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지 1 패시지 3부작
저스틴 크로닝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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벰파이어 소재는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그 전통이 오래된 소재이다. 고딕 호러소설인 고전 <드라큘라>를 시작으로, 공포 판타지 물인 <대런 섄 시리즈>, 미래의 아포칼립스적인 느낌을 살린 리처드 매이슨의 <나는 전설이다>, 영어덜트 로맨스와 판타지적인 느낌을 살린 <트와일 라잇 시리즈>까지. 그 영역은 무궁무진하고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받아왔다. 이번에 소개할 저스틴 크로닌의 소설 <패시지>는 타임에서 선정한 올해의 소설이자, 뉴욕타임스의 베스트 셀러로 급부상해, 폭스사의 드라마까지 이어진 소설이다. 호러계의 거장 스티블 킹이 극찬한 매혹적인 블록버스터 판타지, ‘미국 판타지 소설의 위대한 업적으로 남을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소개한다.

 

특수요원 올가스트는 정부의 비밀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것은 실험 대상자들을 비밀 시설로 인도하는 임무인데, 그 대상들은 1급 범죄 사형수들로 세상에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무연고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올가스트는 그들에게 계약서에 서명을 받고 정부 시설로 데려가야한다. FBI인 올가스트는 그 임무에 불만은 없지만 12번째 사형수에 대한 임무를 마치기 전에 또다른 임무가 주어진다. 6살된 여자아이를 데려오는 일. 어린아이를 데려간다는 것에 내키지 않아 결국 정부를 등지고 도망치려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요원에게 들키고, 각종 사고들이 터진다. 이 사고는 정부의 실험 실패로 실험체들이 외부로 풀려나면서 시작되는데...

 

이 소설의 사고, 그러니까 벰파이어가 만들어지는 경위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만든 일의 시작이 된다. 정부는 남아메리카의 희귀한 박쥐에게서 추출한 바이러스가 모든 질병에 맞서고, 생명을 연장할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이자 희망임을 발견하고, 그 것을 사형수들에게 생체실험을 하는데, 역시 모든 소설이 그렇듯 인간의 과욕을 멸망을 불러일으킨다. 바이러스를 주입받은 사형수들은 녹색 섬광을 발하며 사람들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괴물들로 변하고, 이 바이러스는 좀비바이러스처럼 살벌하게 점염되는데, 그로인해 세계는 멸망의 길로 접어든다. 어떻게 보면 SF적이고, 호러적이기도하고, 액션같기도하고, 스릴러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을 코맥 맥카시의 <로드>와 스티븐 킹의 <더 스탠드>의 성취를 동시에 이룬 작품으로 평가한다던데, 글쎄, , <로드>만 읽은 본인으로써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긴 어렵고, 1권만 읽었음으로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분명히 좀비와 뱀파이어같은 괴물, 묵시론적인 디스토피아 계열의 재난, 멸망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다만, 편집이 너무 작은 글씨채로 빼곡하게 되어있어, 답답하긴 하지만 스토리는 재밌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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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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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색적인 북유럽 소설을 읽었다. 블랙 유머 코드가 가미된 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북유럽 소설하면, 그 특유의 서늘함, 오싹함이 매력이 아닐까? 매서운 추위, 앙상한 가지뿐인 숲, 띄엄 띄엄 놓인 오래된 집들, 그리고 범인의 발자국마저 지워버리고 마는 한밤의 진눈깨비. 이번에 소개할 책은 2017년 스웨덴 올해의 범죄소설상, 2018년 북유럽 최고 유리열쇠상, 2019 리브르 드 포슈 독자상을 수상한 북유럽 범죄소설가 카밀라 그레베의 <애프터 쉬즈 곤>이다.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하지만 그 매서운 추위가 살깥을 파고드는 살벌한 범죄소설이다. 모든 것을 알고있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 과연 그 여인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200910, 고등학생 말린은 남자친구와 친구들과 함께 오름베리로 향한다. 우거진 숲 마구잡이로 들쑥날쑥한 돌바위. 어른들의 눈을 피해 그곳에서 술을 마시기 위함이다. 한 껏 취기가 오른 말린은 소변을 보러 돌무덤을 끼고 돌들을 따라 일행과 몇미터 떨어진 곳으로 향한다. 케니나 안데르스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르자 소변을 누기 위해 청바지를 내리는데, 뭔가가 그녀의 허벅지를 간질거린다. 이끼인지, 돌인지, 버섯인지... 정체모를 무언가가 냉기섞인 바람과 함께 느껴진 것이다. 호기심에 라이터를 키고 그 물체를 바라봤고, 감싼 낙옆을 걷어내자. 비명을 지르는 말린, 그것은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른 두개골이었는데...

 

8년후. 제이크는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곤하는 소외된 소년이다. 그에게는 이런 따돌림 보다 더 위험한 자신만의 비밀이 있다. 아빠와 누나몰래, 죽은 엄마의 스팽글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는 행위. 그렇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게 그의 비밀이다. 그리고 어느날, 그는 드레스를 입고 밤늦게 산 속을 거닌다. 사람들에게 들킬까봐 두렵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해방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순간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소리가 들리고, 늑대인 줄 알았던 것은 피와 흙으로 뒤범벅된 여인이다. 순간 마녀가 미친 살인마가 아닐까 공포에 휩싸였지만, 그녀는 도와달라는 말을 전했고, 그러는 사이 그녀는 멀리서 다가오는 자동차 소리에 뛰쳐나갔다. 얼마 후 그녀가 콜드 케이스를 조사중인 프로파일러 한네라는 것을 알게됬고, 제이크는 그날 그녀가 떨어트린 사건 노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 소설은 담당수사관인 말린과 마을 소년 제이크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그리고 말린은 자신이 학생시절 발견한 사체의 미제살인사건을 조사중이며, 이 수사에 프로파일러 한네와 그녀의 연인이자 동료 수사관인 페테르가 함께 한다. 문제는 이 사건을 조사하던 한네가 눈덮인 숲속에서 찢겨진 옷가지와 맨발에 피와 흙으로 얼룩진 채로 구조되는데, 그녀에게 무엇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며, 함께 조사중이던 페테르까지 실종된 상황이다. 한네는 전부터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고, 사건의 기록을 노트로 기록했는데, 그 사건의 열쇠가 될 노트가 소년 제이크에게 넘어가게 된다.

 

<애프터 쉬즈 곤>은 이런 상황에 매우 적합한 시점으로 번갈아 서술된다. 제이크가 그날 밤 주운 한네의 사건 노트이자 일기장. 그 내용이 말린의 수사와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독특한 구성임으로 단순히 인물을 번갈아가는 교차서술이 아니라, 인물과 시점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다중적인 교차서술로 진행되며, 이 복잡하고 탄탄한 플롯들이 거미줄처럼 엮어 하나 둘씩 맞물리게되고 사건은 반전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은 서술적인 면과 난민에 대한 적의와 공격성을 경고하는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북유럽 특유의 서늘한 배경묘사가 잘 어울려진 범죄소설이다. 읽어보면 구성이 참 잘 짜여진 범죄소설이며, 북유럽 특유의 낮은 온도를 선사하는 스릴러 소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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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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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었다. 하지만 전공분야에서 멀어지면서 딱히 트렌드를 분석할 일은 적어졌고, 나이가 들수록 트렌드보다는 클래식인 오래보고 쓸 수 있는 고전에 집중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선호분야를 좀 더 심도있게 파는 시간이 늘어갔다. 하지만 매 년도 해마다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되면, 베스트 셀러에 오르고, 현재도 베스트 셀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을 보면, 이 시리즈가 전하는 트렌드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됬ㄷ. 이 책은 한국 트렌드 분석서이며 해마다 출간과 함께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하는 한국 소비문화의 흐름을 예상하는 책이다. 꼭 판매나 영업이 아니더라도 경제 경영에 관심이 없더라도 읽으면, 문화와 소비 경향을 알 수 있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을 소개한다.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이에 정확히 맞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초개인화 기술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개인의 프로파일을 개발한 후,

해당 프로파일에 관련 콘텐츠를 입력하고, 제품을 권장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기술의 특징은 모든 개인을 구체화하고 더 자세히 접근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회사가 개별 소비자에게 얼마나 세심하게 맞출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읽는 내내, 감탄 할 수 밖에 없으며 공감되는 경제관련 서적이 몇이나 될까? 나에게는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이 책은 사회구조와 문화현상을 분석하면서 현 인구가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고 중시하는지, 그 가치에 관한 것부터 결론적으로 무엇을 소비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나 역시도 소비자의 한명이기 때문에 동의와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 신뢰, 분석, 설득력을 갖춰가며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예를 들면 현대 소비의 개념중 편리미엄이 있는데, 이 시장은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이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사소한 영역에서 자신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장을 말한다. 또한 치열한 경쟁속에 적자생존보다 진화된 개념이 특화생존은 소비자를 타겟팅하는 것을 넘어서서, 소비자의 니즈를 쪼개고 세분화해서 보다 정밀한 타겟팅을 하고 차별화된 것을 제공하는 것으 말한다. 스트리밍 라이프는 예전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는가에 초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했는가에 초점을 둔다고 한다. 유행의 흐름이 빨라지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인 만큼 물건을 빌려쓰는 렌탈이나 일정기간 돈을 지불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 추천받은 방식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부상한 것이다. 그 밖에도 업글인간, 오팔세대, 페어 플레이어, 팬슈머 등 현대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종족과 패턴들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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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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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은 가르칠 ‘교’에 기를 ‘양’자를 써서, 가르치어 기른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지식 및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나 문화관련 지식을 말한다. 즉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련의 행동들로 무언가를 배우고 학습한다는 말인데, 이것을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어른이 되면 생업에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할 뿐, 그 외의 것들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어른들, 직장인들에게 추천할 만한 교양 도서가 출간되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365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한 페이지씩 읽고 배워나가는 교양 책이다. 역사, 문화,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까지. 평소 교양과 인문학에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주목하자. 하루 한 페이지씩 단 몇 분을 꾸준히 투자하면 다방면의 지식인으로 거듭날지도 모르는 책,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를 소개한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는 지성을 자극하여

배움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총망라한 책입니다.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에 이르는 일곱 분야의 지식을

하루에 한 페이지씩 1년 365일 동안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 평소 지식 교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어른들을 위한,

끈기 부족, 집중력 부족한, 시간 없는 독자를 위한 365일 1페이지 교양수업!

이 책은 365일 하루 한 페이지씩 읽고 배울 수 있는 교양 책으로, 단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고루고루 읽으면서, 흥미유발이나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기에 좋은 책이다. 그 분야들은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에 걸쳐 있으며, 월요일에는 역사를 공부하고, 화요일에는 문학을 공부하는 식으로 일주일 단위로 장르(과목)가 변경된다. 역사는 서양문명을 형성시키는데 이바지한 인물과 사건을, 문학은 위대한 작가와 그들의 중요 작품들을, 미술은 영향력 있는 미술가와 미술운동 및 작품들을, 과학은 천문학부터 생물학까지 이론이나 효과들을, 음악은 음악적 유산을 남긴 작곡가들과 작품해설들을, 철학은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까지 인류에 영향력을 미친 철학자들을, 종교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세계주요 종교와 경전 및 교리를 설명한다.


- <퇴근길 인문학 수업> 보다 더 짧다! 간편하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상식을 채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일단, 책의 구성이 하루 한 페이지씩 읽게 되어있어, 매우 짧은 분량이다. 과거 퇴근길 인문학 수업이 퇴근길에 짧게 공부할 수 있는 인문학 책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 책은 그 보다 훨씬 짧고 간편하다. 하루 한 페이지씩 읽고, 분량도 적어서 약 1~2분이면 읽을 수 있으며, 짧은 분량이기에 교양부분을 ‘공부’한다는 개념보다는 ‘습관’화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또한 짧은 분량임으로 반복해서 읽을 수 있음으로, 단순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학습(읽기)를 통해 기억하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학습 패턴 또한 좋다. 월요일에는 역사, 화요일에는 문학, 수요일에는 미술, 목요일에는 과학, 금요일에는 음악, 토요일에는 철학, 일요일에는 종교로 각 요일마다 각 분야를 돌아가면서 학습할 수 있는데, 이 것은 다방면의 지식을 학습하는 것은 물론, 한 가지를 계속해서 읽고 공부해야하는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만든다.(특히, 본인처럼 다독을 하지만, 여러권을 책을 동시에 읽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다). 게다가 이 책은 특정 한 작가가 아닌, 각 분야의 전문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쓰고, 감수한 협업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정확성과 신뢰성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다 좋기만 한가? 그렇지는 않다. 일단, 다방면의 지식을 짧고 간결하게 적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배운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 또한 존재한다. 짧고 간결하기에 페이지마다 설명을 첨부하는 각주가 첨가되어 있어도, 평소 관심이 없거나 전혀 알지 못한 분야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역사 같은 경우는 나라나 지리별 연대, 즉 흐름이 중요한 분야인데, 연관성이 부족하고 파편적으로 쓰여 있어 커다란 맥락을 잡기 어렵다. 또한 이 책을 묶어낸 저자가 서양의 ceo와 칼럼리스트라서, 중국이나 인도같이 큰 나라가 간혹 언급될 뿐 동양권 교양지식은 현저히 적은 분량을 차지한다. 또한 칼럼리스트여서인지 편집과 문체 또한 기사를 읽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분명 장단점이 함께하는 책이다. 하지만 얇고 넓은 지식을 습득하기에는 좋은 책이며, 우리들이 흔히 대화하거나 책을 읽을 때 언급될만한 ‘상식’적인 교양지식을 간결하게 공부하기에 적합하다. 깊이 있는 분야를 공부하기보다는, 다방면의 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습관하기에 좋은 책. 하루 한 페이지씩 365일 읽어보면 어느새 교양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 흑백 사진과 그림, 각주가 함께한다.

월화수목금토일, 각 요일마다 학습하는 분야가 다르고, 일주일 단위로 돌아간다

뒤에 찾아보기(인덱스)가 있는데, 일반 책처럼 페이지로 찾는 것이 아니라, 날짜로 찾는다.(001~36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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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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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스릴러의 대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성독자의 추리스릴러 소설의 소비가 늘어나서인지, 잔혹하고 끔찍한 엽기 살인마의 등장보다는 여성주인공을 내세워,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공포감을 야기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나 의심되는 정황이 주어지는데, 그것들을 파헤치거나 숨기는 활약을 통해 독자에게 몰입감과 흡입력을 선사한다. 여기, ‘심리의 심리에 의한 심리를 위한’ 심리스릴러가 출간 되었다. <익명의 소녀>는 심리 실험의 대가로 돈을 받고, 자신의 사적인 비밀을 판 한 여성과 그 비밀을 무기로 여성을 함정에 빠트리는 정신과 의사와의 아슬아슬한 심리게임이 시작된다. 대놓고 소재부터가 심리물인 심리스릴러 <익명의 소녀>. 심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주목하자.



‘실즈 박사를 만날 땐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말해야 한다.

그녀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몰라서만은 아니다.

그녀가 무슨 짓까지 저지를 수 있는 사라마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 ‘비밀을 나누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

심리 실험에서 발설한 사적인 비밀이 날 함정에 빠트린다면?

28살인 제시카는 방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중이다. 그녀에게는 외상성 노손상으로 인지와 신체능력에 문제가 있는 동생 베키가 있다. 제시카는 동생 베키의 치료비를 담당하고 있는 중이라 월세내기조차 빠듯한 신세이다. 이런 그녀에게 유혹적인 일자리 하나가 들어온다. 얼마 전 고객의 메이크업을 하다가 알게 된 아르바이트 자리,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진행하는 ‘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연구에 관련된 심리 실험’에 참가하는 것이다. 제시카는 자신의 고객이 그 실험에 참여하지 못하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의 자리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피실험자로 참여하게 된다. 설문지 작성만으로 500달러를 주는 기회에 익명성 보장이니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얼마 뒤, 실험을 주관한 정신과 의사 실즈 박사에게서 연락이 온다. 실즈 박사는 제시카의 매력적인 외모와 솔직한 답변에 흥미를 느끼고, 그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실험을 계획한 것이다. 더 큰 액수를 제안하는 실즈 박사. 그리고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제시카. 그렇게 제시카는 실즈 박사의 또 다른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헌데 이번에는 한밤중 호텔 바에서 모르는 남자에게 접근하거나, 일을 가장해 모르는 사람집에 방문하는 다소 이상한 실험이다. 마치 꼭두각시처럼 문자로 전송되는 미션을 수행하는 제시카. 그러던 어느날, 실즈 박사는 카페에서 한 남성과 전화번호를 교환하라는 미션을 준다. 그리고 그 남성을 만난 제시카는 얼어버리고 만다. 얼마 전 남몰래 자신과 하룻밤 일탈을 저지른 남성이다. 제시카는 이것이 우연인지 계획인지 당황스러워 도망치듯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남성에게 전화가 오고, 그는 자신이 실즈 박사의 남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녀를 조심하라는 알 수 없는 경고를 남기는데... 실즈 박사의 실험은 어디서부터 계획된 것인가? 자신의 남편을 유혹하라는 이 위험한 실험의 종착역은?



- 심리의 심리에 의한 심리를 위한! 소재부터가 ‘심리’인 아슬아슬 스릴러!

‘심리 실험’에 참여한 여자, ‘심리 게임’의 수렁에 빠져버리다?

이 소설의 서평 제목을 ‘심리의 심리에 의한 심리를 위한’으로 지은 이유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소재부터 진행까지, 아슬아슬한 심리를 기반으로 한 스릴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여자(제시카)가 한 정신과의사(실즈)의 심리 실험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 실험의 의도와 결과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만들며, 두 여자가 서로 알아내고자 하는 정체와 비밀이 얽혀, 숨기거나 밝히거나 하는 과정속에서 반전 섞인 결말을 초래한다. 서술 또한 이런 전개에 더 흥미진진해 질 수 있는 교차서술을 통해 진행된다.

제시카는 실즈 박사에게 돈을 받고 자신의 사적인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그것은 그녀의 과거와 도덕성이 연관되어 있음으로 가족에게조차도 숨기고픈 것들이다. 처음 설문식의 실험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었기에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지만, 곧 이것을 빌미로 실즈 박사의 꼭두각시가 되고, 그녀가 지켜보는 시아 내에서 문자를 통해 지시하는 행동을 수행하면서, 뭔가 점점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실즈 박사의 실험의도가 파악될 무렵, 이미 자신의 과거는 물론 실험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저지른 모든 행동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약점이 되고 만다. 즉, 독자가 제시카의 시점을 읽을 때는 추리소설 속 피해자가 된 듯한, 마치 스토커에게 쫓기는 듯한 긴장감과 공포감을 맛 볼 수 있다.

반면 실즈 박사의 시점은 제시카에게 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녀의 예의바르고 침착한 언사와는 다르게, 그녀의 행동은 주도면밀하고 집요하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 실험의 의도가 무엇이며, 이 실험을 하게 된 계기인 자신에게 배신감을 준 5번째 실험자와의 과거사, 또한 이 과거 5번째 실험자와 현재 52번째 실험자인 제시카의 공통점, 그리고 과거 5번째 실험자의 죽음의 진실이 가까워질수록 ‘범인은 누구인가?’가 아닌,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가?’로 의문점이 바뀌면서, 사랑에 대한 질투, 분노, 배신감, 비애, 희생, 어리석음 등이 터져 나온다. 즉, 독자가 실즈의 시점을 읽을 때는 추리소설 속 모든 우위를 거머쥔 교활하고 능숙한 범인이 된 듯한 자리에서 시작되지만, 종래에는 용납하진 못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공감과 비공감이라는 딜레마에 빠지며, 사랑앞에 일그러지고 추락해버린 한 여성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맛 볼 수 있다.

비밀을 간직한 채 그 비밀에 대한 책임으로 돈에 휘둘리는 제시카, 도덕성과 정직에 집착하지만 결국 사랑에 무너진 실즈 박사, 윤리적 선택의 미묘함을 이해하고 있는 선량하지만 어리석은 남자 토머스, 공감 가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두 여자의 치밀한 심리게임인 <익명의 소녀>. 술수와 함정이 가득하고 비밀과 폭로 속에 끊임없이 옥죄어 오는 압박감을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은 소설이다. 소재부터 서술기법까지 모든 것이 ‘심리 스릴러’에 안성맞춤인 소설을 찾는다면, 바로 이 책 한 번 읽어볼 것!


+@ 소재, 배경, 전개, 서술방식 까지 모든것이 '심리 스릴러'에 초점이 맞춰진 심리 스릴러이다.

잔인한 것, 무서운 것을 싫어하는 치정과 연관된 스릴러를 보고싶은 여성 독자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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