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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 윤자영 연작소설 ㅣ 한국추리문학선 5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평점 :
나오키상이 빛난
추리소설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오사카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문과와는 전혀 다른 이과, 그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물리학적인
범죄사건을 만들고 그것을 풀이하는 일명 ‘탐정 갈릴레오’ 캐릭터를 만들어 시리즈화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여기, 그만큼의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진 못했지만, ‘과학교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추리소설가가 있다. 윤자영은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하고, 현재 한국추리작가협회 부회장을
역임중이다. 이과적인 머리와 장르소설의 선호가 만들어낸 작품들. 전작 <교동회관 밀실 사건>은 그런 면모가 보여, 후속작을
기대했는데, 이번에 소개할 <나당탐정사무소>가 그 후속작이며, 전작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작품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경감님은 무엇에
중독되었나요?’
‘저는 추리에
중독되었어요.’
‘자네는 원래
추리 마니아 아닌가?’
‘저번에
교통회관에 갔을 때요. 거기서 권성철이란 사람이 저보고 눈삧이 피도 눈물도 없는 조폭과 다를 바 없다고 했어요. 시체를 보고 즐거워했다나요?
그러고 보니 그런 사건 추리를 할 때 얼마나 흥분되고 재미있던지. ... ... ...
범인이
살인이라는 중죄를 지은 것은 알겠는데 미운 마음이 들거나 하지는 않아요.’
- 여섯 개의 사건과 음모를 해결하라! 살인, 도박, 의뢰, 협박,
납치까지
추리작가
출신의 탐정 당승표, 경찰 출신의 돈귀신 나승만, 과학교사 출신의 신입 김민영이 뭉쳤다!
소설은 6편의 단편이 서로 연관되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구성하는 연작소설 형태이다. 전작에 등장한
반가운 주인공들이 ‘나당탐정사무소’를 열고, 함께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는 형태. 지적만족을 위해 사건을 해결하는 당승표, 사건을 곧 돈으로만
생각하는 나승만, 이들에게 엮여버린 초짜 김민영의 목숨 건 사건해결기!
[시체고치
- 도르래 살인사건] 기묘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시체를 빨랫줄로 감싸 묶어 고치 모양으로 만들고, 도르래를 이용해 공중에
매달아 죽이는 연쇄살인사건. 살해 예고를 하는 듯 시체에 새겨진 넘버링과 복잡한 방법으로 살인을 한 점이 심상치 않다. 도통 풀리지 않은 사건
때문에 경찰은 사무소에 의뢰를 하고, 나당 일원들은 이 기묘한 살인사건의 범인과 트릭을 밝혀내는데...
[황 영감 살인사건] 인천 땅 부자 황영감이 살해됬다. 신체의 온갖
장기를 찔려 살해당한 잔인한 사건. 최근 10억의 수익을 올렸는데, 그 중 일부를 훔쳐 탕진한 그의 아들이 용의자로 몰린다. 아들은 결백을
주장하며 나당사무소에 의뢰를 한다. 한편, 황영감의 땅 옆 고등학교 옥상에서 한 학생이 추락사한다. 추락한 학생의 엄마는 자살이 아닌 타살을
의심하고, 사건을 의뢰하는데, 전혀 다른 두 사건, 하나의 진실로 이어지는데...
[의문의 도박판 사건] 한 노인이 사건을 의뢰한다. 그는 사기도박으로
잃은 거액의 돈을 되찾아달라는 의뢰를 한 것이다. 이에 당승표는 사기도박기술을 배워 타짜로 변신하고, 돈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나승만과 함게
위험천만의 거액의 도박판에 참여하게 되는데...
[김민영 탐정 데뷔 사건] 계약직 과학교사인 김민영은 계약이 끝나자
사무소의 일원이 된다. 그리고 이 신입이 맞은 첫 데뷔사건은 다름 아닌 친자확인의뢰. 자신의 손녀와 같은 유치원의 한 남자아이가 자신의 아들과
꼭 닮아, 친자확인을 하고 싶다는 것. 난임을 위한 산부인과 시험관 시술에 감춰진 무언가가 있는데...
[왕 게임 사건] 사무소의 신입 일원 김민영이 납치된다. 납치한 범인은
당승표에게 왕게임이라는 카드게임을 제안하고, 당승표는 김민영을 구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한다. 헌데 이 사건에 전작에 등장한 감옥에 있는 희대의
악마 구요동의 냄새가 나는데...
[최후의 대결] 전작 사건에서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아들 구민기를
빠져나가게 한 구요동. 아들 구만기는 복수심에 불타 나당 일원을 납치하고, 당승표에게 최후의 대결을 신청한다. 대결장소는 곤지암 정신병원.
폐쇄된 병동에서 구만기가 제안한 극악의 추리게임이 시작되는데...
- 작가의 직업, 선호가 만들어낸, '제대로 된'
본격과학추리연작소설!
톡톡튀는
캐릭터와 단편들의 놀라운 스토리 콜라보는 덤이다?
앞서 말했듯, 작가가 문예창작과나 국문과를 졸업하지 않았다. 심지어 ‘과학교사’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윤자영은 ‘추리소설 읽는 과학교사’이다. 그 직업과 선호가 제대로 된 반영된 본결과학추리연작소설이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이다. 최근, ‘감성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유행해, 섬세한 감정묘사와 감정이입이 가능한 스토리에 힘을 준다.
때문에 본격물이 덜 출간되고, 더구나 ‘과학’을 소재로 추리소설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윤자영은 감정적 부분은
캐릭터에, 본격추리적 부분은 사건에 넣어, 한국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희귀추리소설’을 선보인다.
각각의 캐릭터는 개성이 넘친다. 추리작가 출신 탐정 당승표는 살인사건을
해결할 때는 논리적인 사고가 우선이나, 사건의 결론에서는 법보다는 인간적인 판결을 하려한다. 전직 경찰 출신 나승만은 정의를 추구하는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사건을 곧 돈으로 보는 실속를 차리는 세속적인 면모를 보인다. 과학교사에서 신입탐정이 된 김민영은 이과지식과 통찰력으로
무장했지만, 직업에 있어서는 본능을 따르는 과감함을 보인다. 이처럼, 전혀 다른 나당일원들은 사건을 해결하는데, 자신 고유의
이력과 능력을 발휘하며 매력을 발산한다. 어밴져스 매력미 라고나 할까? 또한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져, 허점과 인간미를 겸해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반면, 사건의 트릭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나, 전반적으로 ‘과학’에 무게를 둔다.
본격하면 심리나 서술 논리인데, 과학으로 버무려진 흔치 않은 본격물이라는 것이다.(일본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과학본격물이
희귀하다). 과학에서도 다양한 영역으로 선보이는데, 물리, 생물화학, 첨단기술은 물론, 과학과는 거기가 인는 사회파적인 성향도
보여, 각각의 사건(단편)들이 캐릭터처럼 다른 성격을 가진다.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는 종합선물세트이고 희귀템이고 한정판이다.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일원들의 콜라보와 전혀
다른 단편이 작지만 연관되며 크게 몸집을 키우는 것이 ‘종합선물세트’같고, 본격물이 흔치 않은데 더구나 과학소재를 입혀 ‘희귀템’이
되었다. 다만, 다소 많은 것을 넣어 복잡하고 중구난방으로 느껴져 독자마다 다른 반응을 가져올 수 있고, 과학에 대한
이해도도 필요하니, 독자층이 ‘한정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전작보다 재밌고, 대중적인 선호도,이해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 그것이 후속작이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