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샘터 2015. 10月]


[나와 당신이 만들어갈 이야기]


[2015. 9. 15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한달이 지나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반기는 잡지 <샘터>. 부제가 "때 아닌 방황"이라 그런지 이번에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은 많은 부분이 '회사'나 '일'에 집중되어 있음을 느낀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회사라는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다이나믹하지만 다이나믹하지 않은 일들. 눈치를 안보는 것인지 못보는 것인지, 때때로 상사나 선배의 발언에 태글을 걸어오는 후배의 당돌함. 자신은 열심히 하고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무조건 잘못됬다고 타박을 하는 동료 등.


 모든 것은 각자가 쌓아온 것이 '다른'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관계' 속에서 나오는 불협화음이라 시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을 그런 것들에 대한 푸념을 나에게 들려 준다. 나의 상식이 남의 상식은 아니듯, 내가 가진 진리가 남에게는 진리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지만... 역시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어느 시대를 가도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평생을 '기생충'만을 바라와온? 기생충학자 서민의 기생충 사랑은 여전하고 (취향은 존중하자), 나에게는 낡고 낡은 한자루의 만년필일지도 모르지만 만년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찬란한 보물. 딸의 치료를 위해 모든 수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한국으로 넘어왔지만 결국 치료하지 못하고 화장한 유골만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러시아 소녀의 이야기. 우연한 계기로 외국인 친구와 같이 살게된 한 사람의 흥미로운 동거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출판해주는 독립 출판 서점의 이야기도 잘 보았다.


 이 모든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특별하지만 평범한 이야기일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한명 한명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한권의 책이 되겠지. 인생의 마침표를 찍기 전까지, 내가 써내려갈 책은 어떤 이야기로 쌓아올리려나?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여기가 서울인지 이스탄불인지 모를 정도로 지리적 경계는 흐릿해졌고,

현지인과 이방인이라는 구분도 사라졌다.

p37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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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적당한 인생도 괜찮아!]


[2015. 9. 14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활동]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나요? 

매일 야근 하고, 수면 시간을 줄이고, 휴가를 미루고... 하루는 24시간 뿐입니다. 아무리 자지 않고 열심히 한들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 다음은 추락일 뿐입니다.

p158

 




 


 물개가 손?으로 머리를 괴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다. 책이 도착하자 마자 '표지가 귀엽다'며 얼른 보고 달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동생의 말에 차분하게 보고 있던 다른 책을 집어 던지고, (사실 좀 어려운 책이라... 냉큼!)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라는 책을 읽어 내려 갔다. 



 열심히 해도 꿈이 이루어 지지 않아.

이렇게 열심히, 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말이야 ... ...



<경향 신문 커버 스토리에 올라온 문구 : 그림 클릭시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헬조선'과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력'이라는 단어 드립이 뉴스에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금. 아마 '헬조선'이라는 드립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옥불반도'로 순화?하여 500년이나 나라를 존속시킨 조선에 대한 존경심?표하며 '앞으로를 알 수 없는 대한민국'에 대한 격렬한 비꼼이 극에 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해변에서 바늘 찾기 식의 얼마 없는 '올바른 일자리'과 '안정적인 직장'을 놓고 벌이는 감정싸움. 이런 싸움의 종류 중 하나가 '무엇을 하던 노력만 하면 다된다.'라는 표제일 것이다. (하도 입장이 극과 극을 달리니 더 이상의 사족은 붙이지 않는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지금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은 '어딘가로 몰리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별안간 직장의 자리는 없어질 것이고, 가족은 거리로 내몰릴 것이며,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평생 맛볼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 '성공한 사람의 인생이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는 유명한 말처럼, '성공'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열매를 따기위해 돌진하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자화상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봤다.


 AnyWay.




 '민간' 성격 리폼 심리 카운슬러로 활동하는 작가는 3자의 입장에서는 '잘나가는' 직업군에서 살고 있다가 스스로 '인생이 점점 망가져가는 느낌'이 들어 회사를 때려 치우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미 나에게는 나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는데,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데, 

p27


 우리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험'이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나'라는 사람의 모든 것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모든 일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아도, 억지로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남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지 못해도,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해도. 나의 존재가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바닥에 떨어져 밟히고 뭉개진 우리에게 '적당한 인생도 괜찮다.'며 손을 건네 온다. 





 귀여운 물개가 노니며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는데 기분은 좋다. 말그대로 힐링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를 해야되니 '아~ 아~ 치유된다.'라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무턱대로 '노력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할일은 하지만 '편집증 환자처럼 굴지는 말자'. 세상에 태어나 아름다운 것만 느끼며 살아가기도 힘든데 자꾸 축축 쳐지는 생각만 하지말고, 조금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자. 지금보더 조금 더 강인한 마음을 가져보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현실의 무거운 벽이 우리를 사로 잡을 때, 무작정 벽을 넘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기 보다는 잠시 멈추어도 좋다는 것, 벽 앞에 서있어도 괜찮다는 것. 돌아가도 된다는 것. 이러한 '태도의 변화'를 바라는 책이 아닌가 싶다. 









<못다쓴 책 속 한마디>


당신이 스스로를 먼저 인정하지 않으면 남들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마음가는대로 하자" p35


어차피 알수 없는 세상 긍정을 선택하자. p62


'아직도 부족해. 더 노력해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해야 해.' 능력과 지식과 재능을 익혀야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조건부 자신감>입니다. p79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비결-

1. 거절할 줄 알기.

2. 혼자 다 하지 않기.

3. 때로는 기꺼이 민폐를.

4. 남들에게도 나를 도울 권리를

5. 가끔은 대충대충

6. 맡길 때는 확실하게

7.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

8. 콤플렉스 드러내기

9. 나만의 규칙 깨보기

10. 좋은 사람 그만두기

11. 계획하지 않을 자유.



느릿느릿, 적당히, 대충대충.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그 틈안에서 숨쉬고 성장하는 겁니다. p114



'너무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나길 바랍니다.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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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션]


[★★★☆]


[생은 놀랍도록 끈질기다.]


[2015. 8. 29 ~ 2015. 9. 1 완독]









아무래도 나는 ㅈ됐다.

그것이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ㅈ됐다.

p14 

(ㅈ은 혹시나 싶어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던 꿈의 공간, 아무나 갈 수 없는 미지의 세상, 최고의 과학자들도 밝혀내지 못한 그곳, 우주. 전 세계를 통틀어 몇 십명 되지 않는다는 '우주인', SF 소설 속에서나 행성간을 손쉽게 오가며 다른 종을 만날 수 있을 것이지, 우리가 살아있을 때는 아마 '우주'라는 공간은 '꿈'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우주에 가보기를 소망하고, 우주에 직접가는 '우주인'이 되보기를 간절하게 바란 당신과 나에게 <마션>이라는 소설은 제법 흥미로운 질문을 한다. 행성을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화성'에 가서 탐사 활동을 벌이는 도중 뜻하지 않는 기상 악화로 탐사용 장비가 자신의 몸에 꼽히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동료들은 자신이 죽은 줄 알고 남겨둔체 화성을 탈출했다면? 지구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살아남을 수는 있을 것인가?


 여기 주인공 '마크'는 앞서 소개한 X같은 일을 모두 당한 행운아?가 여기에 있다! 정신을 차렸을 무렵 쳐다보기도 끔찍한 몸의 구멍에 동료들은 떠나고 수억 Km, 아니 상상하기도 힘든 거리에 혼자 남겨짐.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1년을 겨우 버틸만한 의식주에 지구와 연락할 방도는 요원함. 하지만 나, '마크'가 누구인가? 식물학자 겸 기계 공학자 아닌가! 공돌이의 힘을 보여주지!





30일 화성일째. 

흙에 영양분을 공급할 박테리아를 자신의 똥에서 추출했다.



36일 화성일째. 

넘치는 수소를 이용해서 감자를 키울 물을 연성했다. (갑자기 강철의 연금술사가 생각난다.)

수소폭발.



드디어 나의 계획이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끝내주게 말이다!

드디어 살 수 있는 가망이 생겼다.

p65


37일 화성일째.

망했다. 난 이제 죽었다.



66일 화성일째.

'시리우스 Ⅰ' 작전.



오늘은 힘을 많이 썼다. 온전히 한끼 식사를 할 자격이 있다.

p83


82 화성일째.

'패스파인더'를 찾았다.



96 화성일째.

드디어 지구와 연락이 되었다.



보고 있나, 닐 암스트롱!?

p243


119 화성일째.

에어로크 파손. 

막사 파손.

소중하게 키우던 감자 전멸.

구조선 실패.



내 견장을 보니 내가 대장이었네. 가만히 앉아 있어. 우리가 데리러 갈테니까.

578


449 화성일째.

지구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

나는 오늘 스카아 파렐리로 출발한다.



505 화성일째.

MAV도착. 개조 시작.



549 화성일째.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발사 카운트.

3

2

1


.

.

.


발사!




"꺼져"

그가 밑에 있는 행성에게 말했다.

p567



 화학, 식물학, 컴퓨터 공학, 지질학, 기계 공학. 이 소설은 마치 공돌이를 위한 SF 판타지. 화학결합이 어떻게 되고, 화성흙의 성분이 어떻게 되고, 오래된 기계를 고쳐 어떻게 안테나로 만들 것이며, 탈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실제로 화학 계산식이 어떠한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지만 몰라도 된다. 아니 모르더라. 그래도 좋다.


 '마크'가 살아남고자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기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마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단순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과 희생을 통해 마크를 구하려는 동료들, 그리고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전세계의 아름다운 모습. 좋았지만 역시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곧 있으면 개봉할 영화 <마션>이 기대되는 바이다.






생(生)은 놀랍도록 끈질기다.


p367




<못다쓴 책 속 한마디>



중요한건 액수가 아닙니다. 지금 한 인간의 목숨이 절박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p300


지구에 돌아가면 모두에게 맥주를 살 것이다. p510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겨우 나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p597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p598


그래도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p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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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3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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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3, 14]


[들어오세요! 따스함을 느끼고 싶다면]


[★]


[2015. 9.7 완독]




"메뉴는 저것 뿐이고... 나머진 말만하세요. 가게에 있는 재료로 되는 거면 만들어 드릴 테니까"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생각나는 구절. 대여섯명이 들어가면 꽉찰 조그마한 식당에 3~4개의 음식과 술의 가격만 한켠에 적혀져 있고, 눈가에 길게 한줄로 흉터가 진 다소 험한 인상의 '마스터'가 무심한듯 던지는 정감있는 말. 일반적으로 모두가 잠든 저녁 깊은 야심한 밤에 식당을 열고 손님을 맞이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누가 오냐고? 제법 많은 손님이 온다. 회사원, 친구, 호스트바 직원,  부부, 게이, 가족, 야쿠자 등 수많은 이가 오가는 그곳은 단순히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겠지.


 사업에 실패한 사람, 애인에게 버림받은 사람, 큰 소리로 떠들다가 가는 사람, 여러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람. 무심한듯 챙겨주는 마스터의 따스함과 그곳에 자주 들리는 손님과의 대화, 그리고 평범하지만 맛깔나는 음식이 어딘가 공허함을 가지고 있는 이의 마음을 치유 한다. 이러한 '정감'을 녹여내는 작가의 이야기와 평범하는 듯 하면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하는 세세한 음식 묘사, 특별한 듯 평범한 사연을 가진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심야식당'은 언제봐도 입에 미소가 걸린다.



 

인연이란 참 희안하고 오묘한 거라더니.


 동명의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도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로 각색을 했었다. 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건지 프렌차이즈 음식점 같은 거대한 크기의 식당과 정감 없는 인물(게이가 나오면 뭐 어떤가?), 맛없어 보이는 음식. 모든 것을 그래도 차용해왔지만 '정감'이라는 단어는 차용해오지 못해 조기 종영을 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안다. 나도 조금 보다가 '저건 아닌데..'라고 했는데 다른 시청자들이 느꼈는지 한국판은 거하게 말아먹었지. (생각해보면 노다메도 말아먹었는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도, 좋은 술도 내 옆에 좋은 사람이 있지 않다면 소용없는 일이니 말이다. <심야식당>의 따스함 아니 '사람의 따스함', 그 따스함을 위해 오늘도 심야식당을 찾는 것이 아닐까.



마스터의 마카로니 그라탱을 먹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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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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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해석은 마음가는대로]
 

[2015. 9. 8 ~ 2015. 9. 9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이 그런 것이다.

p19


 한시(漢詩). '강산이 아름답고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이 아름다워 그곳에 살고 싶다.'라는 짧은 시를 읽는 독자가 느끼는 그대로의 느낌이 아닌, 강산은 무엇을 뜻하고 사람은 어떤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살고자하는 의지를 엿 볼수 있고 그러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런 식의 교육이 '시가 시이지 못하고 고리타분한 장르'로 만들어 준 우리 나라 국어 교육 폐해로 '시(詩)'에 대한 엄청난 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심리적 장벽과 한자를 교양으로만 살짝 배운 시대에 지나온 나에게 '한자로 된 한시'라는 장르는 에베레스트를 보는 듯 하다.


 이런 심리적 장벽으로 도서관에 방문한다고 해도 시가 꼽혀 있는 부분은 제목도 보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인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詩)'를 읽다니, 역시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게 사람일인가 보다. 두려움을 안고 서문을 펼치는 순간, 나는 안심해 버렸다. 4구절/ 8구절이 기본이라는 한시가 '독자의 안정감'을 위해서 2구절/ 4구절로 줄여서 나왔다는 점, 한시라는 자체가 과거의 유물이나 고상한 문학 작품이 아닌 그저 '당시 시대를 그려냈던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지 당해보라고 어렵게 쓴 것이 아니라는 말. 마음에 든다.




대야 깼다 어린 여종 혼내지 말 것이니

괜스래 타향에서 고생만 시키었네

산가의 기이한 일 하늘이 날 가르쳐

이제부터 시내 나가 내 얼굴 씻으려네.


<여종이 낡은 세숫대야를 깨뜨려서>

-윤선도-

 세숫대야라니... 반짝반짝 빛나고 세수할때 쓰는 그 세숫대야? 이 책을 읽을 만 하겠다. 먹는 것, 여유, 여행, 늙음, 그리움, 단란함, 아이, 아내, 남편, 친구, 공동체, 인간 관계 등 '삶'의 모든 것이 한시라는 형식을 통해서 나왔을 뿐이지 내용자체는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일상 생활의 재미, 인간 관계의 즐거움과 같은 지금도 환영받는 가치를 다루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는 좋은 가치, 옛날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일과 같은 '현재와 다른 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도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1. 시만 읽기.

2. 시를 보고 스스로 감상한 후 설명 보기. <- 강추!

3. 시와 설명을 읽고 다시 시를 보고 감상하기.

4. 시를 보고 감상을 하고 설명을 보고 다시 시를 보다 다른 시각으로 감상하기.


 개인인 살아오면서 쌓아온 가치관과 경험이 차이가 있어서 같은 작품을 보고도 느낌이 다를 것이다. 물론, 가슴에 와닿는 구절에도 차이가 있겠지. 독서과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독서에 대한 장점', '여행의 낭만과 여유로움'을 다루는 시가 좋았지만 당신은 어떤 시가 마음에 드려나? 내가 마음에 든 시를 몇 수 적어내려가 본다.


 


만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리 먼 곳을 유람한다.

<동휴로에 쓰다>

-오한응-


전진하는 효과를 알고 싶다면

계단으로 누각을 오르듯 하라

한층 또 한층 오르다 보면

제일 꼭대기에 올라 있으리.

<하군에게>

-정인홍-




늙도록 중국 한 번 가보지 못하고 그저 가는 사람 전송하는 시만 쓰네. 

-신광수-




좋은 비 날 붙들려 일부러 그치지 않아

창 너머로 하루 종일 강물 소리 들리네.

-신광한-




인생이란 따져보면 원래가 나그네

가는 곳이 집이요 고향이라네.






<적지 못한 책 속 한마디>


우리는 너무 짧은 기간 동안 '기다림'의 습관을 잊어 버렸다. p21



'까치밥'이라는 것이 있다.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리면, 다 따지 않고 몇 개는 꼭 남게 두었다. p42



책을 읽으면 아는게 많아 질 것 같지만, 실은 그 반대다. 책을 많이 읽을 수록 내가 아는 게 적다는 걸 깨닫게 된다. p61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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