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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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는 그야말로 열풍 그 자체였다. 혼다 테쓰야를 울릴법한 괴이한 살해방식, 읽는 내내 독자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스토리, 복선을 기가 막히게 회수하는 충격적인 반전, 몸과 마음을 쏟으며 현장을 뛰어다니는 인간적인 두 케릭터. '심신미약 감형여부'라는 묵직한 사회문제까지, 그야말로 충격과 전율 소름의 합중주 였다. 그런 작품의 후속작이라니, 기대반 걱정반인 것은 당연했지만,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는 대단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추리소설, 이 작품 하나로 그의 전 작품을 모조리 읽게될만큼 중독성 강한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을 소개한다.



“흠, 도마 가쓰오의 심리와 악의에 질려버렸단 애기군.”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이제와서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야”

와타세는 고테가와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람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 거야.”


- 폭발, 용해, 역단, 파쇄 그리고 심판

전편보다 잔혹하고 강렬하고 충격적인, 개구리 남자의 귀환!

어떤 이유, 특징 없이 단순히 이름만으로 벌어진 무자비한 연쇄 살인, ‘50음순 연쇄 살인사건’. 살해방식은 엽기와 충격을 넘어선 공포 그 자체였다. 시체를 매달고, 으깨고, 해부하고, 태우는 잔인함, 그리고 삐뚤빼뚤 아이가 쓴 듯한 순수한 범행성명서. 시체를 개구리에 비유하며, 마치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범인을 사람들은 ‘개구리 남자’라 불렀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도시는 공포에 휩싸였지만, 심신미약이라는 형태로 교묘히 빠져나간 ‘개구리 남자’. 그리고 10달 후 현재,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질 때 쯤, ‘개구리 남자’의 귀환이 시작된다.

용의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도마 가쓰오. 그는 자폐증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치료보호를 받고 퇴원한다.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오마에자키 교수의 자택. 사건이 발생하기 전, 그와 교수는 정신과의사와 환자관계였다. 하지만 교수의 가족이 피해자가 되고, 현재는 피해자의 가족과 용의자 관계가 된 상태. 도마 가쓰오는 왜 교수를 찾아온 것일까?

의문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폭발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이 출동하지만 끔찍한 참상에 경악을 하고 만다. 인간의 형태라곤 찾아볼 수 없는 터져버린 살점과 피가 가득한 현장. 그리고 남겨진 삐뚤빼뚤한 장난 같은 글귀. 결국, ‘개구리 남자의’의 귀환이라 여겨지고, 당시의 사건을 수사한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형사가 사건을 맡는다. 사건을 추적하지만 범행성명서 외엔 어떤 흔적도 존재하지 않고, 피해자들은 다시 50음순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황산 탱크 안에서 용해된 시체, 달리는 전차 앞으로 짓눌린 시체... 개구리 남자의 엽기살인은 막을 길이 없어 보이는데... 과연 이 악몽은 완벽한 모방범죄의 시작인가? ‘개구리 남자’의 귀환인가?

- 나카야마 리치리의 작풍 중 가장 충격적인 ‘하드코어 사이코 미스터리’!

(심신미약 감형 사례가 많은) 한국의 독자들도 울분을 터트릴만한 일본사회파추리소설!

충격과 기발의 살해방식, 스릴과 호러를 넘나드는 스토리, 지나칠 수 밖에 없는 복선과 상상못할 반전, 울분과 공론화할만한 사회파적 주제까지. 모든 것이 전작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부족함이 없다. 특히 하드 코어 고어물이나 다름없는 시체나 현장묘사는 전작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어 눈살을 찌푸리다 못해 소름이 쫙 끼칠 정도이다. 그 순간만큼은 추리물이 아닌 공포물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입안이 쓰리고 아리지만 ‘매운엽기떡볶기’를 먹는 것과 같이 강도 높은 심리적 압박과 정신의 피폐함을 즐기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충격, 경악, 소름, 공포. 이 강렬한 추리소설은 거듭되는 엽기살인과 의심할만한 용의자들, 연결될 듯 연결되어지지 않는 증거와 억측들이 뒤엉켜 어지러우나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그야말로 스릴과 공포의 연속인 롤러코스터나 다름없다. 이런 장르적 재미가 폭발적인 가운데, 작가는 광기어린 재미 속에 비범한 주제를 던져놓는다. 바로 ‘심신상실자의 법적 책임 능력’에 관한 사법구조이다.

우리나라도 ‘조두순 사건’ ‘김성수 사건’ 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많큼 충분히 공감하고 사색에 잠길만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형법10조 1항, 2항으로 심신장애를 가진 범죄자의 경우 형을 감형하거나 치료를 하기로 되어있는데, 이것이 과연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기 위함인가?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악법인가? 법과 국민의 감정사이 큰 괴리가 있는 만큼, 소설의 무게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을 읽어보자. 후회는 없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강력함, 교묘함, 능숙함, 비범함을 모두 느낄 수 있으니. 추리소설다운 숨막히는 재미, 한국사람이라면 공분할만한 사회비판까지. 한권의 책이 독자를 ‘소진’시킬수 있다면 바로 이 책이다!


+@ 전작인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정도 맥락을 가져가기 때문.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에 등장했던 다양한 캐릭터들이 중간중간 등장한다. 스핀오브시리즈나 콜라보같은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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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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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sf 재난 소설

작가:N. K. 제미신

제목:다섯번째 계절

출판사:황금가지

책소개:

가혹한 운명에 따라 모험을 떠난 세 여자의 이야기!

세계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휴고 상 최우수 장편상을 3년 연속으로 수상한 「부서진 대지」 3부작의 첫 번째 작품 『다섯 번째 계절』. 지질학적 개념을 차용한 독특한 세계관과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대지모신’과 정반대되는 ‘아버지 대지’라는 개념이 지배하는 혹독한 세계, 그 안에서도 ‘고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대한 초대륙을 무대로, 강력한 능력을 지녔지만 사회적으로 핍박당하는 종족인 ‘오로진’의 여성이 펼치는 모험과 투쟁을 그리고 있다.

거대한 대륙 고요에는 최소 반년, 길게는 수 세대가 지나도록 지진 활동이나 다른 대규모 환경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재해의 시기인 다섯 번째 계절이 있다. 대륙의 중심지에는 지진 활동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하는 특수 능력을 지닌 채 태어난 어린 오로진을 모아 가혹한 훈련을 시키며 순종적으로 길들인 후 철저하게 관리하며 착취하는 기관 ‘펄크럼’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요 대륙의 중심지 유메네스에서 재앙의 조짐이 일어난다. 종말은 대륙뿐 아니라 강력한 힘을 숨기고 작은 도시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에쑨에게도 닥쳐온다. 자식을 잃는 참혹한 비극을 겪은 에쑨은 대륙을 종단하는 긴 여정을 떠난다. 이야기는 에쑨과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낯선 이의 손에 이끌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다마야, 펄크럼의 의무에 속박된 채 임무를 수행하러 나선 시에나이트, 이 세 오로진 여성의 시점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세 인물의 관계가 밝혀질수록, 오로진이 차별과 멸시를 당하게 된 근원과 대륙에 닥친 계절의 비밀 역시 실체를 드러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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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카멜레온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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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짓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하는 말을 이른다. 거짓말에 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는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이해나 결과에 상관없이 속이고자 하는 의도 전부를 거짓말을 정의하고, 볼프와 바움가르텐은 진실하지 않은 언사 중에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을 골라 거짓말로 정의한다. 이렇게 거짓말에 관한 철학자의 다양한 해석이 있는 만큼,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위기를 만회하기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익을 얻기 위해 등 수많은 이유로 거짓말을 하곤 한다. 대부분이 진실을 덮고 정직함을 외면한 거짓부렁이지만, 여기 남을 배려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하얀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다소 만들어진 동화 같고, 억지가 만연한 슬랩스틱 코미디 같지만, 앞선 철학자들보다 섬세하고 감동적이게 해석한 미치오 슈스케의 ‘거짓말’는 무엇일까?



‘그때 이랬다면. 저랬다면. 그런 생각은 아무리 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

행동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선택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을 새로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새로운 지금을 만들면 된다.

설령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세계라도 진심으로 바라면 사람은 만질 수 있다.

두 다리로 설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 유쾌 발랄 엉뚱 괴상한 살해모의에 동참하기로 한 평범한 사람들!

약간의 거짓말과 간절한 염원이 전하는, 기분 좋은 배신과 먹먹한 반전.


34세 기리하타는 인기 라디오 채널의 훈남 DJ이다. 일절 사진도 프로필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멋진 목소리만으로 청취자들은 이미 그를 훈남으로 정의 내려버린다. 몰론 전파를 타는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일화나 사연도 한 몫을 한다. 하지만 그의 정체는 모험은커녕 경험도 없는 히키코모리의 학창시절을 지낸 서른넘은 모태솔로, 멋진 목소리에 매치 안되는 못생긴 외모를 가진 평범 이하의 남자이다. 더군다나 라디오에서 말하는 크고 작은 일들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나 다름없는 전부 지어낸 거짓말일뿐. 그러던 어느 날, 이 거짓말이 들통 날 위기에 처하고 만다.


퇴근 후 기리하타는 평소처럼 바 if로 향한다. 그곳에서 몇 잔의 술과 소소한 담소로 하루의 피로를 털어리는게 그의 일과이다. 친구나 다름없는 바 멤버들과 장난스런 농담거리를 주고받는 와중에 별안간 벼락과도 같은 침입자 미카지 케이가 등장한다. 비를 맞은 듯 흠뻑 젖은 모양새의 아름다운 여인. 미카지는 기리하타의 팬이라 말하자, 마음을 빼앗긴 탓인지, 자신의 외모콤플렉스 탓인지, 기리하타는 바 멤버인 게이 호스티스를 자신으로 속여 소개하고 만다. 약간의 의도와 오해로 만들어진 어설픈 사기행각. 결국 미카지는 기리하타의 정체를 눈치채고 그의 약점을 잡아 어마어마한 요구를 들어달라는 부탁 아닌 협박을 하게 된다. 그것은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한 살해모의! 과연, 기리하타와 바 if의 멤버들은 무사히? 살인을 저지르고, 인기 DJ의 비밀을 지켜낼 수 있을까?

- 미치오 슈스케만의 비틀어진 시선과 기발한 상상력이 만든, 잔잔한 감성과 폭발적인 반전!

리드미컬한 미스터리와 악센트가 강렬한 트릭, 어이없는 코미디에 웃다가 돌연 쏟아지는 눈물의 정체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으로 비평가와 관객의 사로잡은 혜성 같은 작가 미치오 슈스케. 그는 사물을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과 거침없는 필체, 독특한 세계관과 장르를 초월한 작품으로 ‘개성’과 ‘반전’이 두드러진 작가이다. 이런 그가 요즘 대세에 맞는 ‘감성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투명 카멜레온’은 그의 개성과 반전이 고스란히 녹여들면서, 추리소설계의 감성과 힐링 분위기에 흐름을 타는 작품이다. ‘투명 카멜레온’은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약간의 거짓말과 염원을 담은 ‘하얀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이다.


‘투명 카멜레온’의 인물들은 개성 넘치지만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다.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기리하타, 성에 관한 척척박사 호스티스 모모카, 치질을 앓고 있는 해충 방제업자 이시노자키, 불상을 깎는 나이 지긋한 시게마쓰, 요란한 헤어스타일로 이목을 끄는 마담 데루미, 이들은 웃기지만 어디선가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모두가 감춰둔 상처가 있듯, 이들 역시 웃음 뒤에 자신만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이것을 치유하는 계기는 기구하게도 한 여인의 살해의뢰.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을 목표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왕좌왕 어이없는 사건들을 벌이고, 종잡을 수 없는 소동가운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지탱하며,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고,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기리하타는 그들을 위해 약간의 거짓과 그들을 보듬을 거짓말의 세계를 만들어 구원하고 자신마저 구원받는다.


우리는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피치 못할 의도나 예기치 못한 오해의 소지로 만들어 지기도 한다.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상대를 배려하거나 하는 좋은 뜻을 품기도 한다. 그것을 ‘하얀 거짓말’이라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상처받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약해도 괜찮고, 다시 일어설때까지 그 거짓말에 기대도 괜찮다는 소란스럽지만 비밀스러운 한 마디를 건낸다. 오버스럽고 괴상한 소동에 빵빵 터지다가도 결말에 한바탕 눈물이 쏟아지는 감성과 반전의 미스터리. 나빠보이지만 알고보면 한없이 구슬프고 다정한 미치오 슈스케의 ‘하얀 거짓말’을 들어보자. 마지막에 기분 좋은 배신에 눈물과 미소를 함께 머금는 순간, 어쩌면 당신도 그 거짓말에 구원받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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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너에게 - W-novel
이노우에 유우 지음, syo5 그림,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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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드 서클’은 본격 미스터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으로, 외부와 연락을 일절 취할 수 없는 완벽하게 고립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말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내부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고, 범인으로부터 피할 수도 숨을 수도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 추리해야 함으로 극적인 공포가 특징이다. 하나둘씩 사냥되어가는 피해자들, 그 중에 속해있는 주인공, 서로를 의심해야만 하는 상황, 마치 독자 또한 그 폐쇄된 공간의 살인게임에 참여된 것처럼 긴박함과 조급함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쓰인 만큼, 다소 클리셰가 분명한 전통적인 면모가 있다. 여기, 그 클래식함을 유행과 개성으로 확장, 변모시킨 추리소설이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소녀, 구원자가 죽음을 막기 위해 클로즈드 서클을 만드는 ‘라이트 노벨’이지만, 그 작품성은 결코 ‘라이트’ 하지 않은 독특한 미스터리를 소개한다.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하자.”

“그 말은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는데.“

“그야 당연한 말이니까.”

“혹시 몰라서 하는 말이지만,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처럼 하는 건 쉽지 않아.”

“그래도 우리는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처럼 하자. 그 일이 거대 호화여객선이 침몰하는 걸 미연에 막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도 말이야.”

그것은 그녀의 특이 체질을 타이타닉 호에 빗대 말한 것이었다.

손을 내밀지 않으면 죽게 될 사람을 구하자는, 단지 그것뿐인 이야기.

- 죽음을 보는 소녀,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단 한가지

그녀가 본 ‘죽음’을 ‘현실’로 만들지 않는 것!


토미 시오는 특이한 체질을 지니고 있다. 상대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죽을 운명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죽게 될 사람의 얼굴에서 죽음의 선, 즉 사선이 보인다. 사선은 검은 선 하나가 죽을 이의 두 눈에 그어진 형태로 그녀에게만 보인다. 사선은 죽음이 가까워 질수록 하나씩 늘어나, 후에는 그 사람이 누군지 판별할 수 없는 모자이크 상태가 되버린다. 이 능력이 저주 혹은 축복인 이유는 사선은 나타난 즉시 죽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전조증상이란 것이다. 자살, 타살, 사고사 등의 형태로 죽음을 맞이할 경우 나타나기 때문에 본래의 수명을 방해하는 죽음이 불현 듯 발생했을 때, 일종의 타임리밋처럼 시간이 주어지고, 죽음의 원인을 제거하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사선이 사라지고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이런 그녀의 능력을 믿고 공감하는 사토. 그는 그녀를 설득해 그녀와 함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하는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시오는 사토가 다녔던 고등학교 문예부 졸업생 네 명에게서 동시에 사선을 보게 된다. 사토가 재학하던 당시 문예부 멤버는 다섯명이었고, 그 중 한명이 화재로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사건이 있었다. 무슨 관계인지 모르지만, 그 한명의 죽음과 네명은 긴밀한 관계가 있고, 그 비밀 때문에 죽음 앞에 놓인 것이다. 시오와 사토는 그 네 명을 구하기 위해, 이들 모두를 고립된 무인도로 초대한다. 하지만 사선이 사라지긴 커녕 오히려 늘어만 가고... 폐쇄된 공간, 네명의 예고된 피해자 중 숨겨진 살인범의 그림자는 짙어만 가는데...과연, 시오와 사토는 네명을 구하고 무사히 섬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 라이트 노벨이지만 작품성은 ‘라이트’하지 않은 웰메이드 추리소설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뻔함속에 숨겨진 ‘참담함’이 아닌 ‘따뜻함’은?

클로즈드 서클은 오래된 전통만큼 몇몇 분명한 클리셰가 존재한다. 그 중 두드러 진 것이 클로즈드 서클을 만든 이와 그 목적이다. 보통은 고립된 공간을 만들고 피해자들을 초대하는 것은 범인이나 자연재해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지극히 의도된 살해계획이나 공포분위기조성이다. 하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너에게’는 클로즈드 서클의 장점인 긴장감은 그대로 가져가되, 클리셰에 변형을 주어 개성을 더한다. 요즘 유행하는 감성과 판타지적인 요소를 추리소설에 녹여낸 것이다.

요즘, 감성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유행인 만큼, 이 소설에도 그것이 클리셰를 부스는 역할을 한다. 이 고립된 무인도는 ‘죽이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주인공인 시오와 사토가 네명의 부원을 ‘살리기 위한 장소’로 선택되어진 곳으로 감성적인 목적을 위한 장소이다. 물론 그 곳에서 사선을 막을 심산이었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사선이 많아지고,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는 원래의 장점인 긴장감을 높이지만, 결말에 주어진 반전은 따뜻한 위로와 구원으로 마무리 지어진다. 또한 파릇파릇한 학원 청춘물에 묵직하고 안타까운 죽음의 비밀, 신비로운 판타지적 초능력을 섞어 시종일관 공포를 드리우는 전통적인 클로즈드 서클의 분위기와는 다른 맛을 낸다.


‘죽이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살리기 위한 공간’으로 죽음과 공포가 아닌 기회와 구원의 요소인 클로즈드 서클, 살인범을 잡기위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려고 한 살인범에게도 손을 내미는 ‘아무도 죽지 않는 미스터리’. 사람들이 잔뜩 죽어나가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공포감은 덜할지 몰라도, 운명과 죽음 앞에 놓인 슬픔들을 안고 가는 이야기. 뻔한 클로즈드 서클에 질렸다면, 감성 한방울을 더한 이 청춘 미스터리를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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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 한국추리문학선 3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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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추리소설의 강국은 일본이며, 그중 본격추리소설의 경우 특히나 일본이 두드러진다. 논리와 트릭을 섬세하게 쌓아내는 점이 그 민족의 습성인지, 아님 오래된 추리소설 계보에 의한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한국 추리 소설의 같은 경우 일본에 비해 그 역사가 짧고, 다소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이 많다. 범인의 정체나 트릭보다는 범인을 한 사람으로써 대우하고, 그 동기나 피해자와의 관계를 풀어내는데 주목한다. 때문에 과학적, 수학적, 논리적인 추리요소는 다소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독특한 한국본격추리소설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소개할 <교통회관 밀실 살인사건>은 본격 과학추리소설로써, 등단 5년차인 추리소설가이자 고등학교 과학 교사인 작가 윤자영의 장편추리소설이다. 대놓고, 추리에 방점을 둔 본격추리소설이라 광고하는 한국소설이라. 과연 일본만큼 논리와 추리를 일목요연하고 명쾌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소설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습작소설, 2부 시체를 완벽히 처리하는 방법, 3부 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칫 잘못 보면 단편소설로 볼 수 있겠지만, 단편소설이나 옴니버스가 아니라, 3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장편소설이다.

1부 : 추리문학상 수상 작가 당승표가 메일로 ‘실전형 추리 퀴즈게임’ 초대장을 받고, 상금 5000만원이 걸린 게임에 참가한다. 산골 폐교에서 방탈출카페 형식의 추리게임이 시작되고, 모두 게임에 전념하던 와중에 게임 진행자가 커피를 마시다 복어 독으로 살해당하는 실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더군다나 폭설로 외부와 단절된 상태. 당승표는 커피잔 살인사건의 내막을 추적한다.

2부: SNS에 갑질논란이 화제가 된다. P그룹 회장의 차남 조이석이 백화점 주차요원을 때리고 무릎 꿇린일이 누군가에게 동영상으로 촬영되, 온라인 상으로 퍼진 것이다. 사건 브로커는 피해자에게 접근해 합의금을 키우도록 피해자를 유도하고, P그룹 회장은 사건을 일단락 시키기 위해 사건해결사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그 와중에 주차요원인 피해자는 자신을 때린 조이석을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다 살해당하고, 사건해결사는 사체를 처리해 묻으려한다.

3부: 교동회관이라는 지하밀실에서 6명의 남녀가 납치되 목숨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사채빚을 갚고, 그 대가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게임은 각 구역에 비밀번호로 열리는 금고가 있고, 그 안에는 장전된 권총이 있다. 암호를 풀고 금고안에 권총을 손에 넣어 서로 죽여서 남은 3명만이 탈출하는 게임. 3명에게는 자유와 막대한 상금이 주어진다. 살인이 두려운 참가자들은 서로 평화협정을 약속하지만, 다음날 한명이 죽고, 한 여성은 강간당하는 강력범죄사건이 일어난다.

전반적으로 다소 흥미로운 소재와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난다. 방탈출카페, 커피잔게임, 밀실사건, 갑질논란, 청부업자, 밀실사건 같은 키워드는 초반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키워드로 시작하는 전반적인 스토리나 욕망과 개성이 두드러진 캐릭터들의 등장은 줄거리나 분위기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다소 안타까운 것은 작가가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과학적인 암호를 사용하거나, 불분명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전개나 의도가 펼쳐지고, 공감하기 어렵거나 지나치게 꾸며낸 극대화된 설정이 어설프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분명, 일본의 신본격 소설에 익숙한 설정과 매력적인 키워드로 소설적인 재미는 충당하나, 본격추리라는 면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한국작가의 본격추리소설이라는 도전과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줄거리를 끌고나가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분명한 '재미' 모호한 '추리' 하지만 막힘없이 읽히고, 한국의 사회적인 문제또한 조명하는 본격추리소설이니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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