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자, 딜비쉬 - 딜비쉬 연대기 1, 이색작가총서 2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너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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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와 판타지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젤라즈니이지만 딜비쉬는 순수 판타지라고 할 수 있고, 또한 복수극을 다루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여러모로 앰버연대기를 생각나게 한다. 몇 지인은 젤라즈니식 무협극이라고도 하지만.

젤라즈니인 만큼 문장과 스타일은 보증수표였던 것 같다. 김상훈씨의 번역도 여전하고.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아, 이건 특별한 구상없이 캐릭터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만들어진 스토리다"라는 부분이 있었고 그래서 전체적인 구상이 호흡안배의 실패, 모순점등이 얼핏 보이긴 했지만 그의 문장 스타일이 그런 부분을 덮어버려서 꽤 몰입도 높게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쉽게 읽히고 11편의 단편이 완전 독립된 것이 아니라 스토리상 이어져 있기 때문에 장편으로 봐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 것 같다.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역시 블랙. 혹자가 키트와 마이클 이야기의 젤라즈니판이라는 평이 수긍이 간다.

연대기 시리즈물인 만큼 후속작들이 빨리 번역되서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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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 행복한 물리학자 파인만에게 듣는 학문과 인생이야기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정영목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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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Feynman에 관한 책.

키부츠에 가서 일하다 도서관에서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보고난 후..물리학을 공부하게 된 저자가 나중에 그와 같은 칼텍에서 일하게 되면서 파인만을 만나게 되고..무엇을 앞으로 해야할 지 모르는 그기 파인만과의 대화 과정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내용의 책이다.

그 시절 이미 파인만은 암 투병 생활로 죽어가는 중이었고..후에 필자도 암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되었기에..훨씬더 파인만에 의지하고자 하는 저자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죽어가는 사람과의 대화라는 부분에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연상되기도 했다.)

제목인 파인만의 무지개는..무지개의 원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어떤 영감으로 알게 되었을까에 대한 물음에 대해 무지개가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라는 대화에서 따온 것이다.

유명한 학자의 책을 보고 감명받아 같은 전공을 공부해서 그 학자와 같은 대학에서 연구하게되는 일들이..지금도 미국에서는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파인만은 죽었지만 아직도 유명한 과학자, 학자들이 미국에는 있으니까. 그런 미국의 환경이 부럽고..미국의 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의 학문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니..-- Nyxity 2003-9-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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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SF - 과학소설 전문무크 창간호 1 과학소설 전문무크 Happy SF
행복한책읽기 편집부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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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책에서 나온 SF전문 무크지이다. 이번 특집은 왜 SF인가?, 현대SF의 세계(테드창 특집)으로 이루어져있다.

왜 SF인가?에서 대부분의 글은 기존 저자들이 해오던 말들의 동어반복이라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김상훈씨의 해설이나 홍인기님의 블로그를 자주 들락거리던 사람은 어쩌면 지겨울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좌담회이다. "SF는 주류문학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행책의 임형욱씨만 그 주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머지 사람은 도대체 왜 SF가 주류문학의 대안이 되어야 하는지 전혀 공감을 못하고 있다. (나또한 마찬가지.) SF는 SF일 뿐 주류문학의 길을 갈수도 없고 가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떡하니 주류문학의 대안으로서의 SF를 얘기하고 있으니.. 좌담회가 겉돌고 창작SF문제나 과학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등 이리저리 대화의 화제가 왔다갔다 했다. (뭐 그것도 나름데로 재밌긴 했지만.)

테드창 특집은 단편과 그의 세계, 인터뷰로 이루어져있다. 인터뷰가 흥미로웠고 곧 나올 그의 단편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던 듯하다.

마지막으로 하일라이트이어야 할 창작 단편부분인데... 듀나의 글 외에는 다들 좀 실망이다. 구광본씨는 문학적인 소양이 꽤 높은 듯하나 SF장르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알고 있지 못한 듯하다. 복거일처럼 장르적인 이해를 가지고 쓴 글들이 아니라는 티가 팍팍 났다. 딱히 어디가 그러냐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어쩔 수 없는 부분일까. 강병융씨의 글은 짧기때문에 억지로 끝까지 봤지 좀더 길었으면 그냥 던졌을 것 같다. 장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은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한 수 더 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고르고 골라서 선정했을텐데.. 많이 아쉽다. SF장르에 대한 토양이 그만큼 없다는 반증인 듯 하다.

창간호라 큰 기대를 하지않아서 그럭저럭 만족하고 봤지만 만약 이것을 돈 주고 샀다면 좀 후회가 될지도. 좀더 무크지이기 때문에 책과 잡지적인 재미를 추구했으면 좋겠다. -- Nyxity 2004-11-7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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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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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베이컨 게임은 다들 아실거다. 영화제목 주고 케이빈 베이컨과의 연결점을 찾아서 가장 적은 링크로 그가 주연한 영화를 찾는 게임이다. 보통 3단계면 왠만하면다 찾을 수 있다고 한다.(군대시절 씨네21에서 정말 감명깊게 봤던 기사였다.) 최근에는 6명이면 전세계 사람과 연결이 가능하다는 신문기사도 나왔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런 결과에 대해 정말 파고들어서 연구한 최신의 네트워크 이론을 나같은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이 바로 본서인 링크이다.

흔이 네트워크이론이라면 떠오르는 것이 각각의 노드와 링크가 랜덤으로 연결되어가는 고전적인 이론인데 인터넷을 비롯한 실제 네트워크는 랜덤으로 연결되지도 않고(척도없는 Scale free) 허브가 존재하며 시간에 따라 성장하는 모형이라는 점을 밝혀냄으로서 기존의 모형으로 설명 못하는 현상을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그리고 위와 같은 결론은 인터넷뿐 아니라 세포내의 연결이라든가 경제문제까지도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간에도 보이는 일반화된 형상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자가 빠지는 흔한 오류는 대부분의 현상을 경제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실제로 많은 부분을 그렇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지 실제로 그렇다는 것과는 좀 동떨어진 문제인데, 링크에서 보여주는 네트워크 이론에서도 약간은 그런 경향이 보인다.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고 전공이 경제라서 그런지 1997년 아시아발 외환위기과정에 대한 일화가 참 머리속에 계속 남는다. 대학원 논문을 복잡계이론의 하나인 카오스관련으로 써서 그런지 대학원때 이 책을 봤다면 이쪽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미 경제학분야에서 상당히 이 이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고(흠..또 경제학이 공부하기 어려워지겠구만!), 꼭 그런 응용이 아니더라도 네트워크 그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학문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 Nyxity 2004-2-17 0:17

P.S.
P156 13줄 "나는 운이 좋다고 느껴(I'm Feeling Lucky)"
오역은 아니지만 한글 구굴에서는 "운좋은 예감"으로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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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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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해결은 직시와 정면돌파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많은 경우 그러나 그 방법이 너무나도 귀찮고, 당장은 힘들다는 사실로 외면하고 간접적인 수단에 호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경우 문제는 더더욱 복잡해져서 결국 해결하기가 더 힘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을 일반화할수는 없지만 무하마드 유누스가 이룩한 그라민은행의 업적을 보면 정면돌파라는 방법이 얼마나 큰 업적을 이룰 수 있는지를 증명해 주는것 같다.

그가 존경스러운 점은 의문이 들었을때 책이나 연구보고서, 논문등의 간전접적인 정보를 먼저 찾아본 것이 아니라 바로 이웃 가난한 집을 방문해서 그들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그들이 어째서 그런 가난한 상태에 있는지를 관찰하고 해결책을 생각했다는데 있다. 이러한 실천력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실천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 부럽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그의 소액융자방법은 방그라데시같은 그런 곳에서만 유용한 수단이라 예상을 했다. 미국이나 한국, 일본등 산업화가 어느정도 이상 고도화된 나라에서 과연 그런 방법이 통할까 하는 의문은 읽으면서 내내 맴돌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미국에서의 성공사례까지 나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업교육은 필요한가?(p.309)]챕터에 이르렀을때 나의 의문은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

물론 소액융자가 빈곤퇴치의 만능은 아니지만 기존 복지정책의 한계점을 많이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다. 소액융자는 가난한 사람 스스로의 힘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요인일 것이다. 즉 기존 복지정책에서 할 수 없었던 강한 동기부여가 가능했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할 수 있었으리라 추측해본다.

그리고 소액융자라는 수단이 아니라 빈곤을 외면하려고 했던 기존 시각을 빈곤문제에 직시하게 할 수만 있다면 빈곤은 정말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준다.

기타등등
미국유학시절 에피소드 중 학점 짠것으로 유명한 게오르게스쿠 루에겐교수에게 유일한 A학점을 받은 사람이 한국인이라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 참 웃겼다. 여담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인 사무엘슨 교수의 강의는 언제나 농담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그때 강의를 듣는 학생중 눈빛이 빛나는건 대부분 미국인들이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눈에 촛점을 잃는다고 한다. 그후, 본격적인 경제학 강의가 시작했을때 눈빛이 빛나는건 한국이나 일본 학생들이고 눈에 촛점을 잃는건 미국인이란 말이 생각나는 에피소드였다. -- Nyxity 2003-2-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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