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덴 대공세 1944 -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
앤터니 비버 지음, 이광준 옮김,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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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12월18일 월요일

● p.199
독일군은 야간 공격 때마다 하던 대로 "소리를 지르고 호루라기도 불고, 이것저것 두들기면서 시끌벅적하게 쳐들어왔다." 전투는 4시간이나 이어졌다.

✍ 시끄럽게 공격을 하지만 속 빈 깡통처럼 요란하기만 했던 독일군은 실제로는 전혀 쓸모없는 무기인 대전차포만 가지고  미군을 소탕하기에는 무리였다. 게다가 축축한 날씨는 독일 전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 미군을 도와주기 까지 하는 실정이었다.  포로를 계속적으로 학살하는 독일군에 대한 소문은 항복은 곧 죽음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오히려 미군에게 열의를 불러일으킨다. 부족한 연료, 부실한 다리 사정으로 무겁고 덩치가 큰 티거를 어쩌지 못한 파이퍼는 길이 막히고,  민간인들은 이때를 기회로 피란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무리하게 진행되었던 히틀러의 계획은 여러군데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속전속결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제 기능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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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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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는 질투, 악의, 분노, 행복, 만족, 사랑, 경멸.....등 다양한 감정의 단어들이 나열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된 단어 '심장'은 병리학적 시선으로 본다면 인간을 숨쉬고 살아가게 하는 기관이며 , 심리학적 시선으로 본다면 감정에 의해 차갑거나 뜨거워지는 기관이다. 심장에 병이 생기면 숨쉬는 것이 힘들어 일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그건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모두 동일할 것이다.

이야기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하는 아름다운 젊은 여성 '마리'로 시작한다. 그녀는 뽐내기를 좋아하며, 세상의 중심이 되길 원한다. 그녀의 바람은 보이는 것에 현혹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항상 채워진다. 하지만 인생은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녀에게는 갑자기 찾아온 임신과 결혼이 예기치 못한 일이 된다. 본인만큼 예쁜 딸을 출산한 마리는 자신의 딸에게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엄마의 행동을 관찰한 어린 '디안'은 자신을 향한 엄마의 감정을 '질투'라 정의내린다.

작품엔 두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우선 작품의 주인공 디안의 엄마인 마리는 자신의 딸에게 '질투'라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미숙하고 자기 중심적인 그녀의 행동은 기준도 없고 이유도 없다. 너무 충동적이고 자기 멋대로이다. 첫째 자녀 디안에게는 '질투'를, 둘째 자녀 니콜라에게는 '무관심'을, 세째 자녀 셀리아에게는 '집착'을 보인다. 다면적인 모성의 모습을 보이는 마리를 보며 디안은 엄마의 진정한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워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는 이해하려하고, 기다려도 본다. 그러다 결국은 마음의 문을 닫고, 스스로 엄마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또다른 엄마는 디안이 인턴 생활을 시작한 심장내과의 조교수 올리비아이다. 그녀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놀라울 정도의 달변가인데다가 자신에게 엄격하고 지성적이다. 올리비아는 디안의 엄마 마리와 비슷한 연배이다. 그래서일까? 디안은 지성적이고 엄격한 올리비아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드러내며 빠져든다. 그러다 올리비아가 자신의 경력을 위해 부족한 자신의 딸을 방치상태로 놔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방치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발달에 이상이 있는 자신의 딸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모습을 보고 디안은 올리비아의 실체를 알게 된다. 디안이 느끼는 '엄마'라는 단어는 그녀의 심장을 차갑게 만들었을 것이다. 자신이 경험한 두 명의 엄마는 모두 이기적이고, 위선적이었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여성들에게 '모성'을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다. 하지만 두 명의 엄마는 모성이 문제가 아니라 약자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이다. 아이는 작고 미숙하여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 약자인 아이에게 그들은 행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기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서른 다섯 살의 디안으로 작품은 마무리된다. 서른 다섯의 디안은 세상을 좀 더 직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누군가와 함께의 행복이 아닌 자신을 위한 행복으로 안정을 찾는다. 이제 엄마 마리도, 가족들도, 위선자 올리비아도 디안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녀만의 힘이 생긴 것이다. 차가워진 심장이 진정되자 그녀는 자신과 같이 상처받은 올리비아의 딸 마리엘을 위해 심장을 두드려 뜨겁게 달군다. 그녀와 마리엘은 또다른 형태의 가족의 모습으로 이상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심정지가 오면 갈비뼈가 부러질 만큼 가슴을 두드려 심장을 깨어나게 한다. 일상에서도 책의 제목이 제시하는 '심장을 쳐서' 박동하게 해야 할 순간이 있을 것이다. 작가 노통브는 그런 순간을 아마도 아이를 대하는 얼어버린 엄마들의 심장을 향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그녀들이 물리적으로라도 두드려 차가워진 자신의 심장에 온기를 넣어 아이를 바라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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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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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78
디안은 그 여자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경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수시로 경멸의 대상을 물색했고, 쉽게 찾아냈다. 순진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딸에 이르기까지. <이제부터는 틀림없이 나도> 디안은 생각했다.

✍ 서른 다섯 살의 디안으로 작품은 끝난다. 서른 다섯의 디안은 세상을 좀 더 직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누군가와 함께의 행복이 아닌 자신을 위한 행복으로  안정을 찾는다. 

이제 엄마 마리도, 가족들도, 위선자 올리비아도 디안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다만 올리비아라는 이기적인 여자에게서 두고 온 올리비아의 딸 마리엘에 대한 안타까움은 떨치지 못한다. 자기애가 강한 두 여자 마리와 올리비아의 딸들인 디안과 마리엘은 여러모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관심과 경멸로 피폐되고, 질투의 대상이 되어 보호받지 못한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마리나 학식이 뛰어난 올리비아나 엄마를 넘어 인간적으로 미성숙하다.

마지막 챕터는 의외였다. 삐뚤어진 모성을 경험한 두 아이는 서로에게 위로받기 위해, 서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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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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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07
오뷔송 부인과의 관계는 디안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디안은 그녀를 닮아 가는 동시에 그녀와 한 팀을 이루길 바랐다.

● p. 149
거드름을 피우는 교수들을 비웃으며 디안을 웃게 했던 올리비아는 이제 그들의 행동거지를 그대로 따라 했따.

✍ 10년 만에 엄마와 재회한 디안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셀리아의 출산과 가출 소식을 듣는다. 더 가관인건 셀리아가 말하는 가출의 이유가  자신에 대한 비정상적인  엄마의 사랑을, 자신이 자신의 딸에게 답습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란다. 지나친 건 모자람만 못하다. 디안에게 가족은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말처럼 '아무도 안 볼 때 쓰레기통에 처박고  싶은 존재' 일 듯하다.  자기 필요에 의해서만  디안을 찾고, 디안이 필요할 땐 외면했던 사람들이 그녀의  가족들이었으므로 당연한 감정이다.

오뷔송 부인이라 불리는 조교수 올리비아에 대한 디안의 관심도 지나치다. 집착이다. 완벽한 자신만의 누군가를 원하는 디안의 욕구가 느껴진다. 엄마 마리의 삐뚤어지고, 잘못된 모성이 가져온 결핍이다.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서 만족과 행복을 찾지 못하고 항상 타인과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디안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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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12월17일 일요일

● p.176
파이퍼의 친위 기갑척탄병들은 19명의 포로와 2명의 민간인을 벽을 향해 세워놓고 뒤통수에 총을 쏘아 처형했다. 기갑척탄병들로서는 일말의 생각도 없이 포로와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동부 전선과 이곳이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은 진격을 하면서도, 주택과 교회를 약탈했다.

✍ 포로협정도 무시하고, 민간인도 처형하는 독일군의 진격은 모두에게 공포였을 것이다.  참호를 전차로 밀어 짓뭉개 참호 안의 병사들을 생매장 시켰다는 대목은 더 끔찍하다.

독일군은 연합군의 가장 취약한 부분도 정확히 파악하고 공격하였으니 미군은 정신없이 후퇴하기 바빴고 , 그런 미군의 후퇴를 독일군은 패주라며 비웃었다. 미군들의 후퇴를 보며 독일군의 보복을 두려워했던 시민들은 피란에 나섰다.

미군은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휴가 중인 병사를 복귀시키고, 영창에 있던 병사들까지 중대로 돌려 보내야 했다. 게다가 뉴스의 확산을 막으려는 연합군 최고 사령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독일군의 대공세 소식은 널리 퍼져 파리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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