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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 - 나답게 살기로 한 여성 목수들의 가구 만드는 삶
박수인.지유진 지음 / 샘터사 / 2024년 6월
평점 :
따뜻한 가구 브랜드 <카밍그라운드> 이 탄생, 고객들, 이를 운영하고 만드는 이들의 에세이다.
여성 목수라는 소개 문구는 자연스럽게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왜 굳이 ‘여성’이라는 말을 붙여야할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떤 분야에 대다수로 차지하는 ‘성’이 있을때 다른 성이 그 분야의 일을 하면 눈에 띄고 도전 정신이 있는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책 ‘나무사이’는 그렇게 다른 길을 선택하고 묵묵하게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저자는 두명이다. 박수인, 지유진 > 카밍그라운드 브랜드를 만든 공신(?)들인데 지금은 막내직원까지 들어와 총 3명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회사이다. 참고로 이 둘의 원래 관계는 같은 회사 직원으로 박수인이 지유진보다 상사였고 박수인이 휴직을 하며 목공학교에 다닐때 마음이 맞는룸메이트가 되었다. 이 책은 그 두 명의 글들을 모아 구성되어 있고 순서는 왔다갔다 해서 처음엔 누구 글이야 했는데 표지에 저자 이름 위에 가구 그림이 있다. 각 테이블과 의자인데 그 그림을 통해 누가 썼는지 확인 할 수 있다.
먼저 박수인 대표가 회사를 퇴사하고 목공 일을 시작하던 10년전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 마음이 춥고 홀로 있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30이 넘어 목수일을 하겠다는 여성에게 그 대우는 상당히 열악했다. 이미 8개월을 배우고 할줄 아는 게 많은데도 아무 경험, 지식 없이 온 20대 청년보다 못한 일들을 배당받았다. 어떤 곳은 여자 화장실이 없기도 했고 2달치 월급도 못 받은채 회사가 문을 닫기도 했다. 분명 분통 터지고 눈물이 나는 순간이 많았을 것 같다. 그런데도 그 시간들을 버텨 경험을 쌓고 디자이너이자 마음맞는 동생이며 룸메이트인 지유진과 자신들만의 맞춤가구 목공방을 열었다. 그리고 그 가구 브랜드가 바로 카밍그라운드인 것이다.
나는 카밍그라운드도 여성목수,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도 지식이 전무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 그들의 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벌써 그 브랜드가 좋아졌다. 책을 읽으며 그들의 삶에 호감을 갖게 되고 가구이야기에 공감하였기 때문이다.
엄마를 위한 가구, 반려동물과 그들의 반려인을 위한 가구등, 그들의 가구는 그 대상에 공감성을 바탕으로 애정을 담아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적인 조건으론 남자들이 가구를 만들기에 좋은 조건이긴 하지만, 그들의 가구는 여자이기 때문에 따뜻한 감성과 섬세한 공감성이 더 빛을 발한것이라 예상해본다.
그 외에도 팀워크나 나이에서 오는 체력, 배송, 사업자로서의 고민과 번아웃등도 다 끄덕이며 읽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공감하는 것은 나와 같은 연배이기 때문이다. 부러움도 있다. 마음맞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사는 여성들에 대해.
그래서 나는 가지 못한 길을 간 그녀들을 응원하게 된다.
따뜻한 분위기로 묵묵한 도전을 잘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에세이 읽기의 즐거움에 다시 빠지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