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 - 낱말을 보고 상상하고 이야기해요 ㅣ 내가 만드는 사전
박선영.정예원 지음, 김푸른 그림 / 주니어마리(마리북스) / 2025년 9월
평점 :
<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 (낱말을 보고 상상하고 이야기해요) >
저자 : 박선영, 정예원
그림 : 김푸른
출판사 : 마리북스
어떤 하나를 생각하다 보면 본래의 핵심 외에 추가적인 정보나 역할, 요소를 더해 그 낱말을 완전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낱말들을 모아 편찬한 책을 '사전'이라 부르는데 어떤 한 낱말을 생각할 때 우리는 정해진 의미의 낱말 외에도 다른 낱말을 더 생각하게 됩니다.
정말 관련이 있는 낱말이 있기도 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을 덧붙이거나 나만의 의미를 담아 연결하기도 합니다.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들을 모아서 일정한 순으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사전'이란 위에서 설명한 책이나, 최근에는 콤팩트디스크 따위와 같이 종이가 아닌 저장 매체에 내용을 담아서 만들기도 합니다.
참으로 많이 아쉬운 시대라 생각합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땐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이 ㄱ~ㅎ 순으로 정리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수업 중에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낱말의 의미를 찾아 적기도 해 보고, 기존에 알던 낱말 외에 새로운 낱말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꽤 있었습니다.
물론, 사전도 편찬하는 곳이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찾는 단어가 없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크기와 두께가 다른 사전이 집에 쌓여갈 때면 묘하게 기분이 좋더군요.
내가 아는 것이 많아졌다는 생각에 어깨를 한 번 들먹이며 우쭐해했거든요.
편지를 주고받기도 하던 때라 새로운 낱말들을 만나면 괜히 아는 척을 하기 위해 그 낱말의 의미가 잘 아우러지게끔 문장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날의 추억을 잠시 떠올려 봅니다.
지금이야 궁금한 것이 생기면 인터넷 창을 열어 검색했을 때 그 낱말에 관련된 것들이 한눈에 잘 보여서 생각을 빠르게 정리하기에 편리하지만, 가끔은 직접 사전에서 의미를 찾아 손으로 적던 그 시절이 좋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재미를 알까요?
궁금한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 적거나 그에 관련된 그림이나 낱말을 덧붙이는 재미를요.
이런 생각 그물 사전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기보다 아이들이 책이 아닌 미디어를 더 선호하고 찾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적다 보니 재미있는 생각이 하나 드네요.
옛날 어린이와 지금의 어린이가 사전을 두고 낱말 의미 찾기 대결을 한다면, 누가 먼저 찾아 이기게 될까요?
그 낱말을 두고 각자 생각나는 낱말과 그림을 더해 생각그물사전 만들기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세대 차이를 느낄 수는 있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사전'이라 해서 너무 딱딱하게 생각 않고 새로움을 찾아가는 경험을 한다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자신만의 의미를 담은 소중한 나만의 생각 그물 사전을 만들어간다고 설명하면, 오랜 시간은 아니겠지만 잠시 동안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 사전의 생각 그물 사전에 애틋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반응이 궁금해 이번에도 함께 했습니다.
'별' 하면 반짝이고, 예쁘고 빛나는 것이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산타'에 대해서는 할아버지, 수염, 선물을 주러 가는 것, 루돌프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고 가는 것이 떠오른다고 답했습니다.
'사랑하다'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것, 하트로 표현하는 것, 뽀뽀, 안아주는 것이 떠오른다고 말하다가 나중엔 저에게 사랑한다며 볼에 뽀뽀를 하는 귀여운 딸입니다.
책에 없는 낱말이지만 추석 연휴이기 때문에 '추석'에 대한 생각그물사전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다녀왔던 여행도 말하고, 외식도 좋다고 합니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송편과 한복도 말하네요.
연휴 시작 전 저와 마트를 다녀왔는데 그 얘기도 빼놓지 않고 하다가 점점 빈 곳을 채워 갑니다.
치즈는 추석과 연관성은 없지만 듣고 있다가 귀여워서 적었습니다.
이제 그림을 더해봅니다.
초록색으로 그린 것은 식당이라고 했고, 파란색으로 그린 건 무엇인지 물었더니 바로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색깔 이름을 잘못 말했다며 바로잡고 마트라고 말합니다.
빈 곳을 더 채워 그리기에 무엇인지 물었더니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사랑하는 것이라 답합니다.
그림을 채운 곳을 넘겨 새로운 그림을 그립니다.
무엇인지 물으니 남자 한복, 여자 한복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송편을 그렸습니다.
송편에 소를 넣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하면서 송편에 알록달록하게 색을 넣고는 송편을 그린 접시 옆에 소가 담긴 그릇과 숟가락도 그립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녀온 여행도 넣어봅니다.
음식을 먹으러 가는 길인데 엄마는 자기 옆에 타서 안 보이고 아빠는 운전 중이고 자신은 차에 타서 바깥 구경을 하며 엄마, 아빠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말 책이 좋다고 느끼는 게 평소에는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 아이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더라고요.
의외의 면을 발견하기도 하고, 어쩌다 생각이 겹치면 반갑기도 하고,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말을 할 때면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 생각그물사전 책은 아이가 어리든 많이 자랐든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이해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제공하리라 자부합니다.
저와 딸아이처럼요.
- 이 글은 출판사 마리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 #마리북스 #주니어 마리 #책 추천 #나만의 이야기 #사전 #상상하며 이야기하기 #꼬리에 꼬리를 물다 #질문 #답하기 #낱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