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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 쓰는 마음
이윤주 지음 / 읻다 / 2024년 8월
평점 :
40대가 되어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깊은 우울에 빠진 이윤주 작가의 산문
이윤주 작가는 40이 되고 깊은 우울에 헤매게 된다. 그녀는 속절없이 허우적거리다 중증의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도 몇 번 입원하기도 하고 동생네 집에 친정에 가있기도 한다.
이 책은 그래서 우울에서 어떻게 빠져나와 잘 살고 있습니다 가 아니다. 우울은 그녀의 일부분으로 함께 살아가고 그 삶을 글로 쓴다. 그리고 50개의 글을 모아 <고쳐 쓰는 마음>이라는 결과로 나왔다.
작가는 깊은 늪에 빠진듯한 상태에서도 그럼에도 글을 썼고 결국엔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순차적으로 느껴져 그녀의 가장 힘든 고비는 넘어갔구나 하며 안심했다. 우울증이 병이나 감기처럼 완치다! 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기에 그녀는 그렇게 우울과 함께 살아가며 지인들, 가족들을 만나고 맛있는 밥을 먹고 어린 조카, 친구의 자녀나 놀이터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사랑스러움 기록한다.
개인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작가가 영화, 책, 작가들을 언급하며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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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채찍질하지 않기 (212 -216p)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자연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채찍질하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우리도 인생에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괴로워하며 화내며 채찍질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왜 제목이 < 고쳐 쓰는 마음 >일까. 마음이 고장 나도 고치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닐까라고 추측해 본다. 살면서 행복한 일만 있을 수 없다. 가족에, 사랑에, 일터에서, 학교에서 등 마음이 망가지고 갈기 갈기 찢어지는 순간이 와도 고쳐서 꿰매서, 처음 같은 아니더라도 바느질 자국을 지닌 채로 다시 쓸 수 있다. 또 터지면 또 고치면 된다라는 생각을 책을 덮으며 하였다.
[넘나리 3기로 서평을 위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