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펠릭스 마음가득 그림책 2
캐서린 앨리스 지음, 요한 드베지.조이 베넷 그림, 신주은 옮김, 조아라 감수 / 소르베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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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 소르베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

< 걱정마! 펠릭스 >
글 : 캐서린 앨리스, 요한 드베지
그림 : 조이 베넷
옮긴이 : 신주은
감수 : 조아라
출판사 : 소르베북스


'걱정핑'.
이번 추석 연휴에 동생과 제부가 저에게 지어준 별명입니다.

동생과 제부, 조카가 추석에 저희 집에서 지내는 동안 불편할 게 없을까 생각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많이 썼던 거 같네요.

동생네 부부가 이제 막 돌이 된 조카를 데리고 오게 되니 조카가 혹시나 입에 넣고 삼킬 만한 장난감이 있는지 살피고 치우고 다 닦아 두었어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지라 필요한 물건이나 여러 문제로 불편함이 생기진 않을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동생과 제부가 필요한 것을 찾기 전에 먼저 갖다주고 챙겨주었더니 별명을 지어주더군요.

본인들도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항상 어딜 가든 걱정이 많고 불편한 것들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는데 제가 더 걱정이 많은 거 같다고 하면서요.

평화로운 일상이 지속되다가 무언가 새로운 일이 생기기 전엔 저는 항상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며 이것저것 준비하게 됩니다.

실제로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걱정은 쉬지 않습니다.

돌발 상황이 생기진 않을까,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그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제 생각 나무의 가지는 계속해서 뻗어나갑니다.

어릴 때부터 그랬던 거 같아요.

어떤 일을 해내지 못할 것만 같은,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 커서 항상 걱정과 불안은 함께 했어요.

실수를 하면 자책을 심하게 하고, 더 잘하고픈 마음에 울기도 했어요.

난 왜 이렇게 잘하는 게 없을까 항상 생각하며 주눅 들어있고, 제 자신을 많이 괴롭혔죠.

제가 제 감정을 잘 다스리는 법을 알았더라면, 긴장하고 불안한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저도 저를 덜 괴롭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에 나오는 펠릭스를 보며 위로를 받았어요.

풍선이 커지면서 입을 누르며 말을 할 수 없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나 말고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뭔가 안심이 되는 거 있죠?
적고 나니 펠릭스에게 좀 미안해집니다.

이런 마음이 매번 불편하지만은 않더라고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니 좋은 때가 많아지네요.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어딘가에 여행을 가거나, 아이가 입원을 할 때, 이번 추석처럼 집에 누군가가 올 때요.

걱정이 많아질수록 할 일도 늘고 짐도 늘지만, 미리 걱정하고 준비하면 실수도 덜고 추가로 필요한 것을 찾지 않게 돼서 좋더라고요.

아이가 10월 말에 독감으로 입원했을 때 제 아이와 친해진 아이네 집의 준비물이 부족해서 나누기도 하고 뭔가 제가 할 수 있는 게 생기니 걱정하는 마음과 긴장감은 어느 정도 있어야겠구나 싶었어요.

입원 짐은 무거웠지만, 도울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짐을 덜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젠 펠릭스의 이야기를 한 번 살펴볼게요.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펠릭스의 반 친구들은 아주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피부색도, 머리카락의 모양도 다르고 보청기와 휠체어도 보입니다.

바깥에서 놀이하는 시간에 모두가 즐거운 표정으로 그 어떤 조건도 상관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나는 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딸아이는 왜 모두의 모습이 다른지 물어봤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을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이해를 한 건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너를 바라볼 때도 자신이랑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이건 이상한 게 아니고 당연한 거라고 말을 했습니다.

가끔 놀이터나 외출을 했을 때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나 머리카락 색이 다른 외국인 아이들을 마주하는데 아이가 저에게 먼저 묻곤 합니다.

큰 소리로 물어볼 땐 아이가 궁금해하는 그 사람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 작게 말하자고 하며 우리와 어떤 점이 다른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습은 다르지만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라는 것도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 달에 1~2번은 외국인 선생님들이 오셔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동화나 놀이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눈치더라고요.

집에 와서 그날의 동화나 놀이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는데 제법 진지해요.
이야기를 듣는 제가 오히려 더 반성합니다.

생각해 보니 딸아이는 저보다 낫더라고요.
이렇게 다름을 이해하는 태도도 그렇고, 긴장이 되거나 불안할 땐 저는 그 마음을 숨기기 바쁜데 아이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요.
그러고는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스스로 준비가 되면 자신이 하려던 것을 다시 시작합니다.

아이가 그 일을 해내고 나면 이야기를 다시 나누죠.
엄마도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긴장이 되거나 심장이 빨리 뛰어서 실수할까 무섭다고 털어놓고, 똑같은 상황에서 아이는 어떨지 묻습니다.

아이는 긴장되고 실수할까 봐 걱정은 되지만 자신은 끝까지 해냈다고 말해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들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살아가는데 물론 긍정적인 감정들을 더 자주 느끼면 좋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기보다 그 감정에 대해 지금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빨간 풍선을 잘 다루고 보내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마무리로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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