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골 내가 좋아하는 것들 9
박정미 지음 / 스토리닷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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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건 밤이건 사람들의 말소리와 발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와 경적소리, 잡다한 여러 소음들이 들끓는 삭막한 도시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시골에 정착한 지 7년이 다 되어가는 나는, 도시가 그립지 않다. 일단 편안하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나이가 점점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단 도시에서의 삶에 비해 굉장히 안정적이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골의 정취가, 큼지막하게 보이는 높은 하늘이, 깊은 우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주는 듯하다.

시골에 와서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느낄 수 있었고, 제철 채소와 과일을 알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내가 아이들에게 계절을 알려준다. 시골이 내게 알려준 방법 그대로, 내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경험하게 해준다. 내가 지금 어느 계절에 와 있는지, 계절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다음에 도달할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리길 바란다.

사실 스토리닷 출판사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중 하나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골>에 박정미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모두 공감 갔다. 그중에서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가슴이 벅찼고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박정미 작가의 책 <한 그루 열두 가지>의 시발점이 된 프로젝트 '보따리'를 계획하고, 농사 모임 '밭'을 운영하고, 한글학교의 선생님이 되어 마을을 이으며 마을 사람들과 상생해 보려 노력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골에 살고 있는 입장으로서 많은 일들을 이뤄내고 있는 작가가 참 대단해 보이고 언젠간 나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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