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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를 쓴 딱따구리야 ㅣ 물들숲 그림책 12
김성호 지음, 이지현 그림 / 비룡소 / 2018년 1월
평점 :
비룡소의 애정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
우리나라 물, 들, 숲에 사는 동식물의 한살이를 아름다운 감성으로 담은 생태그림책이에요.
실사가 없음에도 자연의 모습이 가깝게 와닿고, 온화함이 가득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림책이라 아이들과 읽으면서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느낌이랍니다.

빨간 모자를 쓴 딱따구리야
12번째 물들숲 그림책의 주인공은 '딱따구리'에요.
예쁜 감성이 묻어나는 제목과 표지 모두 눈길을 끌어요.
"머리에 빨간 부분이 모자 같은가봐!"
아이들은 딱따구리의 머리를 보며 책 제목과 연관지어 생각하더니 재미있게 느껴졌나봐요.
또 한편으로는 빨간 부분이 없는 다른 딱따구리에게도 관심을 보였어요.

탁 탁탁 탁탁탁 타닥탁탁!
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대자 나무에 작은 구멍이 생겼어요.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가며 둥지를 짓고, 짝짓기도 함께 이루어져요.
둥지를 짓기 위해 하루에 만번이 넘는 쪼아대기를 한다니 정말 대단하죠?
둥지 하나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지.. 아이들도 느껴지는지 정말 대단한 것 같대요.
그리고 연신 부리가 너무 아플 것 같다면서 괜찮냐고도 물어보네요.



둥지가 다 지어지면 암컷이 알을 낳는데 이것으로 끝나지 않아요.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를 위해 번갈아 알을 품고 잠시도 둥지를 비우지 않아요.
알을 품을 때는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도 생명을 키워내는 소중한 시간을 위해 온전히 집중해요.
알에서 아기새들이 태어나고 자라도 수많은 천적들과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위험에 빠지면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라도 소중한 이를 지켜내고 싶은 그 마음은 자연 속 많은 생명들도 다르지 않네요.
단순히 딱따구리의 모습이나 한살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딱따구리의 생명이 시작되는지, 어떻게 키워내는지, 얼마나 하루하루 간절하게 살아가는지 섬세하게 담았어요.
글 또한 딱딱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나누듯 잘 풀어내서 대자연 속에서 점점 성장하는 오색딱따구리의 모습을
곁에서 함께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멋스럽게 꾸며내거나 수식어가 붙어있지 않아도 충분히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딱따구리의 모습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꾸밈없고 사실적이고 소박해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생태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까막딱따구리는 우리나라 딱따구리 중에서 제일 크대!"
"딱따구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딱정벌레 애벌레구나!"
이야기 끝에는 딱따구리에 대한 모든 것을 보기 쉽게 정리해 놓아서
아이들과 하나하나 짚어보며 궁금증도 풀어가고, 더 알찬 정보를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머뭇거리다 둥지를 박차고 먼 숲으로 힘차게 날아가는 어린 딱따구리를 보며
아빠, 엄마 딱따구리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딱따구리도 큰 어른 딱따구리가 되면 이렇게 멋진 둥지를 짓고, 아기새들을 지켜줄테지요.
아이들에게 1차원적인 생태그림책이 아닌,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희망적인 메세지까지 전달해주는 것 같아 더 좋은 책...
정말 소장가지 있는 생태그림책 꾸러미라 모두 다 가까이 두고 싶은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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