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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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Vol.1]


[우리가 외면하는 그 빛]


[2015. 7. 23 ~ 2015. 7 27 완독]


[민음사 서평단 활동]






우린 이례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살며시 웃음짓고 있는 입. 어딘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눈길. 나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길에 호감이 간다. 미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아름다운 얘기를 들려줄 것과 같은 표지의 소녀와의 만남 이후에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세상이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있는 시기 속으로 나를 초대한다.



이 돌을 품는자는 영원히 살리라,

그러나 그가 돌을 품고 있는 한,

멈추지 않는 빗줄기처럼 그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악운이 미치리라.


19XX년. 2차 세계대전 전, 그리고 막 시작되었을 때.

 소유자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는 '불꽃의 바다'라는 보석의 전설과 함께 어느 순간 눈이 멀어 장님이 된 프랑스인 소녀 '마리로르 르블랑'(이하, 마리)와 여동생과 함께 고아원에서 지내며 과학/수학책을 즐겨 읽으며 고장난 라디오를 거뜬히 수리해내는 능력자 독일인 소년 베르너. 


 장님이 된 후, 동네 전체의 모형을 제작하며 마리에게 손끝으로 마을을 기억하게 해준 아버지. 혼자 거리를 거닐던 마리가 정확하게 거리를 돌아다닐때 뒤로 한걸음 떨어져 걸으며 하늘을 향해 활짝 미소를 짓던 아버지. (p69) 생일날이 되면 복잡한 구조의 퍼즐 내부에 선물을 넣어 놓고 마리가 손끝으로 퍼즐을 풀때의 기쁨을 알게 해준 아버지. 비싼 점자책을 사주며 책 속의 인물과 마리를 만나게 해준 아버지. 밝게 자라는 마리는 아버지의 자랑이자 기쁨이다. 



안녕하세요, 아니면 하일 히틀러라고 인사할까요.

...

모두가 후자를 택한다.


 히틀러 유켄트(히틀러 청년단)의 가입이 의무화된 독일. 고아원에 있는 베르너는 15살이 되면 탄광으로 일할 운명이다. 여동생 유타의 미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소에 두각을 보이던 라디오 수리는 마을 전체의 라디오를 봐줄만큼 실력이 향상되었으며, 그로인해 베르너는 히틀러 정예 교육 기관으로 추천을 받게 된다. 그곳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지식과 실력으로 기관 담당자의 눈에 든 베르너는 멀리 떨어져버린 여동생이 걱정된다.



역사의 여신이 대지를 굽어본다. 가장 뜨거운 불길을 뚫고 나가야만 정화될 수 있으리니...


 마리가 살던 파리가 폭격을 당해 할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오게된 마리 가족. 파리는 이미 독일에 항복했으며 '불꽃의 바다'를 보관하던 박물관 관장의 지시에 따라 가짜 보석을 지니고 피난을 온 아버지. 마리를 위해 새로운 지역의 마을을 만들어 주고는 다급한 관장의 편지를 받고는 홀로 파리로 떠난다. 그리고 혹독한 훈련과 매일 밤 주어지는 실험실에서의 과제는 베르너를 힘들게 한다.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2차 세계대전을 다루었던 다양한 종류의 책/ 영화/ TV 중에서도 '장님'과 '나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적은 거의 접하지 못했다. 대부분 침략을 받았던 나라 사람의 '생존'을 향한 악전고투나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압받았던 유대인의 처참한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거지? 침실 창문을 열어도 비명 소리 하나, 폭발음 하나 들리지 않고, 다만 작은 할아버지가 가마우지가 부르는 새들이 우는 소리와 바다 소리, 그리고 이따금씩 아득히 높은 곳에서 비행기가 한대씩 지나가며 진동하는 소리만 들릴 뿐인데.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은 피해자의 눈으로 수많은 시간을 쌓아온 문명이 무너져 내리는 현실과 인류가 쌓아온 모든 선한 것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작가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는 여느 책과는 다르다. 주인공인 마리는 '장님' 이라서 눈을 제외한 감각으로는 '일촉즉발의 상황/ 항복한 나라의 침울함'을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출한 능력으로 고아원에서 정예 교육을 받는 위치에 까지 도달한 베르너는 '나치의 잔악함'을 대표하기 보다는 '전쟁 당시의 독일'이라는 나라의 강렬한(미친) 흐름에 휩쓸린 소년으로 그려진다. 특히,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유타와 멀어지게한 베르너의 특별한 재능은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에게 돌아올 것인지... 1권에서 단 한차례도 연관성도 없이 독립적으로 그려진 마리와 베르너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불꽃의 바다'라는 보석을 쫓는 롬펠이라는 독일 군인은?


 아직 전초전에 불과한 1권이 보여준 여러 인물간의 관계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앞으로 어떠한 그림을 그려줄지 기대되니 얼른 2권을 펼쳐봐야 겠다.  



누군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마리와 상상 여행을 함께한 책들>

<80일간의 세계일주>

<해저 2만리 1,2권>



<못다한 책 속 한마디>


"게 옳아?

딴 사람들이 다한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하는게?"



"거리가 너무 넓어요."

"넌 할 수 있어, 마리"



한 번에 1센티미터씩 가는 거야.



승자가 뭐라고 말하건 그것이 곧 역사라는 거야.



논리의 길을 걸어라. 모든 결과엔 그럴만한 원인이 있는 법이며. 모든 곤경엔 나름 해결책이 있는 법이다.



잔악성이 번영을 약속한다. 너희의 소중한 할머니에게 차와 쿠키를 내줄수 있는건 오로지 너희 팔 끝의 주먹 뿐이다.



새벽이 대지를 가로질러 흘러들어 오기전에, 그들은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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