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경 옮김 / 작품 / 2010년 7월

오쿠다 히데오는 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예전에 그가 야구에 관해서 썼던 에세이 책 "연장전이 시작되었습니다"도 읽은 적이 있었고, 얼마 전에는 '올림픽의 몸값'이라는 장편 소설도 낸바 있다. 그렇게 이 책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까지 하면.. 스포츠에 관해 그가 쓴 책이 몇 권 되는 듯하다. 나 또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살짝 작가에게 질투가 난다.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에 대해 글을 쓰고, 책 까지 발행하니 말이다.
 

 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가 직.접 그리스의 아테나까지 가서 올림픽을 관전한 내용이 담겨있다. 평소에 여행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그가 그리스까지 가서 올림픽을 볼 정도라면.. 뭐 어떤 협찬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휴식을 준다고 하는데 오쿠다 히데오 또한 그리스에서 충분한 휴식을 누린듯하다. 그의 코믹한 문체는 여전히 독자인 나에게 재미있었고, 또한 질리지 않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템포를 선사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그리스에 관한 사진이라도 좀 있었으면 싶었던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데 그저 에세이 보다는 여행기가 더 의미있지 않았을까.. 일단 스포츠 에세이와 여행서적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여행서적이 더 인기가 있을 것이기에, 그에게도 더 이득이지 않았겠는가.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오쿠다 히데오도 역시 일본인으로서 그리스에서 일본의 애국심을 퍽이나 태웠던 것 같다. 일본인들이 우승하면 기뻐하고 일본 경기에 흥미있어 하는 모습 또한 그렇다. 어떤 나라의 사람인들 오쿠다 히데오의 맘같지 않겠는가.

아빠의 우주여행

아빠의 우주여행 - 한국 SF 단편선
양원영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5월

이 책은 황금가지에서 나온 '한국 단편 SF 10편' 입니다. 예전에 황금가지에서 나왔던 'U 로봇'이라는 책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되지요. 저는 사실 SF소설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아, SF에 관심이 없다고 해야겠네요. SF에 관한거라면 영화/드라마 등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작년에 기회가 생겨서 u 로봇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SF소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 '아빠의 우주여행'이 나오자 너무 반가웠구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공상과학 소설이라는게 원래 현실세계와의 동떨어진 느낌이래 생소하긴 합니다. 하지만 장차 미래에 발전가능성이 있다지요.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 과학의 발전, 장래, 인류의운명 등의 예상을 할 수 있지요. 안드로이드인 아빠가 사람인 딸을 돌바주는 내용인 '아빠의 우주여행'!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될 딸은, 규정에 따라서 안드로이드인 아빠와 계속 함께 살 것인지 아니면 독립하여 혼자 살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아빠에게 인정을 많이 느꼈지만 결국 로봇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아빠와의 이별을 생각하는 딸은 아빠의 소원이 우주여행을 시켜주기 위해서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둥 자신이 할 수 있는 온갖 노력을 합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로봇이지만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인 아빠의 존재를 느끼게 되지요.

 

책에는 그 외에도 유전자 관련 소재인 애니멀 201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연구대상인 애니멀 201 사람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한 정체 불명인 한 남자의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아쉬웠습니다. 또한 수술을 통해서 머리가 똑똑해지는 소재와, 성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모습등을 소재로 한 단편들도 소재가 독특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소설에 나온 것들이 과연 미래에도 이뤄질수나 있는 것들일까.. 상상만으로도 신기할 뿐입니다. 공상과학 소설은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이런 류의 소설이 많이 없다는게 아쉽고 기대를 걸어 볼 장르인것 같아요.

sydney!

서니사이드 시드니
류수연.김홍기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호주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요? 최근에 제 주변에 호주로 떠나는 사람들이 참 많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고요, 영어 공부 하러 떠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호주라는 곳이 너무너무 가보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당장 짐싸고 떠날 수 있는 입장도 아닌 저는 책으로 대리만족 해야하는 상태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펼쳐 보게 된 이 책 '서니사이드 시드니' 바로 호주 여행의 정보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호주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려주는 그런 책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저의 이런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예를 들어 공항에 도착한 후에 대중교통을 타는 방법이라든지, 유명한 관광 명소들, 혹은 맛있는 음식집들, 게스트 하우스나 호텔등의 숙박시설 소개등등.. 이런 소개가 있을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책의 내용을 보니 책의 저자가 가보았던 호주에 대해 글로 기록되어 있었고 사진으로 남겨져 있었습니다. 물론 소개도 있지만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소개 이지요...그러니까 제 말은요, 호주로 여행을 막 떠나시려는 분들이 이 책을 보기 보다는 저처럼 호주란 곳에 대해 읽고 & 보고 싶은 분들이 보기에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시드니라는 곳이 얼마나 매력적인 도시인지는 책의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의 감격스러워하는 글들을 보면 느낄 수가 있지요. 오죽하면 봉사활동으로 갔던 시드니에 빠져서 자꾸 찾아가게 되었겠어요.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호주 속의 타 음식 이었습니다.. 호주에서 먹는 중국 음식 & 한국 음식 & 베트남 음식! 그 음식들의 맛이 참 궁금해지네요. 시드니의 세세한 면을 볼 수 있는 사진이 참 인상적인 책입니다.

싱글만찬!!

싱글만찬 - 두 가지 재료로 만드는 147가지 레시피
문인영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6월

오랜만에 너무 괜찮은 책을 만났어요! 요즘에 부쩍 요리에 관심이 많아진 저는요.. 혼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요리 레시피가 담긴 책을 찾고 있었지요. 사실 최근에 요리에 관한 책은 이 책, 저 책 많이 뒤적거렸답니다. 그 중에서도 보물같은 책 발견! 바로 <싱글만찬>입니다.

요즘에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둘이 사는 사람도 많은데요. 여러 명이서 사는 대가족은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래서 그런지 음식도 간편하게 해 먹는 시대가 되었구요. 때로는 한끼 정도는 거뜬이 패쓰하기도 하지요. '출출하긴 한데 마땅히 먹을 만한 반찬도 없고..'하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딱 두 가지 재료만 사서 차려 먹고 음식물쓰레기는 최대한 버리지 않는다면, 그것보다 좋을 수 있을까요? 푸트 스타일리스트인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하게되었고 마침내, 두 가지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생각해 모아 놓았습니다.

'그래서 하나 뚤 나만의 요리를 개발해내고 싱글들의 고충을 들어보며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결과, 이 땅의 모든 싱글, 1~2인 가족, 주말에만 요리를 만들어 먹는 회사원, 자취생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책이 탄생한 것이다. -본뭉 중-'

이 책에는 레시피 외에도 다양한 정보가 들어있어요. 아마도 초보 주부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되는데요, 야채 & 채소의 썰기 방식이 이렇게 많은지 저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답니다. 편썰기 채썰기 깍둑썰기 다지기 통째썰기 반달썰기 어슷설기 원형 재료 채썰기등의 방법을 비롯하여 꼭 필요한 양념들에 대한 소개도 있고요. 주부생활백서에서는 알뜰살뜰하게 살림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답니다. 특히 도움 받았던 정보는 냉장고에 '영수증 붙이기' 입니다. 보통 냉장고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요. 최근에 구입했던 영수증을 냉장고에 붙여놓으면 언제 어떤 것을 샀는지 볼 수 있어서 편하다고 해요. 나중에 시집가면 꼭 써먹어야겠습니다. 두 가지 재료로 요리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간편하고 쉽더라고요. 여러가지 요리들이 제시되어 있는데요 틈틈히 하나씩 따라해보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겠어요.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나는 한 때 모 사회복지 단체를 통하여 아프리카 가나에 있는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후원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연유일는지는 몰라도 그때부터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아프리카로 선교를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것에 안주하다보면 그러한 생각은 그저 생각뿐으로 끝나게 되는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었을 때는 글쎄.. 아프리카의 실상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을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었을 때는 그런 느낌보다는 저자의 일기 혹은 독백식의 글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지구 저쪽에 있는 프랑스의 남자를 알게 된 저자. 그 둘은 그 뒤로 몇차례 만남을 갖게 되고 서로가 운명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난 후 함께 떠난 여행지중에 한곳이 아프리카였다. 상당히 어린나이였을텐데.. 그렇게 지구를 넘는 사랑을 한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또한 저자의 글을 보고 놀랐다. 글의 문장이 길고, 굉장히 감성적인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단어들도 많았고.. 아무튼 다른 여행 책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과, 다른 여행 책 보다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서 읽을 때에 술술 읽히지 않아 어려웠다. 보통 여행 책이라하면 술술 읽혔던 기억이 있기에 낯설다고 할까..

 

아프리카의 모습이 어떠한지.. 책 속의 사진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고운 모래 입자의 사막.. 저자가 버스를 타고 사하라 사막을 지나갈 때의 여행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하는데 그 설레임은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 하다.

마치 대자연을 대상으로 사파리 투어라도 하듯, 우리는 덜컹이는 버스 안에 작은 두 몸을 틀고 앉아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세상에 경이의 눈빛을 보냈다. 이것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버스 여행으로 기록될 만한 것이었다. 87p

아프리카 사람들은 풍요롭게 살지는 못하지만, 행복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그 모습은 책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넓은 땅에서 버스가 출발할때에 버스가 꽉 찰 때까지 탈 사람을 기다린다거나 더운 날씨지만 늘 웃는 모습의 사람들을 볼 때에 느낄 수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내색으로라도 불평불만이 없나보다.

 

여행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문득 여행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던져 본 질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쓴다는 것. 그것보다 큰 행복이 있을까..다소 감성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이 책.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를 덮으며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어쩌면 여행의 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삶이라는 것은 원래 떠나고자 하는 욕망과 곧 떠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사이에서 천연덕스럽게 유지되는 망설임과도 같은 것이 아니겟는가. 2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