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튼걸
사라 브리달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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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소개:

기억에서 지워진 소녀들!

가까운 사람을 믿지 마라!

신원 미상의 여성 시신 한 구가 숲에서 발견되었다. 나흘이 지났지만 여형사 루이세는 전혀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떤 제보에 의하면, 시신의 주인은 ‘기억에서 지워진 소녀들Forgotten Girls’이라고 불렸던 소녀들 중 하나라고 한다. 한편, 그 소녀는 쌍둥이 자매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기억에서 지워진 소녀들은 누구이며, 쌍둥이 자매가 간직한 비밀은 무엇일까?


짜임새 있는 플롯과 탄탄한 구성으로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사라 브리달의 소설 <포가튼 걸The Forgotten Girls>은 사족이나 군더더기 없이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대화를 통하여 그들이 가진 인간미, 백치미, 정의감, 연애 감정, 관능미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 소설 한 편에 인간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고, 한 쌍의 남녀 형사인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현실적인만큼 쉽게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다. 특히 저자 사라 브리달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작은 소품이나 등장인물의 사소한 언급 속에 중요한 복선을 심어 놓기로 유명하여, 이 소설을 읽는 동안에도 어느 한 부분조차 허투루 읽을 수 없다. 게다가 우리가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인물을 범인으로 설정해두는 대반전을 숨겨놓았음은 물론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회 문제를 녹인 범죄소설답게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곳곳에 저자 특유의 유머를 통해 웃음 포인트를 심어두어 엔터테인먼트 소설적 측면도 두루 갖추고 있다. 중간중간 사회적 약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들어, 소설의 배경은 다르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도 해보게 만든다. 이번 작품이 루이세와 에이크를 주인공으로 하는 남녀 형사 시리즈의 3부작 중 1부이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위해 톰슨과 클라우스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은 듯한데, 따라서 2, 3부도 기대되는 소설이다.


수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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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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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엄청난 히트를 몰고 온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사랑은 단순한 호르몬의 작용이며, 사랑의 유통기한은 2년이라고. 그렇다, 연애를 하면 호르몬이 분비된다. 호감이 생길때 도파민, 사랑이 빠졌을때 페닐에틸아민, 그 사람과 자고 싶어지는 옥시토신,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비되는 엔돌핀. 하지만 2년이 지나면 호르몬 분비는 줄고 이내 사랑은 바싹바싹 말라버린다. 영원할줄 알았던 연애에 끝이 온 것이다.


"지금은 반짝반짝 거리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똑같아.

그 여자가 지금은 아무리 반짝반짝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된다구... 지금 우리처럼.

진헌아... 그래도 갈래?"

"사람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살잖아..."


- 내 이름은 김삼순-


그렇다. 사람 참 어리석다. 우리는 이미 알고있다.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을, 언젠가 그 끝이 오리란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새로운 만남을 가지고 다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그리고 연애의 마침표로 결혼을 한다.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하니까 하는 연애, 나이에 밀려서 하는 결혼. 이런 사랑에 관한 통설과 상식을 뒤엎고 연애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사실을 정면에 내세운 소설이 있다. '사랑'의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연애가 사라진 세상에서 진정한 사랑의 형태가 무엇인지 투영하는 책. <4월이 되면 그녀는>이다.


 "사랑은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어느새 몸속으로 침투하고,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열이 난 상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은 사라져간다.
고열이 거짓말처럼 여겨지는 날이 온다.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이 그 순간이 찾아온다.
그 무렵, 하루는 말했다.
나는 언제까지고 후지 곁에 있을거라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후지시로와 하루만 예외일 수는 없었다."


- 4월이 되면 그녀는 -



- 사랑한다, 사랑 받고 있다, 그것을 절실히 확인하고 싶었던 순간들!

사랑보다 편안함에 안주하는 연인, 사랑은 하지만 섹스리스인 부부,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사람, 

늦은 나이에도 다시금 사랑을 찾고싶은 엄마...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대학 3학년 파릇하고 풋풋한 그 시절. 사진부 동아리 부회장이었던 후지시로의 눈에 들어온 여자아이가 있다.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운 이미지의 옅은 분위기를 풍기는 하루. 후지시로는 그녀에게 한눈에 사로잡혔고 함께 출사를 다니고 밴드 공연을 보면서 차근차근 거리를 좁혀간다. 그리고 바다를 보러 가던길 뜻밖의 하루의 고백. 같은 마음이었던 후지시로도 간직해온 마음을 고백 하면서 둘은 자연스레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절대 헤어질리 없을거고 당연히 영원히 함께 할것만 같았던 젊은 연인. 그러나 후지시로와 하루는 어느 연인처럼 헤어짐을 맞이하게 된다.


세월이 흐른뒤 정신과 의사가된 후지시로는 수의사인 야요이를 만난다. 연인으로써의 두근거림보다 몇 십년을 함께한것 같은 편안함이 있는 커플. 현재 그들은 웨딩플래너를 만나 일년 뒤에 있을 결혼을 준비 중이다. 이미 삼년째 함께 살고 있기에 결혼은 당연한 것 처럼 느껴지지만 야요이를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는 후지시로. 그런 그를 뒤흔드는 일이 벌어진다. 대학시절 연인 이었던 첫사랑 하루에게서 편지가 온것이다. 9년만에 연락을 한 그녀는 볼리비아의 새하얀 소금호수가 펼쳐진 우유니 사막에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편지를 기점으로 하루와의 사랑을 회상하는 후지시로. 그리고 그의 약혼자 야오이는 약혼식을 앞두고 사라져 버리는데... 한편 사랑은 하지만 아이없이 섹스리스 부부로 살아가는 야요이의 여동생, 출중한 미모를 가졌지만 오래전 환자에게 느꼈던 사랑을 의사라는 양심때문에 거절한 뒤 마음이 매말라 버린 동료 나나, 오랜 결혼생활을 했지만 끝끝내 아내를 사랑할 수 없었던 후지시로의 아빠, 그런 남편을 놓아버리고 다시 사랑을 받고싶어하는 후지시로의 엄마. 사랑의 앞에서 방황하는 이들은 과연 어떤 결말에 도달할 수 있을까?



- 뻔하디 뻔한 스토리의 시작 "옛 연인의 편지, 결혼전 약혼녀의 실종, 흔들리는 남자"

그러나 솔직한 연애에 대한 정면돌파와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독자에게 보내는 작가의 전언.


이 책은 가와무라 겐키의 장점이 아주 잘 들어난 책이다. 그는 통설과 상식을 뒤엎어 자신의 작품에 그것을 오롯이 투영하기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에게는 인생의 풀지 못한 숙제가 세가지 있는데 그것이 죽음, 돈, 사랑이라 한다. 모든 사람이 풀지 못한 숙제이기도 한 이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썼는데 이번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것이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줄 안다. 사실 유통기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사실을 인정해 버리면 사랑의 결승점인 결혼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외면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은 추세가 많이 달라졌는지 사랑의 끝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늘어가는 이혼률과 '졸혼'(결혼을 졸업하다)을 보더라도 그렇다. 이런 시점에 이 소설은 환영받을 만하다. 사랑을 하진 않지만 편안함으로 결혼하려는 후지시로, 몇번의 결혼식 앞에서 도망치는 약혼녀 야요이, 사랑은 하지만 다른 상대와 몸을 섞으며 사는 섹스리스 부부, 직업의식과 사랑사이에서 고민하다 실패 후 다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 오랜 결혼생활을 하지만 결국 아내를 사랑하지 못한 후지시로의 아빠, 늙은 나이지만 아직 여자로써 사랑받고 싶어하는 후지시로의 엄마.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사랑앞에 흔들리고 불안해 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 설정이 요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가와무라 겐지는 이런사람들을 위한 해답을 내렸는데. 참 명쾌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마치 평범하게 사는것이 가장 어렵다라는 말처럼. 만약 영원하지 않은 사랑앞에 고민이라면, 더 이상 나보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못해 고민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야기는 재밌고 결론은 심플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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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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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플립] 원작 소설. 첫사랑의 바이블, 레전드급 성장 스토리

서로다른 온도차의 남녀이야기.

열정적이고 발랄하고 괴짜스러운 줄리와 모범적이고 차분하고 소심한 브라이스의 풋풋한 첫사랑이야기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성적이란 말이 있다. 여기도 그런 소년 소녀가 있다, 모범적이면서 차분하고 어찌보면 소심스럽기 까지한 브라이스. 매사 호기심 많고 상상력이 풍부해 열정적이며 어찌보면 괴짜스러운 줄리. 어느날 옆집으로 이사온 얼음왕자인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줄리. 줄리는 시골소녀같이 풋풋하고 솔직해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브라이스에게 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관심과 애정이 부담스러운 브라이스. 줄리를 피하기 급급한 브라이스의 태도에 마음 상할 법도한데 줄리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여서인지 단지 브라이스가 부끄러워하는줄 착각한다. 이 대단한 착각으로 줄리는 애정을 퍼붓고 이들 사이에는 크고 작은 소란들이 일어난다. 그 과정이 유쾌하고 사랑스럽기 까지하다. 베일 위기에 처한 플라타너스 나무를 지키기 위해 가지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는 줄리, 수정란을 부화시켜 병아지를 키우고 계란을 이웃에 나눠주는 줄리. 그런 와중에 브라이스에게까지 매번 달걀을 전하지만 브라이스는 이런 줄리가 싫어 몰래 계란을 버리기 까지한다. 그리고 그 현장을 발각당하고.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마음을 접지만 브라이스는 왠지 그 뒤로 줄리에게 눈이 간다. 도시락 바구니를 들고 데이트 경매에 참가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거기서 브라이스는 질투심을 주체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버스는 지나간 뒤... 그 들은 이미 어긋나 버린 첫사랑인데... 과연 전세역전당한 브라이스는 줄리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영화 플립을 봤을때 풋풋하고 유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가족의 정과 첫사랑의 상큼함을 잘 표현하고 영상미 또한 훌륭했다. 이번 원작소설역시 그런 점을 잘 표현해 냈다. 두 주인공이 마치 일기를 쓰는 듯 각자의 속마음을 번갈아가면서 서술하는 1인칭 시점 덕분에 영화에서 읽지못한 그들의 속사정을 깊이 있게 읽음으로 더 인물들에게 몰입하면서 읽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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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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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쿠이 슈스케. 참 뛰어난 작가임은 틀림없다. '괴작이자 쾌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 스토리 자체는 사회문제나 법률, 범죄에 관해 무겁고 선이 굵은 스토리를 내세우지만 그 인물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섬세하면서도 공감,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작품을 만들어 왔다. 일본드라마로 히트를 친 <불티>또한 한 범죄자가 그의 죄에 무죄를 선고한 판사 집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일반적인 이야기로 숨겨진 복수극이 있을줄 알았지만, 복수극보다는 그 범죄자로인해 이미 균열이 가있던 판사 가족이 무너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이란 의미와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공감가게 그려냈다. 이번에는 그에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8위와 서점대상7위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준 <범인에게 고한다>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소재 또한 '보이스피싱' '아동유괴'라는 사회적 이슈가 될만한 묵직한 소재를 골랐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나?'라는 인물하나하나의 심리와 그렇게 내몰리기까지의 과정을 안타까울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과연 이번에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동요를 불러일으킬까?


“외롭기 때문인지도 몰라.”
“응?”
“저 사람, 보이스피싱이니 뭐니로 벌써 몇억 엔은 벌었을 거야.

그런데 우리 같은 놈들을 부추겨 일부러 위험한 다리를 건너려고 하지.

나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내보이고 싶다거나,
세상을 상대로 단판 승부를 걸어 짜릿한 긴장감을 맛보고 싶다거나,

단순히 그런 걸 원하나 했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외로워서 그런 거라고?”
“그렇지.” 


- 동기도 목적도 없는 어둠의 비즈니스 설계자,
전대미문의 유괴 사업을 계획하다
 


도모키는 인생은 평범했다. 어릴적 불량한 아이들과 어울리며 사고를 치던 도모키의 동생 다케하루와는 달리, 그는 모범적이었으며 성적도 좋고 대학교도 명문대학을 입학했다. 모든것이 탄탄대로일것같은 평범한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건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때문이다. 의지했던 부모가 한 순간 사라지고 남은 유산은 학비로 썼다. 그는 압박감을 가졌지만 다행히도 취업을 할 수 있었고 구직활동을 그렇게 마쳤다. 하지만 입사하기로된 회사의 경영악화로 내정된 일자리를 잃고, 그는 평범한 인생에서 서서히 나락으로 내려가게 된다. 제대로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그는 프리터로 전락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지만 그곳은 불량 기업이었고, 다른 길을 찾다보니 유연하게 발을 들인게 '보이스 피싱'이 되었다. 그는 동생과 함께 보이스 피싱으로 사기행각을 하게되지만 이 마저도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의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된다. 체포된게 아니라 위기상황은 모면한 샘이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살아야만 할것인가? 이런 와중에 보이스피싱 영업소에서 만난 아와노라는 정체 불명의 사내는 위기를 맞은 도모키 형제에게 새로운 범행을 도모할 것을 권한다. 다름 아닌 '유괴사업' 아이를 유괴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진 도모키였지만 동기도 목적도 없이 어둠의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아와노에게 설득을 당하게 되고 함께 유괴사업에 뛰어들게된다. 범인들의 타겟은 요코하마의 명문 과자회사 미나토당의 사장과 그의 어린아들. 그들은 사장만 풀어주고 아들의 몸값으로 금괴를 요구할 것을 계획한다. 한편 이 유괴사건의 수사 지휘를 맡은 형사는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수사를 펼쳐 연쇄 살인마 '배드맨'을 체포했던 마키시마 경시(범인에게 고한다의 주인공). 유괴단, 경찰수사관, 피해자 가족...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 과연 유괴사건의 결말은 어떻게 될것인가?


- '보이스 피싱' '유괴 범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묵직한 소재

그러나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사정과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동요되는 주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동시에 헛웃음이 나왔다. 난 2~3년전에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뻔 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전에도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당시 내 명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쓰였다는 검찰의 전화, 그리고 인터넷 접속을 하면 범죄자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페이지에 떠있는 내이름의 출석요구서, 전화 넘어도 바쁜듯 울리는 사무실 전화 벨소리 남성들의 웅성거림. 모든것이 '아 큰일났다'라는 생각만 들게하는 정황이었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알고있었지만 그 당시에 범죄자들이 어찌나 치밀하고 정교하게 술수를 펼쳤는지, 나는 낚이기 직전까지 갔다.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거래은행 통장계좌번호등등 모든것을 순순히 알려주고 천만원 입금 직전까지 갔다. 다행히 깨름직해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수 많은 피해자들이 올린 글과 같은 수법임을 알게되서 최후까진 가지 않았다. 이런 나이기에 이런 소재, 솔직히 범죄자는 전부 피말려 죽이기를? 바라며 읽었다. 그런데 왠걸... 역시 그는 묵직한 배경을 두지만 인물 하나하나의 사정과 심리에 관해서는 섬세하게 그려내다 못해, 동요와 안타까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젊은 형제가 왜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될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이 내몰리게 되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려낸다. 범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이다. 또한 범인, 경찰, 피해자 가족이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속고 속이는 범죄소설 로써의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있는 경찰소설을 보여주지만 이 또한 그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몰입할수있겠금 잘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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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 버티고 시리즈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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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런 기사를 봤다 '4년제 대졸자 정규질 취업률 10년 새 10.6% 감소' '취업을 못해 공무원 준비를 하다 비관한 20대 청년의 추락사' 등 이런 기사를 보면 '먹고 살기 힘들다'라는 말과 함께 한숨이 푹푹 쉬어진다. 취업을 하기도 힘들고 취업을 해도 정리해고, 부당해고 등 간당간당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지금, 이 책은 어쩌면 위험한 상상일수도 짜릿한 통쾌함일수도 암담한 비극일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읽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액스>는 제목자체는 '도끼'를 의미하지만 은유적으로는 '정리해고'를 뜻한다. 대량 인원 삭감으로 인한 한 중산층 남자가 해고로 인해 어떻게 바닥까지 처참하게 끌어내려가는지, 그리고 그 밑바닥에서 재취업을 위해 어떻게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지를 다룬다. 살인의 목적은 다른 스릴러처럼 '복수'나 '쾌락'이 아니다. 그저 '생존수단'일 뿐이다. 과연 우리는 이 같은 상황에 놓이면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그들이 앗아 간 건 내 인생입니다'



- 평범한 중산층 남자의 실업, 그리고 취업을 위한 경쟁자 죽이기

기막인 살인동기, 복수? 쾌락? 아니다. 단지 먹고살기 위한 투쟁일 뿐이다!



23년 동안 제지회사에서 일하는 중산층 가장 버크 데보레. 미국 전역에 불어닥친 경제불황으로 인원감축을 태풍을 맞게된다. 하루 아침에 20념 넘게 목숨받쳐 일한 회사에서 그야말로 도끼날로 댕강 머리가 잘린샘. 그렇게 어이없게 정리해고를 당한 데보레는 곧 취직이 될거라는 믿음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실업은 한순간이지만 재취업은 한평생 걸릴 것만 같은 분위기. 데보레는 2년동안 구직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실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창 돈이 들어가는 십대의 두 자녀, 꼬박꼬박 물어야 하는 주택 융자금, 점점 바닥나는 돈, 점점 불행해져가는 부부관계. 심지어 데보레는 아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기 위해 절도에 손을 대기까지 한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재취업의 희망을 보이지 않고 초조해진 그는 통제불능 상태가 되버려 기막히고 엽기적인 계획을 세운다. 경쟁자 죽이기. 그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가짜 구인 광고를 낸다. 사서함에는 동종업계의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도착하고 그는 자신보다 더 젊고 잘생기고 유능한 인재를 추려낸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자신을 취업할 수 있을것이다. 데보레는 아버지가 남긴 유품인 권총을 들고 미국을 돌아다니며 경쟁자들을 제거하기로 하는데... 과연 그는 경쟁자를 모두 죽이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 끔찍한 살인, 그러나 마음놓고 비난할수 없는... 진정한 살인자는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이다


주인공 데보레는 너무나 평범했다. 20년 넘게 꾸준히 성실하게 일해온 직원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십대의 두 자녀를 두며 주택 융자금을 갚아나아가는, 우리네 평범한 가장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런 그가 하루 아침에 정리해고라는 도끼날에 모가지가 잘린다. 그리고 취업이 안되자 '먹고 살기 위해' 도끼날을 들게된다. 그는 자신의 경쟁자들이 죽는다면 자신이 취업에 성공할거라는 믿음으로 경쟁자를 하나 둘씩 제거해 나가는데 그 동기 자체는 기막이고 황당하지만 그의 범죄행각과 그에 따른 심리는 현실적이고 치밀하다. 그렇기에 도발적이면서도 탄탄하다. 또한 사회 구조를 흔드는 정리해고의 민감하고 서글픈 폐해를 풍자적이면서 공감이가게 그려내는 것 또한 맹렬하고 날카롭다.

한 평범한 인간이 '복수'나 '쾌락'이 아닌 단지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고 싶다는 삶을 지키기 위한 '의지'와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공포를 벗어나려 하는 '투쟁'으로 인한 살해 목적은 기가 막히지만 마음 놓고 비난하다기 보다는 쓴웃음과 동정심과 약간의 공감까지도 이끌어 낸다. 여담이지만 수험생때 수능날때 나빼고 모두 독감이 걸려 나 혼자만 대학에 합격한다면?이란 어이없는 상상을 한 기억이 났다. 과도한 경쟁구도를 만드는 수험제도에 어이없는 상상을 하고 만 것이다. 

이 책 또한 살인자 자체를 비난하기보다 진정한 살인자는 비합리적인 사회 시스템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다. 옳고 그름은 없고 오로지 불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액스>는 기발하고 기막히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물살을 몰고 온다. 아주 드물지만 스릴러중에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그런 책이다. 스릴러에서 동기자체도 뻔하지 않고 기발하며 불합리한 사회를 꼬집는 맹렬함과 책장을 덮고난 후에 몰고오는 후폭풍같은 여운까지... 버릴게 없다면 이런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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