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정치학
앤서니 기든스 지음, 홍욱희 옮김 / 에코리브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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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나 주장 보다는 이의 대책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여러 정책의 장점과 현실적 어려움 등을 모두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다 보면 '과연 그럼 되는 게 뭐야?' 라고 물을 수 있다. 그래서 정치적인 결단. 특히 선진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일단 지은이가 제3의 길로 유명한 사회학자라는 점에서 읽게 되었다. 실은 지정학적인 이해관계가 더 궁금하긴 했는데 책에서는 그에 대한 설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제목처럼 음모적인 느낌은 글 속에 없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책의 번역이 참 잘되어 있다는 것. 옮긴이 역시 환경운동 전문가라 하고 옮긴이의 주석이 크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번역서 특유의 짜증나는 표현없이 단문으로 읽기 편하게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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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을 가다 2 - 레바논ㆍ시리아ㆍ요르단ㆍ리비아ㆍ몰타ㆍ튀니지ㆍ이집트 편
최정동 지음 / 한길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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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읽고 나는 최정동 작가를 '로마 오다쿠'의 표본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다. 2권을 읽고 나니 이젠 넘사벽같은 느낌이다. 휴.. 전편인 로마 제국을 가다를 재미있게 읽었고, 그 후속 작품이 나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2권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2권의 부제는 '지중해 건너에도 로마 제국은 존재했다' 이다.  모두 세차례의 여행기록을 묶은 것으로 중동의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으로,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몰타로, 이집트로 구분된다.  이 지역은 지중해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 지중해를 내해로 만들었던 로마 제국의 변방 국경들이었던 셈이다.

 

역사의 현장이 잘 보존되지 않으면 않을 수록 '아는 만큼 보이는' 식견이 필요하다. 이 지역들은 세세한 설명이 없으면 지나치기 쉬운 유적지일 것이고 그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이탈리아 반도와 남북유럽에 그치지 않는 학구열로 2권을 써냈다. 2권의 여행지는 그러나 1권처럼 '로마'라는 느낌이 강하지는 않다. 지역 자체가 로마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이 그다지 쉬운 지역이 아니다. 그 이유는 이 변경지들이 역사 속에서 이슬람의 지배 등을 받으면서 로마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고, 지금도 대부분 가난한 지역인 만큼 문화재 관리가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목숨을 걸어야할 지도 모르나 채워지지 않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저자의 노력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동 여행은 여행기가 흔하지도 않고, 성지순례가 아니면 잘 가지 않는 여행지이다. 로마라는 인문학적 테마로 쓴 여행기는 흔치 않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몰타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집트는 동떨어진 하나의 이집트 여행기로 봐도 좋을 듯 싶다. 이곳은 로마보다는 이집트 자체의 문화 유적이 너무 많기에 그렇다.

 

모두 쉽지 않은 여행지지만, 체력이 좋을 때 이집트 여행을 한번 가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집트에 대한 공부를 많이 많이 한다음에 말이다. 앞으로 3권, 4권 계속 여행기를 작성하실 것 같은데 빠른 시일에 새로운 여행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주길 고대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전편과 페이지 수는 비슷한데 책값이 조금 올랐다는 것이다. 물가 탓인가? 지명도 상승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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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 -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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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로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생각의 주인으로 사는 법'이 달려있는 책이다. 홍세화의 신간 에세이인데, 한번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이상하게 무력하고 화가 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때(영화 크래쉬에서 나온 대사다) 보면 좋은 책이다.

 

글 중에서 두 군데를 인용해 본다.

 

1. 제도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갖게 된 생각은 주체적이지 않다. 독서와 토론, 직접 견문과 성찰은 내가 주체적으로 행하는 것이지만, 제도 교육과 미디어에서 나는 주체로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객체이며 대상일 뿐이다. 세상 사람들 중 책을 읽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소수다. 문제는 과거에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날엔 책을 읽지 않아도 스스로 무지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엔 제도교육이 보편화되었고 미디어가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람들의 의식세계는 빈 채로 남아 있지 않고 채워진다. 나는 유소년 시절에 할머니 할아버지 뻘 되는 분들이 "나는 무식해. 아무것도 몰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종종 들었다. 오늘날엔 그런 분을 만날 수 없다. 국가권력이 장악한 제도교육과 자본의 논리가 관철되는 미디어에 의해 넘칠 정도로 채워지는 의식세계는, 특히 한국처럼 제도교육이 민주화되지 않은 사회에서는 스스로 책을 읽지 않을 때 필연적으로 지배세력이 요구한 것으로 채우게 된다..... 지배세력에 대한 복종의 자발성에서 과거에 책을 읽지 못한 사람들보다 오늘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더 강한 것은 그 때문이다....

 

2.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본디 '귀족이 스스로 의무를 진다'는 뜻인데, 역사는 귀족이 스스로 의무를 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귀족은 스스로 의무를 지지 않았다. 스스로 의무를 지지 않으면 지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하기 위해 의무를 져왔을 뿐이다. 그게 역사의 진실이다. 따라서 귀족이나 사회상층이 스스로 의무를 얼마만큼 지느냐는 국민의 비판과 견제 능력과 정확히 일치한다. 지역에서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데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가당키나 한가.

 

나는 1판 1쇄를 출간일에 샀는데 그덕에 홍세화 선생님의 자필 사인을 얻을 수 있었다. 선생님은 이렇게 썼다.

"나는 내 생각의 주인인가?" 스스로 묻는 소수와 함께,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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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만 앞서 가라 - 정치학자 강상중, 아시아의 리더 김대중에게서 배우다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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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교수의 신간이다. 이 책은 정치가 김대중에 대한 예찬서라고 보면 된다. 내용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갖는 의미를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1. 김대중에 대한 평가의 수준이다. 재일교포로 일본 사회의 어른으로 대접받는 강상중 교수는 김대중을 통해 거듭났다고 한다. 김대중을 이 시대 최고의 정치인으로, 히어로로 평가하고 있으며 일본에 김대중 같은 정치인이 없어서 개탄스럽다고 한다. 김대중을 우리는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아직도 그를 빨갱이나, 전라도 깽깽이나, 배신자 등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충격을 한번 느껴 봐야 한다.

 

2. 현실 정치가에 대한 평가이다. 현실 정치가는 성공해야 한다. 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정치가는 고매한 이론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성공한 정치가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못한 현실에서 그에 대해 가감없는 평가를 내려주는 것이 통쾌하다.

 

3. 강상중 교수는 일본이 요모양 요꼴이 된 게 민주주의를 선물처럼 거저 얻어서 그랬고, 한국은 피를 흘려 쟁취했기 때문에 부럽다고 하는 데, 우리는 아직 후불제 민주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과 대비된다. 일본인의 입장에선 한국이 좀 더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같을 지 모르지만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우리는 김대중이 있어도 노무현이 있어도 여기까지 밖에 못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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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토지투자 입문서
김진규 지음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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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특히 땅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없는 나에게 좋은 입문서였다. 이 책을 읽었다고 바로 땅 투자하러 나갈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땅 투자하는 데 어떤 걸 봐야 하는 지 감을 잡을 수 있게는 되었다.

 

땅도 주식만큼이나 분석이 필요하고 특히 발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할 영역은 못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식쟁이는 주식이 쉽지 역시 땅은 어렵다. 일단 많은 돈이 묶일 수 있고 기회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땅투자는 신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땅을 살 때 이 땅이 투자용인지 주거용인지 목적을 분명히 하라고 말한다. 내가 땅을 산다면,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에 대한 대비용 정도가 될 텐데 그럼에도 땅값이 떨어지지 않았음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벌써 목적이 불분명한 것 같다. 목적이 분명해진다면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복습을 해야할 때가 올 것 같다.

 

두군데 북마크해놓은 곳을 인용하면..

 

"... 토지를 매수하려면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영농을 위해서라면 농업진흥구역의 토지를 매수해야 하고, 주택을 짓기 위해서라면 관리지역이나 농업보호구역의 농지를 매입해야 한다. 투자 수익을 위해서라면 투자 축을 잘 분석하여서 개발 예정지 주분이나, 개발 행위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공간계획인 용도지역을 잘 이해하고 분석해야 하며, 그다음 개별계획인 지목을 이해해야 한다...."

 

"주거지역의 가격을 100이라고 가정하였을 때 보통 상업지역의 가격은 약 3배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때 상업지역이 시설은 열악하다.

 지방의 경우 상업지역이라 해도 상업 시설이 크지 않고 소규모 건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마을 앞에 슈퍼나 빵집, 식당 등 근린생활 시설 정도의 시설) 이 지역이 활성화되면 상업 지역의 가격은 5~6배까지 상승한다.

 주거지역이 100이라 가정하면 자연녹지지역은 보통 주거지역의 30~40% 정도의 가격 형성이 적당하다. 생산녹지지역은 20~25%, 보전녹지지역은 15~20%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관리지역도 비슷하다.

 농림지역의 경우는 보통 관리지역 가격의 50%정도로 보면 된다. 하지만 이때 농림지역의 경우 경지 정리가 안된 자투리 농지는 도로 상황에 따라 거의 관리지역과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준공업지역은 보통 80~90% 정도이고 일반공업지역은 30~40$ 정도, 전용공업지역은 20~25% 정도로 예측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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