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기억’보다 중요한 ‘망각’의 재발견
스콧 A. 스몰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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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잊어야할까

스콧A.스몰 ㅣ 북트리거

 

어제의 내가 알던 사람어제 내가 했던 일들어제 내가 감동하고 전율했던 것들을 오늘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끔찍하고 슬플 것이다하지만 또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나를 힘겹게 하고 아프게 했던 사람비난 받고 창피 당했던 기억매일을 힘겹게 하는 상실과 아픔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면 다행이라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기억'도 양면성이 존재한다이 책 우리는 왜 잊어야할까』 는 '망각'에 대해 말하고 있다왜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인지기억하지 못함으로 인해 얻는 것은 무엇일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현대인들은 늘 기억에 대한 강박과 망각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며 살아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망각은 인체에 자연스러운 것이며 우리 정신이 잘 작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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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오면서 무엇이든 잘 기억하고기억한 것을 잘 끌어내어야지만 인정을 받았다그런 우리에게 '망각'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이 반갑기까지 한 걸 보면 기억하지 못함으로 인해 인정받지 못했던 기억들이 모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우리 몸이 망각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따라서 망각은 결함이 아니라 정상 과정이며 우리의 인지 능력과 창의력그리고 정서적 행복과 사회적 건강에도 이롭다그런데 우리는 정상적 과정에 역행하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고스트레스 받으며 괴로워했던 것이다.

 

예시로 제시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하나인 '서번트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기억의 소용돌이가 가져오는 힘겨움을 보여준다기계적 암기 능력을 선보이는 이들은 세부적 사항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않는다우리의 환경은 자고 일어나면 다른 세상이라고 말할 만큼 다양하게 변화하는 데 그 모든 변화들이 그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느껴진다고 한다내가 기억한 어제와 마주한 오늘이 다름을 그들은 매일 느끼게 되는 것이다그건 불안함을 야기시킬 것이다망각하지 못하여 괴로운 그들의 고통이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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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인류가 행하는 다양한 것들에 대해 평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자연스럽게 몸이 겪는 과정이라면 과도하게 역행하려 노력하며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내가 행할 수 있는 것들을 찾음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싶다우리의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것들 중 '망각'에 대해 이해하게 되어 의미있는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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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말리
에르베 르 텔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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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군상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지고 세 달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자신을 돌아본다? 기발한 상상의 멋진 작품인 듯..게다가 콩쿠르 수상작가의 작품이라는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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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글쓰기 -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와 문장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명숙 옮김 / 북바이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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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글쓰기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들 ㅣ 박명숙 엮고 옮김 북바이북

 

 

'여성의 권리'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이다그리고 '버지니아 울프'를 생각하면 영화 '디아워스'의 버지니아로 완벽하게 분장한 니콜 키드먼의 슬픈 얼굴이 떠오른다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다양하게 사유하고 표현했던 그녀의 글들은 그래서 더 비장하고 슬프게 느껴진다.

 

마음을 사로잡는 민트색 표지의 여성과 글쓰기』 는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7편과 문장들을 한 권의 담은 책이다. [자기만의 방]을 포함해 함께 실린 여섯 편의 에세이 모두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그녀의 성찰이 잘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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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의 중요한 역할을 한 정말정말 유명한 작품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가 풀어내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시대로 날아가 그녀를 바라보며 강연을 듣는 듯도 하고나란히 '옥스브리지'의 잔디밭을 거니는 듯도 하다.

 

버지니아는 강연에서 실체가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다.지어낸 이야기 속 그녀도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낚시 중 물고기가 찌를 살살 건드리듯 복잡미묘한 깊은 생각에 빠진 그녀는 자신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오는 누군가를 알아채고 놀란다그가 미친 듯이 그녀를 향해 돌진해 달려온 이유는 그녀가 서 있는 가상의 학교 옥스브리지의 잔디밭이 대학 내 연구원이나 학자에게만 허용된 공간이기 때문이었다곧 남성에게만 허용된 공간이라는 것이다그녀는 도서관에서 한 번 더 입장 제지를 당한다도서관에 여성이 입장하기 위해선 대학의 연구원과 함께 오거나 소개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그녀는 옥스브리지의 도서관에 저주를 퍼부으며 다시 생각한다도대체 이 공간이 하나의 성에게만 허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들에게는 육아와 일은 병행하기 힘든 것이므로 사회가 여성에게 더 요구하는 육아에 매진하게 된다그들이 매진한 육아로 인해 키워지는 남성들이 인정받고 존중 받는 것은 결국 여성이 자신의 일을 포기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면 어떤 공간에 들어가는 것을 제지 받는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그런데 더 서글픈 일은 만약 그녀가 육아를 포기하고 일을 하여 막대한 재산을 모아 대학과 도서관의 초석 아래 기부했으면 어떠했을까 라는 상상 자체가 무의미함을 넘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이 시대의 여성은 돈을 버는 게 불가능했으며벌더라도 그 돈의 소유가 법적으로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런 상황에 누가 육아와 일 사이에 일을 선택하겠느냐는 말이다.

 

영국의 위대한 작가 셰익스피어가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건강과 돈집 같은 물질적인 것이 연결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버지니아는 해석한다당시의 여성들은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져 자신의 의지에 따라 무언가를 결정할 수가 없었을 만큼 하찮은 존재였다배우자 선택은 물론 글을 쓰겠다는 의지를 결정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게다가 여성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는 관습이 존재했기에 그녀들의 피에는 익명성이 흐르게 된다조롱의 대상이 되며글을 쓸 나만의 공간도 존재하지 않던 시대 어떤 여성이 온전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따라서 엘리자베스 시대 여성의 글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여성들에게 다양한 주제를 쓸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는 '자기만의 방'만 있다면 모든 기회가 제공되었던 남성들 만큼 여러 분야의 멋진 작품들을 쓸 수 있었을 거라고 그녀는 자신한다나도 그녀의 의견에 동의한다남성과 어느 정도는 동등해진 21세기를 살고 있는 여성 작가들의 뛰어난 기량과 활약만 보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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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직업

 

버지니아는 자신의 직업을 문학이라고 하면서글쓰기는 고상하고 무해한 직업이라고 말한다그녀는 '무언가'를 쓰고자신이 쓴 글로 보수를 받기 위해서 자신은 '가정의 천사'를 죽였다고 말한다그녀가 죽인 '가정의 천사'는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아마도 집안 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수동적이고그림자 같은 역할을 하는 여성의 모습을 은유한 것이 아닐까한다.

 

이제 '가정의 천사'를 죽인 젊은 여성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자신에 대해 써내려 갑니다자신의 신체자신의 열정자신의 경험에 관한 것을 써내려 가다 그녀는 문득 남성들은 의식하게 된다나의 글을 본 그들이 내릴 시선과 평가에 그녀는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게 된다그녀가 쓰기를 다시 시작하려면 극복해야 할 편견들이 아직 많다.

 

이제 여성들 앞에 '가정의 천사' ,'유령과 장애물'이 사라지고,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었다하지만 아직 그 방은 텅 비어 있다방을 어떤 가구와 장식으로 채우고다른 이들과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느냐에 따라 그녀들의 방은 서로 다른 색을 가질 것이다다양한 색의 다양한 방이 존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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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는 수록된 버지니아의 훌륭한 에세이들에는 '여성과 여성이 쓴 픽션혹은 '여성과 여성에 관해 쓰인 픽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여성이 여성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성에 대해자신이 가진 성을 바라보는 또다른 성의 시선에 대해자신의 성에 대한 사회의 평가에 대해 돌아보고고찰하고이끄는 그녀의 문장들은 같은 성을 가진 나에게 보물처럼 소중하게 느껴진다곁에 두고 천천히 깨달으며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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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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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이용재 ㅣ 푸른숲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회사에서 일했던 이력이 있는 저자 이용재의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는 본격 '식재료 에세이'이다독특하다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음식 만드는 법만 찾았던 나에게 뒷통수를 제대로 친 책이다왜 여태 몰랐을까정말 맛있는 음식은 잘 고른 식재료에서 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말이다요리를 시작하려는 모든 사람들과 요리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책은 7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다각 챕터는 향신료채소육류와 해산물과일달걀과 유제품곡류로 구분된다이 책이 특히나 독특하고 좋은 이유는 좋은 식재료를 구분하는 방법은 물론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대체 가능한 식재료를 제시하기 때문이었다.

 

꼭 요리책 레시피에 제시된 재료가 정답은 아닐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준 시간이었다언제나 레시피에 제시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요리 자체를 포기하게 했던 만큼 음식 만들기가 생각만큼 까다롭거나 형식적이어지 않아도 됨을 일깨워주었다.

 

▣ 얼음

모든 얼음은 똑같지 않다냉장고에 딸려 나오는 틀에 물만 담아서 얼리면 얼음이 되기는 하지만 음식에 사용하기에는 빨리 녹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그러면서 저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얼음이 강도와 투명도 면에서 훨씬 좋으며 가격면에서도 부담이 없으니 이용하라고 적극 권하고 있다. (p.45) 융통성있고 현명한 저자의 자세가 마음에 든다얼음을 이야기하며 '세상만사 타이밍'을 말하는 저자의 인문학적 접근도 글을 읽는 맛을 재미나게 해준다.

 

▣ 식초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식초는 신맛 뿐 아니라 짠맛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그래서 소금 대신 활용하면 맛이 화사해지며 소금의 사용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p.53) 언제나 염분을 많이 섭취하고 나면 입속에 남아있는 짠기 때문에 불쾌한 기억이 있는 나에게는 기발한 정보가 아닐 수 없었다짠맛은 균형이 중요하다덜 넣으면 음식의 맛을 느낄 수가 없고 너무 많이 넣으면 음식의 맛 전체를 압도해 버리기 때문이다하지만 언제나 난 고놈의 짠맛의 균형을 맞추기가 힘들었다하지만 이젠 나에게 '식초'라는 새로운 짠맛이 생겼으니 당장 음식에 도전해보아야겠다.

 

▣ 가지

보라색이 매혹적인 가지는 사시사철 어디서나 살 수는 있으나 조리가 만만치 않은 채소다저자는 가지가 조리가 만만치는 않지만 어떻게 조래해 먹어도 맛있는 채소라고 한다그의 문장으로 표현된 가지는 눈치가 빠르고어느 채소와도 잘 어울리는 인싸이다그렇다고 호락호락하지는 않다잠재력은 뛰어나지만배려하지 않으면 일을 그르치는 가지그러니 약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단다.(p.94) 나도 가지와 친해지려 한다그리고 곧 친해질 것 같다가지와 친해지기 위해서 수분과 공기에 대한 저자 이용재의 조언만 따르면 될테니 말이다.

 

▣ 달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아침 식사 장면이 저자는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나에게는 첫사랑과 티모시 샬라메로 기억되는 영화였는데음식 평론가인 저자는 확실히 음식에 초점이 맞추어지는가 보다콜바넴의 장면을 회상하며 언급된 반숙으로 계란 삶기 팁과 '에그컵에 대한 정보는 꼭 따라하고 싶게 서술되어 있다찌고 삶고 부치는 세 가지 요령으로 달걀을 평생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익힌 것만으로도 유용한 읽기였다.

 

식재료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생각을 통해 식재료음식요리에 대한 나의 지식이 저자의 방식대로 표현하자면 여러 '자밤추가되어서 유용했다맛있게 먹기와 건강하게 먹기는 식재료을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일 것이다매일 만나는 대상이었지만 그들이 어떤 특성과 취향을 가지고 있었는지 잘 몰랐었단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음식은 '아는 만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제라도 제대로 그들이 가진 다양한 맛을 즐겨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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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 새소설 11
류현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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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질긴 족쇄가장 지긋지긋한 족속가족

류현재 장편소설 ㅣ 자음과모음 ㅣ 새소설11

 

◑ p.10

언제부턴가 아내와 나는 어느 자식이 더 나쁜 놈인지를 놓고 다투었지만 하도 경쟁이 치열해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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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다잔인하고기괴해서가 아니라 사실적이라 충격이다그리고 서글프다그렇게 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으로 치닫기에 서글프다가장 질긴 족쇄가장 지긋지긋한 족속가족』 은 가족의 이야기이다또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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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딸 은희는 이혼녀이다그녀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대한민국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며 살아가는 것은 녹록치 않다경제적으로는 물론 타인의 시선으로 부터 받는 상처 때문에 그녀는 더 힘겹다힘겨운 그녀를 더 서글프게 한 것은 비빌 언덕이 되어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부모였다부모로 부터 받은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뇌졸증으로 쓰러지게 된 엄마의 병간호를 시작으로 두 노모를 모시게 된다처음엔 모두를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자신과 아들에게는 든든한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고병들고 늙은 부모를 모시는 것은 자식으로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부모들은 더이상 그녀가 어릴 적 알던 인자하고강인하고 고상한 부모가 아니었다땅에 떨어진 자목련 꽃처럼 추함이 더 강한 사람들이 되어 있었다.

 

소중하고 아낄수록 '거리'를 두라는 말이 있다인간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아름다움과 추함은 서로 등을 붙이고 가까이에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또한 인간의 모습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척에 두려함은 사랑스러운 모습과 함께 치부와 보고 싶지 않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선택해야 한다추함을 참아낼 것인지서운함을 던져줄 것인지를 말이다그걸 하지 못해 은희는 괴로웠던 것이다그렇다고 힘겨움을 넘어 저주를 퍼부어댔던 은희의 심정을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또한 나의 부모를 은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날이 올까봐은희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게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적당한 거리두기를 연습함과 동시에 나의 거리가 이유가 있음을 대화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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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현창은희현기는 남매이다그들의 부모 영춘과 정숙은 아이들을 반듯하고멋지게 키웠다하지만 그들의 반듯함과 멋짐은 두 부모가 건재하고 건강할 때만 유효했다관계의 가치는 힘들 때 발휘된다고 본다힘겨울 때도 여전히 변함없이 유지되는 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큰 딸 인경은 맏딸로써 부모를 실망시켜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에 가족과 자신의 아픔을 나누지 못해 힘겹다둘째이며 장남인 현창은 의사가 되어 부모를 기쁘게 해드렸지만아내와 부모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갈등에 힘겹다세째 은희는 호기스럽게 부모를 모시겠다고 했던 말과 형제들이 자신에게만 부모를 맡겨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생각해 힘겹다막내 현기는 오랜동안 했던 고시공부를 접고 마주치는 세상과 부모의 무시에 힘겹다남매 모두 각자 힘겹고자신의 힘겨움을 감당하지 못해 부모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그들의 상황이 각자를 질식하게도 만들고옆에 사람도 숨막히게 만든다서로를 질기게 옥죄고지긋지긋함에 치를 떨며 도망가고 싶어지게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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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독자에게 경험하지 않은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내가 작품 속 인물의 상황에 처한 다면 어떻게 해야 현명할지 생각하게도 한다내가 포함된 나의 부모와 형제와의 가족내가 포함된 내가 만든 가족모두가 서로를 지긋지긋하고 힘겹다고 느끼지 않길 바래본다그러기 위해 좀더 진솔한 대화를 가질 것이며지나친 기대로 실망을 키우지 않도록 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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