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등산

오늘도, 등산 - 나만의 취미로 삶의 쉼표를 그리는 본격 등산 부추김 에세이
신경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2월

등산. 남편과 만나게 된 계기가 바로 등산이었다. 그만큼 나의 리즈 시절은 등산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물론 등산 전문가(?)까지는 아니지만, 결혼 후에도 첫째를 가지기 전까지 종종 새벽같이 일어나 등산을 다니곤 했다.

<오늘도, 등산>의 저자 신경은과 마찬가지로 나도 등산을 하기 위해 짐을 싸는 시간이 설레었고 새벽에 일어나기는 힘들었지만 막상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마시게 되면 차가우면서도 너무나도 상쾌한 느낌에 기분이 참 좋았었다. 사실 등산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고 또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고 산 정상에 오르고 다시 내려오기까지 뭐 하나 좋지 않은 게 없다.

워밍업이 되기 전까지는 무진장 힘들지만 그걸 넘어서면 날아다니 듯 가벼워진 몸으로 앞으로, 위로 향해가다가 가끔씩 지치지 않도록 수분과 칼로리 보충을 해주며 정상에 도달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오늘도 난 해냈구나, 여기까지 올랐구나." 하며 기쁨을 맛본다. 그와 더불어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모습은 덤이다.

저자의 등산 부추김 에세이를 읽고 아주 제대로 부추김 당해버렸다. 나는 책을 읽자마자 우리는 언제쯤 다시 산에 오를 수 있을지 남편과 상의해 보았다. 결론은 최소 1년 후. 현재 젖먹이 아기에게 발이 묶인 상태라 아직은 먼 산만 바라보는 정도다. 뭐, 케이블카를 이용해 간 적은 있지만 나의 두 다리를 써서 올라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든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하는 시기에 혼자여도 괜찮은, 돈도 거의 들지 않는, 건강도 챙길 수 있는 1석 n조인 취미생활 중 하나인 등산.

집에만 있기엔 너무 따분하고 힘든 분들에게, 뭐라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운동을 하고 싶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음 주말 바로 떠날지도 모르겠다. 등산에 필요한 물품들, 등산 표현, 추천하는 등산 코스 등 초보자가 알면 좋은 것들도 알려주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 - 철학적 대화로 두 꼬마의 사고력을 키운 6년간의 기록
노신화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2월

역시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성인들의 생각을 아이에게 접목시켜 아이를 이끌어 내는 저자를 보며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참으로 많았다.

대화다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 지 이제 1년이 되었거늘 항상 일상적인 이야기들만 오고 갔었다. 밥 먹자, 양치하자, 씻자, 뭐하고 놀까 등등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아이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저자가 대단해 보였고,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삶에 대한 철학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사고력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마음도 넓혀주고 있는 노신화 저자를 통해 가르쳐 주려는 사람이 그래도 웬만큼은 알고 있어야 가르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아주 호되게 느껴버렸다.

아이들이 세상의 빛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히 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다 너무나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니까. 그래서 나도 이참에 공부 좀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내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를 읽으며 참 비슷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나와는 다르게 반응해 줬던 저자에게 많이 배웠다. 육아 서적을 읽을 때면 항상 내가 나쁜 엄마인 것 같고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 몰라줬던 것 같아 매번 미안한 마음이 컸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입가에 미소가 띠었고, 앞으로 내 아이들에게 더 멋진 표현과 생각이 자라나는 말들을 많이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감사했다. 또한 저자의 아이들이 참 예뻤다. 나도 나의 소중한 아이들을 노신화 저자의 아이들처럼 지혜롭게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말이다.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루틴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 설레는 하루를 만드는 똑똑한 저녁 사용법
류한빈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월

루틴. 몇 해 전부터 루틴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어왔다. 모닝 루틴, 저녁 루틴, 나만의 루틴. 이 루틴은 쉽게 말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습관이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어 매일 해나가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루틴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고 있다. 저녁 루틴 만들기 1단계로는 목표 설정, 2단계로는 시간관리, 3단계로는 루틴 관리로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관리가 무척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저자가 알려주는 시간관리법을 읽고 나도 한 번 해보았더니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는 나의 귀한 시간들이 꽤나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달 들어오지만 알게 모르게 어디로 간 지 모르게 사라진 내 월급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는 가계부를 적어야 한다. 가계부를 적고 나면 얼마큼이 어디로 나갔는지, 얼마큼이 쓸데없는 곳에 쓰였는지 파악하기 쉽고, 매달 쓸수록 흩뿌려지는 돈도 제자리를 찾아온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간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시간을 어떻게 뭐 하며 썼는지 저자의 데일리 플래너로 작성하다 보니 어디로 시간이 새고 있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새는 시간을 잡는다면, 각자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정말 최소 1~2시간은 생길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100% 활용해서 나만의 저녁 루틴을 만들어 간다면 점차 아침이 달리질 수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패턴화할 수 있는 시간대가 없어서 이렇다 할 루틴을 만들기까지는 조금 더 걸릴 테지만 그래도 건진 게 참 많은 책이다. 그중 하나가 액션 플래너이다. 나는 항상 목표만 설정해 놓고선 목표를 이루기 휘한 세부 계획은 세우지 못했었는데 저자의 액션 플래너를 보고 새롭게 짜보았더니 목표 기한과 우선순위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목표만을 바라보며 막막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제 이 데일리 플래너를 통해 버려지는 짬짬이 시간들을 활용해서 액션 플래너의 계획들을 실천해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
이현아 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아이를 키우는, 키웠던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림책을 접해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을 것이다. 생활에 찌든 어른이 되어서 읽는 그림책은 참 많은 것을 새롭게 느끼게 해준다. 각자의 공간에서 고군분투하는 어른이들에게 용기와 응원, 따뜻함과 위로, 사랑과 희망을 전해준다.

사실 그림책을 찾아서 읽는 성인들은 거의 없을 텐데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림책을 읽고, 토론하고, 연구하고, 창작하는 등 그림책에 푹 빠진 초등학교 교사분들이 지은 그림책 에세이다.

어린이들이 주로 읽는 그림책이라고 해서 우정, 사랑, 아름다움, 긍지, 노력 같은 긍정적인 소재만 다루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사회의 차별과 핍박, 분노, 두려움과 공포를 지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에게 이런 깊이 있고 심오한 감정과 생각들을 다양한 스토리와 그림을 통해 전달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책꽂이에 가득히 꽂혀있는 그림책들이 새삼 다르게 보인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어 하나하나, 감정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을지, 스토리와 감성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스케치를 했을지 말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고 읽기 쉽고 짧게 쓰였겠지만 그 속에 뜻하는 바들은 전혀 쉽지 않고 아주 깊이가 있고 또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저자들의 그림책 설명, 해설을 통해 알았다.

어른들도 그림책을 읽으며 단단해진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녹이며 동요 가사처럼 아빠의 마음속에 있는, 엄마의 눈 속에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보며, 아이뿐만 아니라 나 또한 그림책을 통해 한 뼘, 한 뼘 성장해나가는 중이라고 믿고 있다.

여러가지 크리스마스트리

여러 가지 크리스마스트리 ㅣ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13
오오데 유카코 지음, 이정연 옮김 / 아이노리 / 2020년 12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단연코 겨울이 아닐까 싶다. 펄펄 내리는 함박눈과, 시린 손을 녹여가며 만드는 눈사람,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겨울 놀이 눈썰매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를 믿는 아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성탄절과 성탄절의 대명사인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엄마인 나 또한 좋아하는 겨울과 눈 그리고 크리스마스,, 하물며 이 책에는 다양하고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가 가득하다.

다람쥐, 고슴도치, 물고기, 펭귄 등등 많은 여러 동물들이 꾸미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뽐내고 있다.

동물들이 지내는 환경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로 꾸민다. 다람쥐는 도토리와 열매들로, 펭귄은 얼음으로, 소라게는 모래로, 뱀은 심지어 자기 자신을 리본처럼 트리에 몸을 휘감는다. 각자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들로 채우고 있다. 남의 것을 탐하지도 않고 부러워하지도 않으며 내가 소유한 만큼으로 정성껏, 즐겁게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림은 너무 쨍하지도 않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아주 딱 좋은 색감들이 크리스마스트리를 한껏 아름답고 예쁘게 보이도록 해주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아이와 함께 어떤 크리스마스트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직접 트리를 꾸민다면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등등 독후 활동하기도 정말 좋았고 실제로 트리를 만들어 보아서 아이가 더욱 좋아했다. 또한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읽는 <여러 가지 크리스마스트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