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황희작가는 대중적인 장르인 스릴러를 쓰되 '신기한' 스릴러를 쓴다. 그리고 그 '신기(新奇)'가 이번에는 '신기(雲氣)' 하다. 이번에는 새롭고 기이할 뿐 아니라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정신, 혹은 령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심령 공포물이나 미스터리에서 주로 주제로 삼아온 '빙의'에 관한 이야기 이다. 다만 이 '빙의'라는 소재와 비교하면서 '유착'이라는 새로운 작가만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유착이란 개념이 빙의에 비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읽어보면 오싹해진다. 

“남의 몸을 빼앗아
그 사람인 척하고 살아가는 저쪽의 존재들이
우리들의 틈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일본의 도쿄 시어머니에게 시달리는 며느리 란코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아픈 시아버지에 무능력한 남편에 무엇보다도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시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일을 끝내고 와 집안일을 하며 지내는 것도 힘든데 그녀의 주의 사람 하나 그녀를 돕지 않는다. 이런 그녀가 버틸 수 있는 건 오로지 아들 히카루 때문이다. 이런 란코에게도 꿈이 있다. 작가가 되는 것. 란코의 어머니는 유명한 미스터리 작가이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꿈을 키워나가지만 공모전에서 매번 낙방하고 만다. 이런 그녀에게 동료인 레이는 여러가지 예언을 한다. 그리고 그 예언이 하나둘씩 맞아 들어간다. 란코는 영적인 기운을 믿게되면서 그 기운들이 자신을 도울거라 생각해 시어머니 방 앞에서 부적을 태위고 그 사실이 발각되자 아들을 데리고 도망치는데... 한편 한국 혼혈 출신의 미스터리 작가 라이카는 후쿠시마 지진을 겪으며 험난한 삶을 살았지만 그보다 더 험난했던건 혼혈로 인한 차별이었다. 라이카는 딸 희주와 함께 한국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치매가 시작되고 딸 희주는 라이카를 보살피며 지내게 되는데...


이렇게 줄거리 요약이 어려운 책은 처음이랄까? 전체적으로 많은 등장인물과 이야기를이 섞여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빙의와 유착이라는 다른 개념을 내세워 흔한 빙의물이 아닌 독특한 오컬트물을 만든것은 좋았으나,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려하다보니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 이야기가 꼭 필요할까? 라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빙의와 유착이라는 개념을 나눠서 소설화한건 독특했다. 여기서 유착이란? 혼이 전생, 그러니까 이승의 기억을 지우고 타인의 육체에 들어가서 완벽하게 타인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빙의처럼 기억을 가지고 타인의 육체를 빌리는 것과는 다르다. 이렇게 약간의 차이를 두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점은 확실히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