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13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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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3, 14]


[들어오세요! 따스함을 느끼고 싶다면]


[★]


[2015. 9.7 완독]




"메뉴는 저것 뿐이고... 나머진 말만하세요. 가게에 있는 재료로 되는 거면 만들어 드릴 테니까"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생각나는 구절. 대여섯명이 들어가면 꽉찰 조그마한 식당에 3~4개의 음식과 술의 가격만 한켠에 적혀져 있고, 눈가에 길게 한줄로 흉터가 진 다소 험한 인상의 '마스터'가 무심한듯 던지는 정감있는 말. 일반적으로 모두가 잠든 저녁 깊은 야심한 밤에 식당을 열고 손님을 맞이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누가 오냐고? 제법 많은 손님이 온다. 회사원, 친구, 호스트바 직원,  부부, 게이, 가족, 야쿠자 등 수많은 이가 오가는 그곳은 단순히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겠지.


 사업에 실패한 사람, 애인에게 버림받은 사람, 큰 소리로 떠들다가 가는 사람, 여러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람. 무심한듯 챙겨주는 마스터의 따스함과 그곳에 자주 들리는 손님과의 대화, 그리고 평범하지만 맛깔나는 음식이 어딘가 공허함을 가지고 있는 이의 마음을 치유 한다. 이러한 '정감'을 녹여내는 작가의 이야기와 평범하는 듯 하면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하는 세세한 음식 묘사, 특별한 듯 평범한 사연을 가진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심야식당'은 언제봐도 입에 미소가 걸린다.



 

인연이란 참 희안하고 오묘한 거라더니.


 동명의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도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로 각색을 했었다. 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건지 프렌차이즈 음식점 같은 거대한 크기의 식당과 정감 없는 인물(게이가 나오면 뭐 어떤가?), 맛없어 보이는 음식. 모든 것을 그래도 차용해왔지만 '정감'이라는 단어는 차용해오지 못해 조기 종영을 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안다. 나도 조금 보다가 '저건 아닌데..'라고 했는데 다른 시청자들이 느꼈는지 한국판은 거하게 말아먹었지. (생각해보면 노다메도 말아먹었는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도, 좋은 술도 내 옆에 좋은 사람이 있지 않다면 소용없는 일이니 말이다. <심야식당>의 따스함 아니 '사람의 따스함', 그 따스함을 위해 오늘도 심야식당을 찾는 것이 아닐까.



마스터의 마카로니 그라탱을 먹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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