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톡 -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3
공지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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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톡톡톡, 사랑한다는 뜻이야]


[2015. 8. 11 ~ 2015. 8. 12 완독]


[자음과 모음 서평단 활동]





 아... 너무 열심히 일을 하고 너무 열심히 휴가를 보냈더니... 리뷰의 첫 글자를 적어 넣기가 힘들다. 대략, 멍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군요. 고된 업무?로 독서력도 많이 떨어졌으니! 오랜만에 힘을 내어 읽은 <톡톡톡>을 통해서 다시 한번 독서력을 끌어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어디선가 태어난다.

달림은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다.

 

 첫 구절부터 '넘실대는 파도를 반짝거림으로 물들이는 따사로운 태양빛이 머무는 바닷가와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놀이터에서 여유를 즐기는 소녀'를 그려내주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하며 책을 읽어내려 갔다. 


 버려진 놀이터. 귀신 놀이터라고도 불리는 그곳은 달림의 아지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자신만을 위해 쉴수 있는 그런 곳. 머리 좋고 공부를 잘하는 언니는 학원으로 가고 달림은 식당으로 가서 엄마를 도와야 하는 불공평함에 분노하지만, 어느새 달림은 식당으로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오늘도 귀신 놀이터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달림 앞에 나타난 당돌한 꼬맹이 하나. 자신의 이름도 '모르쇠'로 얘기해 주지도 않으나 반달같은 눈과 깜찍한 행동에 달림은 꼬마가 애타게 찾는 엄마를 찾아 주려고 한다. 집으로 꼬마를 데려온 달림은 오늘있을 '오렌지 산부인과'의 단체 회식 준비를 위해 꼬마를 방안에 남겨두고 식당으로 향한다.


 마법같은 사랑을 꿈꾸는 달림 앞에 절친 미루의 임신과 주위를 맴도는 꼬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완전 유치해. 우리가 초딩이야? 재미 없어요." 

p67


 '청소년 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 때문에 '달림'이라는 이름의 소녀가 등장했을 때는 '첫사랑', '10대의 사고방식에서 한단계 성숙하게 되는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 '10대의 사랑' - 생각해보니 사랑도 아니다 - <10대의 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학교에서 틀어주는 '유치찬란한/ 20년은 된 고대의 성교육 자료'를 재미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주인공. 달림의 주위에 벌어진 '친구의 임신'은 TV/ 인터넷에서 보던 얘기가 아닌 자신의 눈앞에서 이루어 지는 '실제 상황'이라는 점이 돌직구적이다. 


 '10대의 성이 이렇다', '요즘 추세는 이렇다'라는 맥락이 아닌 "10대의 성" 이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작가는 10대의 성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알 수는 없으니 '급격하게 개방적인 흐름을 타고 있는 10대의 문화' 이후의 그림자를 그리는데 집중을 한다.



 보호자를 못 데려오면 수술비가 더 올라가요. 

p142

 학교에서 제대로 되지 않는 성교육(현실정에 맞지 않는) 자료를 보고 배우는 청소년. 이미 수많은 미디어에 노출되어 자신만의 성에 대한 관념을 쌓아온 청소년과 타고난 호기심을 만나 발생하는 '미혼모', '낙태'에 관한 문제점. 오직 '돈'을 위해 생명을 등한시하는 산부인과 의사. 수많은 날을 살아갈 딸의 미래를 위해 부모에의해 선택되는 '낙태'. 그래고 달림으로 대표되는 청소년이 생각하는 "10대의 성"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람이야. 아주 작기만 할 뿐이지. 

p191

 여기에 '웃음이 매력적인 꼬마와의 만남'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낙태로 인해 버려지는 <생명>에 대한 관심과 '푸른아우성'의 구성애와 같은 현실적인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작품. 이미 어른인지라 이 책을 읽고 청소년들이 어떤 답을 내릴지는 모르나. 작은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보이는 '미혼모 지원',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실직적인 성교육', '만연해 있는 생명경시 풍조'와 같은 "오래된" 문제점을 하루 빨리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난 말이야, 모든 생명이 다 축복받고 태어나는 줄 알았어. 

p146

모든 아이들은 어디선가 태어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p287

+  이 리뷰는 자음과 모음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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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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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행복 그 어려움]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난... 지금 리뷰를 쓰고는 있는데 제정신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주7일 미친듯이 몰려들어오는 일을 팽겨치고 가족과 여행을 생애 처음으로 해외 여행 3박 4일로 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친듯이 돌아다니니 피로는 극에 극을 달리고 있는 중이다. 핑계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리뷰 기한을 맞추다 보니 여유를 가지고 하는 독서보다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 참.. 일본에까지 책을 들고 와서 읽고 읽다가 결국 완독은 하지 못했다. 읽어야할 분량이 조금 남아 있지만 리뷰 기한은 일단 맞춰 놓고 귀국한 후에 (내맘대로) 다시한번 적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내 나름의 리뷰 양식을 버리고 (맥주도 한잔 마셨겠다..) 마음가는 데로 써봐야 겠지.


자. <행복을 인터뷰 하다>라는 거창한 제목에 걸맞게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한 뒤 정리를 하여 '대화를 나누듯' 써내려 간 이 책을 읽기는 매우 편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진행되는 글을 읽으면 책을 멀리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도 하루에 한사람씩 읽어나간다면 15일이면 완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또 그렇게 쓰여졌다. (아니면 말고)


 (앉아서 써야지...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욱씬 거려서 업드려서 쓰니 이제는 상체가 욱신 거리려고 하는군..)


  작가가 인터뷰한 15명 중 반도 알지 못한다. 내가 겨우 아는 사람은 (아니면 알고 싶은 사람은) 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산악인 엄홍길, 나에게 '책은 판타지/무협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라는 것을 일깨워진 베르나르 베르베르 (탈모 전에는 진짜 핸섬가이에 뇌섹남이였는데.. 요즘은 후..자..만..), 여행의 무모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알려주는 한비야(내 친구들 사이에는 '여행의 선구자'와 '여행의 무서움을 가리고 멋진면만 부각한 미친X'으로 나뉜다-나는 전자인데 외국에서의 한국인 실종사례를 보니... 흠...) 정도랄까?


 나머지는 자세하게 알고 있지 않거나 특정한 사건으로 인한 비호감, 아니면 아예 모르는 사람. 결론은 다양한 사람이 책 속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잡설이 길군.


이러한 다양한 사람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에 대답하는 15인의 대답은 참으로 다양하다. 자신의 꿈을 쟁취하는 것,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 자신을 찾는 것, 가족을 만드는 것, 마음가짐, 즐거움, 열정, 선택... 등등.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긍정적인 단어는 모두 만날 수가 있다. 


 모든 <이쁜 말>을 보며... 아니 남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보며 자신의 행복을 개척하거나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행복을 찾아내야하는 미션이 주어지는 <행복을 인터뷰하다> 아름답고 해피한 얘기로 이루어진 책을 보며 당신도 나도 어딘가에 '반드시'존재할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또 그래야하만 하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대부분 자신의 위치에서 성공한 인물'만 인터뷰 했다는 점인데....삶의 즐거움을 자신에게서 아니면 자신을 둘러싼 것에서 찾기를 바라는 15인을 보며, 대한민국에서 말하는 '성공'이라는 위치에 있지 않는 대다수의.. 아니 자신의 삶에 충실한 평범함을 무기로 행복을 가꾸어 가는 사람을 인터뷰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싶다.


 누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을 맛보는 것은 아니며 성공이 꼭 전부가 아님을 말하고자 하는 다수의 '행복한 15인'과 작가의 새로운 인터뷰 도전을 나는 기대한다. 귀국해서 나머지 글을 채워 넣어야 겠다. 너무 졸린다. 내일도 달려야 하는데..(인터넷도 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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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
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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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는 인간]


[읽. 는. 인. 간.]


[2015. 8. 4 완독]


[위즈덤 하우스 서평단 활동]





나는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일이 넘쳐 흐르기 때문에 '정독' 대신 '속독'을 사용했기 때문...


 "읽는 인간"이라.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오에 겐자부로'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면 세계에 이름을 남긴 작가가 아닌가! 흥미로운 제목과 '있어보이는' 작가의 마력에 빠질 준비를 마치고는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 되지 않는 사람이구나!

마음가는대로 아무런 계획없이 독서를 '마구잡이'로 하는 내 독서 스타일 상 '좋은 영화도 두번보면 질린다'는 식의 마인드를 (일부) 가지고 있는 '막돼먹은 독자'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읽기'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다니. 살아간다는 것이 읽는 것이고 읽는 다는 것이 살아간다는 '책과 하나되는' 인생을 쌓아온 작가에게 나는 털썩... 주저앉는다.


 미친듯이 읽는 행위안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을 꺼내어 하얀 종이위에 쏟아내는 오에 겐자부로의 삶. 그의 삶은 그가 써내려간 책 속에도 살아숨쉬지만 그가 읽어왔던 책 속에도 살아 숨쉰다. 오직 그의 손길을 거쳤던 책들만이 그와 함께 호흡했으며 그를 살아 숨쉬게 했으리라.


 자신이 만났던 책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발견했는지.. 무엇을 찾아내었는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참 대단하면서 부러운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남이 읽는 책에 대해서는 관심을 끄고 오직 '내가 원하는 책'을 찾아보고는 하는데 오랜만에 "책 선배"를 만나 좋은 책을 많이 소개 받고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이 리뷰는 위즈덤하우스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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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2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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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vol.2]
 

[순수로 향하는 길]


[2015. 7. 27 ~ 2015. 8. 4 완독]


[민음사 서평단 활동]



 



우리가 되고 싶은 대로 될 수 없다면 이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

(중략)

네 문제는, 베르너, 넌 아직도 너만의 인생이 있다고 믿는 거야.


 히틀러 소년단이 된 후 베르너가 유일하게 마음을 줄 수 있는 친구 프레데리크. 그는 모두가 하는 '포로 괴롭히기'를 자신의 신념에 반한다는 이유로 "싫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 그 친구는 자신의 소신때문에 폭행을 당하고 상처를 입고 는 자신의 고향으로 쫓겨난다. 이윽고 베르너는 나라의 부름에 소년에서 강제로 사내가 되어 전장으로 나선다.


 오로지 고초와 훈련과 반짝이는 부츠 가죽에 영원히 취해 있는 것으로, 광대하고 필연적인 번민의 해일을 피하는게 아닌가 싶다.

 자신은 안전하다는 아빠의 편지가 마리로르를 쓰다듬지만 그것으로는 아빠의 부재가 남긴 깊은 그림자를 드리워 낼 수는 없다. 아빠가 남겨준 파리 모형을 기억하고 파리를 탐험하고 주위를 도우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소녀.



 마리는 곧 열네 살이 돼, 마네크, 그리 어리지 않은 나이야, 전쟁통에는 그래. 열네살짜리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열네살이 어린 나이가 되는거야. 내가 바라는 건...


 적군이 몰래 송출하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수색대로 차출된 베르너는 포격을 맞고 어느 건물 지하게 갇히게 된다. 보석을 쫓는 룸펠은 마리로르의 집으로 쳐들어가고... 이를 미리 감지하고 비밀 공간에 숨어들어간 마미로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책 <해저2만리>를 라디오로 읽어주기로 결심한다.


 구조 요청을 위해 고장난 라디오를 이리저리 고쳐보던 베르너는 청아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소녀의 목소리가 삶의 마지막 남은 희망처럼 들린다. 라디오로 책을 읽어주던 마리로르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어 책을 읽어주며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말하며 구조를 요청하는데...



내가 네게 읽어주는 것보다, 네가 내게 읽어 주는게 어떻겠니? ... 손가락을 더듬어 문장을 찾아낸다. 마이크를 입술에 가져다 댄다.

 네 인생은 늘 기다림 뿐이었어. 그런데 지금 기회가 온거야. 그래, 준비됐니?


 오직 베르너와 마리로르가 만나는 순간. 그 순간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달려왔다. 보석을 찾아 마리로르를 찾아 (그녀는 몰랐겠지만..) 시시각각 다가오는 룸펠의 마수를 벗어나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피울 것인가? 아니면 극한의 상황을 무사히 벗어나고 평생을 서로의 마음의 벗이 되려나? 


 '해피 엔딩'으로 훈훈하게 끝날 것만 같은 둘의 만남과 그 이후의 여정은 안타깝게도 나의 바람일 뿐이다. 모두가 그렇듯 시대의 흐름을 거역하지 못한 베르너는 '히틀러의 독일군'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굴레 속에서 삶을 살다가 마리로르로 인해 잠시간의 빛을 보게되지만 굴레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베르너.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소년이 가진 '순수'를 잃어버리고 냉혹한 세계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고뇌하는 그를 통해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의 아름다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한 인간을 냉혹한 세상으로 내몰리게 하는 매몰찬 현실'을 보여준다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자그마한 것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것에 혹해서 그런거야. 값어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니까. 오직 강한 사람만이 그런 것에 끌리는 감정으로부터 등을 돌릴 수 있어.


 물론, 말은 쉽게 내뱉을 수 있다.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의지가 인간에게는 있다고..'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나와 당신은 알고 있다. '유혹을 이긴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유혹을 당해보지 않은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는 지금.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 있는 인물들이 겪는 수많은 경험과생각들. 


 인류가 쌓아온 모든 것을 파괴하는 '전쟁'에 관한 경각심과 극한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가족애와 한편의 영화와 같이 "라디오"라는 물건으로 이어지는 마리로르와 베르너의 관계. 그리고 불꽃이라 이름 붙여진 영롱한 푸른 보석과 이를 쫓는 룸펠의 존재. 이 모든 것들이 과거와 현재를 뛰어다니며 독자들을 책 속으로 인도한다. 어딘가에서 포성이 들리고 건물이 무너져 폐허가 된 도시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 꼭 한번 만나보기 바란다.




 매시간, 전쟁을 과거의 기억으로 간직할 뿐인 누군가가 세상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못다한 책 속 한마디>


그녀가 얼굴을 들어 하늘을 향하자 빗방울이 1000개의 미세한 바늘이 되어 양쪽 뺨에, 이마에 와 닿는 것이 느껴진다.


프레데리크의 몽상가적 기질, 그의 남다름이 향기처럼 그에게 감돌아서, 누구나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국 사람이 썼고 스코틀랜드에서 인쇄됐기 때문에 저 위 바구니 뒤에 숨겨야 한다고 하셔. 그냥 새들인데 말이야. 


죽기전에 살아 있다는 기분을 느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쥐구멍을 나와 탁트린 목초지 풀밭 사이로 걸어들어가면서, 머리 위로 어떤 그림자가 다가와 어른거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때의 감정.


저 사람들, 시체 위에 앉아 있는 겁니까?


그럼 가렴, 마미로르. 바람처럼 가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굴었던 건 베르너였고...


기억이 재주를 넘어 그녀 머리 밖으로 빠져나와 바닥을 굴러 다닌다. 


여기에 죽은 독일인을 기리는 석판은 없다.

+  이 리뷰는 민음사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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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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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Vol.1]


[우리가 외면하는 그 빛]


[2015. 7. 23 ~ 2015. 7 27 완독]


[민음사 서평단 활동]






우린 이례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살며시 웃음짓고 있는 입. 어딘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눈길. 나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길에 호감이 간다. 미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아름다운 얘기를 들려줄 것과 같은 표지의 소녀와의 만남 이후에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세상이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있는 시기 속으로 나를 초대한다.



이 돌을 품는자는 영원히 살리라,

그러나 그가 돌을 품고 있는 한,

멈추지 않는 빗줄기처럼 그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악운이 미치리라.


19XX년. 2차 세계대전 전, 그리고 막 시작되었을 때.

 소유자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는 '불꽃의 바다'라는 보석의 전설과 함께 어느 순간 눈이 멀어 장님이 된 프랑스인 소녀 '마리로르 르블랑'(이하, 마리)와 여동생과 함께 고아원에서 지내며 과학/수학책을 즐겨 읽으며 고장난 라디오를 거뜬히 수리해내는 능력자 독일인 소년 베르너. 


 장님이 된 후, 동네 전체의 모형을 제작하며 마리에게 손끝으로 마을을 기억하게 해준 아버지. 혼자 거리를 거닐던 마리가 정확하게 거리를 돌아다닐때 뒤로 한걸음 떨어져 걸으며 하늘을 향해 활짝 미소를 짓던 아버지. (p69) 생일날이 되면 복잡한 구조의 퍼즐 내부에 선물을 넣어 놓고 마리가 손끝으로 퍼즐을 풀때의 기쁨을 알게 해준 아버지. 비싼 점자책을 사주며 책 속의 인물과 마리를 만나게 해준 아버지. 밝게 자라는 마리는 아버지의 자랑이자 기쁨이다. 



안녕하세요, 아니면 하일 히틀러라고 인사할까요.

...

모두가 후자를 택한다.


 히틀러 유켄트(히틀러 청년단)의 가입이 의무화된 독일. 고아원에 있는 베르너는 15살이 되면 탄광으로 일할 운명이다. 여동생 유타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소에 두각을 보이던 라디오 수리는 마을 전체의 라디오를 봐줄만큼 실력이 향상되었으며, 그로인해 베르너는 히틀러 정예 교육 기관으로 추천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지식과 실력으로 기관 담당자의 눈에 든 베르너는 멀리 떨어져버린 여동생이 걱정된다.



역사의 여신이 대지를 굽어본다. 가장 뜨거운 불길을 뚫고 나가야만 정화될 수 있으리니...


 마리가 살던 파리가 폭격을 당해 할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오게된 마리 가족. 파리는 이미 독일에 항복했으며 '불꽃의 바다'를 보관하던 박물관 관장의 지시에 따라 가짜 보석을 지니고 피난을 온 아버지. 마리를 위해 새로운 지역의 마을을 만들어 주고는 다급한 관장의 편지를 받고는 홀로 파리로 떠난다. 그리고 혹독한 훈련과 매일 밤 주어지는 실험실에서의 과제는 베르너를 힘들게 한다.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2차 세계대전을 다루었던 다양한 종류의 책/ 영화/ TV 중에서도 '장님'과 '나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적은 거의 접하지 못했다. 대부분 침략을 받았던 나라 사람의 '생존'을 향한 악전고투나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압받았던 유대인의 처참한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거지? 침실 창문을 열어도 비명 소리 하나, 폭발음 하나 들리지 않고, 다만 작은 할아버지가 가마우지가 부르는 새들이 우는 소리와 바다 소리, 그리고 이따금씩 아득히 높은 곳에서 비행기가 한대씩 지나가며 진동하는 소리만 들릴 뿐인데.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은 피해자의 눈으로 수많은 시간을 쌓아온 문명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과 인류가 쌓아온 모든 선한 것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작가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는 여느 책과는 다르다. 주인공인 마리는 '장님' 이라서 눈을 제외한 감각으로는 '일촉즉발의 상황/ 항복한 나라의 침울함'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출한 능력으로 고아원에서 정예 교육을 받는 위치에 까지 도달한 베르너는 '나치의 잔악함'을 대표하기 보다는 '전쟁 당시의 독일'이라는 나라의 강렬한(미친) 흐름에 휩쓸린 소년으로 그려진다. 특히,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유타와 멀어지게한 베르너의 특별한 재능은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에게 돌아올 것인지... 1권에서 단 한차례도 연관성도 없이 독립적으로 그려진 마리와 베르너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불꽃의 바다'라는 보석을 쫓는 롬펠이라는 독일 군인은?


 아직 전초전에 불과한 1권이 보여준 여러 인물간의 관계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앞으로 어떠한 그림을 그려줄지 기대되니 얼른 2권을 펼쳐봐야 겠다.  



누군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마리와 상상 여행을 함께한 책들>

<80일간의 세계일주>

<해저 2만리 1,2권>



<못다한 책 속 한마디>


"게 옳아?

딴 사람들이 다한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하는게?"



"거리가 너무 넓어요."

"넌 할 수 있어, 마리"



한 번에 1센티미터씩 가는 거야.



승자가 뭐라고 말하건 그것이 곧 역사라는 거야.



논리의 길을 걸어라. 모든 결과엔 그럴만한 원인이 있는 법이며. 모든 곤경엔 나름 해결책이 있는 법이다.



잔악성이 번영을 약속한다. 너희의 소중한 할머니에게 차와 쿠키를 내줄수 있는건 오로지 너희 팔 끝의 주먹 뿐이다.



새벽이 대지를 가로질러 흘러들어 오기전에, 그들은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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