의도 제게는 같은 의미로 읽혔습니다.

생산성이란 더 빨리 더 많이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남은 시간과 자원을 어디에 다시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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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은 철학의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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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X 관점이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AI를 비용 절감 툴로만 이해합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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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경험, 조직 문화, 교육 방식, 의사결정 속도까지 전부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이 아닙니다.

일의 표면이 아니라 기업의 사고 체계가 바뀌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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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AX를 ‘자동화’보다 ‘자기해석의 혁명’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회사가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 것입니다.

무엇을 만드는 조직인가,

왜 존재하는가, 인간이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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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공포는 사실 기술 그 자체보다도 내가 뒤처질 수 있다는 감각에서 나옵니다.

이전 시대에는 배움을 조금 늦게 시작해도 따라잡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변화 속도 자체가 압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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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AI를 배우지 못해서가 아닌 배우는 동안에도 이미 늦는 것 같아서 무너집니다.

책은 그 지점을 잘 짚습니다.

확신은 작은 실험을 반복하면서 생깁니다.

미래는 테스트한 사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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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바로 해보면 좋은 행동

1. 지금 하는 업무를 세 칸으로 나눠보세요.

반복 작업 / 판단 작업 / 관계 작업.

반복 작업부터 AI에 넘겨보는 실험을 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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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루에 한 번은 AI에게 정답을 묻지 말고

“내가 놓친 전제는 무엇인가?”를 물어보세요.

질문 하나가 사고의 수준을 꽤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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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인 차원의 AX를 시작해보세요.

앱을 더 깔기보다 내가 일하고 배우고 기록하는 흐름 자체를 바꾸는 게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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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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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브레인> AI와 인간 사고의 협업 구조를 넓게 보기 좋습니다.

<엔비디아 레볼루션> AI의 보이지 않는 기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AI 시대일수록 인간 판단의 오류를 더 잘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념> 방향을 선택하는 힘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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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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