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독배 -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로 추리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작가, 이노우에 마기. 그는 16회 본격 미스터리 후보에 오르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베스트 10,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주간문춘 미스터리 10 등 각종 추리미스터리 순위권에 10위안에 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는 보통 추리소설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불가능한 기적을 증명하는 탐정이라는 것. 논리에 맞지 않은 상황들 속에서 소거법을 이용해, 제거하고 나머지 남은 것이 설사 ‘기적’일지라도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일명 ‘기적 증명법’인데, 보통 불가능과 가능사이에서 고민하는 타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불가능과 불가능사이에서 추리를 한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다. 이번에 그 후속 <성녀의 독배>가 출간된다. 토속적이면서 오싹한 ‘성녀전설’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불가능한 독살 사건’. 이 기묘한 사건, 그 기적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

‘저는 인정 못해요. 인간 이성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요.

저는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더욱이 ‘기적’의 존재 같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인정 못해요.‘

‘기적은 있어요.’



- ‘성녀전설’과 똑같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성녀의 저주인가? 신부의 살인인가?

모두 술잔을 돌려 마신 결혼식, 하지만 살해된 건 모두 남자! ‘징검다리살인’ 그 진실은?


‘기즈미님 성녀 전설’이 내려오는 어느 지역, 전 중국 흑사회 간부 출신인 푸린은 그 지역 마을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이 외딴 마을에는 한 전설이 내려오는데, 그 전설은 ‘가즈미님 성녀 전설’이라 불리 운다. 오래전 가즈미라는 미모의 여성이 살았다. 그녀를 탐한 영주가 있었고, 영주는 그녀를 탐해 강제적으로 소유하려 했지만, 가즈미는 거절하고, 영주의 보복이 두려운 아버지는 자신의 딸의 마음을 무시한 채, 딸을 영주에게 바친다. 하여, 울분에 찬 가즈미는 협죽도를 끓인 차로 자신의 가족과 영주의 집안 남자들을 모조리 독살한다. 그 이후 마을에는 ‘가즈미 님’을 기리는 사당이 만들어지고, 그녀를 여성의 수호신이자 재앙신으로 섬기게 된다.

이 성녀전설과 똑같은 기적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현재, 이 외딴 마을의 여인 세나는 히로토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 결혼은 그녀가 원치 않는 결혼식이다. 상대남자 측 가문에 빚을 졌기에 팔려가는 심경으로 강제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세나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결혼식을 치르게 된다. 결혼식에는 독특한 전통의식이 있는데, 각 집안의 사람들이 술잔을 돌려 술을 나눠 마시는 풍습이다. 헌데 기묘한 기적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남자 여자가 섞인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신랑, 신랑 아버지, 신부 아버지인 남성만 사망한 것이다.

신부의 가방에서 비소가 든 병이 발견되지만, 이 ‘성녀 전설’과도 꼭 닮은 ‘징검다리 살인’이 사람의 범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기적과 의문점을 품고 있다. 다양한 가설을 내세우며 기적과 살인사건 그 중간을 파고드는 푸린과 야쓰호기, 과연 살인인가 저주인가?

- 기적이 있음을 증명하는 김전일풍 추리소설?

독특한 캐릭터와 기적을 증명하는 모숨 건 대담이 어우러진 추리소설

‘내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를 외치며 의심되는 인물들을 불러놓고,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히는 김전일. 우리에게는 참 익숙한 캐릭터이다. 그와 비슷한듯하면서, 전혀 다른 개성파 캐릭터가 있으니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를 외치며, 가설의 반증을 찾아 소거해, 기적의 존재를 증명하는 파란머리 탐정 우에오로 조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추리소설 처럼 수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가능한 범죄상황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가능성을 부정해서, 사람의 사고나 논리로는 증명 불가능한 ‘기적’의 있음을 증명한다는 점이다.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 반대적으로 접근해 추리하는 방향성이 가장 큰 매력이다.


전작과 마찬가지고 그 매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좀 더 발전된 것이 있다면? 스토리라인이 더 입체적이고 치밀해졌으며, 사건에 사건이 연달아 터져 그야말로 목숨건 추리대결, 추리논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사건과 연계된 배경이 되는 ‘성녀전설’을 충분히 묘사해 서사적 측면을 강화하는 한편, 전혀 예상못한 '개의 죽음'으로 인해 살아남은 용의선상의 사람들이 납치되는 사건으로 스토리를 방향을 바꾸고 휘두르며, 의외성을 견비한 긴박한 전개를 이어간다.

 

1부는 사건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 탐정 우에오로 조와 사채업자 푸린, 탐정의 제자인 렌이 결혼식에 휘말리며, 징검다리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정황이 묘사된다. 2부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휘말리게 된 범인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용의선상에 놓인 다른사람을 범인으로 몰려는 음모 그리고 정체가 발각될 위기를 넘나든다. 다른 시점과 입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스토리를 구분하고, 토속적이면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성녀전설과 징검다리살인사건과의 관계, 트릭 그 수법을 밝혀 범인의 정체를 밝히려는 전통적인 추리방식과 극적인 사건전개와 의외성을 가진 방향전환으로 역설을 더한 개성적인 추리방식의 혼합. 전작의 매력을 가져가면서 발전된 <성녀의 독배>. 독특한 전개방식, 신선한 추리소설,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는다면 읽어볼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