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홈 The Home -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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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주황의 강렬한 색감과 두꺼운 양장본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하는 책을 만났다. 아주 근사하고 고급지며, 색다르고 수상하며, 따듯하고 설레는 그런 집들이 한 권에 담겼다. 예술, 출판, 건축 등 사회적으로 성공한 스물두 명의 집을 찾아가 취재하며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엮은 책으로 눈이 호강하는 호사를 누렸다.

사직서를 가슴속에 하나씩 품고 언제든 이 못마땅한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끝까지 내던지지 못하는 직장인들처럼 나 역시 그런 한 가지가 있다. 주부인 나는 단독주택, 더 정확하게는 단독주택 짓기이다. 내가 올해 결혼 10년 차인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4번째 집이다. 평균 2.5년마다 이사를 다니다 보니 구조, 크기, 공간에 대한 눈이 생겼다. 그래서 나와 우리 가족의 생활패턴과 동선에 맞춘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짓고 싶은 꿈이 있는데 이 책을 보고 생각을 달리 해보게 되었다.

책에 나온 집들은 분명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집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이런 사람들의 집은 얼마나 으리으리하게 생겼을까? 방마다 반짝거리는 것들이 있을까? 집안에 공기는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하는 궁금함 말이다. 하지만 그들도 그냥 사회적으로 성공한 각각의 한 사람이었다. 물론 규모는 확실히 남다르지만 집은 그 사람이 걸어온 길 그 자체였다. 주인이 살아온 인생이 스며 있고, 노력이 담겨 있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어떤 기운이 스며 있을까? 무엇이 채워져 있을까? 아니 나는 무엇으로 집을 채우고 싶은 걸까? 모든 긴장을 풀어 놓고 가장 편안하고 가장 나답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인 집. 이곳에서 가족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정을 나누고 또 각자의 영역을 지켜준다면 그게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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