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필사 - 나를 다시 꿈꾸게 하는 명시 따라 쓰기 손으로 생각하기 1
고두현 지음 / 토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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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필사]


[직접 써내려가는 마음]


[2015. 7. 17 ~ 2015. 7. 18 완독]


[토트 서평단 활동]






 서평단 활동은 책이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대략 1주일의 기간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마음필사>는 7월 말까지라 '책이 원하는 목표'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좋았다. 오랫동안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본 책인양 모든 귀퉁이가 닳아있는 모습의 하얀 책과 오랜기간 옆에 두고 써온 낡은 만년필이 어느 서재 책상에 올려져있는 모습의 '표지'가 눈에 띈다. (살짝 언뜻보기에는 '흰부분'만 책인 것 같으나 낚시이니 속지는 말자. - 바닥이 갈색 장판이라...  처음 봤을때 '뭐냐'했음)



<참나무>

 - 알프레드 테니슨 -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같이

내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 빛이 되고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이되어 서있는

저 발가벗은 힘을.


 <마음필사>는 천천히 공을 들여야하는 책이다. 책을 이루는 구성 성분의 대다수는 '아름다운 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강제로' 천천히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시'라는 항목의 도서에는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여러 책을 보다가 인용되어 읽을 수 있는 <시>의 아름다움은 '왜 내가 이토록 시를 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시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공들여 시의 단어를 하나하나씩 곱씹으며 마음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는데, 시한편을 읽을 때 마다 벽을 세우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번거롭다고 해야할까... 일반적인 소설은 3~4개의 구성을 동시에 상상하며 읽으면 되는데 시는 156개면 156가지의 상상을 해야되서 좀 피곤하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이다.


 이러한 '시를 읽는 방법'으로 차이로 찾아보지 않던 '시'라는 책을 보게 한 <마음필사>. 책에서 좋은 구절을 노트에 적는 것 이외에는 '뭔가를 끄적일 일'이 없는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어 고맙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은

서로 떨어져 서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로운 벗을 얻은 듯 하고,

예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오랜 벗을 만나는 것과 같다.























 



 단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삐끗하여 다른 글씨를 쓰거나 삐뚤빼뚤해지는 글자를 보며, 될수 있는 한 최대한 집중을 하여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 갔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글씨를 자랑하는 악필인데 '악필 중에서 덜 악필이다'라는 후한 평가를 내려준 가족...) 겨우 책의 일부분만 노트에 옮겨 적었지만 뿌뜻하다. (나머지 '시'는 서평이 끝난 뒤에 여유롭게 할 생각이다) 근래에 이렇게 정성들여 글씨를 써본일이 있는가? 한글자 한글자 힘을 주고 열심히 필사를 하는 동안에는 오로지 '나와 책'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 다른 일은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말이 있듯이 꾹꾹 눌러 쓴 '필사'를 보며 뭔가 후련한 느낌이 든다. 제일 첫장부터 묵묵히 그리고 꿋꿋하게 한글자씩 글씨를 써내려 갔다면 더욱 후련하지 않을까. 서평이 올라간 이후에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노트와 함께 꺼내두어 생각나면 한구절씩, 한단락씩, 그리고 하나의 시를 필사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 서평에서 언급된 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시만을 몇가지 추려서 올린 것이니, 당신의 마음에 드는 시도 책안에 많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글씨를 써보자.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나라는 책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고

 독서는 나라는 책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라는것이 나 생각)





<너의 자유로운 혼이>

- 푸시킨 -


너의 자유로운 혼이 가고 싶은 대로

너의 자유로운 길을 가라.

너의 소중한 생각의 열매를 실현하라.

그리고 너의 고귀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말라.

보상은 바로 제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네 자신이 너의 최고의 심판관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너는 제 자신의 작품을 심판할 수 있다.

너는 네 작품에 만족하는가?

의욕 넘치는 예술가여!

네가 황제다. 고독하게 살아라.



그때보다 지금이 괜찮은 건 그때는 몰랐던 걸 지금은 조금 알기 때문이다.

 그건 그때의 조금 못난 내 자신을 지금의 내가 껴안고 있기 때문이다.

 <끌림 中>



<길 中>

 - 김수영 -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찾기인데.


<옥중서한> 

- 서준식-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기란 쉽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면서 그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자가 온화하기란 쉽다.

그러나 속적없는 고립 속에서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악과 부정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적개심과 원한 없이 사랑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당신의 눈길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당신 마음속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천개의 지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을 여행하라.

그리고 자신이라는 우주의 대가가 되어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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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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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


[밝은 어둠의 길과 어두운 빛의 길]


[2015. 7. 15 ~ 2015. 7. 16 완독]


[문학동네 서평단 활동]






 문학동네 출판사가 TV에서 성행중인 '복면가왕'을 벤치마케팅하여 <복면소설>로 이름을 바꾸고 나를 설레게 했던 이벤트의 '전리품'. "프랑스 55만 9천부, 독일 27만 부, 이탈리아 10만 부 판매!", "유럽을 발칵 뒤집은 논쟁적 작가의 최신작!", "출간과 동시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베스트 셀러 1위!"라는 걸출한 수식어를 주고 '소설의 제목과 작가의 이름'을 맞추라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작가라면 '베르나르 베르베르' 밖에 모르는 나는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작가의 이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고 치고, '끊임없이 실현되는 암울한 예언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카산드라>라고 제목을 추측해 보았다.


 ... 반정도 읽었을까? 신간 도서 목록을 보다가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온 신작! <복종>'이라는 문구를 보고, '복면소설인데... 스포일러 당했네...'라는 서글픔이 지구 반대편에서 부터 몰려온다. 그러고 보니 '카산드라'라는 제목도 왠지 "카산드라의 거울"이라는 책에서 베껴서 생각한 느낌이 문득 들어 우울해 진다.


 


 


 자. 이벤트란 되면 좋은것이고 아니면 땡이지 상심할 필요가 있나. 다양한 독서를 하게 해주는 문학동네 출판사에게 감사의 인사나 보내자. 감사합니다. '왜 눈만 내놓았을까?', '두 눈과 눈 사이를 가로지르는 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몇 질문을 안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긴다. 


 부르카!? 확실하지 않아 검색을 해보았다. 이슬람권에서 히잡과 차도르는 전신을 가리고 얼굴을 내놓는 형태의 여성 의복. 부르카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 (눈 부분도 천으로 덧대어 잘 보이지 않는다). 책의 표지로 사용된 '눈을 드러낸 이슬람 여성 의복'은 "니캅"이라고 하더라. (출처 : 나무위키 검색 "부르카")



 보다 오랜전에는 사람들이 가족을 형성했다. 자녀를 출산한 다음에도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죽도록 일한 뒤에 그들의 창조주에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는 쉰이나 예순살 무렵, 통증이 찾아든 노쇠한 육체가 든든하고 금욕적이며 친숙한 접촉만을 필요로 할 때 남녀가 살림을 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p134


 당신은 모순덩어리 인간이야. p42


 이미 '복종'이라는 제목을 머릿속에 넣고 책 속으로 빠져들어가니 '인간의 끝을 보여주는 건가? 힘에 굴복하는 건가? 아니면 유혹?' 여러 단어가 내 주위를 빙글빙글 가운데, 1인칭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고, 안정적인 관계보다는 몸이 원하는 쾌락을 원할 때만 여자를 찾으며, 솔직하고 쿨하다.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하고, 학생을 꼬시기도 하며, 집안에 편하게 앉아 와인을 한잔 할 수 있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교수인 나. TV에서 나오는 선거 얘기는 스포츠 중계를 보듯 넘겨버리고 자신의 삶에 충실한다.



이번 학기가 절대 정상적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이죠. p103


 굉장한 정신적 진보를 이룩했으나 종교 권력이 인간의 교육권을 강탈한 순간, 더 할 수 없이 수치스러운 무지의 우둔함 속으로 추락했다. p129


 어느 날,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정치판'이 뒤집어 진 그날. 학교는 문을 닫는다. 새롭게 등장한 '이슬람 정권'은 그들의 상식에 따라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모든 것이 변한다. 정략결혼 / 일부다처제가 승인되고, 아이들은 율법을 교육받고 지켜야 하며, 율법을 지키지 않은 모든 이들은 '해고', '퇴직'이라는 명분 아래 '조용하게' 사라진다.



 제가 이슬람으로 개종할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p297


 '나'는 스페인으로 여행을 가서 자국에서 일어난 데모와 계엄을 TV로 접하나 무슨 상관이랴? 오늘 먹을 수 있는 한잔의 술과 아름다운 여인 한명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음을... 프랑스로 돌아오니 '나'는 충분한 해고 당한 상태이고, 학교에 남은 자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교수뿐이다. '나'는 수도원으로 간다. 그러나 수도원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없다. '나'는 프랑스로 돌아간다. "이슬람에 관한 열가지 질문"은 프랑스 전역에 히트를 치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나'는 개종을 한다.



 나의 학문적 삶이 끝났음이 점점 명약관화(明若觀火 : 의심할 여지없이 분명하다) 해졌다. p352

 조금은 이런 속으로 몇년 전에 내 아버지가 혜택을 입었듯. 내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었다. (중략) 후회할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을 터였다. p357

 내가 죽고 난 뒤, 홍수가 난들 무슨 상관이랴. -루이 15세-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IS  = 이슬림' 이라는 편견이 한국에서 강하기 때문에, 책의 전반을 퀘뚫는 '기독교의 사멸'과 '이슬람의 시대'에 대해서 초첨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건 '종교'에 관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의 '나'는 현실의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교수라는 직군에 있으니 흔히 알고 있는'지식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나'가 행동하는 모든 행동은 누구나 납득가능할 정도로 '평범'하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사랑을 갈구하며,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중에 '역사의 소용돌이'라고 불릴 정도의 큰 일이 될지라도 '먼 발치에서' 일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평범한 사람.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 도망간 스페인, 수도원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없었던 '나'는 결국 돌아와 모든 것에 굴복하고 평안해 진다. 이익을 쫓아 자신의 안위를 위해 평생 자신과 함께 해온 기독교를 버리고 이슬람교로 개종을 했으며 마지막에는 '어쩔수 없는' 일인양 스스로에게 마음의 면죄부를 준다.


 씁쓸하다. 과연 현실의 '나'는 모든 풍요를 마다하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 이제까지 겪어 보지 못한 유혹을 돌보듯할 수 있을까?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에 다다랐을 때,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단칼에 자를 수 없다. 역사는 승자의 것. 양육강식. Winner takes All. 등등 이미 스스로에게 '핑계'를 주고 있는 내가 무섭다. 변해갈 내가 무섭다. 


 제발, 제발. 그런 날이 온다면... 따뜻하고 밝은 어둠의 길에서 벗어나 차갑고 어두운 빛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이슬람에 관한 책 속상식>


 '소수의 율법'이란?

 정교분리와 이슬람 진영이 서로의 근본적인 원칙을 해치지않는 범위에서 공존하도록 절충한 율법.


 '지하드' 란?

 이슬람 원리와 이슬람교 전파를 위해 벌이는 투쟁. '폭력적 or 평화적'인 두가지 방법이 있다.



<못다한 책 속 한마디>


아이들을 장악하는 자가 미래를 장악한다.


평범하고 늙직한 남자한테서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할만한 무언가를 찾아냈던 것이다. p230


그녀는 봉건 군주와 같은 권력을, 막강한 힘을 지녔다. 하지만 나는 그녀와 연결된 끈을 서서히 놓쳤고, 그녀는 벤치에서 쪼그라들고 위축된 채 웅크리고 있는 나를 남겨두고서 수세기 전의 시공간 속으로 멀어졌다. 삼십분 남짓 지났을 무렵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령이 완전히 사라진, 소멸된 운명의 손상된 몸뚱이만 남은 채로. 나는 슬픔에 잠겨 계단을 다시 내려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p201


나는 실질적인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았으면서, 자리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심지어 존경까지 받는 세계의 일원이었다. 물질적 측면에서도 불행할 거리가 없었다. (중략) 그럼에도 나는 자살을 분명히, 가깝게 느꼈다. p245


다시 나의 동족들 틈으로 귀환한 것이 조금도 기쁘지 않다. p261


인류 문명사의 최고봉이었던 그 유럽은 불과 몇십년 만에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p306



<책 속의 책>

1. <O이야기> 

+  이 리뷰는 문학동네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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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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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포 아이 고(before i go)]


[사랑, 끊어낼수 없는 마지막 연결고리]


[2015. 7. 14 ~ 2015. 7. 15 완독]


[아르떼(arte) 서평단 활동]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비포 아이 고>.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세상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비밀 선물!"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약간의 예상을 해보자면 '어떠한 일에 휘말릴 여주인공이 자신이 온몸을 다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자신의 사랑의 조각을 떼어내고 새로운 사랑의 조각을 끼워넣는 로맨스' ... 정도로 생각이 된다.


 책에 빠져보려고 책의 표지를 외지를 만져보니 벨벳과 같이 보들보들하다. 다른 책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라 표지를 한참 만져보다가, 연악해보이는 가녀린 몸과 지쳐보이는 하얀 얼굴, 그리고 그윽한 눈매에서 '자신의 사랑을 잘라내는' 강단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책을 감싸고 있는 외지가 독서 중에는 걸그적거려 벗겨내니 응? 의자에 앉아 있던 여인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이것으로 '어떠한 사건'이 발생해도 결국 여주인공은 <죽음>에 이른다는 서글픈 사실을 먼저 알고 책장을 넘긴다.





 

  

 잭을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 '암의 재발'이란 충격적인 사실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까짓 암. 별거아냐!


작은 종양일 뿐이야. 항암 치료는 하지 않아도 될것이야! 

'생존률 20%', '남아 있는 기간은 4개월에서 6개월'. 

'나는 엄마가 되지 못할 것이다.'



... 암 재발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모든 것이 얼마나 빨리, 아무런 경고도 없이 한순간에 엉망이 될 수 있는지 놀랍다. p289


호수에 던져진 무거운 바위처럼 그녀의 마음은 아래로... 아래로 가라 앉는다. 남의 얘기를 전하듯 무덤덤하게 전하는 '암의 재발' 소식에 모든 슬픔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을 보는 양 서글픈 미소를 보이는 잭. 내가 없으면 어떻하지? 팬티도 제대로 못챙지는 잭.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잭. 매일 양말을 침대 옆에 벗어두고 치우지 않는 잭.


...


나의 잭. 

나만의 잭.

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왜 나를 참아줘?"

"당신 코웃음 있잖아", "엄청 섹시하거든"


  한발자국씩 다가오는 죽음에 데이지가 겪는 '격렬한 감정'을 읽으며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우울해졌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를 밀어내는 그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깟' 암을 뒤로하고 집에 부족한 물건을 사다 놓고, 집을 수리하기 위해 업자를 알아보기도 했으며, 잭과 함께 나누는 사라져가는 그녀의 일상이 슬프다.


 "하지만 그것을 돌려보낼 수는 없는 일"(p122).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손길에 온몸이 노랗게 변하기도 하고, 오한이 들기도 했으며, 정신을 잃기도 한다. 데이지는 잭을 생각한다. 그녀의 모든 것. 그녀가 사랑하는 데이지의 잭. 



깔끔하게 갠 티셔츠처럼, 하나하나의 추억을 머릿 속 슈트케이스에 나란히 정리해 넣는다.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가져가려고. p199


 삶의 마지막 남은 일처럼 앞으로 비게 될 자신의 자리를 채워 줄 <잭의 그녀>를 찾기 시작하는 데이지. 인맥, 인터넷 만남 사이트, 발품을 팔아가며 자료를 수집하고 '잭에게 어울릴 그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사람도 아니도, 저 사람도 아니다. 잭의 그녀는 어디에 있는거지?



난 당신 밖에 없어. -잭-


  데이지의 시선을 통해 죽음의 문턱에 서있는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모두 느끼기 해주며 <잭과 데이지의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 <비포 아이 고>. 표지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신의 곁으로 떠나게된 데이지 였지만, 책 사이사이에 삐져나오는 우울한 감정을 엄마, 친구, 잭의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살다간 그녀는 웃으며 마지막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넘치는 사랑, 흘러 넘치는 충만함. 그리고 ... 왠지모를 서글픔.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준 책. 하아.. 로맨스를 읽으면 읽는 뒷맛이 씁쓸하구만! 



 그리고 데이지가 어디에 있든, 웃고 있기를 바란다. p412


+  이 리뷰는 아르테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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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 - 그래도 사랑해야 할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법
이나미 지음 / 예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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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


[칼과 눈물]


[2015. 7. 11 ~ 2015. 7. 13 완독]


[예담 서평단 활동]




-서홍관-


나에게도 꿈이 있지.


논두렁 개울가에

진종일 쪼그리고 앉아


밥 먹으라는 고함소리도

잊어먹고


개울위로 떠가는

지푸라기만

바라보는


열다섯

소년이 되어보는

 

 책의 전반적인 흐름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양.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법"이라고 쓰여있어서, '곧 깨어질 것 같은 살얼음판을 지나가고 있는 위기의 가족'에 대한 모습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자!'라는 줄 알았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맞으면서 아니였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형성되어온 '가족'이라는 명칭의 의의와 형태, 그리고 풍경은 과거분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단순한 부족을 이루다가 마을을 형성하고, 마을 내부의 사람끼리 관계를 맺으며 대가족이라는 형태가 새롭게 등장했다가, 근래에 들어서는 4인가족, 2인가족, 심지어는 1인가족의 등장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는 일례라고 본다.



나는 이기적이지 않을까?

감촉여행

-함민복-


도시는 딱딱하다

점점 더 딱딱해진다.

뜨거워진다.


......


뭐 좀 말랑말랑한 게 없을까.


길이 길을 넘어가는 육교 바닥도

척척 접히는 계단 길 에스컬레이터도

아파트 난간도, 버스 손잡이도, 컴퓨터 자판도

빵을 찍는 포크처럼 딱딱하다


메주 띄울 못 하나 박을 수 없는

쇠기둥 콘크리트 벽안에서

딱딱하고 뜨거워지는 공기를

사람들이 가쁜 호흡으로 주무르고 있다.



 놀랍다.

단순히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편지의 형태로 진행되는 전개를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면서 읽어나갈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시어머니와 여자친구, 부모와 자식,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모와 사위, 형제자매, 자식과 부모 등의 '여러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소통, 비교, 취미, 태도 등의 영역까지 다룬다. 하여 책 속의 사건들이 '내가 겪어봤던 일' 아니면 '앞으로 겪을 가능성이 높은 일'이 되어버려 느긋하게 앉아서 보다가 책상과 노트, 펜을 옆에 가져다 놓고 각잡고 보게 만든 책.



타의에 의해 강요된 삶을 사는 사람과 스스로의 내적 동기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노예와 주인처럼 다르게 살 수 밖에 없다. p36


 그림자를 걷어내고 그 그림자와 결별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인 것이다. p303


 마주보고 서있지만 정반대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시하며 손을 내미는 '대통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따스함과는 정반대로 '날이 서있는 편지'가 눈에 띈다. 같은 가족이라도, 이제 막 가족이 되었더라도, 오랜 기간 가족으로 살았더라도 ... '당장 내일 갈라선다'고 외쳐도 이상하지 않을 어느 편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당신과 나'의 편지. 당사자는 물론 3자의 입장이라도 어느쪽에 힘을 실어주기 힘든 <뜨거운 감자>를 지니고 있는 편지들. 


 여기에 책의 곳곳에 숨어있는 '책의 내용을 대변하면서도 대변하지 않는 멋진 시(詩)'가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뾰족한 날을 조금이나마 뭉툭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안심하고 있다가 만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늙은 부모'의 편지와 '죽은딸에게...', '죽은 남편에게...' 에서는 마음 한켠이 울컥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제길...)



남자의 마음에도 딱지가 앉는다. p58


단언컨대, 아버지 같은 남편, 어머니 같은 아내를 구하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결국엔 여러가지 방식으로 호되게 대가를 치르게 된다. p63


이제 대부분의 노인들은 자식들이 같이 살자고 할까봐 두렵다. p258


 칼과 눈물.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어 편지로 타인의 삶을 엿보는 일을 멈추고 감정을 추스려야 될 정도로 책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상처를 쓰다듬는 강인한 사랑, 가족이라는 끊을 수 없는 끈끈한 유대를 넘어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자", "정신적/ 육체적으로 진정한 독립이 필요하다" 등의 삶을 살아가는 주체성. 이것을 바탕으로 '가족과의 소박한 소통'과 '닮았으나 닮지 않은 가족에 대한 이해'를 격렬하게 전파하고 있는 책.


 결국, 가족이란 손을 마주잡는 것이지 기대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물론 가끔씩 가족이 나의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족은 평범한 누구나 얼마든지 가꾸고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물이기도 하다.

 

<난 미워할 시간이 없다네>

-에밀리 디킨슨-


난 미워할 시간이 없다네

무덤이 날 가로막고 있으니

내 인생 너무 가난해서

원한 따윈 버릴 수 있기에 


난 사랑할 시간도 모자란다네

사랑의 작은 수고들도

내겐 너무 큰일들이기에






<못다한 책 속 한마디>


1. 진정한 독립은 부모에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찾아 나가는 것이다. p29

2. 사람들 모두 각자가 달느 몫의 무게를 안고 태어나는 것 같다. p117

3. 미대레 저당 잡혀서 지금 너무 무의미고 재미없게 인생을 산다면 내 존재 전체가 불안할 것 같아. p129

4. 사랑은 거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5. 너희에게 욕하는 사람들의 말을 너희가 먹지 않았다고 사양을 한다면 그 욕은 그렇다면 누구의 것이냐? 너희 것이냐? 아니면 상대방의 것이냐? -부처-



<독방>

-이영광-


혼자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나는 믿었지만

행복 속에 안녕이 없네


나는야 뭉게구름 같은 숲 가녘에

안내인마냥 외따로 선

키 큰 소나무 한 그루 사랑했지만,

그 나무 오징어 다리 같은 뿌리 내놓고 길게 쓰러졌네


혼자 있는 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

한마디도 하지 않는 자

무엇이든 저지르고 마는 자이네


그의 몸은 그의 몸 이기지 못해

일어나지 않는 몸,

기필코 자기를 해치는 몸이네


이 독방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독방

현관문 열고

방문 열고 드르어서면

더 들어갈 데가 없는 곳에,

그러나 더 열고 들어가야 할 문 하나가 어디엔가

반드시 숨어 있을 것 같은 곳에


스러지지 않고

침묵하지 않고

기어다니지 않아도 되는

더 단단한 독방 하나, 나는 믹었지만


그 꿈 같은 감옥

불 켜면 빛 속으로 사라지고

지금, 타는 듯한 벌판에서 눈 감는 사람은

또다시 문밖에 누워 잠드는 사람이네

<사막>

-랭스턴 휴즈-


누구도

다른 이보다 나은 삶을 살지 않는다.


땅거미 지는 황량한 그곳,

땅을 기는 뱀조차

겁에 질려

모대를 헤맨다.


이 외로운 세상,

누구도

다른 이보다 나은 삶을 살지 않는다.



<본보기>

-헨리 데이비스-


거칠고 단단한 바위,

달콤한 꿀 찾을 길 없지만,

친구하나 없이 혼자서도

행복하게 앉아있는

나비 한 마리.

내 본보기.


이제 거친 내 잠자리 따위,

불평하지 않으리.


바위도 꽃처럼 사랑하는

행복한 작은 나비 한 마리처럼

인생의 기쁨을 노래하리.


+ 덧 이 리뷰는 예담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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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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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우리의 이웃은 안녕하신가요?]


[2015. 7. 8 ~ 2015. 7. 11 완독]


[열린책들 서평단]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음. 들어는 봤으니 읽어보지는 못했다고 해야하는게 정확하겠다. 도서관에 가서도 추천 도서를 참고하기 보다는 '직접 선별하여' 읽는 습관(or 고집)이 몸에 베여 있고, 눈에 보이는 대로 신청하는 서평단 활동으로 독서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으니까. (라고 말해보자!)


 서문이란 즐거움을 방해하는가 하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즐거움에 찬물을 끼얺고 호기심을 없애 버립니다. p10

 퓰리처 상 수상!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모두가 읽어야 하는 미국 고전 25선! ... 수많은 수상 경력과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나를 사로잡은 한마디는 '서문같지 않은 서문'(p10)의 구절 때문이다. 책의 난이도의 상하를 막론하고 '스스로가 생각할 여지'를 타인이 보고 3자의 생각을 말해주거나, 작가가 친절히 등장 인물을 설명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퍼 리'라는 작가가 마음에 든다. (실제로 책 리뷰를 마친 다음에 책에 관련된 설명을 읽으려 맨 뒷편은 보지 않았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책을 읽으려는 노력은 책의 맨 앞장에서 '19XX년대 미국의 상황'이라는 스포일러를 보아 실패하게 된다. 어쩔 수 있나. 단지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을 추스리며 <앵무새 죽이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할뿐...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p65


 미국 어딘가 메이콤이라는 작은 마을. 변호사인 아빠와 4살 터울의 오빠 젬, 나 스카웃. (풀네임은 생략하고 애칭/별칭으로 통일)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당신. 제법 두꺼운 책의 두께에 놀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단지 한손으로 들기에 묵직한 기분이 있을 뿐이지 내용은 흥미롭게 전개된다. 


 따로 노트에 정리를 해야될 정도로 멋진 명언을 툭툭 던지며, 남북 전쟁 후에도 남아있는 '흑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때문에 사형의 위기에 처한 남자를 위해 노력하는 멋진 아빠의 모습. 양손을 펼친 손가락의 갯수보다 적은 나이지만 그들의(화자의)눈에 비친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행동'에 물음표를 던지고 대신 분노하고 눈물을 흘려주는 '젬과 스카웃'의 성장기. 이렇게 크게 둘로 정리를 할 수 있다.


 고개를 높이 들고 주먹을 내려놓거다. 누가 뭐래도 화내지 않도록 해라. 어디 한번 머리로써 싸우도록 해봐...

배우기 쉽지는 않겠지만 그건 좋은 일이란다. p148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왜 미리 읽어오면 안되는지. 왜 '숙녀'처럼 행동하고 자라나야 하는지. 왜 아빠를 욕한 아이와 싸우면 않되는지.... 세상을 하나씩 둘씩 배워가는 스카웃의 눈을 통해, 하얀 백지와 같은 아이가 어떻게 백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나가는지, 그림을 그리는 도중에 아이(스카웃)의 손을 거드는 크고 작은 주변의 손들은 어떠해야하는지. 의문투성이 세상에 대해 아빠에게 당돌하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어느 아저씨의 집에 몰래 다가가는 탐험을 오빠 젬과 함께 하기도 하며 세상을 배우는 모습이 "나도 옛날에 저랬겠지..."라며 미소짓게 만든다.


 그저 아름답고 빛난다.



 우선 첫째, 삼촌은 나한테 내 입장을 말할 기회를 않주셨서요. 그 대신 곧바로 나를 나무라셨죠. 오빠랑 내가 싸울때, 아빠는 오빠말만 들어주는게 아니라 내 말도 함께 들어주시거든요. 둘째, 삼촌은 최고로 화가 날 때 말고는 절대로 그런 말을 써서는 안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프랜시스 머릿통을 박살내고 싶을 만큼 화가 났어요. p165


 욕은 모든 얘들이 거쳐야하는 한 단계야.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면 애들은 자연히 욕을 쓰지 않게 돼 있어. 하지만 성급한 성질은 그렇지 않거든. 스카웃은 분별력을 배워야만 해. p169

<책 속 인종차별을 드러내는 문구 中> 


 아빠가 깜둥이들을 변호한다고 떠들어 댔습니다. p146


 흑인들은 백이들이 2층으로 올라가기를 기다렸다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p304


 딜, 결국 그는 흑인이잖아. p368


 난 지금껏 어떤 배심원드르도 백인을 제치고 흑인이 이기도록 평결 내리는 걸 보지 못했거든. p386


 급히 도주하는 것도 깜둥이의 전형적인 행동이며, 아무 계획도 없이 도주하는 것도 깜둥이의 전형적인 행동이며, 아무 계획도 없이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기회를 보자마자 맹목적으로 도주한 것도 전형적인 깜둥이의 정신상태라는 거지요. p443


 누군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됐다.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군다. 이러다가는 우리라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지 모른다. p455


 따뜻한 아빠의 보살핌과 (3자의 입장으로 봐서) 훌륭한 교육 방식. 젬 오빠와 함께 성장하는 스카웃은 세상의 모든 행운을 거머쥔듯 하다. 이러한 "아이의 성장"이라는 산뜻한 분위기에, 은근하게 밀려드는 안개처럼 등장하는 "흑인 차별"이 <톰 로빈슨 사건>으로 전면으로 대두되며 책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다. 


 자신의 상상력으로 '이웃집 아저씨'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이웃집으로 '탐험'을 하기도 하는 아이의 깜찍함과는 대조적으로 강간, 폭행, 사형 등의 단어와 법정이라는 장소가 주는 위압감이 자아내는 분위기는 '그 당시에 겪었던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의 무거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고 본다.



 




 흑인과 관련된 문제만 생기면 왜 이성을 가진 사람들도 갑자기 미친것처럼 날뛰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단 말이야. p170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옳고 아빠가 틀렸다고 생각 하는 것 같아서요." (중략)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욕설은 그 사람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인간인가를 보여줄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는 못해. p207


 시작도 하기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p213


 특히, 좌중을 휘어잡는 젬과 스카웃의 아빠 <애티커스 핀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듯한 냉철한 이성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건함을 탑재하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여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게 한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따뜻하지..) 


 소설 속 흑인 차별로 대표되는 <인종차별>을 우리는 하고 있지 않은가? 과거 나라를 위해 머나먼 타국으로 날아가 외화를 벌어 고향으로 보낸 어르신의 고충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외국인이라고 배척하고 막말을 일삼는 무심한 행위에 오버랩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인가? 무엇이 인간을 동물과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가? 1%의 DNA가 만들어낸 외형상의 차이가 "인간의 계급"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어야 하는 건가? (... 1%도 어마어마 하긴하다. 드립은..치지 않도록 하지)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도 하지 못할 일을 아빠가 하고 계신다는 거지. p220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화가나는 거지.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바꿔 놓을 수 없어. 그들 스스로 배워야 하거든. 그들이 배우고 싶지 않다면 입을 꼭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처럼 말하는 수밖에. p237


 인간의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그 알량한 허구를 지켜나가려는덴 찬성할 수 없어. p275


 난 그런거 손톱만큼도 상관 안해. 그런 식으로 대하는건 옳지 않아. 옳지 않다고. 어느 누구도 그런 식으로 말할 권리는 없어. p368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흑인은 거짓말을 하고, 또 어떤 흑인은 부도덕하며, 또 어떤 흑인에게는 여자를 맡겨 둘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 전체에 해당하는 진리이지 어느 특정한 인종에만 적용되는 진리는 아닙니다. p378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새롭게 나온다. 새롭게 단장한 <앵무새 죽이기> 표지를 이어주는 <파수꾼>의 책갈피를 통해서, 전작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책이 되리라 전세계 독자들은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아마 내 손에 들어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꼭 읽어보고 싶기에 기억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을 "위시리스트"에 고이 간직하리라.



+ 덧 하나, 글씨가 작은 것 같아 10포인트로 키웠는데 가독성이 좋은신지?

+ 덧 둘, 이 리뷰는 열린책들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 속 "못다한" 한마디>


1. 여자는 햇살처럼 행동해야 한다.

2. 난 그들에게 구실을 주려는 거야. 사람들은 구실이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지. p371

3.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어. 전에도 그랬고, 오늘 밤도 그랬고, 앞으로도 또 다시 그럴거야. 그럴때면 오직 애들만이 눈물을 흘리는 것 같구나. p393

4. 우리는 보통 우리 수준에 맞는 배심원을 갖기 마련이거든. p409

5. 왜 부 래들리가 지금까지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말이야. 아저씨가 집안에 있고 싶어하기 때문이야. p420

6. 박해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거란다. <편견>말이야. p425

7. 젬은 다른 누군가를 쳐다보기 전에 나를 먼저 쳐다본다네. p504

8. 아빠의 말이 정말 옳았습니다. 언젠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p514

9. 스카웃, 결국 우리가 잘만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 멋지단다. p517


<사진 출처>

1. http://joiimg.tistory.com/92

 (아이 그림)

2. 구글 이미지 검색 "역전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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