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 건강한 나를 위한 따뜻한 철학 아우름 14
백승영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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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선물 같은 삶을 바라며]


[2016. 10. 4 ~ 2016. 9. 6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라!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난제다. 딱 한번 살다가는 삶이라는 생각이 드니 멘토, 구루, 인생의 스승, 선지자 와 같은 배움을 얻을 타인은 결국 길을 가르쳐 줄 뿐, 그들을 걷는 것은 온전히 '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느리게 걷든 빠르게 걷든 그것은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지 꼭 집어 뭐라 말할 수 없는 불활실성이 존재한다.


 내가 온전히 바라는 것은 죽음이 다가 왔을 때, 마침내 인생이라는 길의 끝에 다다랐을 때, '온전한 삶을 살았는가?'라는 대답에 시원하게 "그럼! 당연하지"라고 대답했으면 좋겠다. 그 온전한 삶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나로 인해서 주변의 사람이 조금이나마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는 티끌의 영향이라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바람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뭔가 타인의 삶을 좋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티끌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성공한 삶이 아닌가? 내 까짓 게 뭐라고 남의 삶에 왈가왈부할 수 있다는 말인가! 타인은 내가 아닌데 말이다.



 

 내가 했던 사랑은 뇌물이 아니고 선물이었어. 그러니 대가가 오지 않더라도 내 사랑은 가치가 있어.

p16


 이 책에서 가장 와 닿는 말이 아닐까. 내가 연관되어 있는 모든 관계에 있어서의 사랑은 상호 협력적 계약(이익) 관계가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주고받는 선물이었다니. 일말의 망설임 없이 내가 준 것은 그저 내가 원해서,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제공한다는 것이라는 그 마음이 너무 밝아 쳐다볼 수가 없다. 




 ...마침내 그들은 상대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다.

p56


 어떤 관계에 있어서도, 심지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비밀을 절대로 공유하지 않는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했었다. 가족을 걱정시키기 싫다는 포장지에 곱게 쌓여진 내 마음은 얇은 포장지를 벗겨내면 찐득한 검은 무엇이 아닐까. 


 행복이 인생의 최고의 목표는 아니라고 한다. (p88) 나는 잘 모르겠다. 무엇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목표일까.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기는 너무 슬픈 단어이고, 취미로 가지고 있는 여행이든 독서든 모두 수단일 뿐이다. 내 인생을, 삶을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들고 싶다는 근본적인 바람은 안갯속을 헤맨다. 뭘까. 속 시원하게 알아냈으면 좋겠다.


 항상 바쁜 척 살아왔지만 정작 삶에서 중요한 것은 조금도 캐내지 못한채 그저 길만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똑바르지는 않아도 올바른 길이기만 바랄뿐이다.




 분주한 사람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자신의 삶에 가장 관심이 없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바쁘다 보니 자신을 알 길이 없습니다. 정작 자신에게는 시간을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p50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서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br />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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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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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잊고었던 우주에 대한 동경]


[★★★☆]


[2016. 9. 4 ~ 2016. 9. 6 완독]




 


 우주 맛 좀 볼래?

p84


 즐거운 추석이 되시길 ...

벌써 술먹으러 나오라네요. 귀찮다고 하니까 픽업 온다고 ...ㅡㅂㅡ (무려 13일 얘기)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 그리고 로버트 A 하인라인. SF 계의 3대 거장 중 하인라인의 소설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지난 국제 도서전에서 열심히 눈도장을 찍어놓은 책 중 하나를 이제야 봤다. 출장이라니! 우주복을 입고 출근하나? 프리랜서 우주인인가? 어떤 설정인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이것 봐. 나한테는 우주복이 있어.

p11


 어릴 적,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는 멋진 우주인이 된 자신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짜릿했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훌륭한 동료(스팍)와 아름다운 외계인 애인과 함께라면 무서울 것이 없는 우주 여행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우주복을 입고 우주에 나가느냐'가 아니라 '우주복을 입고 무엇을 하느냐'에 집중을 했던 내 뒷통수를 하인라인이 가볍게 때려주었다. 직접 우주복을 만든 연구원 출신으로 - 이거뭐야.. 무섭게 - 우주복의 구조는 낱낱이 읊어주는 것은 물론, "나는 우주인이 될거야!"라는 어린 주인공에게 현실적으로 어떻하면 우주인이 될 것인지까지 설명해준다.


 이러한 점은 한낱 어린 아이의 작은 꿈을 그냥 넘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곧고 강직하며 멋진 주인공의 아버지에게서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돈과 사회적 지위, 고급 양복에 대한 허영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아빠상이랄까?)



 내게 달에 가도 좋지만, 그 방법은 알아서 찾으라는 아빠의 말은 진심이었다.

p13

 생명을 존중하라고 해서 자연의 명백한 실수까지 존중할 필요는 없어.

p61


 주인공 킵은 우주인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엘리트가 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음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우주에 대한 동경을 놓지 않는... 우주를 얘기하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그런 멋진 청년으로 자랐다. 책의 내용이 이렇게 평이하게 가길래 '아~ 우주를 동경하는 청년의 성장기를 보는건가?'라고 생각했더니.. 또 뒷통수를 때린다.


 낡은 우주복을 우여곡절 끝에 경품으로 얻은 킵. 우주복을 입으면 우주인이 되었다는 기분에 자주 우주복을 입고 밖을 돌아다니는데...




 "여기는 풍뎅이, 피위 호출. 피위 나와라."

 "피위가 풍뎅이에게! 대답하라!"

p65



 진짜 우주선과 우주인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한 우주인 피위와 뒤를 따라온 우주 해적으로 평범한 일상에서 SF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그렇다고 배경이 지구에서 우주로 바뀌었다고 해서 광선총을 쏘고 탁월한 능력으로 해적을 물리치지는 않는다. (단지 우주인이 되기 위한 엄청 현실적인 상황에서 갑자기 SF가 되는 것이 웃길 뿐이지)


 오히려 해적에게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킵을 같이 갇혀 있던 피위가 도와주기도 하고, 엄마 생물이라는 외계인과 상호 협력으로 탈출을 꾀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노인의 전쟁> 시리즈, <엔더의 게임> 시리즈와 같은 인간과 대립하는 외계 생명체와의 격렬한 싸움을 기대했는 나로써는 조금 실망했다.




 "여기는 어디야?"

 "당연히 명왕성이지. 아주 사랑스러운 곳이야. 여름 유양지로 아주 딱 맞지."

p173


 목숨이 위협받는 대탈출조차 잔잔하게 느껴질 정도 였지만, '달, 명왕성과 같은 여러 태양계와 태양계를 벗어나는 곳'과 그것에 사는 지구인이 아닌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나름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우주 재판이 열린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고.


 자유의 여신상과 팬타곤의 파괴를 기본으로 하는 SF와는 조금 다른 착한 SF 지만, 우리가 어른이 되어 잊고 지낸 우주에 대한 동경과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빚은 빌려주지도 말고 빌리지도 말라 -햄릿-

 "'중간'이 '최고'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날지 못하니까 다른 사람의 날개를 꺾어버리려고 하지. 그리고 두뇌를 경멸해. 자기들한테는 없으니까."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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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7 : 원하다 나는 오늘도 7
미쉘 퓌에슈 지음, 틸 샤를리에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원하다]


[★★☆]


[나를 원하다]


[2016. 9. 3 완독]





 이론상으로, 원하는 일이 있고, 또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냥 하면 된다. 성공하고 아니고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p6



 '원하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혹여 모든 것을 마음 속에 품고 있더라도 모든 것을 품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우리는 성장하면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성인이 된 우리가 과거에 했던 선택과 집중이 옳다라고는 쉽사리 얘기하지 못하겠다. 한번뿐인 인생이기에 '만약에'라는 말을 쓸수도 없는 복잡한 개개인의 삶에, '성공'이라는 단어가 각자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듯 스스로가 '원했던' 일이 어떻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판단할 일이니까 말이다.





 스스로 자유롭다는 확신이 있고, 자율적으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에서 오는 만족감을 느낀다.

p43



 <원하다>가 보여주는 초연함, 자유 의지는 살짝 현실과 떨어져 있는 느낌도 든다. 삶의 주인이 되라고? 원하면 이루어 질 것이라고? 그런 말을 믿기에는 너무 현실을 일찍 알았는가. 의지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대신, 나는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투자해야하는 것, 포기해야 하는 것,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것. 그게 모든 것을 원해도 이룰 수 없는 현실의 최선이라고 본다. 원하는 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굳건한 성격과 강철같은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는가. 적당히 하자.




 노력도 적당히 하고, 강철 의지를 가진 영웅 흉내는 내지 말자.

p74


 영웅 흉내는 내지 말란다.

재미있다. 커다란 성공 뒤에 뒷받침 되어야 하는 노력과 희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뭔가 원하고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의지. 즉, 결심이 중요 하다고 한다. 큰 성공도 큰 재물도 중요한 것이 아닌 그저 작은 의지, 작은 결심 '나'가 '나'로 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


 결국 우리가 원해야 할 것은 밖이 아닌 안. 자아(自我).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한 수단이 '원하는 것'일뿐 그것이 어떠한 목적이나 목표의 수단이 아님을 얘기하는 어투에서 작가의 자유 의지가 엿보인다. 흥미롭다.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 같은 말투로 시작했다가 '적당히 해~ 대충살어~'라고 말을 걸어오니 친근하다.


 나를 구원하는 '원하다'. 그래,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결심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잠깐이면

할 수 있고,

게다가

기분 좋은 일이다.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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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걸 온 더 트레인]


[★★☆]


[황소 뒷걸음 치다가 쥐잡기]


[2016. 8. 30 ~ 2016. 9. 2 완독]




 아침에 8시 4분 기차로 갔다가, 저녁에 17시 56분 기차로 돌아와. 내 기차들이야. 내가 타고 다니는 기차. 이런식이지 뭐.

p228



 뭐니 뭐니 해도 <걸 온 더 트레인>이라는 책의 최고의 장점은 '베스트 셀러 = 좋은 책 or 재미있는 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라고? 또 다른 예시를 하나 들자면 2010년대 초반에 나온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은 초중반까지는 추천 도서에 꼭 올라와있던 책이였고, 내용은 모르더라도 제목은 들어봄직한 최고의 베스트 셀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무야 미안해', '희대의 불쏘시개'급이로 전락을 해버렸지. (SNL "인턴전쟁 中" - 링크)


 초반부터 책에 대해 악평을 하는데 "왜 책을 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었냐?"고 물으신다면 딱 한 문장으로 답해줄 수 있다. "이 정신나간 주인공이 도대체 어떤 활약을 하는거지?"




 스포일러 포함.




 난 지금 기차 안에 앉아서 마치 앞으로 펼쳐질 모험에 한껏 들뜬 아이처럼 두 팔로 몸을 감싼 채 자꾸 떨리는 손을 옆구리에 끼워넣고 있다.

p157 

 


 <걸 온 더 트레인>.

기차를 타고 있는 여자. 레이첼. 해고를 당한 아픔을 아무도 알게 하고 싶지 않아 매일 출근 기차를 타고 도시를 배회하는 불쌍한 영혼. 기차 창밖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 그리고 출근하는 배우자를 배웅해주는 사랑스러운 커플에게 제스와 제이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저들은 어떤 커플일까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어느 날, 달달한 제스와 제이슨 커플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데... 제이슨을 보내고 제스가 다른 누군가와 진한 키스를 하는게 아닌가?! 그리고 얼마 후, 제스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뉴스에 흘러 나온다.




 제스가 아니라 메건 히트웰, 그녀가 실종됐다.

p82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타인의 일상을 보고 제멋대로 상상을 하다가(그냥 상상이니까) 갑자기 현실의 실종 사건을 해결한 중요한 열쇠를 지닌 목격자가 되버린 레이첼의 행보를 쫓아가는 점이 흥미롭기는 했다. 목격자 레이첼과 실종 사건의 주인공인 메건. 그리고 제3의 인물 애나.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실종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말인가? 중반까지는 짜릿짜릿했었다. 아니, 초중반이라 해야하나..


 사건의 1년전의 시간과 사건이 일어날즈음의 시간이 번갈아 진행되며 어느 순간 두개의 다른 시간이 하나로 합쳐져 사건이 마무리되는 구조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레이첼? 이거 완전 예전에 본 <필스>(#리뷰 링크) 남자 주인공만큼 정신나간 여자가 아닌가? 알콜중독과 이혼한 남편 스토킹, 여기까지는 남편이 바람을 폈었고, 이혼 전에 둘이 계획했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새장가를 든 전남편의 아이를 훔치려했다고? 응? 정신나간 X 확정이다.


 이러한 만행이 초중반을 넘어서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나의 온 신경은 레이첼에게만 집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알콜 중독에 아동납치미수범에 스토커가 어떻게 실종 사건을 해결한다는거지?" 아무리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라지만 어떤 개연성이 튀어나와 깔끔하게 사건을 종결시킬까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아 책을 손에 놓을 수가 없었다.


 ...

결말 부분의 사건 해결 열쇠는 너무나 허무해서 넋이 나갈 정도였다. 술을 먹고 필름이 끊긴 레이첼의 잠재기억 속에 해결 실마리도 아니고 해결법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니... 그리고 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도 아니고 범인을 직접 찾아가서 죽을 뻔하다니(긴장감도 전혀 없고)... 재미없다.


 그나마 소설의 구조적 장치가 마음에 들어서 별을 반개 더 주기는 했지만,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전.혀.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없더라. 분명 사건을 잘 해결되고 주인공인 레이첼도 다시 딛고 일어서는 성장을 보여주는데, 책을 덮고나서 몰려오는 이 찝찝함은 뭐란 말인가. 저 정도로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면 영화화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진짜.. 기대된다. (야아.. 기대된다~)



 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를 타야한다.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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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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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


[옛 종족 최후의 생존자]


[2016. 8. 28 ~ 2016. 8. 29 완독]



 

스포일러 포함.




 중고 책방에서 득템한 책. 괴기스러운 표지가 취향은 아니지만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의 원작일 것이라는 느낌과 2005년에 나와 지금 보지 않으면 못볼 것 같다는 절판본에 대한 압박감으로 샀던 책. 사실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은 맞았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새책으로 찍혀나오는 어마어마한 전설을 찍고 있는 책이었다. (오.. 몇쇄여 이건?.. 여담으로 <죽은자의 대변인>보고싶다... 중고 10만원! 망할! 원서를 팔길래 사옴. > 읽을 수는 있으나 오래걸림 > 보기싫다. > 보고싶다. > 비싸 > 원서는... 무한루드 中)



 한 시간 후면 놈들이 몰려올 것이다. 더러운 괴물들.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p14


 로버트 네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유일한 인간. 매일 밤, 자신을 찾아오는 괴물들이 훼손하는 집을 수리하고 그들이 싫어하는 마늘의 향을 확인하고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전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자신과 같은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 네빌의 봄에 흐르는 신선한 피를 빨기 위해서 찾아오는 괴물들은 한때는 이웃이자 동료이자 친구였던 사람들.




 그는 외로움을 아는 남성이다.

p11

 침묵이 부끄러우면서도 차가운 손으로 그의 목을 졸랐다.

p42


 멸망한 세상에 자신 뿐이라면? 그리고 밤마다 찾아와 목숨을 탐하는 괴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끔직하다.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이 무생물인 배구공에 얼굴을 그려주고 항상 데리고 다니며 말을 걸었던 것처럼, 사람은 그 어떤 누군가와라도 관계를 맺어야 살 수 있는 동물이다.


 단 한명이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나 네빌은 오로지 혼자. 차가운 침묵, 술이 아니면 하루를 보내기가 버거울 정도로 삶은 피폐해져 간다. 어느 날, 등장한 잡종견(도그밋)에 기뻐하고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나, 상처를 입고 돌아온 개가 죽어 다시 그는 혼자가 된다.



 놈의 머리를 쓰다듬는 촉감을 느끼고 싶어 온몸이 욱신거렸다.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싶었다. 이 못생기고 더러운 개를 말이다.

p130

 "이제 곧 괜찮아질 거란다. 금방 좋아질거야."

...(중략)...

 일주일 후 개는 죽고 말았다.

p130

 

  어떠한 관계도 만들 수 없는 그에게 남은 것은 집 주위를 서성이는 괴물뿐. 네빌은 마늘, 십자가, 말뚝을 들고 괴물을 사냥하러 다닌다. 세상이 어떻게 망한지 모르는 네빌, 어떻게 괴물이 나타나게 된지 모르는 네빌. 분노를 몸에 두른체 사냥하러 다니는 그의 앞에 괴물이 햇볕에 치명상을 입고 바스라지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거다!

신체 여러곳에 말뚝을 박아보기도하고, 괴물을 잡아 혈액을 채취하기도 하고, 성서를 읽어주기도 하는 등 괴물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하는 네빌앞에 나타난 여인, 루스. 분명 낮에도 돌아다니고 인간의 말을 하지만 그녀가 의심스러운 그는 경계를 멈추지 않는다.


 그녀의 피를 채취해 괴물인지 아닌지 판별해 내려는 순간. 네빌은 그녀에게 공격을 받고 그녀는 도망간다. 과연 그녀는 괴물이었단 말인가?




 로버트 네빌, 옛 종족 최후의 생존자.

p217





다시 한번 스포일러.



 인간이 멸망하거나 궁지에 몰린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종류의 소설. 유일한 생존자인 네빌의 고뇌를 그려내는 것을 물론, 고뇌가 '괴물'이라는 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승화하는 것까지 해피하게 진행된다. 그러다 루스라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나는 전설이다>의 전개는 흥미로운 방향으로 진행된다.


 괴물'병'을 치료하기 위해 괴물을 사냥하는 '인류의 희망'이었던 이미지가 괴물이 되는 병을 받아들이고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루스로 인해 네빌은 '없어져야할 구시대 유물'로 탈바꿈되는 모습이 신선하다. 자살까지 생각했던 비참한 삶을 끌어올린 '치료'라는 좋은 목적이 어느 순간 다른 종족을 살해하는 살해자가 되고, 처단해야할 대상이 되어버렸을 때.


 인류의 희망에서 비롯된 '전설'이 아니고, 다음 종족이 전면에 등장하기 직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설'이라니.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은 제치고 세상에 등장하는 그런 모습이 이러하지 않을까? 영원할 것 같았던 인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습이라니...


 <나는 전설이다>에 그려지는 '신인류'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지라도... 아니.. 너무 심한데? 이미 생명의 피를 섭취하는 반 흡혈귀의 모습을 마약(?!)으로 통제하여 이성을 유지하는 신인류라... <지구 최후의 사나이> <오메가 맨> <나는 전설이다>라는 3편의 영화의 모티브가 된 소설 답게 참혹한 미래를 잘(?) 그려낸 책이다.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참, 사망 시간은 언제인가요?"

...(중략)...

"내가 집에 가자마자죠"

 그는 넋이 나간 시선으로 섬뜩한 강철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칼날을 만져 보았다. 정말 아름다워. 그가 중얼거렸다. 살짝만 그어도 피를 뿜어낼 듯한 예기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얼마나 특별한 존재감인가!



 <나는 전설이다>이후에 수록된 단편은 아내를 죽일려는 남편이 손수 장례식자을 예약하는 모습을 그린 <아내의 장례식>. 전장(戰場)을 휘어잡는 미지의 마녀들. 괴물의 장례식. 무심하게 던지기 놀이를 하는 남자 등 가끔은 '이건 뭔 내용이야?'라는 단편과 '섬뜩해서 얼른 넘어가야지'라는 단편이 섞여, 표현하기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물론, <나는 전설이다>가 주된 내용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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