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모든 것 영화에서 배웠다 - 영화 48편이 내 인생에 답하다
수이앙 외 지음, 정주은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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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과연 책 뿐일까? 이 책은 한 편의 영화가 인생을 바꿀만한 교훈을 가졌다는 책이다. 때론 영화가 단순 스토리성 재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교훈이나 인생관을 다시 바라볼 가치있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수이앙은 영화를 사랑하는 부부작가로. 영화에서 배운것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영화를 소개하고 그 영화가 두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주었는지, 삶을 통찰하는 자세로써 영화를 기록했는데 그 수가 180만명에 이르자 이 책의 출간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책은 그들이 소개한 영화와 인생관중에 특별한 48편의 영화만을 꼽아서 보여주는 책이다. 간단한 영화줄거리와 명대사와 함께,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리는 삶이 기쁘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버럭 화를 낼 줄도 알아야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다.

때로는 몸을 움츠리고 두려움에 잠긴 채, 외부의 위험 요소를 가늠할 필요도 있다.

혐오와 불쾌의 감정 또한 겪어보아야만 기쁨과 사랑의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슬픔에 휩쓸려보아야 더 강인한 모습으로 일어설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이 되는 법을 알고 싶다면

먼저 자기 안의 다양한 감정과 인격들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오늘도 아옹다옹하는 서로 다른 존재들을 보듬고 인정하자.

그들 하나하나 때문에 세상에 유일무이한 당신이 존재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영화매니아인 부부가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소개하고 그 영화에서 느낀 삶의 지혜와 인생의 교훈들을 알려주었는데, 그 것이 화제가되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책은 그 중 인상깊은 몇편의 영화만은 꼽았는데, 각 목차별로 주제를 삼고 그 주제에 해당되는 영화를 두편 씩 묶어 소개한다. 재밌는 건 전혀 다른 극과 극의 장르의 영화가 알고보면 비슷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이다. 목차는 자아, 누구보다 먼저 이해해야할은 아이언맨과 모아나, 추억의 마니와 파이트클럽을 통해 자기자신에 대한 자아형성과 자존감, 자기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꿈 그리고 성공, 언제가는 이룰 수 있는은 업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와 라라랜드, 주먹왕 랄프를 통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성장, 그 당혹스러운 축복은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더 임파서블과 어린왕자, 후크를 통해 우리가 흔히 알고 겼었을 이야기인,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영화가 장르에 구분없이 주제별로 묶여 소개된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영화의 간편 줄거리는 물론이고, 그 장면의 그 대사를 되새김 할 수 있음을 물론이고, 그 영화를 쓴 감독이나 작가가 관람객에게 전하고자한 메시지를 글로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없이 재미로만 본 영화들이 알고보면 꽤나 철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전해줄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과 함께, 함께 봐도 좋은 추천영화도 있으니, 이 책은 영화소개서이기도 하고, 자기계발서이기도 한 매력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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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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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보면 기가 찰 노릇이고, 어이없고 황당하고,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사건들이 있다. 최근에 화성연쇄살인사건에 연류되 억울한 20년간의 옥살이를 한 피해자도, 진범이 잡히자 그의 누명이 벗겨진걸 보면, 사람이 내리는 판결이 때론 한 번의 오류로 어마어마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형법 전문 변호사가 쓴 책이다. 범인이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위중한 것인지, 그에 알맞은 판결과 형향은 어느정도인지. 그것들을 논하면 법률적 문제와 도덕적 문제를 함께 다룬다. 전작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엄청난 인기를 끈 베스트 셀러라니, 과연 이번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 까?> 또한 독자들에게 충격과 논란의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을까?

 

 

리디아가 진짜 사람이었다 해도 당신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정당방위는 공격을 받는 그 순간, 혹은 공격이 임박한 순간에만 인정되는데

당신이 이웃에게 저지른 범행은 이미 한참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이므로

당신이 정당방위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당시 행동의 의도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으나

우리의 법체계는 그것을 권리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독일의 범죄전문변호사가 쓴 법과 정의에 관한 책이다. 한편의 미스터리 스릴러를 방불케하는 믿기지 않은 범죄사건들을 소개하면서, 짧은 관련 형법의 각주와 함께, 법률적인 차원에서 그 판결과 형량이 내려졌지만, 과연 그것이 도덕적 인도적으로 올바른가에 대한 여러관점과 의문을 사는 책이다. 읽다보면 절대적 선과 악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며 단지 법적으로만 증명된 사실에 입각해 판결이 내려지는데, 이것이 잔혹한 범죄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법과 극악 범죄 행위 사이에서의 올바름과 그름, 법적 딜레마를 떠올리게 만든다. 저자는 20여년동안 재판에 참여하면서 약 2000여건의 사건들을 담당했고, 그 중 가장 충격적인 실화와 의문점이 떠오르는 판결이 선고된 사건들을 이 책에 실은다.

 

읽다보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이 존재한다고나 할까? 보험금을 노린 정황이 보이는 남편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아내의 이야기, 성적 판타지를 가지고 러브돌에게 유사성행위를 하는 이상한 폭력적인 남자의 이야기, 마약 범죄자가 되고 싶었던 사람의 이야기, 아내와 여성들을 끌고와 강제 매춘을 시킨 이야기, 아이를 죽이고 남편죽인 엄마이자 아내였던 여자의 이야기 등 읽다보면 한 편의 스릴러 못지않은 끔찍한 범죄상황을 한 편의 소설처럼 쓰여있다. 읽다보면 범죄자들에게 내려진 판결이 합당할수도 합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 개인의 사적인 기준이 개입되서 그럴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 소개된 일화에 내려지는 판결은 엄격한 법과 냉철한 시각으로 감정이 배제된 법의 판결인데, 그 판결 전에 범죄자가 그렇기 되기 까지의 원인과 배경에 대해 이야기함으로 인간의 선과악을 법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물론 증거불충분같이 어이없게 풀려나는 경우도 없어야 하지만,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도 안되는게 법의 심판이다. 이 책은 인간이라서 충돌할 수 있는 두가지. 심판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범죄자들을 단순히 비난해서도 동정해서도 안되며, 그 범법행위 전에 한 인간을 바라봐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복잡하고 어려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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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10년 치의 『 』을 전하고 싶어 - JM북스
아마노 아타루 지음, 구자용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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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를 저격하는 제우미디어의 또 다른 감성로맨스가 출간되었다. 소재는 로맨스장르에서 많이 쓰여 온 ‘기억상실’이다.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첫 키스만 50번째><서약><일주일간 친구>만 봐도 상당히 많이 쓰인 다소 뻔한 소재이다. 하지만 그 뻔함은 여전한 인기를 고수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있어 사랑을 하는 동안, 연인과의 기억(추억)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당신의 연인이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여기 그 질문을 답을 내려주는 로맨스소설이 있다. 기억에 빠진 부분이 있어도 상관없고, 앞으로 같이 보충해 갈 수 있다고 말하는 책. 진짜 사랑이라면 잃어버린 것들을 아쉬워할 필요 따위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다소 뻔하고 유치하지만 나름의 비밀과 감동 반전이 빛난 로맨스를 소개한다.



 

‘수평선으로 사라지려 하는 태양빛보다도 눈부신 그녀의 미소가 나를 향하고,

복부에서 명치까지 간지러운 느낌이 밀려 올라왔다.

좋아한다는 기분이다. 변하지 않는 것. 이 감정도 그렇다.

나는, 계속 기다릴 것이다.

설령 지금의 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어.

미츠루,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목소리를 내지 않은 채, 앞서 걷는 그녀에게 말했다.‘

 

 

 

- 나의 연인이 잃어버린 나와의 3년.

평범한 3년이 아닌,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올해로 26살이 되는 다이스케는 도내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 개와 산책하는 것과 음식을 먹으며 걷는 것이 취미인 남자이다. 그의 두 살 연하인 여자친구 미츠루는 역 근처 쇼핑센터에서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며, 동물과 다육식물을 사랑하는 조금 수줍은 많은 여성이다. 이제 연애 3년차. 프로포즈를 할까 동거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결혼 예행연습을 할 마음으로 동거를 제안했고, 그녀 역시 기쁘게 응해주었다. 그는 사정이 있어 뒤늦게 이사오는 그녀를 기다리는 형태로 먼저 입주를 마친 상태, 이제 곧 둘만의 생활이 시작될 차였다. 그러던 어느날 세차게 내린 빗물처럼 그에게 커다란 불행이 닥쳐왔다.

 

 

집에서 저녘을 먹기로 약속한 날, 쇼핑센터 앞으로 마중나간 다이스케는 우산 쓴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데 우산도 쓰지 않은 사람들이 차례차례 뛰어다니고, 귀에는 흉흉한 말들이 오간다. 애완동물 가게, 젊은 여자, 구급차, 머리에서...피, 의식불명. 사람들의 대화속에서 끔찍한 상상이 들었고, 곧 그것들은 현실이 된다. 절도범을 잡으려다가 내동댕이쳐진 그녀는 머리를 세게 부딪친 상태로 중상을 입은 것이다.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는 심경으로 병원에 도착한 다이스케는 병실에 도착하고, 다행히 붕대를 감은 채 깨어있는 미츠루의 모습에 그녀를 껴안지만, 그녀는 거칠게 거부하며 누구냐고 묻는다. 의사는 다이스케에게 미츠루가 ‘역핵성건망증’. 즉 ‘기억상실’을 앓고 있다는 말을 전하는데...3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그녀, 나와 여자친구를 연결하던 추억이 사라졌다...

 

 

- 뻔한 기억상실이지만, 뻔하지 않은 남자주인공이 멋진 소설!

3년의 기억상실이 가져다준, 10년전 비밀이 밝혀집니다...

 

 

일단, ‘기억상실’이란 소재가 많이 소비된 만큼 뻔한 로맨스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뻔함이 계속 소비되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그 뻔함에 가치를 두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사고로 인해 3년 동안의 추억을 잃어버린 여자친구를 지켜보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소재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하지만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면, 남자친구인 다이스케는 여자친구인 미츠루에게 기억을 되찾아주려 노력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기억상실 로맨스와는 다르게 애써 그들의 추억들을 되새김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그녀의 성격을 알기에, 자신의 연인을 기억못한다면 분명 그녀는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탓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고 필사적이 되리란 것을 알기에, 스스로 남자친구임을 숨긴다.

 

 

기억상실인 미츠루의 기억을 찾아주기 보단, 그녀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다이스케. 그녀가 일상으로 돌아가자, 그녀의 애완동물 가게 손님으로 인사를 하고 지내며 가까워지지만,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접근하고, 어딘가 꼬인 그 남자는 미츠루가 뜻대로 되지않자. 다이스케에게 ‘너는 그녀에게 대용품일뿐이야’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이 시점을 시작으로 나름의 ‘반전’이 시작된다. 3년동안의 기억을 잃은 미츠루가 밝히는 10년 전의 비밀. 실상 기억을 잃어버린 것은 그 둘 모두 해당된다는 반전을 선사한다.(그 비밀이 무엇인지는 결말에 밝혀진다) 읽어보자, 뻔한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로맨스지만, 남자주인공의 해결방식이 달라서 그 순애보에 애가타고, 추억보다 사랑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감동스러운 소설이니. 이런 사랑 방식,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 ‘기억상실'이란 뻔한 로맨스 소재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기다림’이라는 점이 좋았던 소설이다. 마지막 뜻밖의 반전 또한 있으니, 뻔한 소재지만, 뻔한 결말은 아니니 볼만한 로맨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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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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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언변과 박학다식한 지식으로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세계문화전문가가 있다. 바로 조승연이다. <비정상회담><어쩌다 어른><비밀독서단> 등 교양과 예능을 섞어 놓은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 그는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어, 독일어, 라틴어에 능통하고, 심지어 한문과 중국어를 통해 동양 인문학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그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문화와 언어를 탐구하고 책을 쓰는데 그의 전작인 <시크하다>는 그가 6년간 프랑스에서 살면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무심하고 까칠해 보이는 프랑스인이 행복한 이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성공이나 실패로 평가하지 않고, ‘나는 나라는 식의 시크함을 가진 파리지앵의 삶은 한국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소확행을 순간들을 다시 바라볼 기회를 준 책이었다. 이번에는 뉴욕이다. 독특한 감성과 생존노하우를 가진 치열하고 뜨거운 뉴요커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인간은 좋은 것이 서로 다르다.

굳이 타인의 호불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다르다는 것만 인정하면 된다.

이것이 뉴욕이라는 도시가 다양성이라고 하는 과제와 끊임없이 씨름하며 깨달은 결론이다. 내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원래 이렇게 사는 것’ ‘인간은 원래 이래야 하는 것이라는 정답을 미리 가지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스스로 알아서 감추고 남들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다.

그래 봐야 돈 되는 것도 아니다. 남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 삶이 리얼해서 행복한 뉴요커들의 삶은?

가식적이지 않고, 당당해서 행복한 뉴요커 라이프!

  

저자의 조승연은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됬다

에세이와 인문학 고전 등을 사랑하는 저자는 수많은 책을 읽으며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프로 였다. 그 뒤 관심이 생겨서 읽게된 <시크하다>는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에세이이다. 무심하고 까칠한 듯 보이지만 행복한 프랑스인들을 보면서 저자 조승연이 프랑스 여행을 통해 능력이나 재력없이 행복에 이르는 그들의 삶에 과연 무엇이 원동력이 되었는가 탐구한 책인데, 상당히 인상 깊었다. 프랑스인의 삶에 대한 태도는 한마디로 시크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의 시크함은 삶에 대한 환멸이나 퇴폐, 무심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는 물론 나아가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고민 끝에 나온 뜨거운 시크함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라우스는, 수많은 원시부족을 찾아가 인류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자기는 동떨어진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은 어쩌면 우리와 반대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말과함께, 시크하다는 프랑스인, 특히 파리지앵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이 우리 한국인의 삶에 대해서 분명히 다르게 생각할 실마리를 찾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쓴 소설은 프랑스가 아닌 뉴욕을 초점으로 진행된다. 유욕은 비즈니스의 중심지이자 자유의 여신상과 스카이라인으로 랜드마크 되어있는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실상 녹물이 줄줄 새는 지하철과 공사판 소음 먼지가 가득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부딪히는 열악한 환경의 도시이다. 게다가 팁과 주거비용까지 비싸니 이것만 보면 결코 좋은 도시라 할수 없다. 하지만 세계사람들이 이 도시를 보고 아름답다 말하고, 살고 싶어하는 이유. 그것은 가식적이지 않고 당당한 한말 다하는 내멋대로 삶에서 비롯된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뉴요커들의 삶을 동경하기 때문이라 한다. 뉴요커들은 주변 시선이나 체면치레보다는 자신의 에너지를 한 가지에 집중해 목표를 이뤄내는 데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며, 항상 생존모드를 장착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인생의 멋을 스스로 터득하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실질적인 사회생활 능력을 중시하는 그들은 알아서 공부할 줄 아는 똑똑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 아기 때부터 자발적인 지적 호기심과 포용력, 리더십을 몸에 익히는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기도 한다. 이렇듯 뉴요커의 삶, 그들의 삶의 태도는 이기주의로 보이기도 하고 개인주의로 보이기도 하지만, 현 세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적합한 삶의 태도와 행복을 보여준다. 전작 리얼하다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이 세대에 가까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도시 인문 에세이를 읽고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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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운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
도널드 커시.오기 오가스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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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하기 전에는 수백만 명이 작은 상처로 인해 생명을 잃었다. 세균 감염은 패혈성 인두염, 류머티스염, 폐렴같이 치명적이 병을 가져왔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오늘날 흔하게 쓰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페니실린. 우습게도 이 대단한 약의 발명은 몇 달 동안 연구에 매진한 결과가 아닌, 알렉산더 플레밍의 세균 표본이 곰팡이의 침입으로 죽었다는 ‘우연한 사고’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처럼 약의 발명은 과학자들의 노고나 기술만으로 발명되지 않는다. 때론 어이없는 실수와 드물게 거두는 성공을 통해 우연과 운, 시행착오로 발견된다. 신석기시대 선조부터 오늘날의 제약회사까지. 우리가 복용해온 약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그 역사와 효과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줄 약의 탐험인 <인류의 운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을 소개한다.



‘인도의 의사들은 특정 환자의 오줌에 개미가 꼬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주석)당뇨는 '달콤한 오줌'이라는 뜻이므로 20세기 전에 당뇨병을 확인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했는지는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오줌의 맛을 본 다는 건 역겹게 들리고 잠재적으로 위험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생화학 도구가 개발되기 전에는 환자의 오줌을 혀로 찍어보는 일이 흔하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했다.

초창기 과학자들은 오늘날의 기분으로 무모하거나 위험한 일을 많이 했다'

- 신약을 개발하기 전과 후, 그 기괴하고 흥미진진한 약의 이야기.

인간 본연의 호기심, 우연히 걸려든 발견,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가 만든 약들은?

 

 

이 책은 온갖 위험을 무릎 쓰고 약을 개발해낸 사람들인 ‘약 사냥꾼’이 발견한 신약, 그 신약들의 역사를 담고 있다. 약 사냥꾼은 발견에 의미는 두는 과학자일수도, 돈을 좇는 탐험가일수도 있는데, 이들의 신약 사냥에는 돈, 인내, 창의력, 행운 등이 작용한다. 결국 신약 개발 과정은 무수한 변수가 존재하는 예측불허의 난항이다. 이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야기한 책이 이 책이다. 이질 치료제인 아편,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 마취제인 에테르, 진통제인 아스피린, 매독 치료제인 살바르산, 항생제인 페니실린, 당뇨 치료제인 인슐린, 경구 피임약인 프로게스테론, 항정신병제인 클로르프로마진,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 등 우리들에게 익숙한 약부터 미처 몰랐지만 많이 쓰이는 약까지 다양하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양귀비에는 각종 마약성 진통제가 나오는데, 그 중 아편은 침입자 곤충을 물리치기 위해 식물이 만든 방어용 화학물질로, 옛 사람들은 이질의 설사 증상을 막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 한 것이다. 원래부터 마약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약학의 본질은 식물학에 있으며 약의 발견은 식물학자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225개의 약초식물을 관찰해 <조제서>를 쓴 초창기 식물학자이자 신약 사냥꾼인 코르두스는 새로운 변종 식물을 찾으러 늪지대를 탐험하다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로 사망한 사건도 있다. 또한 19세기 마취제가 없어 환자의 목을 조르거나 머리를 세게 때리는 행위가 성향한 시기에, 치과의사인 모턴은 한 유명의사의 강의에서 잠드는 효과가 있는 에테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환자를 잠재워 세계 최초로 충치를 고통 없이 뽑아내 스타의사로 급부상한다. 이렇듯 다른 용도로 시작되거나, 위험을 감수하거나, 우연한 기회거나, 알 수없는 시작으로 신약은 탄생된 것이다.

 

 

 

 

- 어렵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한 ‘신약의 탄생기’

약을 발견하기 까지의 우연, 운, 시련, 음모, 실수까지...

 

 

이 책의 저자 도널드 커시는 35년 이상 경력을 가진 신약 연구자이다. 그의 보유한 제약 관련 특허만 해도 24개이다. 그는 신약을 개발하는 탐험가로 이 책을 저술한 것인데, 때문에 신약 개발의 역사를 검증된 사료와 자신의 경험을 넣어 서술한다. 충분히 알려진 정면에 있는 역사는 좀 더 상세하게 기록하고, 이면에 있는 역사는 좀 더 흥미롭게 기록한다고나 할까? 읽다보면 약학의 전문적인 용어인 화학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다소 난해한 구석이 있지만, 신약 개발의 이면에 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은 파란만장하고 박력있게 쓰여있어 나름의 재미를 유발한다.

 

 

이 책에서는 신약 사냥에 성공하려면 4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돈, 인내, 창의력, 행운. 그에 해당하는 다양한 신약 개발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그 4가지에 한 가지를 더 담아내기 때문이다. 바로 희생이다. 약의 사냥꾼들이 계획이든 우연이든 간에 신약개발을 시도한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필히 동반하는 것은 ‘희생’이다. 인간은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찾기 위해 개들의 췌장을 묶는 동물실험을 했고, 피임약 개발의 시작은 낙동업자들이 소의 빠른 생식력을 위해 난소(황체)를 짓이기는 행위에서 출발했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코르두스는 신약 개발을 위해 야생을 탐색하다 병사하고, 심프슨은 에테르의 대체물을 찾기 위해 휘발성 유기액체를 흡입했다. 파스퇴르는 생화학 실험의 결과물을 직접 맛보았으며, 마리 퀴리는 방사성 화학물질에 노출되 재생성불량으로 사망했다. 이 책을 읽어보자. 신약에 관한 정치와 탐욕, 상식과 호기심이 가득한 재미난 탄생기와 더불어, 지금의 신약이 많은 희생의 끝에 탄생했음을 알게 되는 의미있는 책이니까.

 

 

+@ 의학 약학 화학에 관한 지식이 필요한 책으로 다소 난이도가 있다 (관련 서적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 추천!)

뒤에 상당히 디테일한 각주가 있어 이해를 돕는다 (다만, 각주가 밑이 아닌, 뒤에 몰아서 있는데 해당 페이지 표시가 안되서 뒤적이면서 읽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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