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이렇게 말하라 - 내 아이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한마디
치엔스진.치엔리 지음, 김진아 옮김 / 제이플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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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의 성장에서 부모의 양육태도 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부모의 사소한 말투나 태도가 아이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알면서도 고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한다면 이렇게 말하라'는 아이에게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책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한다.

저자 첸스진은 청소년 심리 연구가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마디' 등 여러 전문서적을 집필했으며, 공동저자 첸리 또한 유아사범학교 교육을 담당하고 '아이와 놀면서 인재만들기' 등을 발표한 아동교육 전문가다.

이 책은 아이의 자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격려의 말에 대한 100가지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제시된 100가지의 사례는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위인들의 부모가 그들에게 했던 말을 하께 제시하고 있어 부모의 말로 인한 아이들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부모의 말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부모는 아이의 첫 번째 스승이고, 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한테 평생 영향을 미친다." (p.225)

제시된 사례와 유사한 경험이 있었을 때 내가 아이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기억하고 반성한다. 나 역시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윽박지르거나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가르치곤 했다. 아이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아이를 가슴깊이 이해하기 보다는 고정된,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 바른인성이라는 생각되는 틀에 끼워맞추기만 급급했다. 말뿐인 친구같은 엄마였던것 같다.

"자네는 손과 입으로 아이를 가르치려고 하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이라네. 아이 영혼 깊은 곳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나이 따위는 잊고 아이와 친구가 되게나." (p.29)

아이가 잘못했을 때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해 준다든가 야단치지 않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사실대로 잘못을 고백하는 순간 이성을 잃고 아이를 야단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아마도 아이는 나의 이중적인 태도를 학습하고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지만 엄마의 태도로 인해 용기를 내는게 쉽지 않은 일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가 중학교에 다닐때쯤 이었다. 같은 반 여자친구와 이성교재를 시작했다는 담임선생님의 알림이 있었고, 담임선생님께서는 당황하는 나에게 조언하셨다. '어머님께서 이성교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면 아이가 감추기 시작해요.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시는게 좋아요' 선생님의 조언 덕분에 나는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었고, 우리 아이는 이성교재에 대한 이야기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엄마에게 이야기해 주곤 한다. 지금도 당황했던 나에게 웃으면서 조언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이유이다.

엄마의 태도에 따라 아이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음에도 아이의 실수에는 왜 관대하지 못했을까 후회된다.

"야단을 치는 것은 잘못을 숨기게 할 뿐이다. 따뜻한 관심으로 감싸면 아이는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거짓말을 하거나 도망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p.49)

아이가 만나는 첫번째 세상은 부모다. 특히 엄마의 양육태도는 아이의 전부를 결정한디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 형성을 결정한다. 나는 철없는 준비되지 못했던 엄마여서 제대로 아이의 자존감을 성장시켜 주지 못했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는 말이 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보다는 엄마가 차지하는 세상이 좁아졌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이를 위해 엄마의 말부터 바꿔보기로 한다.

"부모는 한쪽 그물을 열어 놓고 아이가 더 큰 바다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아야 한가." (p.141)

부모라는 이유로, 훈육이라는 이유로 나는 아이에게 얼마니 많은 상처를 주었고 아이의 성장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느끼고 반성할 수 있는 글이었다.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때까지 아이를 격려하고 안아줘야 겠다.

"아들아!! 넌 최고야! 엄마가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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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 이제 자존심, 꿈, 사람은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만! 50의 서재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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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는 시속 20Km, 30대 때는 시속 30Km로 나이에 따라 시간의 흐름도 빨라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평생 안늙을 것처럼 콧웃음 치곤 했다. 그런데, 불혹이라는 마흔이 지나고나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빨라짐을 느낀다. 새해 일출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고 있다. 시간이라는 화살이 덧없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저자는 50대를 보다 당당하게, 의미있게 살아갈 방법에 대해 성찰하고, 57살이 된 지금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평안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50을 얼마 안남겨두고도 아둥바둥 살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진심 부러울 따름이다. 인생의 반환점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오롯이 나를 바라보고 싶다는 희망을 해본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변하는게 참 많다. 노여움도, 외로움도 많아진다. 요즘들어 혼자놀기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보고 있지만 혼밥, 혼공은 끝자락에 2%부족한 흔적을 남기곤 한다. 마흔이 되기전까지만 해도 앞만보고 달리기에도 숨이찰 지경이었다. 직장맘으로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한고 있는 생활은 '버틴고 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쉰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은 아이들도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않고, 직장은 평범한 내가 더 이상 진급을 하거나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냥저냥 퇴직을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표지와 책 중간중간 삽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배나온 아저씨들이 정겹다. 비록 배도 나오고 머리도 빠져가고 있지만 얼굴 표정만은 지금이 제일 행복한 표정이다. 치열한 삶에서 한발짝 벗어나 나만의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의 표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제목만 봐도 50이라는 나이가 '인생의 격변의 시기(=폭탄)'구나 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1장 50! 드디어 폭탄이 터지기 시작했다.

2장 이제 난 남에게 신경쓸 여유가 없거든

3장 여전히 중요한 인물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법

4장 50! 폭탄이 터진대도 즐거움은 있다.

5장 그래도 내 아름다운 인생은 계속된다.


일본 만화의 신 데즈카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나이를 먹어도 질투라는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적인 모습이다. 질투의 대상이 사람이든 능력이든 어떤 것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 분야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으로 칭해지는 이도 새로이 등장한 능력있는 이에게 질투하는 걸 보면 질투라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나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도 나보다 잘하는 후배들을 이유없이 비난하기도 했던 질투쟁이 였던것 같다. 지금은 반성하는 것처럼 쓰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질투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서른 살짜리 젊은이가 질투하면 경쟁심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이해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쉰살이 넘어서까지 경쟁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인격 형성이 덜 된 것으로 보인다." (p.57)

이것만 있으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무언가가 있을까? 아직 나는 그 무언가를 찾지는 못했다. 책에서 처럼 음악이 좋은 사람도 있고, 와인이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수시로 변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인생에 꼭 필요한 한가지는 삶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쉰살을 맞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한 가지일 것 같다.

"'이것만 있으면 사는데 별 문제 없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필요치 않다.'라는 것이 있다면 세상 사는 보람이 생긴다." (p.69)

나이를 탓하며 작아지는 나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정욕구고 뭐고 그런 이론적인 것을 다 떠나서 일상에서의 문제를 과연 견뎌낼 수 있는가 말이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고, 뒷방 늙은이 취급도 묵묵히 견뎌야 한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것 같았던 세상에서 슬슬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을 슬프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좌절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50세를 맞으면서 제일 많은 준비가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50세가 넘으면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자존심과 타협해서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110)

50세, 반백살 그리고 하늘의 뜻을 알았다는 지천명의 나이.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하루하루가 다른 체력을 느끼고 이제는 주변의 누군가가 소천하시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자존심, 꿈, 타인의 인정 이런것보다 내가 중요한 나이다. 남들의 시선이 조금 거슬리더라도, 조금 외롭더라도 오롯이 나만을 위하면서 늙어가는게 옳다고 믿게해 주는 책읽기였다.

"이제 진짜 나 자신을 위해서 살자!"

ps. 다만, 50세를 맞은 남성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다 보니 여성의 입장으로 읽을 때 공감이 덜 되는 부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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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요
이훈희 지음 / 푸른쉼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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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하는게 결혼이라고 말하면서, 어차피 후회할꺼면 해보고 후회하는게 낮지 않겠냐는 첨언을 하게 되는 것이 결혼이다.

46세의 남자가 18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갖은 걸림돌을 넘어서 결혼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경우는 책에서 언급된 것 처럼 어마어마한 재벌이거나 능력자이든지 아니면 도둑놈(정말 사랑하는 사이)인거다. 모든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띠동갑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lovely wife와 인생을 함께하게 된 작가님 엄지척임다! 18살의 나이차이를 정신연령으로 합리화한 부분에서는 무릎이 탁 쳐진다. 아하! 이렇게 둘만의 세상을 맞출 수도 있구나!

"그녀는 9살 어른스럽고, 난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사는 9살 어린 철부지. 그렇게 우리는 정신연령만큼은 동갑내기라고 이런 자기합리화에 이르게 됐다." (p.59)

이 책은 1부 My lovely wife, 2부 비혼 탈출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8살 차이나는 사장님이 이제 막 입사한 생기발랄한 신입사원을 일생의 반려로 함께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달콤하게 담고 있다. 2부는 자발적 비혼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비자발적 비혼주의자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비혼을 탈출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저자의 경험과 함께 전하고 있다. 1부는 사랑스럽고, 2부는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글이였다.

어린 여자 친구가 나이차이 많이 나는 남자 친구가 상처받지 않게 하고 싶어서 혼자서 속 앓이를 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짠하다. 또래의 친구들끼리 남자 친구 자랑도 하고 흉도 보고 같이 어울려 놀고 싶기도 했을 텐데, 비밀스럽게 연애하는 사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행여라도 싫은 소리를 들을까봐 남자 친구를 감싸고, 그런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모습에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커플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녀가 원하는 건 단지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주고 공감해 주는 것뿐인데. 나는 다시 한번, 그녀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좋은 남자 친구가 되리라 결심했다." (p.87)

주변에 비혼을 외치는 어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N포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친구들이 외치는 비혼은 아마도 대다수가 '홀로라이프'를 위한 비혼은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적 비혼이 아닐까 싶어 안타깝다. 더이상 비자발적 비혼을 선택하는 어린 친구들이 없기를 바라본다. 어쩔 수 없는 꼰대가 되어버린 나는 우리 아이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비혼을 고집 할까봐 벌써부터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

비자발적 비혼주의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는 비혼 탈출레시피들은 현실 연애에서 꼭 필요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남편이 연애할때 이렇게 해줬었더라면 훨씬 더 무탈한 연애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결혼 전에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토크리스트 13개와 결혼준비가 안된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는 공감 백퍼다. 아직 연애중이라면 꼭 한번 체크해 보길 권한다.

"공존을 위한 첫걸음은 '다름을 인정하기'가 아닐까 싶다." (p.202)

20년이 넘게 결혼생활을 하고나서도 틀린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만큼 힘든일이 없다. 나의 경우는 남편의 다름을 인정했다기 보다는 포기했다는게 맞다. 서로가 먼저 맞춰주기를 바라고 있으니 아직도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는 아쉬운 커풀이지만 20년이 넘게 아웅다웅하면서 잘 살고 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p.89)

결혼한 커플은 풋풋했던 연애시절을 떠올리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앞으로 잘살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연애중인 커플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스러운 커플을 보면서 우리라는 세계에 한발작 다가 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비자발적 비혼주의자은 '비혼'을 선택 당했는지, 스스로 선택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읽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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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평 반의 우주 - 솔직당당 90년생의 웃프지만 현실적인 독립 에세이
김슬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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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짠을 끊임없이 외치는 90년대생 답게 독립을 단4 짠6의 생활이라고 표현한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단4'를 찾아내는 긍정마인드가 기특하다.

90년생의 웃프지만 현실적인 독립에세이라고 소개하는 것처럼 주거독립에서 부터 관계독립까지 두루두루 만들어가는 나만의 세계에 대해서 쓰여진 글이다.

저자는 기숙사와 사택을 전전하다 상경한지 7년만에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한 자취생이고, 첫눈에 반한 집을 덜컥 계약해서 생긴 난관을 극복하면서 독립은 실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욕망과 현실사이에서 독립의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고 전하며 자신만이 세계에 대해 일기처럼, 독백처럼 독자들과 이야기 한다.

혼술, 혼밥, 혼여처럼 혼자의 세계, 나만의 세계가 주목받고 있다. 아마도 관계의 무거움에서 살짝 비켜나 나를 위해주는 삶을 살고 싶은 이유일 것이다. 내가 자랄때만해도 양보와 배려가 미덕으로 조금 손해보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지겨울 정도록 교육 받았다. 그래서인지 '나'보다는 '남'에게 더많이 신경쓰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9평 반의 우주'라는 은유적 표현을 통해 남이 아닌 나를 생각하는 나만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이 됐든 제일 중요한건 '나'이다.

요리를 안하면 어떤가, 매일매일 고구마와 과일만 먹어도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힐세권이면 어떤가,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편안하고 운동삼아 언덕을 오르는 일이 좋으면 그만이다. 두 고양이의 투닥거림는 목소리를 듣고 무탈하다고 느끼며 더 바랄 것이 없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행복한 일이 참 많은데 그 조금만 내려놓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모든 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무탈하여 더 바랄게 없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p.82)

말뿐이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맥시멀라이프를 인정해주기까지 아마도 속 꽤나 시끄러웠을 것이다. 나 역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2~3년쯤 입지 않았던 옷도 옷장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기 일쑤고,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보던 책조차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보고 싶어서 제일 마음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아이들 책은 100권쯤 정리해서 괜찮은 책은 필요한 사람과 나누고 너무 오래된 책은 재활용함에 투척했다.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 하던지... 아직 정리하려면 한참 멀었지만 한발 내딛은 것 만으로 나를 칭찬하기로 한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나도 멋진 미니멀라이프를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덕에 옷을 구매할 때 혼용률 같은 소재를 체크하는 좋은 습관이 생겼지만, 예쁘고 소재 좋고 핏까지 좋은 옷으로 행거를 채우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p.97)

저자는 1년을 돌아보는 100개의 질문이 적혀 있는 연말정산을 읽고 기억을 더듬으면서 작은 시상식을 한다고 한다. 더러 말문이 콱 막히는 곤란한 질문이 '올해는 어떤 도전을 했니?라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기존에 하던 일도 힘들어 죽겠는데 새로운일에 일부러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매번 그러면서 새해맞이 의식으로 무엇인가를 다짐하고, 매번 작심삼일의 아픔을 맛보곤 한다.

저자가 책에 기술하고 있는 새해맞이 빙고게임이 신박해 보인다. 돌이오는 새해 다이어리 첫장엔 16칸짜리 빙고를 그리고 꼭 이루겠다는 사심을 가득담아 16칸을 채워야 겠다. 연말에 외칠 '빙고'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꾸준히 지켜야 하는 것보다 결과론적인 목표가 빙고를 달성하기엔 좋습니다. 한 달에 책 4권 읽기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어요." (p.155)

아주 친한 친구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두루두루 사람들과 잘 지내기는 하지만 그뿐이다. '단짝'이라는 생각이 안들어서 일까. 인간관계에서 자립이 덜 된 탓일까. 이따금 신경써야하는 인간관계로부터 독립하고 싶어진다. 영원한 단짝이 아니라 쿨한 단짝이 필요하다.

"친구라는 이름에서 기대를 덜어내고 서로에게 더 좋은 타인이 되기에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계에서의 자립이다." (p.164)

아직까지 한번도 혼자살아본적 없는, 앞으로도 혼자 살아볼 기회는 없을 것 같은 사람으로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읽은 책이다. 웃풍이 세고 곰팡이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집이라도 한번쯤은 나만의 우주에서 살아보고 싶다. 챕터마다 팁으로 적혀있는 글들은 나만의 우주를 만들고 있는 수많은 '나'들에게 유용한 팁이될 것 같은 깜찍한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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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음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오지혜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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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음을 위해 내일을 생각하지 않기 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삶을 주로 살고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방법이 옳다는 확신이 생기기 보다는 왜 이렇게 살아야할까라는 의문이 더 많이 드는 요즘이다.

오늘을 포기한다고 내일이 더 나아질거라는 확신도 없으면서도 아이들에게까지 은근슬쩍 아니 대놓고 강요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조금 내려놓고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내일을 걱정하기 보다 오롯이 지금, 오늘에 집중하고 싶다.

"오늘을 좋고 싶다는 것, 그리고 지금 이대로, 좋음을 누리기에 충분하다는 것" (p.7)

 

책날개에 있는 네컷만화에 눈이간다. 20대 초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지금껏 절제된 소비생활을 당연히 여기고 살았다. 직장생활 초반에게 워낙 적은 급여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여건이 훨씬 나아진 지금까지도 몸에 벤 습관이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하다못해 편의점 커피를 고르면서도 가격을 따지는 내 모습이 생각난다. 요즘에야 거의 모든 커피전문점의 가격이 별다방과 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서 서슴없이 별다방을 다니는 사치를 누리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커피를 좋아하면서도 별다방 방문은 이벤트 같았다.

"이왕이면 맛있는 걸로"

 

낙관적인 마음가짐의 좋은 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듣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가?'라는 질문에 당당히 대답할 수 있을까? 물론 끊임없이 낙관적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낙관적이고 싶은 생각 뒤로 줄줄이 꼬리지어 따라오고 있는 걱정들을 잊기 어렵다. 나의 걱정을 작은 걱정인형 손에 쥐어줘도 말이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걱정이 멈추지 않는 건지알수 없다. 나에게 무한루프와 같은 걱정을 잠시 걱정인형에게 맡겨두고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본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는 것도, 나른한 졸음을 참지 않고 깜빡 잠드는 것도, 밥하기 싫은 날 먹고 싶은 배달음식으로 한끼 해결하는 것도 즐거운일이다.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차가 막히는 출근길에 부족한 잠을 해결할 수도, 돈이 없어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날은 보너스와 같은 시간을 어떻게 쓸까 행복한 고민을 할 수도 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고 선물같은 오늘을 행복하게 살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옛말에 아끼다 똥 된다고 했다. 오늘 좋을 수 있는 가능성을 아끼다 쓸모없는 똥으로 만들지 말고 오늘의 즐거움을 미루지 말자.

 

좀 더 싼걸 찾아 헤매는 나에게, 선뜻 집어들기를 망설이는 나에게 '사고 싶은 걸 사! 나, 부자야'라고 말해주는 남편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우리 남편은 나와 같은 소심이라 망설이는 나에게 해주는 말은 고작 '사고 깊으면 사' 정도이다. 사고 싶으면 사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직접지라는 말일 것이다. 현실적인 추임새였음을 알면서도 서운해지는건 어쩔 수 없다.

"내 힘으로 돈 벌어 먹고살면서도 신세가 초라하게만 느껴지는 날 많았고, 힘겹게 돈 버는 이유를 곧잘 잃어버렸다. 이제는 안다. 지금 먹고 싶은 것 먹으려고, 오늘 갖고 싶은 것 가지려고, 이번에 하고 싶은 것 하려고 돈을 번다는 것을. 그건 낭비가 아니라 사는 것임을. 기분 좋게 살고 나면 내일도 살아볼 기운이 났다." (p.163)

 

누구나 겪는 고민을 나도 하고 있는 거구나, 조금쯤 여유있게 살아도 달라지는건 없겠구나 하면서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 아니구나'하면서 위안을 받게 되는 책읽기 였다.

지금보다 조금만 여유있게, 조금만 편안하게, 조금만 욕심을 내려놓고 선물같은 오늘을 선물처럼 살고 싶다.

빨래를 하면서 얼룩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 뮤지컬 빨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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