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야, 어디 있니?
스기타 히로미 지음, 박숙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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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여러가지 색깔의 개구리들이 그려진, 하얀색의 표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림은 바로 개구리 여덟 마리가 이야기 나누는 모습, 어디 놀러 가고 싶다고..ㅎㅎ

지금부터 신나는 무지개빛 나들이가 시작된다. 팔딱팔딱 피융~~^^

 

화사한 분홍 꽃밭에서 노니는 개구리들..

이 꽃 저 꽃, 개구리 꽃이 활짝 피어있다.

 

이 돌에서 저 돌로 폴짝 피융 뛰어도 보고, 생글생글 누에콩과 반가운 인사도 나눈다.

달그락 쨍그랑 팔짝 피융..붉은빛의 컵과 숟가락, 포크에도 개구리들이 보인다.

 

 

개구리들의 나들이에 따라나선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바로...



청록색의 사탕 마을이었다..

요즘 청록색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 이 부분이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청록색 동글동글 사탕 위에서 회색 개구리가 미끄럼을 타고 있는 것 같아 재미있다고 말하는 아이..

그러고보니 정말 재미난 표정이다..

 

 

그리고 또 한 번 미끄럼틀 타는 장면이 등장한다..그 곳은 바로..



노란색 미끄럼틀에서 마음껏 뛰노는 우리의 개구리들..

특히 초록색 개구리의 미끄럼틀 타는 모습이 제일 인상적이다.

 

 

이렇게 개구리들은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여덟 마리의 개구리들의 재미난 나들이에 따라 나섰던 우리 역시 참 즐거웠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들...

그리고 어디 있는지 구석구석 살피게 만드는 개구쟁이 개구리들 덕분에

책을 보는 내내 참 유쾌했다.

 

개구리들의 손을 잡고 무지개빛 색깔 여행 떠나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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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치우기 지원이와 병관이 6
고대영 글,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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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 병관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가 나왔어요.

엄마가 외출한 사이, 집 안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의 지원이와 병관이는 어떤 일을 벌이고 있을까요?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엄마가 외출하자마자 병관이는 누나에게 알까기를 하자고 하며, 바둑판과 바둑알을 옮겨 오다가 그만......

네, 맞아요. 거실 바닥에 몽땅 쏟고 말았지요.

하지만 우리의 병관인 바둑알투성이가 된 거실 바닥 정도는 아랑곳없이 지원이와 신나게 알까기를 하죠..

정말 병관이답죠..^^ 장난끼 가득한 병관이의 모습을 어찌나 잘 표현했는지 몰라요.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는요? 바로 지원이 옆에 있는 양과 병관이 옆에 보이는 펭귄이에요.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테니까요.^^

 

병관이는 세계일주 놀이도 하고 싶어해요. 이번에도 역시 다른 상자들을 무너뜨리고, 
온갖 장난감을 쏟고서야 세계일주 놀이 상자를 들고 거실로 향합니다.
 집에 오신 피아노 선생님과 수업도 하고, 배고프다며 토스트도 맛있게 먹어요. 그러고나니 때마침 엄마가 돌아오십니다.

엄마가 들어선 거실 풍경은 참......대단하죠. 여기저기 정신없이 어질러 놓은 거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수도없이 봤음직한 그런 풍경이겠죠.

 

지원이는 하나씩 치우기 시작하는데, 병관이는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가요. 그리고는 블록 놀이를 하죠.

엄마가 청소기를 돌린다며 거실을 치우라고 말해보지만, 병관인 블록만들기를 그만 둘 수가 없어요.

화를 내며 나가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병관인 가지고 있던 블록을 주섬주섬 챙겨, 정말 밖으로 나가죠.

엄마에게 인사까지 건내며 말이에요.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네요.

엄마와 지원이가 베란다에서 내다보니, 병관이는 놀이터에 앉아 있어요.

얼마 뒤, 오줌이 마렵다며 병관이가 벨을 누릅니다. 화장실에 다녀와 물을 마시고는 다시 밖으로 향하는 병관이에요.

드디어 블록으로 멋진 해적선도 완성했는데, 이젠 어두워지기 시작해요. 마침 퇴근하는 슬기 아빠를 따라 
다시 집으로 향하는 병관이...

현관에서 나가지 않고 서성이던 병관이는 엄마와 지원이가 맛있게 저녁밥을 먹는 것을 보고 자신도 무척 배고파 하죠.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병관이는 엄마에게 블록을 방에다 가져다 놔도 되냐고 묻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병관이는 다시 물어보죠. 방 다 치우면 집에 들어와도 되냐고...

그리고는 다시 말해요. 밥 먹고 치우면 안 되겠느냐고 말이에요.

병관이가 잠깐의 가출(?)을 하고 돌아왔지만, 식탁엔 이미 병관이 밥도 놓여 있어요.

 

저녁밥을 먹고 병관이가 방을 정리합니다. 엄마가 정리하는 요령을 알려주시는데, 그건 바로 자주 갖고 노는 것과
 자주 갖고 놀지 않는 것을 구분해서 담는 거예요. 하지만 병관인 팔 떨어진 로봇도, 부서진 자동차도 쉽게 버릴 수가 없네요.

 상자에 넣었다 뺐다 쉽게 결정할 수가 없지요. 이 때 보여지는 병관이의 표정이 정말 귀여워요.  

 

<집 안 치우기>는 누구나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인 듯 싶어요.

마치 우리 집 이야기인 것 같은 지원이와 병관이..그리고 어질러 놓은 거실 풍경까지, 정말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어요.

 

 



<집 안 치우기>의 면지는 참 특별합니다. ’집안 치우기 섬네일 스케치(손톱 스케치)’라고 해서 작업 변화 과정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어요.

작업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록되어 있는 손톱 스케치를 보니, 좀 더 이해하기가 쉽더라고요.

왠지 친근함이랄까? 작품의 뒷이야기까지 알게 된 것 같은, 그런 특별함이 느껴졌답니다.

본문을 읽기 전, 면지를 통해 우리의 지원이, 병관이와 가까워질 수 있어 참 좋았어요.

 

<집안 치우기>의 또다른 매력 한가지는요!

책을 한 번  두 번 읽을 때마다 처음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바로 숨어 있는 그림들을 찾는 일이에요.

지원이를 닮은 양이랑 병관이와 같은 모습의 펭귄, 그리고 토끼와 날아가는 물고기까지 하나씩 찾아가며
 읽는 재미가 솔솔하답니다.

우리 아이 역시, 여기저기 숨어 있는 친구들을 찾는 걸 가장 좋아했어요.^^

그럼 함께 찾아 보실래요?

 

 



여기저기 잘 살펴보면 양의 모습이 보일거예요.

 

 


이번엔 펭귄이에요. 병관이와 같은 표정의 펭귄 찾기! 정말 흥미롭죠..

 

 

 

우리의 귀여운 토끼도 찾아 보세요..

 

 



날아가는 물고기도 정말 여러 번 등장한답니다.

우리 아이는 날아가는 물고기를 보고, 꼭 새 같다며 자기는 그냥 새라고 부를 거라네요..

 

이처럼 볼거리도 많고, 재미난 놀거리도 많은 책이 바로 <집 안 치우기>가 아닌가 싶어요.

 

 



장면들 마다 색다른 재미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병관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펭귄의 모습 찾기가 제일 즐거웠어요.

자, 바로 이 장면들이에요~

병관이와 꼭 닮은 펭귄의 표정과 몸짓을 보며, 귀엽기도 하고 이런 게 바로 그림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어요.

 

 



사랑스런 우리 친구들이 함께 있는 모습, 정말 멋지죠?^^

 

아이와 함께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새로운 재미를 찾아가며,  병관이의 신나는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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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미세기 고학년 도서관 1
남찬숙 지음, 김진화 그림 / 미세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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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가족사진'이라는 제목 옆으로 다섯 명의 얼굴이 보인다. 아마도 이들은 가족이겠지.

책의 차례를 보니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는 아닌 듯 싶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한 마음에 우선 몇 장만 읽어보려 했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장이 넘어가고, 어느새 마지막 장까지 읽고 있었다.

중간에 책을 덮어버리기엔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현경이의 마음도, 그리고 미선이의 마음도 이해가 갔으니 말이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현경이네 이야기가 바로 가족사진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느 가정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현경이네 집, 이런 현경이네 집에 갑작스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

영문도 모르는 현경이와 현규 앞에 엄마의 딸이라는 미선 언니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와 너무도 닮은 미선 언니, 아빠를 쏙 빼닮은 현경이와는 많이 달라 보였다.

현경이 엄마는 지금의 현경이 아빠와 결혼하기 전 결혼을 한 번 했었다 한다. 그리고 그 때 낳은 딸이 바로 미선 언니인 것이다.

미선 언니는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아빠와 함께 살았다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가 돌아가시게 되고, 먼 친척 밖에 없는 미선 언니가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집으로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족사진>은 초등학교 5학년인 현경이와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2학년 현규, 그리고 중학교 3학년인 미선이가 새로운 가족이 되면서 겪는

갈등과 사랑 이야기이다. 무작정 미선 언니를 싫어하고 미워하던 현경이의 눈에 미선 언니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선 언니의 속마음까지 알게 된 후 현경이는 언니를 우리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현경이의 갈등, 그리고 미선이의 가슴앓이까지...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어른인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 보게 해 주는 그런 이야기였다.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살다가 헤어지게 되는, 사실 그동안 이런 상황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 버린 현실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현경이와 미선 언니처럼 가족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언제 들어도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이란 이름처럼, 읽고 나면 마음 한 구석에  찡한 울림이 전해지는 책이다.

가족사진 속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만큼이나 따스하고 사랑스런 책이 바로 <가족사진>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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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이 살아났어요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1
박수현 글,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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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곰의 책을 참 좋아하는 우리 아이, <시골집이 살아났어요> 표지를 보더니 으스스하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냥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나요? 그래도 빨리 읽어보고 싶답니다.

자세히 보니 마루밑에 숨죽이고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있고, 긴장한 듯 보이는 세쌍둥이의 모습도 보이네요..

과연 이 시골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강이, 산이, 들이, 세쌍둥이가 시골로 이사를 했어요. 시골집은 아래층도 없고 위층도 없어요.'

정말 그렇죠?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꿈꾸었을 아래층도 없고 위층도 없는 집이에요.

위층은 몰라도 마음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1층에 살고 싶다는 아이들이 꽤 많다네요..

그래서인지 아래층도 없고 위층도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시골집이 참 좋아집니다.

숨을 데가 많고, 찾을 데도 많은 시골집에서 술래잡기를 한다? 생각만해도 정말 신나는 일이죠? 

 

이름도 예쁜 강이, 산이, 들이는 시골집 구석구석을 쿵쾅쿵쾅 뛰어다니며 아주 신나는 술래잡기를 합니다.

세쌍둥이가 술래잡기를 하며 지킴이 신들을 만나게 되죠.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름, 삼신 할머니를 비롯해 성주, 용왕, 철융, 수문장 등 여러 지킴이 신들이 등장한답니다.

사실 삼신이나 성주정도는 들어봤는데, 측신과 철융 그리고 지붕 위에 앉아 잡귀를 쫓는다는 바래기에 관한 이야기는 생소했어요.

이야기 뒷부분에 나오는 '우리 집 지킴이를 소개합니다.'를 보니 우리 옛집의 지킴이 신들에 대해 알 수 있더라고요.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또 하나의 온고지신 시리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강이, 산이, 들이와 함께 신나는 술래잡기도 하고 집안 곳곳에 있는 지킴이 신들도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시골집이 살아났어요>

이야기를 듣는 내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아이의 눈빛이 떠올라 웃음이 납니다.

찾아갈 시골집이 없다고요? 걱정마세요. <시골집이 살아났어요>가 있으니까요.^^

시골집에 갈 계획이 있으시다고요? 그렇다면 먼저 읽어 보세요. 더위도 날려 버릴만큼 즐거운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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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댁에 갈 일이 생긴 우리 준이..

아, 그렇다면 우리가 챙겨가야 할 것은? 당연히 <시골집이 살아났어요>^^

세쌍둥이네 집과 같은 시골집은 아니지만, 위층도 아래층도 없는 시골집...바로 그 곳으로 출발~~

 



더운 날엔 물놀이가 최고! ^^

손도 씻고 세수도 하고, 신발도 시원하라고 이렇게 해 준다는 우리 준이에요..ㅎㅎ

 

 



자, 그럼 이젠 책읽기를 해 볼까요?

신발도 가지런히 세워놓고 <시골집이 살아났어요>를 읽고 있어요. 사실 그림을 보고 있죠..^^

 

 



짜잔!! 누굴까요? 네, 바로 강이에요. (머리를 주목해 주세요~)

 

 



호호!! 저는 산이랍니다~

 

 



이번엔 들이에요~ 이야기 속 강이, 산이, 들이 되어보기!

정말 세쌍둥이 같죠?^^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엄마와 재미난 술래잡기도 해 보았답니다.

제가 숨었던 장소랍니다~~

 

나들이에 함께 할 수 있는 재미난 책이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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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비 내리던 장날 - 제4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14
안학수 지음, 정지혜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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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14번 째 동시집 <부슬비 내리던 장날>

표지 속에 보이는 리어커를 끄는 할아버지의 모습만 보아도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할아버지의 구부정한 등을 보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 하다.

 

<부슬비 내리던 장날> 동시집은 한마디로 슬픔이다.

할머니의 굽은 허리가 안타까워 걱정인 산비둘기와 새참 막걸리 나누며 즐겁던 이웃들 하나둘 떠나가고 텅 빈 초록 골짜기,

일제 때 강제로 징용 가 만주로 상해로 전쟁터를 돌다 광복군의 포로 되어 살아온 상록이네 증조할아버지까지...모두가 안타까움이고 슬픔이다.

하지만 그저 슬픔으로만 끝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슬프지만 그립고, 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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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집

 

가을까지 혼자 살다

영구차 타고 떠난

할머니네 대문 없는 집은

오늘도 빈집이 아니다.

 

종일 어정거리는

들고양이가 남아 있고

뒤꼍에 사는 박새 부부

아직도 떠나지 않았다.

 

빨랫줄 들고 선 바지랑대

돌담에 욱는 누런 호박

헛간에 걸린 호미 두 자루

마루에 쌓여 가는 우편물

 

모두 모두

오지 않는 할머니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도 빈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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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다 떠난 할머니, 그 할머니를 기억하며 그리워하는 바지랑대, 누런 호박, 호미 두자루, 우편물..

그러고보니 정말 빈집이 아니다. 할머니를 추억하는 이들이 함께 있으니 말이다.

 

 



못생긴 여드름 뭉치라고 겉모습만 보고 누구도 놀아 주지 않았단다.

바다에서 가장 탐스럽고 좋은 황금빛 알맹이란 사실을 말이다.

 

'멍게'라는 시를 읽으며,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때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아주 어리석은 나의 모습을 말이다.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황금빛 알맹이의 멍게처럼 소중한 인연을 알아보지 못한 채 그냥  지나쳐 버리진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무심코 읽어 내려가던 '걸레'라는 시...아, 정말 그렇네.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잔칫집에서 얻어 온 참 좋은 수건, 정말 그렇다. 결혼 기념, 돌 기념, 회갑에 칠순까지 참 좋은 수건이었지..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얼마동안 뽀송뽀송한 수건으로 쓰다가 시에서처럼 새 수건이 들어오면 걸레로 밀려나는..

사실 오늘도 한참동안 내 손과 얼굴을 닦아주던 수건 하나를 걸레로 만들어 버렸다.

이젠 걸레질 할 때면 '걸레'라는 시가 떠오를 것 같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마냥 즐겁고 뿌듯해하는 마음 착한 걸레가

달리 보일 듯 하다. 

 

그래서 나는 시가 좋다. 읽고 있으면 편안하고, 문득 문득 떠오르는 즐거움 또한 매력적이다.

한 번도 눈여겨 본 적 없는 걸레도 시로 만나고 보니 이처럼 아름다운 것을...

세상을 눈여겨 볼 수 있게 해 주는 시가 점점 더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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