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놀랍도록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놀랍도록 슬픔을 씻지 못한다. 전기 고문을 자청해서라도 기어코 닿고 싶어했던,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 쉽게 정의할 수 없는데 절박했던 것만은 분명했던, 그런 사람들이 눈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우스터리츠 을유세계문학전집 19
W. G. 제발트 지음, 안미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다시 펼쳐 읽었다. 역시 숨을 못 쉴만큼 어지러워 진다. 어떤 역의 대합실이 뒤틀리고 참을 수 없이 파괴된 기억이 눈을 흔든다. 망가진 내가 망가진 아이를 찾다가 어 순간 다 같이 슬퍼진다. 나는 아직 폐허의 소설은 제발트 이상을 본 적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인생 최고의 책. 언제나 지칠 땐 제발트를 본다. 청어의 자연사, 공장 지대, 어딘가 미묘하게 망가진 발음, 회색 눈 같은 거. 슬픔의 지대를 이토록 집요하게 걷던 사람이 있던가. 토성의 고리는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제발트는 그 파편을 기어코 고리로 구현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중전과 문학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W. G. 제발트 지음, 이경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책. 이토록 생생한 윤리를 나는 제발트 외에는 잘 본 적이 없다. 제발트의 이 책은 독일의 맨살을, 거즈 밑에 가린 아직 뜨거운 화상 자국을 기어코 보여주고야 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헤밍웨이의 노인이 인간이라는 의지의 그물을 쥐고 있다면 루이스 세풀베다의 노인은 그 인간성조차 뛰어넘는 자리에서 엽총을 든다. 아름답다. 그가 틀니를 빼서 손수건으로 감싸는 그 작은 동작부터, 최선을 다해 한 음절 한 음절 연애 소설을 읽는 모든 태도가 윤리적이다. 어쩌면 그가 연애 소설을 읽고자 하는 건, 세상과의 불가능한 화해를 그렇게라도 눈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