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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를 뛰어넘는 파격!
맨부커상 수상작가 줄리언
반스가 쓴
단 하나의
연애소설
*
이 소설을 읽기 전에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영미소설과 잘 안 맞는 편이다.
편독이 심한 편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영미소설은 눈에 잘 안 들어오곤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나에게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든 생각
하나!
이 작가의
전작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먼저 접했다면 달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나는 작가의 첫
작품보다는 두 번째 작품부터 접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이 책 또한 그러했다. 읽으면서 뭔가 어려운 느낌이 들고 겉도는 느낌이 들었던 건
이 작가에 대해서 내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거니와 작가의 글에 대한 배경이 없었기 때문일까?

커버를 벗기면 보랏빛과는 다른 분홍빛이 만기면서 가운데에 이렇게 적혀 있다
The Only Story 연애의 기억을 영어로
표현하자면 저렇게 되는 걸까?
뭔가 커버를 안 씌웠을 때의 느낌이 더 좋은 거 같다.
보라빛도 좋아하지만 핑크빛에
금색으로 적혀진 글씨체가
더 나에게 와닿았다랄까 ...?
사실 이 책을 보기 전에
연애의 기억이라는 제목 때문에
주인공의 어떠한 연애의 기억일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서 풋풋한 연애의
기억부터 해피엔딩으로 맞이한 끝의 이야기를 풀어서 쓴 것일까 싶었는데
그건 나의
자그마한 오산이었다
이 책은 48세 중년의 여인과 19세 청년의 러브스토리랄까?
파격적인 나이 차이에 한 번
놀랐고 이 책을 다 읽고 그 끝맺음에 한 번 더 놀랐다.
이 책은 주인공인 19세 청년이 19살 이때의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19의 나이에 테니스클럽에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나게 된다
사실 나이 차이에서도 놀랐는데 수전 매클라우드는 이미 유부녀였다
거기에 딸이 2명이나 있는
...
청소년과
유부녀의 사랑 이야기라니 .... 어쩌면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등장인물의 배경에 또 한 번 놀랐다
그 둘이 사랑에 빠지고
그렇게 되면서 수전 매클라우드가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폴이 알게 된다
그러면서 폴은 수전을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쓴다
어쩌면 당연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가정폭력을 당하다니
그렇게 구해내려고 애쓰는며
지내는 사이 그 둘은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런던으로 떠나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일명 도피라는 느낌이랄까
...?
앞부분은 두 사람의 해피한
모습이랄까 갓 사랑에 빠져서 불같은 느낌이랄까
콩깍지가 쓰여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불도저 같은 사랑의 느낌이라면 뒤로 갈수록 현실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연애와 다르게 둘이 살면서 부딪치는 일이 생기기 마련
그러니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둘은 동거의 개념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수전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알콜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래도 폴은 그녀를 사랑하고 지키고 돌봐준다. 하지만 그게 오래가지는 못한다
병원에 가게 되지만 거기서도
그녀는 술을 안 마신다며 거짓말을 해가며 그녀를 지켜주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그것의 의미는 .... 무엇일까?
정말 그녀를 지키려 했던
걸까 아니면 ....
그렇게까지 노력을 하지만 결국 폴은 수전을 수전의 딸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폴도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마사의 전화였다. 어머니를 한 번 만나보라는
폴은 고민을 하다 그녀를
만나러 가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
어쩌면 폴도 알고 있었던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p.377
피해 최소화. 그는 자기도 모르게, 평생 자신을 쫓아다닌 그 지울 수 없는 이미지를 늘 잘못
해석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위층 창문에서, 수전의 손목을 붙들고 있는 이미지.
어쩌면 실제로 벌어진 일은
그가 힘이 빠져 수전을 떨어뜨린 게 아닐 수도 있었다. 어쩌면 진실은 그녀가 자신의 무게로 그를 밖으로 끌어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도 떨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탄할 피해를 입었다
*
과연 폴의 사랑은 끝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파국에 이른 모든 사랑은
기억으로 바뀐다 라는 문구처럼 폴의 사랑도 결국은 기억을 바뀐 걸까?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면 기억으로 바뀌고 왜곡이 되곤 하는 거 같다
그의 사랑도 그랬을까?
마지막엔 어떻게 된
걸까?
읽다 보면서
폴의 시점이 아닌 수전의 시점도 함께 나와있었다면 좋았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때론 일인칭으로 때론 남
이야기를 하듯이 하지만 폴의 시점에서 적혀진 거 같다 보니
뭔가 답답하기도 하고 무언가 빠져있는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직설적으로 그리고 꽤나 자세하면서 어쩌면 섬세하게 나열이 되어있다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다가왔다
무언가 섬세하게 그려진
소설을 좋아한다면 연애의 기억이 잘 맞지 않을까 하는 느낌
연애의 기억뿐 아니라 다른 기억들도 한 번쯤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나의 사랑 또한 마지막엔
기억으로 바뀌게 되는 걸까 ...?
[ 책 속 구절 ]
p.13)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p.67) 어쩌면 내 진짜 생각은 다음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리 둘이, 그리고 우리가 이르러야만 하는 곳이 있다. 다른 것은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서 결국 내가 꿈꾸던 곳에 가까운 어딘가에
실제로 이르렀지만, 나는 대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p.102) 다른 식으로 표현해보자. 나는 열아홉이었고, 나는 사랑은 썩지 않는 것이라고, 시간과
퇴색에 내력이 있다고 믿었다.
p.242~232) 모든 알코올중독자는 거짓말쟁이다.
모든 연인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다.
고로,
알코올중독자는 연인의 반대말이다.
p.289) 그는 가끔 자신에게 인생에 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할까? 그는, 결국 이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p.367) "내
의견으로는, 모든 사랑은, 행복하든 불행하든, 일단 거기에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게 되면 진짜 재난이 된다"
p.368) 어쩌면 사랑은
결코 정의로 포착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오로지 딱 이야기로만 포학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