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필사 - 나를 다시 꿈꾸게 하는 명시 따라 쓰기 손으로 생각하기 1
고두현 지음 / 토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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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필사]


[직접 써내려가는 마음]


[2015. 7. 17 ~ 2015. 7. 18 완독]


[토트 서평단 활동]






 서평단 활동은 책이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대략 1주일의 기간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마음필사>는 7월 말까지라 '책이 원하는 목표'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좋았다. 오랫동안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본 책인양 모든 귀퉁이가 닳아있는 모습의 하얀 책과 오랜기간 옆에 두고 써온 낡은 만년필이 어느 서재 책상에 올려져있는 모습의 '표지'가 눈에 띈다. (살짝 언뜻보기에는 '흰부분'만 책인 것 같으나 낚시이니 속지는 말자. - 바닥이 갈색 장판이라...  처음 봤을때 '뭐냐'했음)



<참나무>

 - 알프레드 테니슨 -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같이

내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 빛이 되고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이되어 서있는

저 발가벗은 힘을.


 <마음필사>는 천천히 공을 들여야하는 책이다. 책을 이루는 구성 성분의 대다수는 '아름다운 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강제로' 천천히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시'라는 항목의 도서에는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여러 책을 보다가 인용되어 읽을 수 있는 <시>의 아름다움은 '왜 내가 이토록 시를 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시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공들여 시의 단어를 하나하나씩 곱씹으며 마음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는데, 시한편을 읽을 때 마다 벽을 세우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번거롭다고 해야할까... 일반적인 소설은 3~4개의 구성을 동시에 상상하며 읽으면 되는데 시는 156개면 156가지의 상상을 해야되서 좀 피곤하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이다.


 이러한 '시를 읽는 방법'으로 차이로 찾아보지 않던 '시'라는 책을 보게 한 <마음필사>. 책에서 좋은 구절을 노트에 적는 것 이외에는 '뭔가를 끄적일 일'이 없는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어 고맙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은

서로 떨어져 서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로운 벗을 얻은 듯 하고,

예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오랜 벗을 만나는 것과 같다.























 



 단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삐끗하여 다른 글씨를 쓰거나 삐뚤빼뚤해지는 글자를 보며, 될수 있는 한 최대한 집중을 하여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 갔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글씨를 자랑하는 악필인데 '악필 중에서 덜 악필이다'라는 후한 평가를 내려준 가족...) 겨우 책의 일부분만 노트에 옮겨 적었지만 뿌뜻하다. (나머지 '시'는 서평이 끝난 뒤에 여유롭게 할 생각이다) 근래에 이렇게 정성들여 글씨를 써본일이 있는가? 한글자 한글자 힘을 주고 열심히 필사를 하는 동안에는 오로지 '나와 책'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 다른 일은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라는 말이 있듯이 꾹꾹 눌러 쓴 '필사'를 보며 뭔가 후련한 느낌이 든다. 제일 첫장부터 묵묵히 그리고 꿋꿋하게 한글자씩 글씨를 써내려 갔다면 더욱 후련하지 않을까. 서평이 올라간 이후에서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노트와 함께 꺼내두어 생각나면 한구절씩, 한단락씩, 그리고 하나의 시를 필사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 서평에서 언급된 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시만을 몇가지 추려서 올린 것이니, 당신의 마음에 드는 시도 책안에 많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글씨를 써보자.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나라는 책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고

 독서는 나라는 책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라는것이 나 생각)





<너의 자유로운 혼이>

- 푸시킨 -


너의 자유로운 혼이 가고 싶은 대로

너의 자유로운 길을 가라.

너의 소중한 생각의 열매를 실현하라.

그리고 너의 고귀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말라.

보상은 바로 제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네 자신이 너의 최고의 심판관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너는 제 자신의 작품을 심판할 수 있다.

너는 네 작품에 만족하는가?

의욕 넘치는 예술가여!

네가 황제다. 고독하게 살아라.



그때보다 지금이 괜찮은 건 그때는 몰랐던 걸 지금은 조금 알기 때문이다.

 그건 그때의 조금 못난 내 자신을 지금의 내가 껴안고 있기 때문이다.

 <끌림 中>



<길 中>

 - 김수영 -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찾기인데.


<옥중서한> 

- 서준식-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기란 쉽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면서 그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자가 온화하기란 쉽다.

그러나 속적없는 고립 속에서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악과 부정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적개심과 원한 없이 사랑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당신의 눈길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당신 마음속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천개의 지역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을 여행하라.

그리고 자신이라는 우주의 대가가 되어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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