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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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하지원 주연의 영화 <허심관 매혈기>를 기억하는가? 영화는 중국 소설가 위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한 가난한 노동자이자 가장인 허심관의 고군분투기이다. 허심관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아홉 차례나 피를 팔게 된다. 그 한 남자의 고단한 삶을 저자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통해, 한편의 블랙코미디로 그려나가는데, 저자는 ‘매혈’(피를 파는 행위)을 통해, 가족간의 정, 인간간의 속 깊은 애정을 여운깊게 그려준다. 여기, 같은 매혈이지만, 아버지의 희생과 사랑이 아닌, 과욕과 광기로 얼룩진 이야기가 있다. 그 참상이 너무도 비극적이라, 실제 시대상(사건)을 그려낸 것이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저자의 체력이 아닌 생명을 소진해가며 쓰여진, 인간의 무자비한 탐욕의 괴기스러움을 그린 소설. <딩씨 마을의 꿈>이다.



‘딩씨 마을은 살아 있지만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너무나 조용하기 때문에, 가을의 끝이기 때문에, 황혼이기 때문에,

마을이 위축되고 사람들도 시들었다. 위축된 상태에서 세월도 따라서 말라버렸다.

마치 땅속에 묻힌 시신 같았다.

세월이 시신 같았다.

평원 위의 풀들도 말라버렸다.

평원 위의 나무도 말라버렸다.

평원 위의 모래흙과 농작물도 피처럼 붉어지더니 이내 시들어버렸다.‘

 

 

 

- ‘나는 열병(에이즈)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독살 당한 것이다.’

매혈을 일삼다 열병에 걸린 딩씨마을사람들. 그들의 죽음보다 무서운 탐욕!


 

중국의 한 마을, 당시 가난에서 벗어나, 커다란 양옥집에 살길 바라는 마을사람들은 딩후이의 소개로 매혈을 시작한다. 딩후이는 정부 주도의 매혈운동이 시작되자, 사설채혈소를 차려 사람들을 꾀어낸 것이다. 그는 비위생적인 주사기를 사용해, 온 마을에 열병(에이즈)를 퍼트리고, 이 일로 인해 많은 부를 축적하기에 이른다. 마을사람들은 복수를 하기위해 ‘나’에게 독이든 토마토를 먹이고, 그렇게 ‘나’ 딩샤오창은 아버지(딩후이)의 악행으로 인해, 열두살의 나이에 독살당하고 만다.


 

‘나’는 마을사람들을 지켜본다. 할아버지의 자취를 따라, 그의 꿈을 통해. 할아버지인 딩수이양은 아버지와는 달리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평생을 학교 잡일을 도맡아 했지만, 때때론 아이들에게 어문수업을 해주어 많은 이들이 할아버지를 따랐다. 이제 그것도 과거사이다. 열병으로 인해 시체는 산처럼 쌓였고, 병에 걸린 사람들은 가족에게 병을 옮길까 두려워, 자발 혹은 강제로 학교에 모여 살게 된다. 황량한 마을, 시체들이 걸어다니는 풍경, 마을은 이제 공동묘지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끊임없이 갈구한다. 삼촌인 딩량과 그의 친척의 아내인 링링은 열병으로 고립된 채, 외로움을 불륜이란 사랑으로 치유한다. 자건주와 딩유에진은 호시탐탐 마을을 책임지는 책임자의 지위를 노린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 딩후이는 정부에서 나눠준 ‘관’까지 팔아가며, 끊임없는 물욕의 늪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그 늪은 '누군가'의 살인이다.



- 중국문단의 가장 폭팔력 있는 작가가 쓴, 판매금지 소설!

물직적인 욕망이 빚어낸, 인간의 지독하고도 처절한 참상을 그려내다.

 

 

서평을 쓰기 쉽지 않다. 여운이 아닌 휴유증이 남는 소설이랄까? 어떤 공포보다 무섭고, 어떤 재난보다 끔찍하고, 비극이란 말로는 한없이 부족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루쉰문학상과 라오서문학상을 수상하고, 중국문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거머진 중국문학사상 최고의 폭팔력을 가진 작품으로 평가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설인데, 이 이야기가 국가의 명예를 손상시킨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된다. 왜? ‘실화’이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피를 사고 파는 행위인 ‘매혈운동’을 허가한다. 가난하고 우매한 이들은 좀 더 잘 살고 싶어, 서로 피를 매매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된 물질만능주의 결과는 집단 에이즈 감염이였다. 그리고 시작된 외면과 먹고 먹히는 관계들.


 

저자는 이 실화를 12살난 소년의 눈으로 이야기 한다. 화자는 열병(에이즈)에 걸린 마을사람들의 원한으로 희생당한 ‘나’이다. 땅에 뭍힌 ‘나’는 땅 위의 할아버지의 시선과 꿈을 따라, 마을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죄없는 아이의 눈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참상은 객관적이고 정적이나, 인정과 생명을 모조리 앗아가는 ‘말살’ 그 자체이다. 순수한 눈으로 그려나가는 살풍경,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판타지 장르이나 실화에 기인한 이야기. 서로 극명하게 반대되는 요소가 있기에, 이야기는 더 극적이다.


 

시체는 쌓여가고, 마을은 황폐해져간다. 한편의 ‘좀비영화’를 연상시킨다면, 이해가 가겠는가? 그런 와중에도 저자는 끊임없이 각자의 욕망과 꿈에 매여, 무언가를 손아귀에 쥐려는 인간의 민낮, 그 본성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 그려나간다. 어떤이들은 죽음을 앞두고도 불륜을 저지르는 사랑이란 욕정에 불타오르고, 또 다른 이들은 악행을 일삼으며 권력지위를 얻고자 비열한 행위를 일삼으며, 또 한 인간은 악의 화마가 씌워진 체, 광기어린 물욕을 보이다, 스스로의 갈급함에 인간으로서는 있어서는 안될, 상상 못할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저자는 이 소설을 어둠을 쓴것과 동시에 빛을 쓴 것이며, 환멸을 쓴것인 동시에 여명을 쓴것이라 말한다. 이 미쳐가는 지옥도 같은 판국에 할아버지인 딩수이양이 노쇠한 몸으로, 인정과 동정심을 보이며, 마지막 최후의 결단을 내리는 모습은 독자들의 숨소리마저 빼앗을 정도의 고독과 아픔, 슬픔의 수단이었기에, 어쩌면 미약하게나마 존재해온 정의와 희생의 단편을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아! 책장을 덮고 난 후에야 이해가 간다. 왜 광고문구가 ‘강한 심장을 준비하라!’는 말인지. 극한의 놀이기구를 탈 때 심약자는 타지 말라는 말처럼. 이 책은 독자의 심장을 쥐고 흔들다 못해, 갉아먹고 태워버리는 느낌이다. 읽어보자. 소설이 줄수있는 감정의 끝, 그 극한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 단 여운보다 강한 휴유증이 있으니 주의할 것!

+@ 만점을 준다. 이 책 여러모로 만점이다. 말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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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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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우린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보일까? 유명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죽어감>에서,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받아들이기까지를 5단계로 나타낸다. 부인, 분노, 협상, 우울, 수용. 보통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단계들을 거친다. 하지만 여기, 모든 단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실존인물이 있다. 당시 시한부나 다름없던, 결핵에 걸린 남주인공 미클로스이다. <새벽의 일기>는 저자 가르도시 피테르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실화소설’로 쓴 것이다. 실존인물이자 죽음을 앞둔 남자 미클로스, 그는 죽음을 우울과 슬픔이 아닌, 희망과 사랑으로 탈바꿈하며, 감동적인 실화를 만들어낸다.



- <새벽의 열기>의 원작소설, 전 세계가 사랑한 감동적인 ‘실화소설’

‘의사가 시한부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

25살의 청년 미클로스는 헝가리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다. 한때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유대인을 차별하는 법으로 인해, 꿈과 직장을 잃어야만 했다. 그것 뿐만 아니라, 그는 목숨 건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고문을 당해 이를 뽑히고, 체중은 29키로에 달할 정도로 건강을 잃었다. 이런 그에게 운명은 가혹하다. 이제 ‘목숨’마저 내놓으라고 하다니. 전쟁이 끝난 지 3주후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재활센터의 의사는 솔직하게 말한다며, 미클로스가 ‘결핵’이 걸렸고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미클로스는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는지를 회상하며, 좌절과 굴복이 아닌 뜨거운 생의 열의를 다진다. (당시의 난치병인 결핵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고콩스러운 질병이다.) 이제 새벽이 되면 고통스러운 열기를 그를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고통을 느낄수록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갈것이라는 희망아래,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하여, 자신처럼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헝가리 여인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중 운명과도 같은 여인, 릴리와 인연을 맺게 된다.

릴리는 신장병으로 치료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장난같은 편지가 도착한다. 보통이라면 그냥 넘기겠지만, 그녀에게는 이 고비를 넘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 장난 같은 편지는 6개월동안 이어졌고, 미클로스와 릴리는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동질감과 위로가 쌓여,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결국 미클로스는 릴리를 만나기 위해,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목숨 건 여행을 시작한다. 과연 미클로스는 무사히 운명의 그녀를 만나, 다시 삶의 기적을 보여줄 것인가?

- 시한부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 좌절과 슬픔이 아닌, ‘희망찬 내일’이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  우리들이 꿈꿔온 모습이, 세상 어딘가에는 '실화'로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저자 부모님의 러브스토리이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모님이 결혼하기 전, 6개월동안 편지를 주고받았고, 그 존재를 몰랐다가 아버지의 사망 후 어머니가 전해준 편지다발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부모님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이 소설 <새벽의 열기>를 썼고, 이 소설은 영화화까지 되며,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쓸며 성공을 거듭한다. 왜 이 작품이 그토록 사랑받았을까?


<새벽의 열기>는 실상, 판에 박힌 이야기이다. 시한부에 걸린 남자가, 운명적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주변의 만류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사랑을 완성하고, 결국 기적 같은 치유로 오래토록 행복하게 산다. 마치, 로맨스 영화의 한 줄거리 같다. 전통 멜로극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련의 법칙이다. 하지만, 실상 이것을 현실이 되기란 불가능하다. 그것은 나도 상대도 ‘기적’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목도한 사람이 ‘희망’을 꿈꾸기란 ‘기적’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분노,슬픔,좌절,포기,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려, 남은 생을 허비하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새벽의 열기>는 죽음앞에 놓인 한 남성의 희망,열의,극복,사랑,기쁨을 보여준다. 생의 가장 암흑과도 같은 시기에, 긍정적인 시선과 밝은 모습으로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주인공은 저게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하지만, 때론 당연함과 비현실에 답이 있다. <새벽의 열기>는 죽음앞에 삶을 대하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태도,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위대한 사랑의 힘, 생존자로서 파괴적인 트라우마를 가지지만 적극적인 의지로 벗어나는 자의와 용기가 담겨있다. 우리가 비현실적이라 치부하지만, 현실로 되길 소망하는 생과 죽음, 사랑과 믿음에 대한 삶을 태도가 정답처럼 써져있는 것이다. 만약, 이이야기가 ‘실화’가 아니였다면, 묻히지 않았을까? 우리가 답이라 생각하고 꿈꾸지만, 비현실이라 여겨온 것이 세상 어느곳에서는 ‘실화’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새벽의 열기>는 뜨거운 찬사와 벅찬 감동을 몰고 온 것이다. <새벽의 열기>를 읽어보자. 한편의 전통 멜로극같은 공식과 비현실적인 로맨스가 있지만, 어쩌면 당신이 바래온 삶의 태도, 사랑의 결말이 이와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권의 소설로 당신의 바래온 모습들을 다른이의 삶으로, 실화로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것은 때때론 삶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  전쟁 후, 질병과 트라우마, 사회적탄압 편견 등으로 각종 고난과 역경을 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않는 용기와 서로를 향한 뜨거울 사랑으로 치유와 극복을 이루는

참된 삶의 태도와 정답과도 같은 사랑이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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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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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은 그저 말 잘 듣고, 일 잘 하며, 성실한 태도의 사원이었다. 현재는 무엇인가? 이제는 높은 교육수준과 치열한 경쟁으로, 스펙을 쌓는 것은 당연하며, 경기침체로 퇴사권고도 빈번해, 보여주기식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가? 저자 미노와 고스케는 개성파이며 전략가이다. 다소, 우리가 생각해온 회사에서 성공해온 인물상과는 다르다. 그는 ‘일하기의 혁명’을 일으키며, 신드롬을 일으킨 인물인데, 읽다보면 재치와 엉뚱함, 파격과 위험의 넘나드는 모습에 빠져든다. '회사에 충성하라, 회사에 뼈를 묻어라.' 우리가 들어온 숱한 회사선배의 말을 발로 걷어차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파격 업무론! 이 책을 읽으면, 회사를 이용하고 회사에서 성공하는 능숙하고 교묘한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네가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여기가 갈림길이다.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를 위해 일하는 것은 성실한 것도 뭣도 아니야.

오히려 불성실한 거지. 대안을 생각한 후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고 와.

의문스러운데도 그냥 받아들이고 시키는 대로 일하는 무난한 길을 세 번 걸으면

두 번 다시 이쪽으로 돌아올 수 없으니까.”



- 보여주기식, 적당히, 돈 받은 만큼 일하는 당신!

이제 하고싶은 일을, 미친 듯이 하고, 충성이 아닌 상생을 해라!

 

미노와 고스케는 와세다대학을 졸업후 후바타사 출판사에 입사한다. 그는 평범한 회사생활을 보내던 중 정해진 길을 벗어나기로 마음먹는다. 적당히, 고분고분, 주어진일에만 충실히 하면 수순대로 경력이 쌓이고 높은 직급으로 오르겠지만, 그는 이제 '적당히 일하기'에 신물을 느낀 것이다. 광고영업부 소속이었던 그는 사장을 설득해 하고싶던 편집으로 뛰어든다. 주변에서는 단지 위험한 변덕이라 치부하고,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는 1년에 100만부를 팔아 치우는 믿기지 못할 성과를 이뤄낸다.


 

또한 그는 회사에서만 안주하지 않는다. 도쿄로 이사하면서 월세지출이 많아졌기에, 당장 부업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보통 회사의 눈치를 보고 회사 규정을 걱정하며, 지레 포기하는 것이 부업이다. 하지만 그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틈틈이 인터넷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자 양성 강좌에 나간다. 유료 온라인 살롱을 운영하고, 상품 기획에도 참여한다. 결과는 본업의 20배가 넘는 돈이었다.


 

이 책은 이런 그의 경험을 쓴 자기계발서 이다. 그는 자신이 본업의 20가 넘는 돈을 벌게 된 것은 자신의 실력이 20배가 된 것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과 의식의 차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회사에서 눈치보며, 회사에서 준 일만 기계처럼 수행한다. 회사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은 가능한 정해진 규칙대로 대세를 따르며, 줄서기를 이용해 인내하다 보면, 연공서열에 따라 자신도 직급이 오를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만이 답이 아니라 말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과감한 도전, 주어진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일감, 단체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성과, 회사의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 회사에 충성하는게 아니라 회사를 이용하라 말한다.


 

우리는 정해진 길을 따르는 것을 선호한다. 위험이 적고, 적당히 성공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적당히'에 과연 당신의 꿈과 행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따분함과 고정됨을 벗어나, 진짜 하고싶은 일을 고민하고, 당장 시작하라 말한다. 물론 뜨겁고 미친 듯이. 사실 이 책은 위험한 자기계발서이다. 도전의 위험을 감수하면 생각지도 못한 커다란 성공이 주어질 수도 있지만, 쌓아온 것을 거는 도박을 이니까. 다만, 이런 책 한번쯤읽으면, 동기부여와 초심같은 열의를 다시 느낄 수도 있으니, 위험이 꼭 나쁘지만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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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의 눈물 - 실패하지 않는 할리우드 방식
제이미 프라이드 지음, 김동규 옮김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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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가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를, 자생가능 한 일반사업가의 몰락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점이 문제다. 취업난으로 취직이 어려워진 세대가 꿈에 부푼 채 창업을 시도하지만 금새 빚더미와 함께 실패와 자괴감을 맛 보는게 요즘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 제이미 프라이드는 새로운 기업을 연이어 창업하고, 모두 성공궤도에 올려놓는 창업전문 기업가이다. 그는 기술 및 디지털미디어 분야의 다국적 조직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으며, 창업가의 육성과 지원을 추구하는 기업가 전문교육기관을 세운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창업과 투자를 반복하며 얻어온 노하우를 한 권으로 써놓았다. <유니콘의 눈물>은 노련한 창업전문기업가의 지혜와 경험이 담긴 충고와 조언이 담긴 책이다.



 

‘참 얄궃게도 기존에 일어났던 스타트업의 실패는 대부분 피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들 중 대부분이 엄청난 외부 경쟁이 아닌 내적인 요인 때문에 주저앉았다.

한마디로 ‘자해’ 결과였던 셈이다. 이것은 희소식이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92%가 3년 내 망하는 스타트업!

신생기업, 자영업자, 지금 사업을 계획중인 당신! 정해진 실패를 모른 척 할 것인가?

 

 

이 책의 제목 <유니콘의 눈물>은 책이 쓰여진 동기와도 같다. ‘유니콘’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신생기업을 뜻하는 말로, ‘유니콘의 눈물’은 유니콘을 꿈꾸는 창업가가 유니콘이 되지 못한 체 실패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뜻한다. 즉 스타트업과 창업 초기 기업의 실패를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수십년간 실패를 거듭하며, 괴로움 외로움 자괴감에 시달렸고, 결국에는 유니콘이 되기 위한 궁극의 방법, 그 규칙들을 찾아냈다. 놀라운 것은 실패원인이 외부적인 아니라 내부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미 정해진 실패를 노력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 그는 실패하는 근본 원인 3가지를 창업가, 자금 조달, 사업 모델에서 찾았으며, 여기서 파생되는 10가지의 주요 실패 원인만 주의하면, 누구나 노력으로 실패의 상당량을 피할 수 있다 말한다.


그 10가지는 창업가의 역량부족, 능력부족, 창업경영진 간의 불화, 현금고갈, 자금 조달 과다, 투자자와 창업가의 불화, 문제 해결 대상의 오류(적합성), 효과적이지 못한 사업 모델(성공 가능성), 실행력 부족(타당성), 외부 위협 또는 경쟁(적응성)으로 꼽는다. 저자는 이것에 관해, ~하지마라 라는 식의 경고를 하며, 초기사업에 대한 일반적인 ‘환상’이나 ‘편견’을 깬다. 그리고 실패를 주의했다면, 성공을 위한 방법을 볼 차례인데, 그것을 ‘할리우드 산업’과 비교해 설명한다. 그는 할리우드의 실무자들과 실리콘밸리의 기술 창업가들은 둘다 창의적인 인재를 끌어모아 상품을 만든다는 기본적인 방식이 같으나, 영화산업의 실패율이 훨씬 낫다는 것에 주목한다. 그는 할리우드가 창의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모범적인 사례라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인 개발, 사전제작, 제작, 후속작업의 단계를 스타트업과 연계해 설명한다.

 

스타트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환상과 열의에 사로잡혀, ‘나는 괜찮겠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라는 안일함 혹은 무지함으로 덜 준비된 상태에서 덤벼든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와 금전적 피해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마냥 설레임과 희망을 앞세워 시작할 수 없는 일이다. 두렵고 심난하며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성공한 기업가는 실패도 늘 가까이 가지고 있다’ 는 말과 함께, 도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기업가의 세계에도 결코 실패하지 않는 신화란 있을 수 없다’ 라는 말처럼. 결말로 그는 자신이 쓴 책이 실패를 줄여줄 뿐, 실패를 차단하는 방법은 아니라 솔직하게 고백한다. 비극적인가? 하지만 희망도 있다. 스토아 철학을 인용하며, 문제를 내면에서 찾지만, 언제나 도움의 손길은 존재하며, 저자 역시 창업가들이 자신의 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다른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희망한다. 이 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과감하게 도전하지만, 그전에 예민하게 살피고, 신중함을 기하자. 그러면 실패의 반 정도는 거뜬히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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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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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쿠마루 가쿠의 신간이 연일 출간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역주행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인데, 사실 그는 오래전부터 사회파추리소설가로 알려진 작가이다. 그는 사형제도를 정면으로 파헤친 추리소설인 <13계단>을 읽고, 다카노 가즈아키의 영향을 받아 소설가가 되었다. 때문에 사회의 문제를 소재로 한 무게감 있는 미스터리를 써왔는데, 가해자와 피해자, 그것을 관리할 법과 감독할 경찰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주목했다. 특히, ‘소년범죄비판'에 특화되어 있는 작가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번에 소개할 <우죄>는 좀 더 개인적이고 중립적이다. ‘나와 가까운 이가 범죄자라면?’ 이라는 질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관계를 가지고, 마음을 나눈 누군가가의 과거사가 인도적, 사회적 인식에 그릇된 것이라면? 그 관계는 지켜질 수 있을까?



"하지만... 하지만... 하나만 약속해줘"

"약속?"

"계속 친구로 남아줘, 어떤 애기를 듣더라도 친구로 지내겠다고 약속해줄래?"



- 내 친구가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면?

마음을 준 친구, 그가 바로 그 사건의 소년 A였다!

 

 

도쿄대 출신의 저널리스트가 꿈인 마스다는 생계 때문에 현실에 타협하기로 한다. 스테인리스 가공회사인 사와켄제작소에서 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 카페를 전전하다가 들어간 기숙사의 옆방에는 함께 입사한 스즈키가 있다. 그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라, 사교성이 없어 겉도는 동료였지만, 한 사고로 둘은 점차 가까워져 친구가 된다. 마스다는 스즈키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며, 자신의 과거를 말하기 꺼려해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 한 장의 사진으로 혼란에 휩싸인다. ‘그가 그 사건의 소년 A일지도 모른다!’

 

 

14년전, 마스다의 동네에서는 한 ‘사건’이 발생한다. 중학교 남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 두명을 잇달아 살해한 사건. 발견된 시신은 두 눈이 도려나갔고, ‘선택받은 걸 최고의 행운으로 알아라’ 라는 범행 성명문을 남겨 분노와 슬픔을 부추겼다. 당시 소년법으로 피의자는 선처가 가까운 형벌을 받았다. 그 극악무도한 사건의 범인이 내 친구일지도 모른다니. 마스다는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로 한다.

 

 

한편, 회사 사무직으로 일하는 미요코에게는 과거가 있다. 예전 한 남자인 다쓰야에게 이용당해, 성인물배우로 일한 것이다. 다쓰야는 그녀의 과거를 빌미삼아,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그녀가 찍었던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으로 금전을 갈취하고, 숨고 쫓고 도망가고 협박하기를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날, 스즈키가 미요코를 도와주게 되고, 미요코는 과거를 가진 남자인 스즈키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데...



- 범죄자를 응징하는 '쾌감'이 아닌, '복잡한 심경'으로 짙은 여운을 남기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이 아닌, 사건 이후를 그려낸 추리소설!

 

 

야쿠마루 가쿠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영향과 ‘여고생 콘크리트 살인사건’으로 인해 소설가가 된 케이스이다. 때문에 사회파미스터리 장르를 써왔고, 그중에서도 범죄의식에 관한 도덕적 개념이 부족한 청소년에게는 감면을 해주는 ‘소년법’에 집중해왔다. 이번에는 소년법으로 인해 다시 사회로 나온 한 범죄자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범죄자(가해자)’를 그려낸다는 점이다. 보통 추리소설은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등장하고, 이들을 응징하는 쾌감을 선보이지만, 이 작품은 ‘가해자가 출감 후 어떤 삶을 사는게 타당한가?’라는 의문을 들게 만든다. 만약 가해자가 ‘소년법’으로 인해, 합당한 죄값을 받지 않았다면, 그로인해 유가족이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면, 출소 이후에도 가해자의 삶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반대로 가해자가 자신의 죄에 대한 양심의 가책으로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하고 심지어 자살까지도 생각하며, 사회적 냉대와 차별로 남은 생을 낙인찍힌 채로 살아가야 한다면, 안타까움과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저자는 스즈키를 극악무도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사이코패스’가 아닌, 우리와도 같은 ‘사람’으로서 그려낸다. 그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사건에 연류되었지만, 자신의 죄값을 알고, 깊이 반성하며, 선행을 배푸는 인물로 그려냄으로 독자에게 비판과 선처 중 어떠한 선택도 쉽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이 책은 한‘사건’의 발생부터 해결까지의 흐름을 보여주는 일반추리소설이 아니다. 그 사건 이후의 이야기, 그러니까 결말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법률로는 죄값을 치뤘으나, 인도적으로는 용서받지 못할 과거를 가진 한 범죄자. 그리고 그 인물의 주변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 범죄자를 사건 속에서만이 아닌, 사건 밖에서의 모습도 함께 그려낸다. ‘사건’이 아닌 ‘사건이후’, ‘가해자’가 아닌 ‘범죄를 저지른 사람’, '사회적 인식'과 '개인적 정', '정의로움'과 '용서'등 다양한 화두를 던지며 '참된 속죄란 무엇인가?'란 고찰로 이어지게 만든다. 쾌감이 아닌 복잡한 심경으로 여운을 만든 소설, <우죄>를 읽어보자. '유죄'로 주인공을 외면할지, '친구의 죄'로 그를 감쌀지. 책장을 덮은 뒤에도 마침표가아닌 물음표로 오래토록 독자의 마음속에 머물 이야기이니.



+@ '소년범죄'에 관한 사회파소설이나, 극악범죄 + 뉘우치는범죄자 + 열린결말(편지)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

사건-조사-검거의 순이 아닌, 한 사건의 이후를 그려내는 색다른 추리소설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범죄자라면' 그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 독자가 심정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과거 자살한 친구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간직한 마스다, AV 배우였던 사실을 들킬까 숨죽이며 살아가는 미요코, 의료소년원에서 스즈키를 담당한 여의사 야요이. 이 세 사람의 시선으로 교차진행된다. 때문에, 매스컴 보도에서의 가해자가 아닌, 여과되지 않은 가해자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가해자와 관계되 그로 인해 자신이 가진 비밀을 벗어나 각자 성장하는 인물또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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