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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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우린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보일까? 유명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죽어감>에서,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받아들이기까지를 5단계로 나타낸다. 부인, 분노, 협상, 우울, 수용. 보통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단계들을 거친다. 하지만 여기, 모든 단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실존인물이 있다. 당시 시한부나 다름없던, 결핵에 걸린 남주인공 미클로스이다. <새벽의 일기>는 저자 가르도시 피테르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실화소설’로 쓴 것이다. 실존인물이자 죽음을 앞둔 남자 미클로스, 그는 죽음을 우울과 슬픔이 아닌, 희망과 사랑으로 탈바꿈하며, 감동적인 실화를 만들어낸다.



- <새벽의 열기>의 원작소설, 전 세계가 사랑한 감동적인 ‘실화소설’

‘의사가 시한부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

25살의 청년 미클로스는 헝가리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다. 한때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유대인을 차별하는 법으로 인해, 꿈과 직장을 잃어야만 했다. 그것 뿐만 아니라, 그는 목숨 건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고문을 당해 이를 뽑히고, 체중은 29키로에 달할 정도로 건강을 잃었다. 이런 그에게 운명은 가혹하다. 이제 ‘목숨’마저 내놓으라고 하다니. 전쟁이 끝난 지 3주후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재활센터의 의사는 솔직하게 말한다며, 미클로스가 ‘결핵’이 걸렸고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미클로스는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남았는지를 회상하며, 좌절과 굴복이 아닌 뜨거운 생의 열의를 다진다. (당시의 난치병인 결핵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고콩스러운 질병이다.) 이제 새벽이 되면 고통스러운 열기를 그를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고통을 느낄수록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고, 앞으로도 살아갈것이라는 희망아래,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하여, 자신처럼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헝가리 여인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 중 운명과도 같은 여인, 릴리와 인연을 맺게 된다.

릴리는 신장병으로 치료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장난같은 편지가 도착한다. 보통이라면 그냥 넘기겠지만, 그녀에게는 이 고비를 넘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 장난 같은 편지는 6개월동안 이어졌고, 미클로스와 릴리는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동질감과 위로가 쌓여,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결국 미클로스는 릴리를 만나기 위해,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목숨 건 여행을 시작한다. 과연 미클로스는 무사히 운명의 그녀를 만나, 다시 삶의 기적을 보여줄 것인가?

- 시한부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 좌절과 슬픔이 아닌, ‘희망찬 내일’이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  우리들이 꿈꿔온 모습이, 세상 어딘가에는 '실화'로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저자 부모님의 러브스토리이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모님이 결혼하기 전, 6개월동안 편지를 주고받았고, 그 존재를 몰랐다가 아버지의 사망 후 어머니가 전해준 편지다발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부모님의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이 소설 <새벽의 열기>를 썼고, 이 소설은 영화화까지 되며,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쓸며 성공을 거듭한다. 왜 이 작품이 그토록 사랑받았을까?


<새벽의 열기>는 실상, 판에 박힌 이야기이다. 시한부에 걸린 남자가, 운명적인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주변의 만류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사랑을 완성하고, 결국 기적 같은 치유로 오래토록 행복하게 산다. 마치, 로맨스 영화의 한 줄거리 같다. 전통 멜로극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련의 법칙이다. 하지만, 실상 이것을 현실이 되기란 불가능하다. 그것은 나도 상대도 ‘기적’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목도한 사람이 ‘희망’을 꿈꾸기란 ‘기적’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분노,슬픔,좌절,포기,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려, 남은 생을 허비하는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새벽의 열기>는 죽음앞에 놓인 한 남성의 희망,열의,극복,사랑,기쁨을 보여준다. 생의 가장 암흑과도 같은 시기에, 긍정적인 시선과 밝은 모습으로 자신만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주인공은 저게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하지만, 때론 당연함과 비현실에 답이 있다. <새벽의 열기>는 죽음앞에 삶을 대하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태도,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위대한 사랑의 힘, 생존자로서 파괴적인 트라우마를 가지지만 적극적인 의지로 벗어나는 자의와 용기가 담겨있다. 우리가 비현실적이라 치부하지만, 현실로 되길 소망하는 생과 죽음, 사랑과 믿음에 대한 삶을 태도가 정답처럼 써져있는 것이다. 만약, 이이야기가 ‘실화’가 아니였다면, 묻히지 않았을까? 우리가 답이라 생각하고 꿈꾸지만, 비현실이라 여겨온 것이 세상 어느곳에서는 ‘실화’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새벽의 열기>는 뜨거운 찬사와 벅찬 감동을 몰고 온 것이다. <새벽의 열기>를 읽어보자. 한편의 전통 멜로극같은 공식과 비현실적인 로맨스가 있지만, 어쩌면 당신이 바래온 삶의 태도, 사랑의 결말이 이와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권의 소설로 당신의 바래온 모습들을 다른이의 삶으로, 실화로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것은 때때론 삶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  전쟁 후, 질병과 트라우마, 사회적탄압 편견 등으로 각종 고난과 역경을 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지않는 용기와 서로를 향한 뜨거울 사랑으로 치유와 극복을 이루는

참된 삶의 태도와 정답과도 같은 사랑이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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