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줘! 아이스토리빌 53
김탄리 지음, 홍그림 그림 / 밝은미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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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4살 아이를 둔 엄마로서 항상 안전을 강조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침 위험이 있어 보이는 곳에선 제지를 하고 경고도 해주며 다치지 않도록 계속 일깨워 주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렇게 안전만을 강조하며 무조건 제지만 하다가는 아이의 앞날이 참 재미가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활동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이 책 속엔 있을까 하며 책을 펼쳐본다. 책 <나를 찾아줘!>는'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의 우수상을 받은 금탄리 작가의 작품으로, 방정환 선생님의 생각과 작품을 달라진 시대에 따라 현대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에 맞춰 많은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다시 쓰였다.

초등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 떠나는 오빠의 모험 이야기로 안전과 모험정신의 기로에 서 있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아이들도 1시간이면 충분히 뚝딱 읽을만한 분량으로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등장인물과 생각지도 못한 반전 스토리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동생을 찾아다니는 동안 무엇이 자신에게 더 중요한 지, 혼자 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험은 어떤 방법으로 비켜가야 하는지 오빠는 충분히 배우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나 또한 커다란 위험은 애초에 차단하는 게 좋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어떨 수 없는 경우에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는지,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해줘야 하는지 대입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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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홈 The Home -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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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주황의 강렬한 색감과 두꺼운 양장본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하는 책을 만났다. 아주 근사하고 고급지며, 색다르고 수상하며, 따듯하고 설레는 그런 집들이 한 권에 담겼다. 예술, 출판, 건축 등 사회적으로 성공한 스물두 명의 집을 찾아가 취재하며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엮은 책으로 눈이 호강하는 호사를 누렸다.

사직서를 가슴속에 하나씩 품고 언제든 이 못마땅한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끝까지 내던지지 못하는 직장인들처럼 나 역시 그런 한 가지가 있다. 주부인 나는 단독주택, 더 정확하게는 단독주택 짓기이다. 내가 올해 결혼 10년 차인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4번째 집이다. 평균 2.5년마다 이사를 다니다 보니 구조, 크기, 공간에 대한 눈이 생겼다. 그래서 나와 우리 가족의 생활패턴과 동선에 맞춘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짓고 싶은 꿈이 있는데 이 책을 보고 생각을 달리 해보게 되었다.

책에 나온 집들은 분명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집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런 사람들의 집은 얼마나 으리으리하게 생겼을까? 방마다 반짝거리는 것들이 있을까? 집안에 공기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하는 궁금함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그냥 사회적으로 성공한 각각의 한 사람이었다. 물론 규모는 확실히 남다르지만 집은 그 사람이 걸어온 길 그 자체였다. 주인이 살아온 인생이 스며 있고, 노력이 담겨 있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어떤 기운이 스며 있을까? 무엇이 채워져 있을까? 아니 나는 무엇으로 집을 채우고 싶은 걸까? 모든 긴장을 풀어 놓고 가장 편안하고 가장 나답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인 집. 이곳에서 가족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정을 나누고 또 각자의 영역을 지켜준다면 그게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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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골 내가 좋아하는 것들 9
박정미 지음 / 스토리닷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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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건 밤이건 사람들의 말소리와 발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와 경적소리, 잡다한 여러 소음들이 들끓는 삭막한 도시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시골에 정착한 지 7년이 다 되어가는 나는, 도시가 그립지 않다. 일단 편안하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나이가 점점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단 도시에서의 삶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이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골의 정취가, 큼지막하게 보이는 높은 하늘이, 깊은 우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주는 듯하다.

시골에 와서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느낄 수 있었고, 제철 채소와 과일을 알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내가 아이들에게 계절을 알려준다. 시골이 내게 알려준 방법 그대로, 내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경험하게 해준다. 내가 지금 어느 계절에 와 있는지, 계절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다음에 도달할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리길 바란다.

사실 스토리닷 출판사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중 하나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골>에 박정미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모두 공감 갔다. 그중에서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가슴이 벅찼고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박정미 작가의 책 <한 그루 열두 가지>의 시발점이 된 프로젝트 '보따리'를 계획하고, 농사 모임 '밭'을 운영하고, 한글학교의 선생님이 되어 마을을 이으며 마을 사람들과 상생해 보려 노력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골에 살고 있는 입장으로서 많은 일들을 이뤄내고 있는 작가가 참 대단해 보이고 언젠간 나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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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탕 웅진 모두의 그림책 48
이영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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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방지턱! 방지턱이 앞에 보이면 아이들에게 미리 예고한다.

우아~ 방지턱! 어이쿠! 하면 아이들은 깔깔거리면서 참 좋아한다. 그게 뭐라고 그리 재미있게도 지나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한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달그락 탕>은 방지턱을 '달그락' 넘고 '탕' 하며 몸이 떠오르는 순간을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주 재미있고 특별하게 그려 놓았다. 뜨개질하는 여자아이, 사탕을 한가득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와 그 옆에 앉아서 군침만 흘리는 아이, 서서 책 읽는 아저씨, 뽀글뽀글, 같은 미용실을 이용했는지 똑같은 머리를 하고 있는 할머니들 외 많은 주인공들은 달그락 탕! 하며 페이지를 넘기면 모두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할머니들의 힙합 패션을 시작으로 터널 속 버스 안에서는 그야말로 댄스파티가 열린다.

방지턱을 넘는 순간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는데 <달그락 탕>을 보며 이런 상상을 하고 있었나 싶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나서 방지턱을 넘을 때 달그락 탕! 하고 추임새를 넣어줬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더 좋아한다. 별거 아닌 아주 사소한 일로도 이렇게 신나고 재밌게 지낼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이 동심을 너무 일찍 빼앗으려 하지 말아야겠다, 지켜줘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심은 아이들만의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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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비 내리는 두부 숲속
해련 지음, 이린 그림 / 바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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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을 웃음 짓게 해줄 때, 남들이 웃을 때의 기쁨 충만한 행복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첫째 아이는 벌써 그걸 아나보다. 그림책 <사랑비 내리는 두부 숲속>의 주인공 미소처럼.

매년 겨울이면 겨울잠을 자는 곰, 하루. 그래서 하루는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추운 겨울의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느낌은 더더욱 모른다. 그런 하루를 위해 미소는 하루 모르게 8월의 깜짝파티를 준비한다. 하루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곳에서 말이다.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초록의 숲길을 지나며 나무와 숲속 동물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덧 하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에 도착한다. 거기엔 다양하고 맛깔나는 음식과 하얗고 부드럽고 축축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

한 여름에 눈이 있을 리가 만무하니 넓고 넓은 통에 두부를 한가득 넣은 미소는 친구들과 함께 두부 속에 퐁당 빠져 두부 눈싸움, 두부 촉감놀이를 하며 즐거운 파티를 이어간다. 진짜 겨울엔 모두 함께 하진 못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며 지금 이 순간 다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루를 위해 이 많은 것들을 준비하는 동안 미소가 얼마나 기뻐했을지 짐작이 간다. 나도 종종 아이에게 깜짝파티까지는 아니지만 선물이나 특별한 일을 해 놓을 때, 아이가 좋아하는 표정을 떠올리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마치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상황처럼. 그러고 보니 첫째 아이도 선물을 준비해서 짠! 하며 내미는 걸 참 좋아한다. 아이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보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고 기쁘기 때문이었나 보다.

어떻게 보면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엄마인 나의 마음과 기분을. 내 표정이 어두우면 가까이 와서 나를 웃게 해주려고 이상한 춤을 출 때도 있고 웃긴 이야기를 들려주며 내 얼굴을 살피기도 한다. 그러다 내가 피식- 웃으면 아이는 기분 좋아졌냐며 안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드게임을 할 때도 막상막하 하다가 아이가 이길 수 있게 살짝 져주면 엄청 좋아하는 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손뼉 치며 좋아해 준다. 아이는 또 기뻐하는 내 모습을 보며 보드게임을 자꾸 하자는 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필요한 지, 무엇을 함께 하고 싶은지, 이미 다 알고 있고 계획이 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라도 그냥 함께 웃는 이 순간이 좋다는 걸 아이는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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