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 우주, 지구, 생명의 기원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귀도 토넬리 지음, 김정훈 옮김, 남순건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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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점점 더 정확해지고 측정의 오차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그림에서는 매우 놀라운 측면이 드러납니다. 데이터는 우주의 팽창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팽창이 역행하여 빅 크런치로 돌아갈 것임을 나타내는 데이터는 전혀 없습니다. 우주의 평균 밀도는 중력이 지배적인 힘이 되는 임계값을 넘어서기에 충분하지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순환 우주라는 매우 매력적인아이디어를 포기하고, 최초의 특이점을 설명하는 문제로 돌아가야 합니다. - P66

요컨대, 지금까지 수집된 가장 정교하고 포괄적인 관측 데이터는 우주 기원의 신비가 가장 단순한 가설에 숨겨져 있음을 일관되게 말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빅뱅 가설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던 의문을 일거에 해결합니다. 총 에너지가 0인 우주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질과 에너지를 초기 특이점에 집중시키는 이상한 메커니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때에 제로 에너지가 있었고우리가 우주라고 부르는 시스템 역시 총 에너지가 0이기때문입니다. 이 이론의 초기 주창자 중 한 사람인 물리학자이자 우주론자인 앨런 구스Alan Guth 는 이를 양자 진공이 제공하는 엄청난 ‘공짜 점심‘의 가장 멋진 예라고 말합니다.
우주 전체가 진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또는 더 잘 표현하자면 우주는 여전히 변형을 겪은 진공 상태라는 것은, 현대 우주론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로 보입니다.
혹은 적어도 지금까지 수집된 무수한 관찰 결과와 가장일치하는 가설로 보입니다. - P69

우리는 우주 진화의 이 초기 시대를 플랑크 시대라고부릅니다. 네 가지 기본 힘을 통합하는 초힘이 지배하는시기입니다. 마치 인간과 신이 사랑과 질투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던 일종의 황금기, 신성한 동맹의 시대로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도로 작고 뜨거운 원시우주에서는 우아하고 완벽한대칭이 지배하고 있으며, 이 대칭은 모든 것이 식어감에따라 차례로 무너집니다.
플랑크 시대가 끝나면서 첫 번째 극적인 분리가 일어납니다. 중력이 나머지 힘들로부터 분리되는 것입니다.
곧이어 다음 단계로 강력이 전기-약력에서 분리됩니다.
우리의 역사는 급팽창이 빅뱅을 일으키기 전에 이미시작되었습니다. 진공의 아주 작은 영역에서 초힘의 장이 여러 단계의 변형을 거치면서 다양한 상호작용들이서로 분리되어 대칭이 깨집니다. 원시장이 연속적으로결정화되면서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이 세계를 채우고모든 것을 갑자기 바꾸어놓습니다. - P111

달이 없다면 우리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달은 아주 무겁고 아주 가까이 있어서 자전축을 변화시키는 섭동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공전궤도면과 이루는 각도는 달의 존재 덕분에 안정화되어 단지1도 정도의 변동성만을 갖습니다. 태양에 대한 지구의기울기가 고정되어 있으면 비교적 안정적인 기후대가오랜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으며, 이는 복잡한 시스템이천천히 형성되어가는 과정이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가 아시아의 유목인처럼 달에게 "달아. 그 하늘에서 너는 무엇을 하는가? 말해줘, 침묵하는 달아, 너는무엇을 하는가?"라고 다시 묻는다면, 그는 아마도 좀 덜시적이겠지만 분명 아주 놀라운 대답을 듣게 될 것입니다. "내가 없었다면 계절도 없었을 것이며, 어쩌면 지구에 생명도 없었을 것이고, 나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지는유목인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테이아가 지구를 타격한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행운이었습니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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