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
이훈희 지음 / 푸른쉼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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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하는게 결혼이라고 말하면서, 어차피 후회할꺼면 해보고 후회하는게 낮지 않겠냐는 첨언을 하게 되는 것이 결혼이다.

46세의 남자가 18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갖은 걸림돌을 넘어서 결혼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경우는 책에서 언급된 것 처럼 어마어마한 재벌이거나 능력자이든지 아니면 도둑놈(정말 사랑하는 사이)인거다. 모든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띠동갑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lovely wife와 인생을 함께하게 된 작가님 엄지척임다! 18살의 나이차이를 정신연령으로 합리화한 부분에서는 무릎이 탁 쳐진다. 아하! 이렇게 둘만의 세상을 맞출 수도 있구나!

"그녀는 9살 어른스럽고, 난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사는 9살 어린 철부지. 그렇게 우리는 정신연령만큼은 동갑내기라고 이런 자기합리화에 이르게 됐다." (p.59)

이 책은 1부 My lovely wife, 2부 비혼 탈출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18살 차이나는 사장님이 이제 막 입사한 생기발랄한 신입사원을 일생의 반려로 함께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달콤하게 담고 있다. 2부는 자발적 비혼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비자발적 비혼주의자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비혼을 탈출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저자의 경험과 함께 전하고 있다. 1부는 사랑스럽고, 2부는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글이였다.

어린 여자 친구가 나이차이 많이 나는 남자 친구가 상처받지 않게 하고 싶어서 혼자서 속 앓이를 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짠하다. 또래의 친구들끼리 남자 친구 자랑도 하고 흉도 보고 같이 어울려 놀고 싶기도 했을 텐데, 비밀스럽게 연애하는 사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행여라도 싫은 소리를 들을까봐 남자 친구를 감싸고, 그런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모습에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커플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녀가 원하는 건 단지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주고 공감해 주는 것뿐인데. 나는 다시 한번, 그녀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좋은 남자 친구가 되리라 결심했다." (p.87)

주변에 비혼을 외치는 어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N포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친구들이 외치는 비혼은 아마도 대다수가 '홀로라이프'를 위한 비혼은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적 비혼이 아닐까 싶어 안타깝다. 더이상 비자발적 비혼을 선택하는 어린 친구들이 없기를 바라본다. 어쩔 수 없는 꼰대가 되어버린 나는 우리 아이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비혼을 고집 할까봐 벌써부터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

비자발적 비혼주의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는 비혼 탈출레시피들은 현실 연애에서 꼭 필요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남편이 연애할때 이렇게 해줬었더라면 훨씬 더 무탈한 연애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결혼 전에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토크리스트 13개와 결혼준비가 안된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는 공감 백퍼다. 아직 연애중이라면 꼭 한번 체크해 보길 권한다.

"공존을 위한 첫걸음은 '다름을 인정하기'가 아닐까 싶다." (p.202)

20년이 넘게 결혼생활을 하고나서도 틀린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만큼 힘든일이 없다. 나의 경우는 남편의 다름을 인정했다기 보다는 포기했다는게 맞다. 서로가 먼저 맞춰주기를 바라고 있으니 아직도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는 아쉬운 커풀이지만 20년이 넘게 아웅다웅하면서 잘 살고 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p.89)

결혼한 커플은 풋풋했던 연애시절을 떠올리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앞으로 잘살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연애중인 커플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스러운 커플을 보면서 우리라는 세계에 한발작 다가 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비자발적 비혼주의자은 '비혼'을 선택 당했는지, 스스로 선택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읽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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