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때 천사였다
카린 지에벨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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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의 위험한 동행이 시작된다!
프랑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 카린 지에벨 장편소설!


프랑수아 다뱅은 비즈니스 전문 변호사이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 그는 사회가 신분으로 나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최고점에 서고 싶은 인물이다. 과거 어려운 형편에서 자란 그는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난’ 경우로 그 덕에 삶의 치열함이 무엇인지 어린 나이에 쉽게 알아버렸다. 그에게는 항상 ‘결핍’이라는 단어가 뼛속 깊이 새겨져 있었고 부모님은 그가 성공하길만을 고대하며 그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왔다. 결국 고수입의 변호사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가졌지만, 아직도 그가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며 일에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그의 인생에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나이 고작 마흔 중후반. 그런데 시한부란다.


사람은 죽는다. 누구나 죽는다. 다분히 명확한 명제이다. 헌데 아무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내일 당장 차에 치여 죽을 확률보다 당장 직장상사의 잔소리를 들을 확률이 훨씬 높으니까. 그런데 머릿속에 시한폭탄이 든 뇌종양이라는 의사의 사형선고를 듣자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프랑스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부모님이 몇달전에 먼저 돌아가신게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일은 하나 없는 인생. 돈을 많이 벌지만 정작 돈을 쓸 여가는 갖지 못한 인생.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작 인생자체는 풍요롭지 못한 인생.


프랑수아는 운전대를 잡고 울분에 겨운 질주를 시작한다.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것 인지 미친 듯이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신호를 지키지 않아도 과속딱지를 뗀다 하여도 그건 더 이상 염려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잠시 쉰 휴게소에서 결국 울음이 터져 나온다. 웬 중년남자가 흐느껴우는 것을 본 여종업원은 괜찮냐는 말을 건낸다. 절대 괜찮아지지도 않을뿐더러 그 여종업원이 도와줄 일따윈 없다. 헌데 프랑스아는 뜻밖의 ‘도움’을 받는다. “내일 죽는 다면 무엇을 하겠어요?” “전 세계일주요.” 짧은 대화는 뜻밖의 이정표가 되었다.


목적지는 없다. 단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프랑스아는 아내와 사무실 동료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리옹 인근에서 태워달라고 손을 흔드는 히치하이커 폴을 만나 동행을 하게된다. 딱히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탓에 발길 닿는 대로 길을 가다가 마음이 끌리는 곳에서 잠시 머물며 구경을 하다가 호텔을 잡아 잠을 자고 다시 여행길에 오르는 과정이 반복된다. 둘은 너무나 다르다. 한명은 성공한 변호사이자 중년의 시한부. 한명은 호감가는 외모에 이십대 범죄자. 서로 다른 두명의 남자가 로드무비의 한 장면처럼 여행길에 오르나 그 길은 곧이어 <로드무비>가 아닌 <갱스터무비>로 변모한다.


여행길의 한 기점으로 폴의 친구가 산다는 마르세유의 집으로 가기로 하는데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살인청부업자들을 만나 쫓기는 신세가 된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목숨은 건지지만 프랑스아는 폴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묻게 된다. 폴은 자신이 아르바이트 하던 직장의 사장이 마약거래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입막음 차원에서 쫓기는 중이라 둘러댄다. 하지만 불량배들과 시비가 붙어 지갑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때 폴이 배낭에서 권총을 꺼내드는 것을 보고 프랑수아는 폴의 가방을 열어보고 그 안에 코카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폴은 쫓기는 패거리들의 마약을 훔쳤던 것이다. 프랑수아는 당장 경찰에 신고하자고 하지만 절대 경찰을 믿을 수 없다는 폴. 폴은 훔친 마약을 몰래 팔아서 새인생을 시작하고자 한다. 뇌종양으로 머리에 시한 폭탄을 가진 프랑수아. 알고보니 정작 동행하는 여행 파트너가 시한 폭탄임을 깨닫게 되는데...



-델마와 루이스,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그리고 <그는 한때 천사였다>
우정의 케미스트리와 범죄의 스릴러를 섞은 로드무비가 될뻔한 갱스터무비!

제목이 전하는 마지막 희망까지...


책장을 덮고 난 후 든 생각은 매우 확실했다. 그 영화를 다시보자! 그 영화라 하면 바로 <델마와 루이스> <노킹 온 헤븐스 도어>였다. <델마와 루이스>는 가정주부 델마와 웨이트리스 루이스가 함께 휴가를 떠나다가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도주를 시작하는데 휴가길 같은 도주길에 카우보이 제이디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여러 고난을 겪는 내용이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뇌종양을 진단 받은 마틴과 골수암 말기의 루디가 단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루디를 위해 마틴이 그와 함께 바다로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우연히 훔친차가 돈이 들어있는 악당의 차로 악당과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는 내용이다. 두 영화와 이 책은 비슷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친구의 뜨거운 우정, 목숨 건 추격적을 벌이는 쫓고 쫓기는 스릴, 전개가 너무 달려왔던 탓에 편안한 결말을 원했지만 기대를 뒤엎는 가슴 찌릿하고 울컥한 결말.


그리고 제목과 결말이 만나는 순간에 터져나오는 탄성. 왜 작가가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를, 다분히 작가의 의도와 주제의식이 또렷하게 결합되는 플롯. <그는 한때 천사였다> 하느님이 사랑했던 천사 루시퍼(사탄). 그도 한때 천사였다. 기업의 부도덕한 범죄행위를 덮어주고 무마해주며 급여를 받은 프랑스아, 어린 두 동생을 고아원에 보내고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마피아 조직의 킬러가 된 폴. 카린 지에벨은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며 그로인해 삶을 올바른 길로 나아간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결말에 짧은 여행길이지만 인연이된 폴에게 프랑스아는 사탄도 천사였다고. 신은 이미 사탄을 용서했고 사탄도 결국은 다시 천사가 될수 있을거라는 말을 남긴다. 카린 지에벨은 이를 통해 말한다. 그들이 어떤 죄를 지었던 간에 단순히 개인의 부도덕 뿐만이 원인이 아니며, 불행이라는 운명탓도 있으며, 범죄를 단순히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비정한 사회의 논리에도 있다고. 그리고 마지막 희망 한줄기를 비춰준다. 어떤 잘못된 인생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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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1
강심 소설, 박은영 극본, KBS 드라마 화랑 원작 / 곁(beside)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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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화랑>의 소설화!

1500년 전 신라를 주름잡던 매력만점 청춘들, 화랑!

그들의 뜨거운 우정과 풋풋한 사랑, 그리고 숨겨졌던 이야기

 

- ‘죽은 친구의 삶을 대신 살기로 했다.

이름도 없이 살던 내가 친구의 이름으로 그 아이를 지키기로 했다.

헌데 이젠 여동생인 그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무명(선우)

‘어머니의 그림자에 가려 이름뿐인 왕으로만 살아야만 했다.

그래서 다들 내 존재를 부정한다.

헌데 한 아이가 내가 가엽다 한다.

세상 모두가 날 부정하는 것 보다 그 아이가 날 동정하는게 죽기보다 싫다...’ -삼맥

'10년만에 나타난 오빠 같지 않은 오빠.

내 앞에서 잠만 자는 이상한 남자.

두 남자 덕분에 바람 잘 날 없는 날의 연속인데

...왜 내 가슴은 두근거리는 건데?’ -아로


​- 사연을 가진 아이 무명은 어렸을 때부터 이름이 없어 무명이였다. 얼굴도 모르는 어미는 무명의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다. 하여 이름이 없는 가여운 무명은 부모가 아닌 우륵의 손에 키워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어린 무명은 물고기를 잡다 아로라는 계집아이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로는 그의 오라비 선우와 아비 안지공과 함께 돌아간다. 이 짧은 만남이 운명의 첫걸음이었음은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한편 왕실에는 거대한 피바람이 몰려오고 있었다. 법흥왕이 서거하자 화백들은 앞다투어 세력을 확장하고자 눈에 불을 켜기 시작한것이다. 정권은 지소공주을 필두로한 세력과 박영실을 필두로한 세력이 후계를 놓고 나뉘게 된다. 과거 지소공주에게는 연인인 안지공이 있었으나 후사를 위해 안지와 헤어지고 숙부와 결혼하여 성골 자식을 보게 되었다. 안지는 왕경 제일 부자인 김평성의 독자였으나 의술을 배워 가난한 이를 돕고자 했으니 권력싸움에는 먼 인사였던 것이다. 결국 지소공주와 헤어진 안지는 노비였던 귀먹어리 여인을 아내로 삼아 선우라는 아들과 아로라는 딸을 낳게 되었고. 지소공주는 숙부와의 사이에서 아들인 삼맥종을 낳게 된것었다.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법흥왕이 승하하던날 자객들이 태자궁에 들이 닥친 것이다. 삼맥종을 죽이려는 자객들은 칼날을 들이대고 지소공주는 삼맥종과 호위 둘을 데리고 간신히 궁을 빠져나온다. 믿을 사람은 그뿐이라며 지소는 안지를 찾아간다. 안지에게는 이미 아내와 자식들이 있었다. 안지는 식솔이 있으니 떠나달라고 냉정하게 말한다. 황궁의 피바람이 자신의 식솔을 집어삼킬 것을 예감한 것이다. 결국 불행한 예감대로 지소가 가져온 피바람으로 안지는 아내를 잃고 아들을 잃어버린다. 아들 선우는 기억을 잃은채 망망촌에서 무명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선우와 무명을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선우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기억을 찾게 되었고 희미한 기억과 어릴때부터 가지고 있던 목걸이 하나를 가지고 자신의 가족(아비 안지와 누이 아로)을 찾겠다고 왕경으로 떠난다. 무명은 선우를 돕기로 하고 같이 왕경으로 함께 향한다. 왕경에 천인이 발을 들이면 주살하는 것이 법이다. 하여 무명과 선우는 몰래 왕경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우연히 선우는 보지 말아야할 왕인 삼맥종의 얼굴을 보게된다.


지소태후는 삼맥종을 왕위에 올려놓았으나 삼맥종의 생명을 노리는 자들로 인해 섭정을 하는 중이었고 삼맥종은 얼굴없는 왕이었다. 그래서 그의 얼굴을 본자는 모두 죽임을 당하게 되었다. 불운하게 보지 말아야한 왕의 얼굴을 본 선우는 왕의 호위무사들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한다. 함께 있던 무명은 큰 부상을 입고 간신히 명을 부지한다. 천운인지 불운인지 선우가 죽기직전에 아비인 안지를 만난 것이다. 선우는 죽었지만 무명은 안지의 치료로 인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친구인 선우의 복수를 하기위해 무명은 지소태후의 행차행렬에 칼을 드리밀고 안지는 자식의 친구인 무명을 살리기 위해 거짓으로 무명이 선우라 고하게 된다. (천인인 무명이 왕경에 있으면 사형이나 선우는 반쪽짜리 선골이기 떄문) 때마침 지소태후는 왕권강화를 위해 화랑을 만들고자 한던 참이었다. 옛연인에 대한 미련인지 복수인지 무명에게 아비와 누이를 지키려거든 화랑으로 들어와 왕실의 개가 되라 협박한다. 무명은 친구의 아비와 누이를 지키기위해 그리고 친구의 복수를 위해 선우라는 이름으로 살기로 결심하는데... 



 -성균관 유생의 날들? 이제는 화랑이다!
꽃도령들의 파란만장 우정과 사랑 그리고 왕권을 둘러싼 권력암투까지...

사극 로맨스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은궐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날들>과 <해를 품은 달>을 소설과 드라마 모두 연이어 히트친 작가이기 때문이다. 두 작품은 그간 있었던 역사적인 면에만 정통한 장중한 사극이 아니라 배경을 역사에 두되 젊음 세대를 사로잡는 아련한 로맨스를 섞어 사극에 대한 새로운 지평은 열었다. 그 중 성균관 유생의 날들은 사극으로는 젊은 나이의 연기자와 퓨전장르인 로맨스와 코믹을 군데군데 배치하였다. 또한 꽃도령들의 등장으로 사극판 <꽃보다 남자> F4를 만들어 여성 독자들의 대대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2016년 드라마 화랑이 등장하였다. 성균관 유생들의 날들처럼 꽃도령들이 화랑에 들어와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우정기와 풋풋한 사랑기 그리고 왕권을 둘러싼 권력암투까지 사극에서 볼 수 있었던 내용과 볼 수 없었던 내용을 모두 담아냈다. 장르소설과 칙릿문화가 소비되는 현시점에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드라마가 또 다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담아 좀 더 탄탄한 구성과 새로운 이야기로 소설화 된 것이 소설 <화랑>이다.

소설 화랑에서는 드라마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뒷 이야기와 인물들의 심리를 담아냈기 때문에 풀리지 않았던 매듭을 속시원하게 푸는 묘한 쾌감이 있다. 안지와 지소가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지소가 왜 아들인 삼맥종에게 모질고 독하게 대하는지, 박영실이 왜 신국 최대의 권력자가 되었는지 등 드라마에서 간혹 왜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을 소설에서는 해답지처럼 풀어내준다. 사극로맨스 중에서도 퓨전느낌이 나는 소설을 찾는다면,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날들을 재밌게 보았고 비슷한 느낌이 나는 소설을 찾는다면, 드라마 화랑의 숨겨진 이야기와 그 해법을 찾아보고 싶다면 소설 <화랑>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소설 화랑은 드라마를 본 사람에게도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해줄 성공적인 소설화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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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로버트 레피노 지음, 권도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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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지능을 얻어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세상.
애완고양이에서 전쟁 영웅이 된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소설 <모트>

고양이 세바스찬은 트럭 짐칸에서 태어난다. 형제들과 함께 엄마의 젓을 물며 따뜻한 온기 속에 자라야할 세바스찬은 어찌된 영문인지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다. 기억을 잃고 홀로 떨어진 세바스찬,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세바스찬은 트럭운전수에 의해 발견되고 운명 같은 인연으로 새 가족을 만나게 된다. 트럭운전수와 친분이 있던 대니얼과 재닛이라는 신혼부부가 바로 그 새 가족이다. 세바스찬은 이제 집고양이로써 그들의 애완묘로 새 삶을 시작한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살며 부부의 가족 일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세바스찬에게 뜻밖의 만남이 시작된다. 여주인 재닛의 바람이 그 시작이였다. 아내 재닛은 이웃집 남자와 바람을 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웃집 남자는 자신의 애완견인 시바라는 개와 함께 오게 된다. 개와 고양이가 누가 상극이라 했는가? 고양이 세바스찬과 개 시바는 서로가 서로의 동반자임을 느낀다. 그리고 어느날 드디어 사고가 터지게 된다. 재닛과 이웃집 남자는 바람을 피다 예상보다 일찍 온 대니얼 때문에 들통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웃집 남자는 빠져나가지만 미쳐 데리고 나가지 못한 개 시바는 그 자리에 남게 된다. 대니얼은 이웃집 남자의 개를 보자마자 상황파악을 끝내고 광분하기 시작한다. 아내를 폭행하고 이웃집 개인 시바를 때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대니얼은 시바의 새끼마저 죽이게 된다. 새끼를 잃은 시바는 충격과 공포로 인해 도망치듯 떠나게 된다. 세바스찬은 시바를 뒤늦게 쫓아가지만 시바는 이미 사라진 뒤다. 그리고 그날 밤 세바스찬은 두발로 걷게 된다.

한편 그날 밤 여왕개미는 복수를 시작하게 된다. 인간들에게 무차별로 학살당한 개미들의 복수를 하기 위함이다. 여왕개미는 개미들의 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인간들을 전멸시킬 계획을 세워왔다. 병정개미를 개량해 거대 전투 알파 개미를 만들고 알파개미들과 함께 싸울 동물연합 돌격대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물질을 상수도에 투하 한다. 그리고 이 물을 마신 동물들은 두발로 걷고, 말을 하기 시작하며, 이성을 가지고,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다름아닌 인간이 되버린 것이다. 이제 인간만큼의 사고와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게 된 동물은 반란을 시작한다. 주인의 것을 탐하기 시작하고, 주인을 죽이는가 하면, 심지어 주인을 잡아 먹기까지 한다.

인간에게 착취당하던 노예 생활이 끝나고 전쟁을 선포하게 된 동물들. 그리고 인간들은 동물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자유를 찾은 동물들은 인간들의 문화, 사회, 정치, 종교등의 모습들을 빠르게 갖춰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그토록 증오한 인간의 단면임을 점차 깨닫게 되고 자유로울 것만 같던 그들의 쟁취는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된다.

이 가운데 세바스찬은 사고로 주인을 죽이게 되고 시바를 찾아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모트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 인간 반란군 전쟁의 영웅으로 재탄생하며 모험을 시작 하게 되는데...

-<동물농장>의 SF 버전 : 동화같은 우화에 SF의 장르적 오락을 더하다.

동물들을 등장시켜 인간의 삶이나 만행을 꼬집어 비트는 것. 인격화된 동식물이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풍자와 교훈을 전하는 것.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접해온 우화가 바로 이것이다. 이 소설은 어렸을 적 읽었던 <이솝이야기>나 청소년기에 읽었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읽는 느낌이다. 거기에 SF적인 요소를 가미해 좀 더 오락적인 면모를 더한게 바로 이 소설 <모트>이다. 하지만 SF로써 가벼운 소설이라 치부하긴 어렵다. 신화적인 면과 종교적인 색채도 있으며, 삶의 목적이나 실존에 대한 철한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배경이 되는 SF적 요소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오락적인 면은 충분하나 인간의 삶을 실랄하게 비판하기에는 동떨어진 이물감이 느껴지진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으나 전혀 그런 걱정이 안 느껴졌다. 동물들의 호르몬 변화와 인간의 전쟁 선포라는 SF적 요소가 가미되긴 했으나 이야기는 완전한 새로운 세계가 아닌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보통 세상과 인간의 군상을 교묘하게 잘 섞어놓아 우화가 좀더 스팩타클하게 느껴지는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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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10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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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인들의 불안정한 일상과 작은 실패의 풍경을 그린 연작.

도쿄의 지도 위에 교차하는 다섯 개의 외로움...

 

여기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있다. 각각의 이야기는 색은 다르지만 같은 명도를 지녔다. 다섯가지의 이야기는 전개도 인물도 각각이다. 그래서 다른 색을 지녔다. 하지만 같은 명도를 지녔다. 이 이야기는 회색빛 풍경의 도심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인물과 다른 사건이지만 그들의 느끼는 감정의 톤은 비슷하다. 그들이 사는 도시는 복잡하고 어지럽고 다양하고 풍성하다. 도시는 살기는 편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붐비지만 때론 외롭다. 도시가 가진 이면. 외로움과 불안감 그것을 일본소설답게 담백하고 정갈하게 담아냈다. <악인>이란 강렬하고 파격적인 추리소설을 쓴 요시다 슈이치가 다시한번 <동경만경>같은 차분한 소설을 내놓았다. 담담하나 단단한 문체. 일상적인 내용을 부드럽게 구사하지만 그 안에 단단한 심같은 메세지를 박아 놓았다. 요시다 슈이치는 이 책을 통해 사람에게는 실패와 좌절이 찾아오며 그럴 땐 잠시 멈춰서 되돌아온 길과 현재의 발밑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말한다. 각자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섯편의 사람들은 제목처럼 일요일에 관한 추억이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일요일이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삶의 한 여백인 것이다. 그들의 일요일을 들여다보자.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와타나베는 해운회사에서 일하다 해고당한다.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 된 그는 이삿짐센터 알바인 일용직을 하게된다. 하루 벌고 하루 먹는 삶을 살고 삶을 산다기 보다는 그럭저럭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백수나 다름없는 그에게 재일 한국인이 게이코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와타나베는 게이코가 간호대학을 다닐거라 짐작했지만 후에 알고보니 의과대학을 다니는 외과의사 지망생임을 알게된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들사이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게이코는 의과대학을 다니면 열정을 가지고 바쁘게 살아가나 와타나베는 반백수로 권태롭게 살아간다. 삶의 방식이 다르니 와타나베 입장에서는 묘한 자격지심과 그녀와의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언젠가 둘이 여행을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어느날 게이코가 말도 없이 해외로 떠나는 티켓을 사왔다...

 

-일요일의 피해자

말이 적고 조신한 성격인 치카게, 밝고 활달한 성격에 이성을 좋아하는 아야, 서로다른 두 친구 사이의 조정자 나츠키 셋은 친구이다. 셋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서로 다른 성격으로 치카게와 아야가 싸우면서 세 친구의 관계는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나츠키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치카게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이다. 나츠키는 치카게가 느꼈을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낀다. 혼자서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 한밤중에 집밖을 나온다. 애인을 만나러 가게 된다...

 

-일요일의 남자들

헌신적인 아내가 있었던 마사카츠는 늘 아내에게 보수적이고 권위적이였다. 아내가 죽고나자 가부장적이였던 그는 직접 집안일을 하며 아내의 빈자리르 채우며 살아간다. 한편 마사카츠의 아들인 게이고는 일찌감치 집을 나와 도쿄에서 혼자살게된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나름의 미래를 설계해나가지만 뜻하지 않는 사고를 여자친구를 잃고만다. 친구의 아들 결혼식 참석을 위해 도시로 올라온 마사카츠는 오랜만에 아들 게이고를 만나고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보게되는데...

 

-일요일의 운세

스물셋의 다바타는 뭐든 쉽게 포기하고 떠밀려하는 성격이다. 명문 대학도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여자친구에 의해 입학했고 증권회사에 들어가는 일도 그닥 자신의 의지가 아니였다. 이런 잔잔한 인생에 엄청난 파급이 불어온다. 회사에서 만난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의 도피까지 하지만 1년뒤 유부녀는 남편의 곁으로 돌아가고 다바타는 버림을 받게 되는데...

 

-일요일들

도쿄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던 노리코는 이사를 하기로 결심한다. 오래 살아 정이 든 집이지만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시기인 것이다. 노리코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있다. 이삿짐 센터 일용직 아르바이트생 교이치와 교제를 하지만 점점 그의 거친 성격이 들어나 고스란히 폭력에 노출되게 된다. 상처받은 노리코는 현재의 삶을 버리고 자립센터로 가게되고 그곳에서 가출한 어린 형제를 만나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권태롭고 나태하고 시간의 경계의 흐름이 흐지부지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휴식을 하라는 작가의 의도인지도 모른다. 분명히 얇은 단편의 모음인데도 빠르고 푹 빠질만한 요소는 없다. 단조롭고 조용하게 관망하게 된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다 각자의 고민과 역경이 있다. 하지만 다른 소설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내세우며 찬란하게 빛나진 않는다. 힘내라고 뻔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지도 않는다. 다만 인물들을 지켜보며 인물을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가만히 지켜보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면 여백을 느끼게 되고 각자의 삶이 계속되며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될 수 있다는 꿈같은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읽는다기보다는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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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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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응징과 용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15년 전 버려버린 과거에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봉인해 둔 기억을 되살아나게 한다!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무카이는 인기 주점 ‘히스’의 바텐더이자 공동경영자이다. 예전 자신이 일하던 가게의 손님이었던 오츠아이의 제안으로 함께 바를 운영하고 있다. 공적으로는 사업파트너와 주점의 손님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적으로는 사랑스런 아내와 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자리잡은 직장과 무탈한 가정,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그에게 어느날 한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한통의 편지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있었다. 이 한 문장으로 무카이의 평온한 일상은 급속도로 어둠속을 향해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한 문장으로 한 사람이 이토록 무너질 수 있을까?...


지킬것이 많은 사람은 강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두려움도 커진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고통은 무엇보다 고통스러울테니 말이다. 무카이에게 온 그 편지는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내와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 15년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무카이는 물론이고 그의 주변이 모조리 쑥대밭이 될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처음에는 떳떳하지 못한 과거와 그 약속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편지는 또 다시 도착한다. 지금 당신이 행복한 것은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당신과 당신 주위에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는 경고였다.


15년전. 무카이는 큰돈을 횡령하였고 야쿠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무카이는 도망치다 몸을 숨기기 위해 뛰어든 차에서 한 노파를 만나게 된다. 그 우연같은 만남이 15년후 그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게 된 것이다. 그 노파에게는 딸이 있었다. 딸은 두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고 끝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노파는 사형을 바랬지만 법을 그렇지 않았다. 더군다나 노파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노파는 무카이에게 거금의 도피자금을 주고 신분세탁을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대신 한 가지 약속을 해달라는 것이였다. 딸의 목숨을 앗아간 짐승만도 못한 그 두 남자를 죽여달라는... 당장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무카이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경으로 덜컥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지금 15년후 그 약속을 지킬 날이 찾아온 것이다.


지금의 삶을 지키기 위해 살인자가 될수 없다. 15년전 약속을 외면할 수 밖에 무카이,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시에 모든것을 앗아가겠다는 협박. 자신을 노파의 영혼이라 자칭하는 자는 계속해서 무카이의 삶을 위협해 오는데... 무카이는 15년전 약속을 지킬것인가? 노파의 영혼는 누구일까?



-명불허전 야쿠마루 가쿠 그의 저력은 대단했다.

묵직한 주제, 그러나 솜털같이 가벼운 책장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 야쿠마루 가쿠. 그는 내내 소년범죄에 집중해 왔다. 이런 그가 조금은 다른 형태를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가정이 있는 주인공이니 말이다. 덕분에 지킬것이 많은 가장이라는 점에서, 빼앗을 것이 많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거침없이 물살을 탄다. 15년전 과오로 인해 그는 현재의 많은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다. 지킬것이 많기에 위기감은 더더욱 고조된다.


반면 여전한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다룬다는 점이다. 보통 추리소설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뤄진다. 여기서는 노파의 입장에서 다뤄져야 대부분의 추리소설에 맞는 형태일 것이다. 즉 복수를 위해 혹은 정의실현을 위해 피해자는 고군분투하다 결국 이뤄내서 독자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야쿠마루 가쿠는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 흑과백으로 나뉘는 가해자과 피해자의 형태를 여지없이 무너트린다. 무엇이 옳은가? 정답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몫은 독자를 위해 남겨두는 그의 버릇은 여전하다.


어린 딸이 살해당하고 범인은 잡혔지만 법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겨우 십여년만 감옥에서 지내면 다시 새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노파의 입장에서 복수심에 불타올라 청부살인을 시도하는 것은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행할 경우 살인범이 된다. 죄값을 치른 범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정의실현인지 보복살인인지 쉽게 결론낼 수 없다. 또한 그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다른 무고한 사람을 협박하고 삶을 무너트리려 하면 그 복수는 정의마저 잃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노인과 청부 살인 약속을 해버린 주인공 역시 누구나 자신의 목숨이 위기에 처하면 무조건 살고보자는 생존본능에는 공감할 수 있으나 그 약속이 끔찍한 실수임을, 돌이킬수 없는 약속임은 부정할 수 없다. 공감은 되지만 선택에 있어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 찾기란 추리보다 어렵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인 만큼 이번에도 용서와 응징, 옳고 그름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술술 넘어가게 하는 단조로운 문장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범인찾기로 인한 빨려들어갈 것 같은 전개는 여전하다. 무게감있는 주제를 이토록 가뿐하게 독자의 가슴에 뛰어들어 송곳같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파고들 수 있는 매력또한 여전하다. 묵직한 주제에 솜털같은 책장. 명불허전 야쿠마루 가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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