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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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인간이 인간을 삼키고 있었다‘로 표현하다니 멋지다. 에밀 졸라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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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수목원
한요 지음 / 필무렵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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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드로잉북은 처음이다. 앞 면지 처음 부분에 티켓이 그려져 있다. 작가와 함께 티켓을 발권해서 수목원을 경험하는 기분이 든다. 빳빳하고 두께감이 느껴지는 재질의 종이 가득가득 색연필 드로잉으로 채워져 있다. 풍성한 서로 다른 나무들과 서로 다른 사람들의 드로잉 속 불쑥불쑥 채워진 문장들은 곁에 친구를 두고 대화를 나누며 함께 숲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게 된다.

친구와 가벼운 산보를 즐기러 온 사람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발걸음, 산보도 나무도 따로 애써 느끼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숲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청춘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남자, 꽃향기를 느끼는 여자, 혼자서, 단둘이 , 여럿이서 모두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무와 함께이다. 나무들도 풍성하게, 빈약하게, 향기롭게, 탐스럽게, 시원하게, 푸르르게 제각각의 모습들로 사람들과 함께이다. 사람과 나무가 함께인 그림들 모두가 느리고 조용하다. 그 느리고 조용함이 그림을 보고 있는 나에게도 전달되어 한껏 공기를 콧 속으로 그러모으게 된다.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는 뒷부분 드로잉을 보며 나의 등산화를 생각해본다. 나무가 우거진, 공기가 맑은, 그늘이 풍부한, 조용하고 한적한 숲 길을 걷고 싶어진다. 정리할 생각을 꼬깃꼬깃 머리 속에 넣어가지고 출발하여 쉬엄쉬엄, 되새기며 정리하고 싶어진다. 마스크도 살짝 살짝 내려가며 나무가 주는 찬란한 입김을 허덕허덕 마시고 싶어진다. 푸르름이 붉게 물드는 올 가을엔 함께 해야겠다. 드로잉 중간중간 보이는 빈 면지에 나의 '어떤 날, 수목원' 산보 이야기를 채워 넣어야 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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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 뜨인돌 그림책 63
안데르스 홀메르 지음, 이현아 해설 / 뜨인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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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없는 그림책이다. 책의 표지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매서운 눈빛의 물소가 파이프담배를 물고 있다. 파이프담배에서는 표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녹색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으며, 위협적이다. 위협적이고 매서운 물소 앞에 작고 힘없으며 더러 슬퍼보이는 아이가 꼳꼳히 서있다. 아이는 왜 물소와 대면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시간』 은 스웨덴의 작가 안데르스 홀메르 본인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그림은 '이별'을 그리고 있다. 삶을 알아가야 할 아이는 닥쳐온 죽음의 이별이 버겁다.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슬프다. 아이는 고양이를 앞세워 추억의 비행선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깊고, 높고, 어둡다. 여행에서 수집한 것들에서 각각의 정수를 뽑아내고 , 모아진 정수로 아이는 그림을 그린다.

주변의 물건들은 겹겹이 우리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 물건들은 때론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많은 걸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 물건을 대할 때 생각나는 얼굴, 생각나는 시간, 떠오르는 그때의 감정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물건이 품고 있는 시간이 누군가와 함께 만든 시간이라면 그 물건의 색, 향기, 모양까지도 특별해진다. 그리고 지금은 흐릿해진 그때의 감정을 되새기며 상대방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암소의 초록 연기는 위협이 아니라 깨달음의 향기였다. 남은 시간을 겹겹이 아픈 기억으로 채울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또다른 '우리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지 아이는 생각한다. 슬프지만 이별을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을 다시 채워가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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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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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99
이번에는 고국으로 향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아직 아돌프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겠지만, 그녀는 그가 혐오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는 표현주의자일 뿐 아니라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들과 가깝게 지냈다. 또 스스로도 유대인이었다.
여기에 공산주의만 추가하면 결점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으리라.


★거침없이 술술 읽힌다. 절대 교집합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서로 서로 연결되고 만나는 것이 억지스럽지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예술가를 꿈꾸며 국립미술아카데미에 지원까지 했었던 아돌프 히틀러가 프롤로그와  작품 중간중간 불쑥불쑥 등장한다.  그와 동시대의 인물이었던 화가 이르마 스턴도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색으로 그림을 그린  '이르마 스턴' 의 그림들은 당시에는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독창성이 뛰어났다. 

작품 속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들 대부분도  미술과 예술에  연관된 이들임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마사이 땅의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은 아들이 없어 안타깝고, 스웨덴의 인종주의자 빅토르는 어느 날 10대 소년 아들이 생겨 고민이다. 빅토르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미술 갤러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갤러리 소유주의 어린 딸 옌뉘와 결혼해야 한다.  그래서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아들 케빈을 아프리카의 초원에 사자밥으로 버리고 온다. 시간이 흘러 케빈과  옌뉘는 빅토르에게 받은 만큼 돌려줄 복수를 꿈꾸고 그들 앞에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간판이 보인다. 그들이 빅토르에게 어떤 복수를 진행할까? 상대가 가장 취약하고 아파할 것으로 진행되는 복수인데, 과연 빅토르에겐 어떤 복수가 효과적일지 궁금하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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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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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191
바르톨로메오는 감정이 심장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를 수 없었다. 대신 그는 "감정의 기원은 뇌에 있으며 그것이 심장에서 실행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이지도 갈레노스적이지도 않은 발상이었다.

● p. 219
전기 침이 찌를 때와 포식자에게 위협을 받을 때 고양이가 똑같은 쉿 소리를 내더라도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실험실의 분노는 거리의 분노와 같지 않다.

 분노가 건강에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던 서구에서는 분노를 다스리고, 분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의학이 학문 분야로 자리매김하면서 철학과 신학에 합류하게 되고 몸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다양하게 해석하게 된다.분노에 대해  신체적인 것이냐, 정신적인 것이냐, 뇌가 먼저 인지하고 심장이 반응하는 것이냐, 심장이 먼저 반응하고 뇌가 반응에 따라 인지하는 것이냐...등등 많은 연구와 이론이 넘쳐났다. 이론은 실험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책에서는 분노는 사회 구성원의 해석이며,  사회성이 형성되지 않는 대상은 사회가 해석한 것을  내재화하여 분노를 다루게 된다고 말한다(p.201). 결국 사회 속에서 통용되는 분노를 나도 모르게 학습하고 학습된 지점이 발생할 경우  분노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의 차이는 분노를 유발하는 지점과 분노를 인지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과 어떤 감정에서 그것을 '분노'라고 정의내리기는 어려운 것이다. 다양한 표정 맞추기 실험에서  분노로 분류한 표정을 실험자들이 서로 다르게 말함(p.206)으로 분노라는 감정이 하나의 지점으로 정의내리기 어럽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정우성 주연의 영화 <증인>이 떠올랐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자폐 소녀 지우에게 지우의 엄마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사진을 보여주며 감정을 학습시키고,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알려준다. 지금 생각하니 그 방법이 자폐 소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감정은 이분법적으로 분리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였다. 저자는 분노는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며, 그러니 감정 표현을 두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은 옳지않으며, '경직성'이  오히려 우리가 지양해야 할 자세(p.215)라고 말하고 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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