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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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바로 과학입니다. 세상에 대한 새로운사고방식을 탐구하는 것이죠. 과학은 우리의 개념에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과학은그 자신의 개념적 토대를 수정하고, 세상을 처음부터다시 설계할 수 있는 반항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의 힘이죠. - P10

양자론의 낯설음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공간 속의 입자들이라는 단순한 유물론의 실재보다 더 섬세한 실재, 대상들 이전에 관계로 이루어진 실재를요.
이 이론은 세계의 실재 구조에서부터 경험의 본성까지, 형이상학에서부터 어쩌면 의식의 본질에 이르기까지, 큰 물음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이 모든 것은 오늘날 과학자와 철학자들 사이에서 활발한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죠. 앞으로 이 모든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P11

양자의 기묘함은 ‘양자 중첩‘이라고 불리는 현상에서볼 수 있습니다. ‘양자 중첩‘이란, 어떤 의미에서 서로모순되는 두 가지 속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대상이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에도 동시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이젠베르크가 "전자는 더이상 하나의 경로를 따라가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이바로 그런 것이죠. 전자는 여기나 저기 중 어느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둘 다에 있습니다.
전자는 한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마치 한 번에 여러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한 대상이여러 위치의 ‘중첩된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디랙은 이 기묘함을 ‘중첩 원리‘라고 부르며 양자론의개념적 기초로 삼았습니다. - P63

세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과학의 힘입니다. 아낙시만드로스 Anaximandres가지구를 떠받치고 있던 받침을 없애고, 코페르니쿠스가지구를 하늘로 띄워 회전시키고, 아인슈타인이 시공간의 경직성을 해체하고, 다윈이 인간의 특별함이라는환상을 벗겨낸 이래로 세상에 대한 그림은 더 효과적인 형태로 끊임없이 다시 그려져왔습니다. 세계를 근본적으로 재창안하는 용기, 이것이 바로 과학의 미묘한 매력이 되어 내 청소년기의 반항적인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상의 속성이란 그 대상이 다른 대상에 작용하는 방식 바로 그것입니다. 대상 자체는 다른 대상에 대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일 뿐이죠.
양자론은 물리적 세계를 확정된 속성을 가진 대상들의집합으로 보는 대신 관계의 그물망으로 보는 시각으로우리를 초대합니다. 대상은 그 그물망의 매듭입니다.
이제는, 대상이 상호작용하지 않을 때에도 항상 속성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불필요하며, 오해를가져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 될 테니까요. 상호작용이없으면 속성도 없습니다. 원래 하이젠베르크의 직관은 이런 의미였습니다. 전자가 어떤 것과도 상호작용하지 않을 때 전자의 궤도가 무엇인지 묻는 것은 무의미한 질문인 것이죠. 왜냐하면 전자의 물리적 속성은 전자가 다른 것에, 예를 들어 전자가 상호작용할 때 방출되는 빛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결정하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전자에는 아무런 속성이 없는 것이죠. - P101

사물의 미세한 입자는, 변수들이 상대적이고 미래가현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이토록 기묘하고 작은 세계입니다. 이 환상적인 양자 세계가 바로 우리의 세계인 것입니다. - P111

우리는 보통 세계를 큰 규모에서 보기 때문에 이 세계의 입자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수많은 작은 변수들의 평균치입니다. 개별 분자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 전체를 보는 것이죠. 너무 많은변수가 관여하기 때문에 요동은 무의미해지고 확률은확실성에 가까워집니다. 흔들리고 요동치는 양자 세계의 무수히 많은 불연속적인 변수들은, 우리의 일상적 경험에서는 몇 개의 연속적이고 잘 정의된 변수로귀착됩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거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달에서 바라본 모습과 같습니다. 푸른구슬의 매끈한 표면처럼 보이는 것이죠.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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