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잊고었던 우주에 대한 동경]


[★★★☆]


[2016. 9. 4 ~ 2016. 9. 6 완독]




 


 우주 맛 좀 볼래?

p84


 즐거운 추석이 되시길 ...

벌써 술먹으러 나오라네요. 귀찮다고 하니까 픽업 온다고 ...ㅡㅂㅡ (무려 13일 얘기)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 그리고 로버트 A 하인라인. SF 계의 3대 거장 중 하인라인의 소설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지난 국제 도서전에서 열심히 눈도장을 찍어놓은 책 중 하나를 이제야 봤다. 출장이라니! 우주복을 입고 출근하나? 프리랜서 우주인인가? 어떤 설정인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이것 봐. 나한테는 우주복이 있어.

p11


 어릴 적,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는 멋진 우주인이 된 자신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짜릿했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훌륭한 동료(스팍)와 아름다운 외계인 애인과 함께라면 무서울 것이 없는 우주 여행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우주복을 입고 우주에 나가느냐'가 아니라 '우주복을 입고 무엇을 하느냐'에 집중을 했던 내 뒷통수를 하인라인이 가볍게 때려주었다. 직접 우주복을 만든 연구원 출신으로 - 이거뭐야.. 무섭게 - 우주복의 구조는 낱낱이 읊어주는 것은 물론, "나는 우주인이 될거야!"라는 어린 주인공에게 현실적으로 어떻하면 우주인이 될 것인지까지 설명해준다.


 이러한 점은 한낱 어린 아이의 작은 꿈을 그냥 넘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곧고 강직하며 멋진 주인공의 아버지에게서 찾을 수 있어 좋았다. (돈과 사회적 지위, 고급 양복에 대한 허영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아빠상이랄까?)



 내게 달에 가도 좋지만, 그 방법은 알아서 찾으라는 아빠의 말은 진심이었다.

p13

 생명을 존중하라고 해서 자연의 명백한 실수까지 존중할 필요는 없어.

p61


 주인공 킵은 우주인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엘리트가 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음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우주에 대한 동경을 놓지 않는... 우주를 얘기하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그런 멋진 청년으로 자랐다. 책의 내용이 이렇게 평이하게 가길래 '아~ 우주를 동경하는 청년의 성장기를 보는건가?'라고 생각했더니.. 또 뒷통수를 때린다.


 낡은 우주복을 우여곡절 끝에 경품으로 얻은 킵. 우주복을 입으면 우주인이 되었다는 기분에 자주 우주복을 입고 밖을 돌아다니는데...




 "여기는 풍뎅이, 피위 호출. 피위 나와라."

 "피위가 풍뎅이에게! 대답하라!"

p65



 진짜 우주선과 우주인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한 우주인 피위와 뒤를 따라온 우주 해적으로 평범한 일상에서 SF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그렇다고 배경이 지구에서 우주로 바뀌었다고 해서 광선총을 쏘고 탁월한 능력으로 해적을 물리치지는 않는다. (단지 우주인이 되기 위한 엄청 현실적인 상황에서 갑자기 SF가 되는 것이 웃길 뿐이지)


 오히려 해적에게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킵을 같이 갇혀 있던 피위가 도와주기도 하고, 엄마 생물이라는 외계인과 상호 협력으로 탈출을 꾀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노인의 전쟁> 시리즈, <엔더의 게임> 시리즈와 같은 인간과 대립하는 외계 생명체와의 격렬한 싸움을 기대했는 나로써는 조금 실망했다.




 "여기는 어디야?"

 "당연히 명왕성이지. 아주 사랑스러운 곳이야. 여름 유양지로 아주 딱 맞지."

p173


 목숨이 위협받는 대탈출조차 잔잔하게 느껴질 정도 였지만, '달, 명왕성과 같은 여러 태양계와 태양계를 벗어나는 곳'과 그것에 사는 지구인이 아닌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나름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우주 재판이 열린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고.


 자유의 여신상과 팬타곤의 파괴를 기본으로 하는 SF와는 조금 다른 착한 SF 지만, 우리가 어른이 되어 잊고 지낸 우주에 대한 동경과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빚은 빌려주지도 말고 빌리지도 말라 -햄릿-

 "'중간'이 '최고'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날지 못하니까 다른 사람의 날개를 꺾어버리려고 하지. 그리고 두뇌를 경멸해. 자기들한테는 없으니까."

p2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