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복수의 밤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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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마루 가쿠를 떠올리면 항상 '소년범죄추리소설의 대가' '사회파추리소설의 명장' 등의 수식어가 떠오른다. 그 만큼 그의 작품이 사회를 비판하고 문제 의식을 제기 했기 때문이다. 사회성이 짙은 소재를 이용, 불합리한 현실을 고발하되 지루한 설교 따위가 아닌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쓴 야쿠마루 가쿠. 그는 자신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소년범죄'에 대한 소설을 중점적으로 집필했고, 일본의 개정 소년법 통과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런 그의 시야가 좀 더 넓어지고, 약간은 현실과 타협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란 작품 이후로 그렇다. 사회적 메세지를 전하되 좀 더 무거움을 덜한 즐기기 위한 요소들이 충만해졌달까? 이번에 읽은 <기다렸던 복수의 밤> 역시 이런 그의 스타일 변화를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아라키 씨 덕분에 그 친구분이 변할 수 있었던 걸까요?"

"글쎄요. 다만 자신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한 누구나 변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얼굴에는 문신, 왼손은 의수. 32년 전 그는 모든 것을 버렸다.

그는 왜 거듭 '죄'를 짓는 것일까?

그리고 그가 저지른 마지막 '죄'란?


59세 가타기리 타츠오. 그는 5년의 복역을 바치고 출소를 한다. 상해, 강도, 유괴 사건을 저지른 그는 27살에 처음 교도소에 출입한 이후로 끊임없이 복역과 출소를 거듭하고 있다. 얼굴 한쪽에는 표범 문신, 왼손은 의수인 험악한 외모와 그가 저지른 흉악범죄들로 모두 그를 두려워하고 외면한다. 이 세상에서 그를 선뜻 받아주는 이는 그의 오랜 친구 기쿠치와 몇 년 전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 나카무라뿐이다. 출소후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가타기리는 기쿠치가 운영하는 선술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기쿠치에게 술 한잔을 청한다. 이런 가타기리를 보고 기쿠치는 복잡한 심경에 휩싸인다. 과거 가타기리는 가족없이 복지시설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젊은 시절에는 열심히 일하며 룸살롱에서 일하던 요코와 사랑에 빠졌고, 딸 히카리까지 두었다. 꿈에 그리던 가족을 이룬 가타기리가 '그 사건'을 계기로 나락의 길로 빠져든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해 자신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기쿠치는 그를 볼 때마다 복잡한 심경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가타기리가 방문한 몇 일 뒤 변호가 나카무라가 선술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가타기리의 소식을 묻는다. 변호사 나카무라는 몇 전 가타기리가 출소 후 감사하다는 인사와 다음에도 잘 부탁한다는 묘한 말을 남기고 사라진 것을 말하며, 가타기리가 또 다른 범죄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다. 과연 가타기리는 다음 범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 가타기리를 나락에 빠트린 그 날의 '그 사건'은 무엇인가? 기다렸던 복수의 밤은 찾아 올 것인가?



- <돌이킬 수 없는 약속>에 사랑, 가족애, 우정 휴머니즘을 더한 이야기.

복수와 용서 대립된 소재는 여전함.

하나의 사건을 5명의 주변인물이 말하는 전개방식의 새로움.


야쿠마루 가쿠는 항상 비슷한 소재로 비슷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나쁘게 말하면 스타일에 변화가 없는거고, 좋게 말하면 한 가지에 특화된 작가이다. 그가 '소년범죄'에서 점차 벗어나 좀 더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최근작들 중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있는데, 이 소설 역시 과거에서는 벗어나되, 최근 작품에서는 벗어나진 못한다. 즉 <돌이킬 수 없는 약속>과 비슷한 면이 보인다는 거다. 그는 이번에도 복수와 용서라는 대립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썼으며,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로 인해 현재의 삶에 위기를 겪는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재밌게 봤다면 이 책 역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약간의 변화된 스타일이 보여진다.


이번에는 전작 <돌이킬 수 없는 약속>과는 다르게 자신의 과거로 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게 아니라, 과거에 얽매인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왜 그렇게 과거를 청산할 수 없는지, '기다렸던 복수의 밤' 때문에 새 출발을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그 까닭을 진한 휴머니즘과 연결시켜 이야기 한다. 사랑, 가족애, 우정 등이 있고, 무엇보다 가타기리의 부성애(속마음)는 울컥한 뜨거움을 몰고 온다. 처음에는 흉악한 범죄자이자 피의자로만 보였던 그의 이야기를 5명의 주변인물들로 풀어내는 형식 역시 새롭고 즐길만한 요소이다. 그의 삶이 한 순간에 뒤틀려 나락으로 떨어진 과정이 5명의 시선에 따라 퍼즐 맞추듯 전개되 추리에 온갖 이성을 집중시키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연민과 안타까움이란 감성에 목이 따끔따끔 매어올지도 모른다. 과연 이 처럼 이성과 감성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추리소설이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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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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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작가는 대중적인 장르인 스릴러를 쓰되 '신기한' 스릴러를 쓴다. 그리고 그 '신기(新奇)'가 이번에는 '신기(雲氣)' 하다. 이번에는 새롭고 기이할 뿐 아니라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정신, 혹은 령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심령 공포물이나 미스터리에서 주로 주제로 삼아온 '빙의'에 관한 이야기 이다. 다만 이 '빙의'라는 소재와 비교하면서 '유착'이라는 새로운 작가만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유착이란 개념이 빙의에 비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읽어보면 오싹해진다. 

“남의 몸을 빼앗아
그 사람인 척하고 살아가는 저쪽의 존재들이
우리들의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일본의 도쿄 시어머니에게 시달리는 며느리 란코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아픈 시아버지에 무능력한 남편에 무엇보다도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시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일을 끝내고 와 집안일을 하며 지내는 것도 힘든데 그녀의 주의 사람 하나 그녀를 돕지 않는다. 이런 그녀가 버틸 수 있는 건 오로지 아들 히카루 때문이다. 이런 란코에게도 꿈이 있다. 작가가 되는 것. 란코의 어머니는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이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꿈을 키워나가지만 공모전에서 매번 낙방하고 만다. 이런 그녀에게 동료인 레이는 여러가지 예언을 한다. 그리고 그 예언이 하나둘씩 맞아 들어간다. 란코는 영적인 기운을 믿게되면서 그 기운들이 자신을 도울거라 생각해 시어머니 방 앞에서 부적을 태위고 그 사실이 발각되자 아들을 데리고 도망치는데... 한편 한국 혼혈 출신의 미스터리 작가 라이카는 후쿠시마 지진을 겪으며 험난한 삶을 살았지만 그보다 더 험난했던건 혼혈로 인한 차별이었다. 라이카는 딸 희주와 함께 한국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치매가 시작되고 딸 희주는 라이카를 보살피며 지내게 되는데...


이렇게 줄거리 요약이 어려운 책은 처음이랄까? 전체적으로 많은 등장인물과 이야기를이 섞여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빙의와 유착이라는 다른 개념을 내세워 흔한 빙의물이 아닌 독특한 오컬트물을 만든것은 좋았으나,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하다보니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 이야기가 꼭 필요할까? 라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빙의와 유착이라는 개념을 나눠서 소설화한건 독특했다. 여기서 유착이란? 혼이 전생, 그러니까 이승의 기억을 지우고 타인의 육체에 들어가서 완벽하게 타인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빙의처럼 기억을 가지고 타인의 육체를 빌리는 것과는 다르다. 이렇게 약간의 차이를 두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점은 확실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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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
안나 스노에크스트라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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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링거:RINGER)> 혹은 <더 라잉 게임:The Lying Game> 같은 스릴러 도서가 등장했다. 둘 다 쌍둥이 자매가 있고, 그 중 한명은 부유한 상류층, 한명은 범죄와 연류되 쫓기는 신세가 되어 서로의 신분을 바꿔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이번에 읽은 <외동딸>은 어떻게 보면 이 두 미드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한명은 화목한 집의 평범한 외동딸, 한명은 알콜과 섹스에 찌든 여자. 평범한 여자가 실종되자 범죄를 저지른 여인이 다른 여인의 신분을 꿰차고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물론 링거나 라잉 게임처럼 바꾼 신분을 의심하고 파헤치려는 형사나 주변인물이 등장해 추격전을 방불케하는 아슬아슬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링거>나 <더 라잉 게임>을 재밌게 본 사람은 주목하자. 어쩜 당신이 찾고있는 스토리를 <외동딸>이 보여줄지도 모르니.


 

내 이름은 레베카 윈터예요. 11년 전에 납치를 당했어요.”



- 한 여자의 어두운 과거가 다른 여자의 치명적인 미래가 된다!

알콜과 섹스에 쩌든 도둑질 까지 서슴없는 '나'

11년전 실종된 천진난만한 16살 소녀 '레베카'로 살아간다.


11년전 2003년. 레베카 윈터가 사라진다. 평범하고 다정한 부모님, 귀여운 두 쌍둥이 남동생을 둔 화목한 가정의 천진난만한 소녀 레베카.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같이 일하는 오빠 루크를 짝사랑하고, 단짝친구인 리지와 쇼핑몰에서 일탈을 하기도 한 소녀. 그런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녀 레베카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레베카의 실종 후 11년이 흘렀다. 그런데 갑자기 실종된 레베카가 나타난다. 11년이 흐른뒤 자신이 레베카라고 주장하는 여자 '나'가 등장한다. '나'는 새엄마의 신용카드를 훔쳐 쇼핑을 하는 철없는 자기중심적인 여인으로 알콜과 섹스에 찌든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여자이다. '나'는 가출을 한 상태이고 슈퍼마켓에서 먹을것을 훔치다 경찰에게 붙잡힌다.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조정하는 교묘한 술수를 부리는 여자로, 얼마전 TV에서 본 실종된 여자 레베카의 사진을 떠올려 낸다. 그리고 자신과 매우 비슷한 외모를 가진 레베카를 떠올리며 경찰에게 자신이 11년전 실종된 레베카라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레베카의 가족을 만나기전 경찰을 따돌리려고 했지만 레베카가 가진 따뜻하고 평범한 가정을 보자 '나'는 레베카의 신분이 욕심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는 레베카가 된다. 한편 레베카 실종사건의 담당 형사 안도폴리스는 11년만에 돌아온 레베카가 무척 반갑다. 그는 이 사건에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며 수사했는데 미해결 사건으로 남았기 때문에 피해자의 등장은 그에게 커다란 힌트를 제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짜 레베카인 '나'는 기억상실을 핑계대며 사건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도폴리스 형사는 레베카를 쫓기 시작하고 가짜 레베카인 '나'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만한다. 둘 사이의 팽팽한 싸움에 또 하나의 위협이 다가온다. 가짜 레베카인 '나'에게 협박 메세지가 도착한다. 그 메세지는 '나'가 진짜 레베카가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는데... 이제 '나'는 위협과 비밀로 부터 도망쳐야 한다. 과연 '나'는 가짜라는 사실을 끝까지 숨길 수 있을까?



 - 미드 <링거:RINGER)> 혹은 <더 라잉 게임:The Lying Game> 같은 스릴러 도서!

11년 전의 레베카와 11년 후 레베카 행세를 하는 '나'의 교차서술

점점 조여오는 위협. 그리고 끔찍한 진실.

숨겨야 한다. 버텨야 한다. 그러나 이제 도망쳐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 미드 <링거> 혹은 <더 라잉 게임>을 좋아했다면 꽤나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11년 전의 레베카와 11년 후 레베카 행색을 하는 '나'는 쌍둥이 처럼 비슷한 외모를 가졌지만, 서로 많은 것이 다르다. 그리고 '나'는 형편없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신분으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도피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 화목하고 아름다운 도피처가 알고보면 비밀을 간직한 곳. 그리고 '나'를 추적하는 의심의 화살, 그리고 의문의 메세지와 함께 조여오는 위협. 쫄깃쫄깃 아슬아슬하게 그려내며 안식처로 삶은 도피처가 알고보니 어두운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링거>나 <더 라잉 게임>의 스토리와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그와 다른 스토리 더 충격적인 반전도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할만 하다. 초중반의 빠르게 읽히기 때문에 초반을 어렵게 넘겨야 하는 스릴러를 힘들어하는 독자에게 추천할만하다. 다만, 끝의 반전이 충격적이나 다소 복선이나 떡밥회수에서 미흡한 점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화가 기대될 만큼 빠르고 쫄깃쫄깃한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은 매우 훌륭하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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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 하 - 가면의 주인
박혜진 원작, 손현경 각색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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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라인업이나 다소 의구심이 드는 드라마 <군주>. 퓨전 사극이 많이 나오면서 다소 어린 배우가 주연을 맡는 시점이 오긴했으나 아직까지 사극은 묵직한 역량있는 배우가 연기를 해야 안정감이 있다는 편견이 있었다. <군주>는 비운의 왕세자 역에 유승호, 정권을 틀어쥐기 위해 편수회가 왕으로 내세운 가짜 왕 천민 이선 역에 엘, 아버지를 죽인 세자를 시해하기 위해 궁녀의 삶을 택한 가은 역의 김소연까지 어린 아역배우출신들과 아이돌 출신의 배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퓨전 사극이라는 느낌도다 정극 사극이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조선시대지만 오늘날의 정치 이슈를 활용한 대목에서 묵직함을 보여줬다. 물론 퓨전사극 같은 면모와 아련한 러브라인으로 젊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런 <군주>가 소설화 되었다. 세자 이선은 편수회로 인해 죽을 위기를 넘기고 이제는 왕세자가 아닌 보부상 두령으로 편수회에 맞설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의 생명을 살리고 옆에서 그를 도와주는 편수회 대목의 손녀 화목. 화목은 명석한 두뇌와 야심으로 대편수자리에 오르지만 사실 대편수 자리는 세자인 이선을 지키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함이다. 한편 가은은 한성부 서윤의 딸로 가난하지만 강직한 삶을 산 자신의 아버지가 한순간의 역도로 몰려 세자의 손에 참수당하는 광경을 보게된 후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결국 사랑하는 천수도령인 세자 이선의 마음을 저버리고 가짜 세자인 천민 이선을 죽이기 위해 궁녀가 된다. 천민 이선은 백정의 아들로 태어난다. 세자와 편수회 사이에 휘말려 아버지가 목숨을 잃지만 원수인 편수회에게 압박을 당해 피눈물을 머금고 가짜 왕세자가 되 꼭두각시 왕이 되고만다. 하지만 높은 자리인 만큼 탐욕이 생기고 무엇보다 가은을 사랑한 나머지 힘을 얻고자 한다. 과거 친구였던 진짜 왕세자 이선과 현재의 가짜 왕 이선의 대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편수회의 위협까지. 스토리는 소설에 충실하되 좀더 알차고 세분화된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잘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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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걸
사라 브리달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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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의 흐름을 잘 탄 책은 흥행하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과 비슷한 주제로 출간되는 책은 주목받기 마련이다. 바로 저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의 주제는 <포가튼 걸>과 비슷했다. 열한살 주희는 시각장애 1급과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고 부모는 주희와 주희의 쌍둥이 자매를 맹아원에 맡겼다. 하지만 얼마뒤 주희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됬다. 몸에는 학대의 증거가 가득했고 맹아원측에서는 죽은아이를 수 시간 후 신고했다. 모든 정황이 타살을 가리켰지만 아이가 장애아란 이유로 사건은 여전히 미궁이며 충주성심맹아원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 예전의 흥행한 영화 '도가니' 역시 2000년부터 5년간 발생한 청각장애아에 대한 성폭력과 학대를 다뤘다. 소설,영화화가 되었고 많은 이슈가 됬지만 수년이 흐른 현재도 '장애아'에 대한 보호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믿고 보는 출판사 "북플라자"에서 출간한 <포가튼 걸>은 정신 장애아의 실종과 죽음을 다룬다. 전례가 있지만 변화없는 사회적 분위기, 몸이 불편해서 어려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 단순히 범죄소설로 치부하긴에 이미 가슴에 와버린 소설 <포가튼 걸>이다.


"두 소녀는 애초부터 잊힌 게 아니었어

그들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부모 품에서 떨어져

그저 편하게 일할 방법만 찾는 사람들 손에 내맡겨졌던 거야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항거할 수 없었고 나서서 도와줄 사람도 없었어" 367


- 기억에서 지워진 소녀들은 누구인가!

덴마크 국민작가 사라 브리달이 전하는 가슴아픈 미스터리!

<도가니><그것이 알고싶다:충주성심맹아원>처럼 전례가 있지만 변화되지 않은 참담한 이야기들...


총경은 새 특별수색팀을 꾸린다. 그리고 그 특별하지 않는 특별 수색팀에 배정된 여형사 루이세는 막막할 뿐이다. '쥐구멍'이라 불리는 좁디 좁은 사무실에서 좌천에 가까운 배정을 받은것도 억울한데 술이 떡이 된 에이크가 그녀의 파트너가 되버렸다. 더군다나 첫 사건은 이 녹록지 않은 환경은 아무것도 아니란듯 암담하기 그지없다. 숲속 호숫가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시신이 발견된다. 얼굴에 화상으로 추정되는 흉터가 있고 갈비뼈는 잔뜩부러져 폐는 짓눌린 시체. 사망원인은 추락사로 판단되지만 시체가 말하는 수많은 과거는 그녀가 평범한 삶을 살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루이세는 타살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시작하고 지문을 떠서 실종자 명단에 대조하지만 신원 파악이 불가하다. 결국 시신이 발견된 숲으로가 최초 발견자에게 탐문수색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도착한 숲에는 또 다른 여성 시신과 버려진듯 방치된 채 울고있는 세명의 아이를 발견한다. 이 사건을 인계한뒤 뭔가 깨름직한 느낌을 받는 루이스. 그런 와중에 한통의 제보전화가 온다. 놀랍게도 첫번째 시신의 신원미상의 여자는 이미 31년전 17살의 나이로 사망신고가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죽은 여자 리세는 쌍둥이로 메테라는 동생이 있고 같은 날 두 자매는 함께 사망신고가 되어있다. 쌍둥이 자매는 생전에 지적 장애인을 위한 시설 엘리스룬드에서 지냈고 '기억에서 지워진 소녀들'이라 불리웠다는데... 위조된 사망신고, 메테라는 쌍둥이 동생의 생존여부, 죽은 리세의 몸에 남겨진 수많은 폭행의 흔적, 그리고 그녀들이 '기억에서 지워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지적 장아애 시설 엘리스룬드를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까?



- 충격, 울분, 연민의 3단계 (옮긴이) 를 나도 느꼈다!

묵직한 사회문제를 다룬 서늘한 북유럽풍 범죄 미스터리나

가볍고 빠른 진행과 인물의 인간미,백치미,연애감정,관능미 등 한편의 미드를 보는듯한 구성!


북플라자. 스릴러 출판계의 떠오르는 샛별과 같다고나 할까? 출간하는 작품마다 항상 평타이상은 치고, 굉장히 매력적이면서 신선한 작품도 많이 출간한다. 말하자면 '돈이 아깝지 않은' 책만 출간한다. 이번에는 덴마크 스릴러 작품이다. 북플라자는 신예작가를 잘 발굴하기도 유명한데 이번에 <포가튼 걸>을 쓴 사라 브리달 역시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다. 하지만 덴마크 내에서는 국민작가라 평가받으며, 덴마크의 애거서 크리스티 라는 칭호까지 얻었다고 한다. 읽기 전부터 기대가 마구 솟구쳤다. 결론은? 역시 북플라자 답다!


<포가튼걸>은 공지영의 <도가니>, 그것이 알고싶다 <충주성심맹아원> 같이 '장아애'를 피해자로 다룬 소설이다. 하여 범죄소설, 미스터리 소설, 스릴러 소설이지만 사회파 추리소설같은 묵직함을 가지고 있다. 전례는 있지만 여전히 몸이 불편하단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학대, 방치, 유기되는 아이들.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스릴러 소설답게 참담하고 끔찍하게 그려내 마주하고 싶지 않는 소설이다. 하지만 충격, 울분, 연민의 감정을 몰고 올 만큼 사회적 문제를 몰입감있게 다루었고, 장르소설답게 흥미로운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빠른 문체를 가졌기에 숨을 몰아쉬며 읽게된다. 주제 자체는 북유럽 소설같이 서늘하고 암울하고 묵직한 맛이 있지만 구성 자체는 미드나 영화 한편을 보는듯 가벼우면서도 알차게 꾸려나간다. 단지 사건뿐만 아니라 사건 중간에 또 다른 사건과 주인공의 과거나 배경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다루어 인물들의 인간미, 백치미, 연애감정, 유머 등 다양한 코드를 군데군데 껴넣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긴 고속도로에 변화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배치에 여행길이 지루할 틈이 없다고나 할까? 만약 사회파 추리 소설같은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사건 뿐 아니라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떡밥이 군데군데 뿌려져 주어먹는 재미를 알고싶다면 필히 읽어봐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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